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 살아있는 오천년의 문명과 신비
정규영 지음 / 다빈치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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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대 문명의 속을 들여다 보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다. 여러 문명들이 아직도 풀리지 않은 미스테리 속에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집트 문명에 관한 내용은 속내를 들여다 보면 볼수록 궁금증을 더하는 것 같다.

이 책은 물론 고대 문명 중의 하나인 이집트 문명을 들여다 보는 것이긴 하지만 그 속에 함께 어울려 살고 있는 현대 이집트 인들의 모습들이 함께 담겨 있어 새로운 이집트의 다른 면모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신들의 공간, 인간의 공간, 역사의 공간, 은총의 공간으로 구성된 이 책은 탐방 형식으로 도시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흔히 이집트 하면 볼 수 있는 기자나 룩소르, 멤피스, 아스완 등은 물론이고, 시와 사막이나 수에즈, 시나이 반도 외에도 여러 도시들을 두루 둘러보며 살펴보는 현재의 이집트 모습들이 함께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슬람, 크리스토교, 그리스 정교 등 여러 종교가 고루 섞여있고,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이집트... 여러 화보들 덕분에 이집트를 여행하고 있는 느낌을 만끽할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그 많은 화보들의 근거가 하나도 밝혀져 있지 않고, 틀린 자간, 오탈자가 너무 자주 눈에 띄어 옥의 티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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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으로 본 일본인 일본 문화
간자키 노리다케 지음, 김석희 옮김 / 청년사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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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깝고도먼 나라' 북한에만 사용되는 말이 아닙니다. 늘 느끼길 '배워야 한다.' '배울 것 없다.' '알아서 이겨야한다.'했다가는 '나쁜 걸 먼저 수입하니 막아야 한다.' 등 복합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가장 가까운 나라-북한은 한민족이니-볼 때 너무나 막연하게 알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사실 계속 발간되던 일본에 관한 책들도 흥미 위주의 현재 서양 물에 들어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다른 모습이거나, 경제적으로 이겨낼 방법을 연구한다는 투의 책들이 주류였습니다.

요즘 자주 접하게 되는 '문화 유산 답사기'처럼 역사와 관련된 일본 열도 관광에 관한 책조차 변변히 찾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느끼며 참으로 아직까지 관념적으로만 존재하는 나라가 아닌가 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만나게 된 이 책은 저자 가자키 노리다케의 말처럼 민속학의 분야에서 일본인의 '습관' 또는 '버릇'으로 살펴본 여러 문화의 펼쳐진 모습들을 보면서 '아! 그렇구나'하고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먼저. 중국, 한국과 함께 젓가락을 사용하면서도 숟가락을 특히 등한히 하는 원인도 고대서부터의 잡곡밥이나 잡곡죽 등을 편하게 먹기 위한 수단으로 한국에서 넘어간 수저 중 젓가락만 애용하게 되었다는 내용이 그것입니다.

둘째로, 우리 나라에서도 불교가 전래 토속 신앙과 결합되어 사찰에서 칠성당 등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신사와 사찰이 함께 있게 된 내용도 흥미로웠습니다. 목욕과 온천을 좋아하는 습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여행에 관한 내용은 슬며시 웃음을 짓게 하는 부분 없지 않았습니다.

'고'라는 각 마을에서 하나의 목적을 갖고 모인 사람들의 집단이 단체로 신사 참배 등을 하던 것이 현재에 와서도 남아 해외 단체 관광이나 학생 수학 여행 등을 실시하게 된 게 아니겠는냐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구나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면 읽다가 그럼 우리 나라는??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본인의 습관으로는 이해되는 부분이지만 우리는 그런 문화의 뿌리없이 단순히 일본을 흉내내고 따라 가다가 단체 해외 관광에, 수학여행을 만들고, 선물 사 재기 까지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각설하고, 주를 달아놓은 몇 군데 조사의 연결이 틀려 그 오자들이 눈에 겨슬렸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인의 문화를 일본인 민속학자가 직접 시원하게 얘기를 풀어놓은 책이라 일본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먼저 권해드리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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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기둥 - 고대문명의 수수께끼를 찾아서
곤도 히데오 외 지음, 양억관 옮김 / 푸른숲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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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여러 교수들이 파트별로 고대 문명의 여러 부분들을 적어 놓은 책이다. 너무 광범위한 내용으로 이미 여러 문명들에 관한 책을 읽고서라면 이집트나 로마, 마야, 잉카 등의 문명얘기는 그냥 훑어놓은 정도라 재미는 덜했다.

하지만 1부에 등장하는 잃어버린 고대 문명 부분은 인상적이었는다. 늘 많이 듣던 가라앉아 버린 '아틀란티스 대륙'을 차치하고서라도 '무 대륙'과 '레무리아 대륙'은 정말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많은 얘기들 때문에 궁금증만 더할 뿐이라고나 할까? 정말 어떤 연유로 그렇게 큰 대륙이 이동하거나 사라져 버렸을까?

