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 여행에 미친 사진가의 여행본능을 불러일으키는 포토에세이
신미식 사진.글 / 끌레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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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전에도 신미식을 책을 읽으며 어떻게 이렇게 피사체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 부러웠던 적이 있었다. 
 

그 이유는 ‘사진가의 마음’(147)에 잘 나와 있다. 그런 마음이니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고, 피사체와 함께 할 수 있다. 
 

사진가의 마음
소년의 거친 발을 찍기 위해 여행으로 인해 더럽고 거칠어진 내 발을 먼저 보여줬다. 같다는 것을 확인한 소년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눈빛으로 자신의 발을 찍는 것을 허락했다. 사진을 찍는 마음은 그런 것이다. 아무리 피사체에 대한 욕심이 생겨도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채 셔터를 누른다면 그것은 단지 사진 사냥일 뿐이다. 결국 피사체에 대한 존경이 없는 사진이란 상대방에 대한 테러에 불과할 뿐이다. 피사체를 사냥하는 이기적인 사진가가 될 것인가? 피사체를 존중하는 사진가가 될 것인가? 그것은 본인의 선택이다. 분명한 것은 예의를 갖춰 셔터를 누르는 마음이 결국 감동을 주는 사진이 된다는 것이다.  

147p 

사진가의 마음
 
‘인간이 만들면 이렇게 못 만들 거야‘ 싶은 너무나 아름다운 정경들이 많지만, 포토그래퍼도 이야기한 것처럼 결국 사람이...한 시선이 더욱 강렬하게 남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런 ’사진가의 마음’ 때문이 아닐까 싶다.

또, 전기도 들어오지 않던 칭기 지역에서의 ‘영화를 상영하다’(145)는 너무나 감동적이다.

남아공의 케이프타운과 마다가스카르의 아프리카 이야기. 스코틀랜드의 에던버러와 프랑스 파리 이야기, 아시아의 베트남, 중국, 마카오 등의 이야기와 남미의 페루 이야기가 간결하게 사진과 나와 있다. 때로는 여러 말보다 사진 한 장에 담긴 컷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많은 사진들 때문에 금방 읽어버릴 수 있는 책이지만, 두고두고 사진들을 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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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 여행에 미친 사진가의 여행본능을 불러일으키는 포토에세이
신미식 사진.글 / 끌레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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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의 마음
소년의 거친 발을 찍기 위해 여행으로 인해 더럽고 거칠어진 내 발을 먼저 보여줬다. 같다는 것을 확인한 소년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눈빛으로 자신의 발을 찍는 것을 허락했다. 사진을 찍는 마음은 그런 것이다. 아무리 피사체에 대한 욕심이 생겨도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채 셔터를 누른다면 그것은 단지 사진 사냥일 뿐이다. 결국 피사체에 대한 존경이 없는 사진이란 상대방에 대한 테러에 불과할 뿐이다. 피사체를 사냥하는 이기적인 사진가가 될 것인가? 피사체를 존중하는 사진가가 될 것인가? 그것은 본인의 선택이다. 분명한 것은 예의를 갖춰 셔터를 누르는 마음이 결국 감동을 주는 사진이 된다는 것이다.
-147쪽

꿈꾸는 삶

평범은 내가 꿈꿔온 최고의 삶이었다.
그런데 난 결국 그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서
내가 그토록 꿈꾸었던 삶을 포기한 채 내가 가야 할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한번도 지금까지 걸어 온 길을 후회한 적이 없다.
너무나 많은 길 위에서, 사진에서 행복을 발견하며 살았기에 그렇다.
내가 선택한 가난은,
내가 선택한 외로움은,
결국 나를 살찌우는 힘이 되기도 한다.

난 스스로 여행이며 사진이었기에.
-173쪽

여행이란

여행은 사랑이고,
여행은 우정이고,
여행은 그 모든 것들을 주워 담는 거대한 그리움이다.
누군가는 여행에서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누군가는 여행에서 이별을 경험한다.
내게 여행은 두고 온 사람을 생각하게 하는 그리움이다.
-195쪽

나는 욕심쟁이인지도 모른다.
가진 것 없다고 불평하지만
난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니까.
-219쪽

길 위에서

여행 중에 만나는 길은 나에겐 설렘이다.
때론 아프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내가 만난 세상의 모든 길들이 내게 각별하다.
난 그 길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무한정 기다림을 갖기도 하고 소중한 인연을 만나기도 한다.
먼지 폴폴 나는 비포장 길을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느껴지는 섬세한 움직임.
그 흔들림 속에서도 나는 많은 생각을 한다.
흔들리는 차에 내 몸을 맡긴 채 창밖을 바라보며 달리는 그 순간이 난 좋다.
이 길을 지나쳐 갔을, 수없이 많은 삶들을 생각해본다.
결국 길은 사람의 삶을 지탱해주는 혈관과도 같은 존재다.
난 내가 걸어야 했던 모든 길들을 사랑한다.
-231쪽

