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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으로 본 일본인 일본 문화
간자키 노리다케 지음, 김석희 옮김 / 청년사 / 2000년 4월
평점 :
절판
'가깝고도먼 나라' 북한에만 사용되는 말이 아닙니다. 늘 느끼길 '배워야 한다.' '배울 것 없다.' '알아서 이겨야한다.'했다가는 '나쁜 걸 먼저 수입하니 막아야 한다.' 등 복합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가장 가까운 나라-북한은 한민족이니-볼 때 너무나 막연하게 알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사실 계속 발간되던 일본에 관한 책들도 흥미 위주의 현재 서양 물에 들어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다른 모습이거나, 경제적으로 이겨낼 방법을 연구한다는 투의 책들이 주류였습니다.
요즘 자주 접하게 되는 '문화 유산 답사기'처럼 역사와 관련된 일본 열도 관광에 관한 책조차 변변히 찾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느끼며 참으로 아직까지 관념적으로만 존재하는 나라가 아닌가 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만나게 된 이 책은 저자 가자키 노리다케의 말처럼 민속학의 분야에서 일본인의 '습관' 또는 '버릇'으로 살펴본 여러 문화의 펼쳐진 모습들을 보면서 '아! 그렇구나'하고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먼저. 중국, 한국과 함께 젓가락을 사용하면서도 숟가락을 특히 등한히 하는 원인도 고대서부터의 잡곡밥이나 잡곡죽 등을 편하게 먹기 위한 수단으로 한국에서 넘어간 수저 중 젓가락만 애용하게 되었다는 내용이 그것입니다.
둘째로, 우리 나라에서도 불교가 전래 토속 신앙과 결합되어 사찰에서 칠성당 등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신사와 사찰이 함께 있게 된 내용도 흥미로웠습니다. 목욕과 온천을 좋아하는 습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여행에 관한 내용은 슬며시 웃음을 짓게 하는 부분 없지 않았습니다.
'고'라는 각 마을에서 하나의 목적을 갖고 모인 사람들의 집단이 단체로 신사 참배 등을 하던 것이 현재에 와서도 남아 해외 단체 관광이나 학생 수학 여행 등을 실시하게 된 게 아니겠는냐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구나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면 읽다가 그럼 우리 나라는??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본인의 습관으로는 이해되는 부분이지만 우리는 그런 문화의 뿌리없이 단순히 일본을 흉내내고 따라 가다가 단체 해외 관광에, 수학여행을 만들고, 선물 사 재기 까지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각설하고, 주를 달아놓은 몇 군데 조사의 연결이 틀려 그 오자들이 눈에 겨슬렸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인의 문화를 일본인 민속학자가 직접 시원하게 얘기를 풀어놓은 책이라 일본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먼저 권해드리고 싶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