"그건 내가 자유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대답에 어찌나 놀랐던지 나는 잠시 멍하니 있었다.
외진 포구에서 한 어부의 입을 통해 ‘자유‘라는 말을 들을줄은 몰랐다. 나는 어부가 어떤 의미로 자유라는 말을 썼는지 더 알고 싶었다. 우리는 바다를 보고 나란히 앉았다. 그날 나간 배는 모두 돌아왔는지 조업 중인 배 한 척 없이 한가로운 오후의 바다가 눈앞에 깊고 검푸르게 펼쳐져 있었다. 바다는 수많은 삶의 이야기가 펼쳐진 장소인 동시에 누군가의 영혼을 만드는 풍경이 되기도 한다. 물결이 살랑살랑 흔들렸다. 그 물결 위로 쉰 갈매기 소리 같은 그의 목소리가 느릿느릿 퍼져나갔다.
- P33

태양의 흑점을 본 다음 날, 그는 눈을 떴을 때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매일 보는 태양에 대해서조자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매일 태양을 보면서 아침을 느끼고 힘을 내 하루를 살았는데. 매일 해지는 시간에 맞춰 집에 돌아가는 새들을 봐왔는데, 그는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이 겸연쩍었다. 세상에서 알아야 할 것은 나 자신이 전부인 듯 살면서 태양이 뜨는 것과도 같은 기적에 관해선  - P37

기다림을 배워. 물고기 한 마리를 잡으려 해도기다려야지. 안 기다리고 잡을 수 있나? 사람은 내일이있기 때문에 살 수 있어.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학교 급훈에도 써 있잖아.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고,
그런데 사람들이 그걸 눈으로만 보지 행하지는 않아.
눈으로 본 대로 행하려고 해봐. 얼마나 어려운지..…그런데 인내 끝에는 죽음도 있어.
내일, 내일, 내일, 하고 참고 살았는데 그 끝이 죽음이라이 기가 막힌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까?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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