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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의 삶은 있는가
콜린 윌슨 지음 / 하서출판사 / 1997년 10월
평점 :
절판
세상이 가르치는데로 생각하고 그 것이 전부인냥 살아온 시절이 있다. 우리는 모두 알게 모르게 보이지 않는 어떤 집단의 지식과 이념을 너무도 쉽게 자신의 의식속에 집어 넣어 버린다. 죽음에 대한 오해도 그러하다. 막연하게 느껴지는 슬픔, 두려움, 공포의 이미지로만 남아 결국은 멀리 도망가고자 회피하기만 할 뿐 진지하게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고 알고자하는 이는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고작해야 가벼운 흥미거리 소재로 전락되기 일쑤이다.
나에게 있어 멀게만 느껴졌던 죽음이 공포와 슬픔과 상실감으로 확연히 그 이미지를 굳힌 계기는 가족의 죽음이었다. 항시 죽음은 우리곁에 있음을 의식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또는 본능은 죽음을 남의 일인양 멀리하고 있었다. 그 뒤로는 죽음앞에서 유독 움츠려들고 약해지는 나를 발견했다. 티비에서 죽음에 관한 내용만 나오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쉼없이 흘러내렸다.
이렇게 죽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를 변하게 한 책이 바로 다치바나 다카시의 <임사체험> 이라면, 이 책은 스피리추얼리즘에 대한 나의 사고를 더욱 굳건하게 해주었다.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이기에 새로운 사실에 대한 놀라움 같은 감정은 없었지만 내가 알고 있던 지식들을 신뢰할 수 있는 문헌을 통해 재확인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어 좋았다. <임사체험>의 저자 다치바나 다카시가 영의 존재에 대해 회의주의에 조금 치우쳐 있다면 이 책의 저자인 콜린 윌슨 역시 객관적 입장을 취하려 노력은 하고 있지만 스피리추얼리즘에 동조하고 있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 견해가 사실인지 시시비비를 가릴 수는 없다. 모든 것은 독자 개개인의 판단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