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는 술을 마시고, 낚시를 하고, 투우를 보러 갔면 자신의 경험에 플롯을 더해서 독자의 마음속에 떠오르는의문이 각 장면을 지배하도록 만든다. 당신이 소설을 쓰고싶지만 아침 식사를 하고, 출근을 하고, 점심 식사를 하고,아이들을 돌보는 본인의 하루밖에 떠오르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한 장면에 어떤 의문이나 불확실함을 포개어놓으면 평범한 일상에 어떤 요점과 방향이 생긴다.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데 아직 어린 당신의 아이가 시리얼을 바닥에 쏟고, 바로 그때 전화가 울린다. 동료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다. 그런 다음 통근 열차에서 회사 회계사를 만나는데, 그녀는 당신이 가지고 있는 재무 기록이 필요하다고말한다. 당신은 열차 밖 풍경을 감상하려고 하지만 회계사의 요청 때문에 초조해진다.  - P231

헤밍웨이의 소설처럼 이 이야기는 대체로 당신의를 설명하지만 그 위에 포개진 및 단어에 불과한 위기의당신의 행동을 전경에서 배경으로 밀어내고, 점심 식사는
갑자기 미식가의 일기에서 절제되고 긴장감 넘치는 장면의로 바뀌며, 이 장면에서 유일하게 중요한 문제는 거의 언급되지도 않는다. 장편소설을 이런 식으로 쓰려면 보리에 보리를 무는 사건들을 만들어 내야 하지만, 그러한 사건들이주목을 충분히 끈다면 평범한 일상도 많이 넣을 수 있다. 대부분의 내러티브에는 디너파티에 참석하거나 자동차를 타고 갈 뿐 별다른 일이 벌어지지 않는 긴 장면이 등장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우연한 만남이나 걸려 온 전화, 뜻밖의 문자메시지, 우회로, 방심의 순간을 통해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거나, 미스터리가 시작되거나,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진다.  - P232

어떻게 하면 삶의 무작위성에 충실하면서도 짜임새있는 책을 쓸 수 있을까? 충분한 이야기가 본능적으로 떠오르지 않는다면 잠시 멈추고 인물들의 감정과 성격의 구체적결과이자 다른 사건에 영향을 끼치게 될 행위를 떠올리 보자(닥쳐오는 마감 기한과 금전적인 문제가 사건의 좋은 원전임을 잊지 말자). 인물들의 실수로 후회와 논쟁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구체적인 문제가 생기게 하자.  - P248

마음속에 계획대략적인 계획, 또는 가장 중요한 순간 네다섯 가지 —— 이 있으면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을향해 나아가기 때문에 소설을 쓰기가 더 쉽다. 지금부터 다음 50쪽까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50쪽이 끝났을 때 누군가가 다른 인물이 원하는 것을 거절하거나, 누군가 사랑에 빠지거나,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는사실은 알고 있다. 결국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으므로그 일이 벌어질 때까지의 장면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장편소설(또는 책 한 권 분량의 회고록)을 쓰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장편소설을 한 권의 책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면서 독자를 함께 데리고 가는 이야기로 생각하는 것이다.
- P249

글을 몰랐던 할머니를 떠올리면 가슴이 무척 아프다. 글쓰기, 특히 여성의 글쓰기가 행운이자 축복처럼 마음이 가는 것은 아마도 할머니 때문일 것이다. 글쓰기는 온갖 장애와 방해에도 불구하고 존재한다. 문화적으로 강제된 문맹, 정부의 검열, 또는 지인과 친인척의 비공식적 검열처럼 명백한 것들 외에 글쓰기를 가로막는 또한 가지는 자기검열이다. 나는 여러 해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고, 친구들을 관찰하고, 나 자신을 관찰하면서 특히 여성은 아예 글을 쓰지 않거나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독자가 알아내지 못하도록 글을 씀으로써 자기 글을 검열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남성의 글(특히 전통적으로 침묵을 강요당해 온 집단에 속한 남성의 글) 역시 장애물을 극복해야 하지만 자기검열, 즉 말하거나 글을 쓸 수 없다는 느낌은 여성이더 자주 느껴 온 문제라고 생각한다(그리고 써 왔던 문제이기도 하다. 여성이 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여성이 말하지 못하고
쓰지 못하고, 설명하지 못한다) - P254


우리는 글쓰기가 적어도 처음에는 방종임을 안다. 글쓰기가 기쁨을 전혀 주지 않는다면 당신은 이 책을 읽고 있지않을 것이다. 우리가 글을 쓰기 시작할 때에는 다른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할 글을 쓰게 될지 알 수 없다. 우리가 아는 것은 우리가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사실밖에 없다. 그러나 글쓰기를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기꺼이 노력하고, 수정하고, 비판을 받아들이고, 폭넓게 읽을 준비가 되면) 우리의 목표는 당장은 아니라도 조만간 독자들이 읽고 싶은 글을 쓰는 것, 본인만이 아니라 남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된다.  - P255


 내가 당신에게 자신감을 줄 수는 없지만, 당신은 자신같이 있는 없는 자신 있게 행동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자신 있다는 듯이 쓰면 된다. 나는 앞서 글을 쓰려면 일반적인용기만이 아니라 특정한 용기도 필요하다고, 단어를 타이핑하는 용기만이 아니라 인물 안으로 들어가서 살 용기, 등장인물이 실수를 저지르고 고통을 겪게 만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8장에서는 또 다른 종류의 용기에 대해서 쓰고싶다. 바로 이야기의 형식을 선택하고 당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떤 문장으로 전달할지 선택하는 용기이다. 당신은당신 자신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들을 괴롭히는 자신감 부족을 해결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객관적인 선택들로 이야기를 분명하게 전달할 수는 있다.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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