설레는 호흡

여행은 삶을 윤택하게도 하지만 동시에 지독한 외로움을 동반하게도 한다. 내가 선택한 기나긴 여행의 길에서 나는 많은 외로움과 싸워야 했다. 그 지독한 외로움은 결국 나를 돌아보게도 하고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알게 해주었다.
-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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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는 윤리적 소비, 철수맨이 나타났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생명을 살리는 윤리적 소비 - 내가 물건을 잘 사야 지구가 건강해요,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세종도서) 상수리 호기심 도서관 14
정원곽 외 지음, 이상미 그림 / 상수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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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소비는 어린이들이 만드는 축구공이나 아동복, 동물을 괴롭혀서 만든 물건과 높은 산에까지 화학 노약을 뿌려서 재배하는 바나나 등의 상품들을 사지 않는 운동이랍니다.(13p) 
 

아무리 편리하고 값이 싸더라도 양심에 어긋나는 상품은 구입하지 말자는 운동으로,1980년대 후반부터 영국에서는 ‘윤리적 소비’라고 부른다.(13p)
나름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내게도 지방의 중소 도시에 살고 있다는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fair Trade 물건을 만나보기는 쉽지 않다.

페어 트레이드 하면 생각나는 것이 커피와 초콜릿 이야기였는데, 이 책에도 축구공과 초콜릿에 관한 내용이 상세하게 나와 있다.

32조각을 사람이 직접 1천 6백 20회 바느질해서 꿰매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1개의 축구공이 완성(67p)되고, 그렇게 만들어진 10만원이 축구공 한 개를 만드는 데 겨우 2백원을 받는답니다.  문제는 그것을 아이들이 만든다는 사실! 새삼 충격적이다.
또, 카카오 콩 4백 개로 겨우 0.45킬로그램의 초콜릿을 만들 수 있다는데(72p), 코트디부아르에서 10만 명 이상이 아이들이 카카오 생산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3천 원짜리 커피 한 잔을 마시면 고작 30원만 커피 농가에 돌아(74p)간다는 이야기는 새삼스럽지도 않다.

OECD 회원국 가운데 농약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고, 항생제 사용량은 세계에서 제일 많은(21p) 한국의 윤리적 소비는 아직도 요원한 일인 듯 하다.
또한, 20년 동안 여의도 면적의 342배, 서울의 4.8배에 해당하는 20퍼센트인 논이 줄어들고 있단다.
이런 상황이라면 0.7% 자급하고 있는 밀에 못지않게, 주식인 쌀조차 수입하게 된다면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들 기회조차 없어지고 있다 볼 수 있는데 어떻게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을 것이며, 건강하고 윤리적 소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실제적 수치가 나와 있고 선명한 색상의 그림으로 도움을 주면서 건강한 식생활과 건전한 소비에 관한 책이라 공부가 되기는 한데, 돈은 주고 사는 [환경]교과서를 보는 듯한 느낌은 교과서라면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아이들에게 가깝게 다가갈지는 의문이다. 가까이에서 페어 트레이드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놓지 않은 현재 우리 나라의 상황에서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너무 좋은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게다가 이렇게 딱딱한 분위기 말고 다르게 접근하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는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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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는 윤리적 소비, 철수맨이 나타났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철수맨이 나타났다 - 제1회 대한민국 문학&영화 콘텐츠 대전 수상작
김민서 지음, 김주리 그림 / 살림Friends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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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촌스러운 듯한 표지....눈에 확 띈다.
눈에 띄게 만들려는 의지였다면 성공이다.
카툰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수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의 계보를 따른다면 좀 멋진 이름이어야할 텐데, 원참, 이름은 더 촌스럽기 그지없는 ‘철수맨’에다, 우주의 고민은 모두 지고 있는 듯 행동하는 중학생, 거기다가 요즘 세상에서 제일로 무섭다는 여중생들이 모인 것이라 이 이야기가 또 어디로 튈까? 싶었다.

그런데 읽을수록 괜찮다.

요즘 그린이들 답지 않게 ‘착하게’ 그려진 각 장의 중간이 있는 카툰의 주인공들도 예뻐서 보기 좋고, 녀석들이 하는 짓은 요즘 중학생들이 밤을 새워 읽어대는 인터넷 소설의 주인공들과는 다른 좀더 현실적인 착한 녀석들이다.

도심까지 버스로 삼십 분이나 걸리는 미개척지 같은 동네(92p), 수도권의 평번한 개발 신도시(7p)의 영서중학교 3학년 희주는 유채, 지은이와 함께 동네에서 20년 넘게 전해 내려오는 영웅 전설 ‘철수맨’의 정체를 찾아 나서게 되고, 그 후보자를 물색하게 된다.

‘철수맨’ 예비 후보자들은 꽃미남 강준석, 비운의 2인자 주현우. 예수 박민혁. 투포환 선수 조던 백윤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지만 이름 정도 밖에 알지 못하는 ‘철수맨’ 후보자들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미행하며, 이름으로만 듣던 친구들의 속내를 조금씩 알게 되고.