대지진, 우주의 변화 등의 여러 원인으로 사라져버리거나, 이동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그렇게 튼 땅덩이가 어떻게? 1980~90년대에야 밝혀지게 된 문병의 얘기들도 많은데, 아직까지도 벗겨지지 않은 수수께끼는 언제쯤 베일을 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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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것들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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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녕 님의 글을 좋아한다. 때로 산문의 언어들이 시처럼 느껴지는 문구들을 느끼면서 <은어낚시통신>에서 시작되어 <많은 별들이 한 곳으로 흘러갔다>에까지-그러고 보니 공교롭게도중.단편들만- 사실 제목만 보고선 뭐지? 소설인가 했는데, 산문집이라기에 개인적 취향이 산문집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터라 어쩔까하다가 앞에 덧붙여진 '여행'이란 말에 솔깃해서 읽게 되었다.

읽기 전 조심해야할 몇 가지... 먼저, 밤에는 될 수 있는대로 피할 것. 왜냐하면 회를 맛나게 먹는 법이라던가, 초밥이야기, 자꾸만 등장하는 여러가지 술 얘기들에 원..... 둘째로는 유랑의 기질이 슬슬 고개를 쳐들땐 읽지 말것. 발묶인 나로선 무지 괴로웠으니까. 밤에 읽지 않으려고, 또 아껴서 읽으려 얼마간 뒀다가 기분도 그렇고 한 날 가까운 근처의 江가에 앉아 나머지 부분을 읽게 되었는데 그것도 쉽지 않았었다. 내가 다녀본 좋아하는 7번 국도의 여행길과 가보고 싶은 30번 국도 얘기들도.

특히, '나는 기다리고 있다(114p~)'에선 꼭 나의 마음같아 와들짝 놀라고, 또 '비치파라솔웨어(183p~)'에선 그가 집착하던 LP, 책, 시계, 카메라(물론 인형과 담배랑 친하지 않아 라이터는 예외지만)등의 이야기때는 정말 나의 일기를 누군가가 베껴적어 놓은 것 같아 슬며시 웃음 짓게 만들었다. 음악을 듣는 취향만은 많은 차이가 있었지만, 그의 그녀가 된 듯한 맘으로 함께 여행할 수 있는 동안은 행복했다.

'그녀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것들'이 '내가 해보고 싶은 것들'로 바뀌어 버리게 만드는 매력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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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배의 전설 1
웨난 지음, 유소영 외 옮김 / 일빛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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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난(岳南)이란 젊은 역사학자 내지는 고고학자?를 처음 만난 것 <진시황릉>이란 책이었다. 국내에 진시황릉의 용병들과 마차가 전시된 이후로 관심이 많아 살펴보다가 읽게 된 책이었는데, 참으로 대단하다 싶었었다. 여러 고증과 사진들...

그 후 좀 잠잠하다가(?) 마구 쏟아져 나오는 듯한 그의 책 중에서 이번에 함께 하게 된 책이 바로 이 <구룡배의 전설(日暮東陵)>이었다. 먼저 엄청난 부피에 한 번 놀라고 그보다 더 엄청난 양의 '원문의 주'에 놀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게 읽을수 있는 책이었다.

1권은 청나라 황제들의 간략한(?) 일대기와 황릉을 제작하는 과정들에 관한 얘기들을 중심으로, 2권은 국민 정부시대에 저질러진 만행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황제로 등극하면서부터 시작되는 황릉의 자리잡기와 건설의 수준인 황릉 제작이 정말 대단했다. 신라의 古都 경주 등에서 보던 나지막한 山처럼 제작된 왕릉에 비해 훨씬 대단한 규모였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제작에 버금간다고나 할까? 그리고 기운이 빠져나가는 걸 막기 위해 황제가 죽기 전의 황후와 비들은 무덤에 함께 안장될 수 있는 데 반해 황제의 죽음 이후에는 무덤을 막아버려 함께 안장될 수 없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청나라가 무너지고 힘없는 부의 황제 시절의 국민 정부 시절에 이루어진 황릉 도굴은 정말 어마어마 했다. '황를의 파괴도 혁명'이란 말되 안돼는 이야기를 앞세워 열리지 않는 황릉의 문 앞에 터뜨리는 폭탄에도 어이가 없었지만, 시신의 옷까지 모두 벗겨 거기에 붙어있는 보석들을 떼어내는 장면들과 나중에 조사 당시의 내용에서 볼 수 있었던 황릉 안 곳곳에서 나뒹굴던 시신의 여러 조각들의 얘기는 정말 절망적이었다.

이집트 왕들의 계곡 발굴시에 있었던 여러 조심성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죽은 자들을 상대로 저지른 가장 지독한 도둑질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 많은 뇌물들에 흐지부진 되어버린 그 황릉 도굴꾼들을 처벌없이 보내버린 내용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50여 년이 훨씬 넘은 아직도 복원 중(1998년 현재?)이라고 하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황릉에 누운 그들과 도굴꾼들의 영혼은 제대로 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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