‘세상의 고민은 나만’ 지고 있는 것처럼 살고 있는 줄 알았던 친구들이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며 고민거리의 짐을 조금씩 덜어내며 편안해한다. 또, 이래저래 ‘철수맨’ 후보자들과 친구가 된 탐정들이 함께 가게 된 단합회에서 현상금이 걸린 탈주범과 맞닥뜨리게 되고...

어려움도, 비밀도 함께 공유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돈독해지는 우정. 
 

유채는 현우가 ‘철수맨 찾기’에 동참할 것임을 확신했다. 유채가 보았을 때 현우는 지은과 비슷한 면이 있었다. 그도 겁이 많았다. 모험보다는 안전을 택하는 유형이었다. 어쩌면 또래 모두가 같은 유형일지도 모른다. 모두가 이 나이를 겁 없는 나이라고 얘기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현재의 세상이 전부이기에 일상을 차치하는 소소한 일들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모두가 고등학생이나 성인이 된 후를 쿨하게 꿈꾸는 척하지만, 실은 그것은 말뿐이고 문제의 요지는 모두 현실 안에 있다. 학교 안에, 교실 안에, 바로 곁에 있는 친구와의 보이지 않는 관계 안에.
84p

늘 불만이었던 인터넷 소설에서 나타나는 잘려버리는 문장들이 아닌, 제대로 된 문장에서 중학생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다.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우리 주변의 청소년들도 그렇게 함께 고민하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성장하며 착하게 살아준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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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보는 한국사/두 바퀴로 대한민국 한 바퀴/먹지 않고는 못 참아>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먹지 않고는 못 참아?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6
팻 플린 지음, 김호정 옮김, 톰 젤렛트 그림 / 책속물고기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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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비록 똑똑하거나 잽싸거나 잘생기진 못했지만 어쨌든 내겐 모두가 인정하는 특별한 재주가 있다. 앤디가 말한 것처럼 나는 ‘매점계의 전설’이다. 가격 대비 최고의 음식을 지정해 줄 수 있는 매점계의 신 말이다.
12


사실 크레이그는 우리 학교에서 두 번째로 뚱뚱한 아이였다. 물론 가장 뚱뚱한 아이는 바로 나(20p), ‘뚱보 괴물아(14)’로 불리는 매튜다.




이렇게 복잡한 메뉴들에서 빠르게 메뉴를 골라주는 신통방통 재주를 가진 매튜.

‘파티 파이 두 조각이랑 흰 우유. 그런데 말만 잘 하면 공짜로 초콜릿 시럽 두 방울 정도는 얻을 수 있을 거야. 우유에 잘 섞으면 괜찮은 초코셰이크가 돼.“
11

아무도 좋아해주는 사람이 없는 학교에서 점심시간에만 소위 요즘말로 인기 '짱'인 매튜가 좋아하는 사람은 매점의 드와이어 아줌마가 아닌 젠 누나.

체육시간에는 늘 엄마의 편지를 가지고 와서 체육 연습에 빠지는 뚱보 그런 매튜가 달리기 연습을 하다가 기절을 해버리게 되고, 그걸 계기로 병원에서 제2타입의 당뇨병일 것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내게 균형잡인 식사는 한 손엔 과일 파이, 다른 한 손엔 주스를 의미(45)하는 매튜에게 구역질이 아는 건강식을 먹으라고 하게 되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엄마는 정말로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었다. 엄마는 보기만 해도 구역질 나는 재료들을 커다란 냄비에 쏟아 넣었다. 그 재료들의 이름을 잊은 지 오래였다.
‘채’로 시작되는 이름이었던 것 같은데, 뭐였지? 아. 그래! 채소 바로 그거다. 52  


 우리는 후식으로 과일 샐러드를 먹었다.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 토핑은 꿈도 꿀 수 없었다. 맛있는 건 하나도 없었다. 내 몸이 과연 그런 끔찍한 변화를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53  


나는 케이크를 한입 먹어 보았다. 아무래도 건강에 좋아야할 것 같았다. 맛은 정말 별로였기 때문이다. 아니, 별로가 아니라 이제껏 내가 먹어본 케이크 중에 가장 맛이 없는 케이크였다. 70

매튜가 생각하기에 기상천외한 맛없는 메뉴만 골라 먹어야하고, 초쿄 우유 다섯 번 연속 당첨 신화의 뒤끝에 생긴 힘든 학교 생활에서 우여곡절 끝에 학교에서 제일로 예쁘다고 생각하는 케일라와 함께 영화까지 보게 된 매튜. 친구 하나 없어 힘들었던 매튜에게 케일라가 생기면서 모리슨 선생님의 말대로 바람직한 사이클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왜냐? 다른 친구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무한한 긍정의 힘에 어머니의 사랑, 케일라의 사랑, 또 케일라를 사랑하는 힘 등이 보태어 졌으니 말이다.  

 

매튜처럼 뚱뚱하거나, 또는 너무 왜소하거나 등등 여러 가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약점들 때문에 주눅이 들어 있는 친구들이 이 매점계의 전설 매튜를 만나 좀더 자신감 있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하여 또 다른 '~~계의 전설'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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