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콜 아이리버의 진짜 주인은 이 사람
[도깨비 뉴스]

인 터 뷰 ‘애니콜’  ‘아이리버’ 만든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 김 영 세
“또라이,  Why not?,  What if?가  창의력 3대 키워드”




●“열망은 기회를 자석처럼 끌어당긴다”  
● 디자인은 1%의 시장을 보고 뛰어드는 모험
●‘심플 쌈빡’ ‘화장기 없는 미인’이 성공 디자인 요체
● 디자인의 업(業)은 요리, 디자이너는 요리사
● 이건희 삼성 회장과 하루 종일 디자인 얘기

영국이 자랑하는 롤스로이스와 재규어가 독일과 미국의 자동차 회사로 넘어갔을 때, 자동차 종주국의 자존심은 한껏 구겨졌다.
그러나 영국은 중후장대한 자동차 산업은 버렸을 망정 자동차 디자인 산업에선 손을 떼지 않았다.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 GM과 크라이슬러 그리고 포드의 핵심 디자이너들이 모두 영국인이란 사실만 봐도 그렇다.
자동차 산업의 ‘머리’를 빼앗기지 않은 영국은 막대한 부(富)를 창출할 디자인 산업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천재급 디자이너를 찾아라!”
요즘 한국에서도 디자인 산업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지난 4월 삼성 이건희 회장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최고 경영진에서 일반 사원까지 디자인의 의미와 중요성을 다시 깨닫고, 세계 일류에 올라선 삼성 제품을 명품으로 만들라”고 계열사 사장들에게 당부했다.
“천재급 디자이너를 확충하라”는 이 회장의 지시에 삼성 임원들은 인재를 찾느라 분주하게 눈을 번뜩이고 있다.

이제 디자인은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촉매제일 뿐 아니라 소비자가 겉모습만 보고도 어느 회사 제품인지 알 수 있도록 기업의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김영세 이노디자인 사장은 가히 보배 같은 존재라 할 만하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어깨를 겨룰 수 있는 한국인 디자이너인 그는 한국 제품뿐만 아니라 한국의 미(美)를 세계에 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디자인한 MP3 플레이어 ‘아이리버’는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 전자쇼에서 기조연설을 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 들고 나오면서 명성을 날렸다. 또 그의 작품인 태극 문양을 새긴 펜과 명함케이스는 미국 시카고 현대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그는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숱하게 탔고, 경제적으로도 성공했다. 그와 손잡은 레인콤은 일약  MP3 업계의 ‘무서운 아이들’로 성장했고, 삼성 LG 동양매직 등 국내 유수 기업이 그와 함께 일하고 있다. 최근 그는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담은 책 ‘이노베이터’(랜덤하우스중앙)를 펴내 주목받기도 했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일하는 김 사장을 서울 청담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얼굴이나 옷 스타일을 보면 대충 나이를 짐작할 수 있지만, 김 사장의 나이는 좀체 짐작하기 힘들었다. 가슴 바로 위까지 단추를 풀어낸 흰 와이셔츠와 짧지만 멋스럽게 세워 올린 머리 스타일은 20대 후반 같고, 얼굴은 40대 초반처럼 보였다.


-나이를 물어보면 실례입니까.
“신문을 보면 꼭 괄호 열고 나이를 적던데. 나이에는 세 종류가 있다고 봅니다.
‘쯩(주민등록증)’ 까면 나오는 나이가 있고, 외모에서 풍기는 나이가 있어요. 마지막이 가라오케 나이예요(그는 말을 하다 말고 두 곡의 노래를 멋들어지게 불렀다).
꽃 피는 동백섬에 봄은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 우네…(젓가락이라도 두드려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이내 그는 다른 노래로 옮겨갔다). 좋은 사람 사랑했었다면 헤어져도 슬픈 게 아니야 이별이 내게 준 것은 곁에 있을 때보다 너를 더욱 사랑하는 맘….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부르면 40~50대로 올라가고, 박효신의 ‘좋은 사람’을 부르면 20대가 돼요. 가라오케 나이로 치면 나는 20대이고, 외모로 보면 ‘변장’을 잘하니까 30대 후반이고, ‘쯩’ 나이는 알아서 생각하세요(참고로 그는 1950년생이다).”

1%의 변화, 99%의 불안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특히 디자이너에겐 차이를 만드는 능력이 가장 중요할 텐데, 나름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
“‘또라이’가 되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는 대개 튀는 행동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데, 거기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우리는 너무 쉽게 현실의 한계를 인정하고 조금 찾다가 없으면 바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Why not?(왜 안 돼?)’의 문화가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왜 이런 물건이 없을까, 왜 아무도 안 만들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 불편함을 참지 말고 해결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하죠. 다른 디자이너들이 ‘내가 왜 진작 이 생각을 하지 못했지?’ 하면서 안타까워하면 그 디자인은 반드시 시장에서 성공합니다.

디자인은 1%의 시장을 보고 뛰어드는 모험이에요. 1%는 한 방울의 물감이 바닷물에 떨어진 것처럼 미미한 것이 아니라 마치 한 방울의 향수가 커다란 방 전체를 새로운 향기로 채우는 것과 같은 위력을 갖습니다. 좋은 디자인을 쓰는 1%를 보고, 나머지 99%의 기업이 불안해하기 때문이죠.

하나 더 보태자면 ‘What if?(만약∼이라면)’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자주 합니다. 나에게 미래의 프로젝트를 주는 거예요. 다음에 디자인을 한다면 어떻게 할까, 좀더 장기적인 미래를 그린다면 어떻게 할까. 이럴 땐 편안한 의자에 앉아, TV를 켜놓고-물론 보지는 않습니다-깊은 생각에 빠져듭니다. 이러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새록새록 나오고, 피로도 풀려요.”

-문제는 그런 ‘또라이’를 알아줄 사람을 만나는 것일 텐데요.

△ 김영세 사장의 바람은 그가 디자인한
    모든 제품에 '디자인 바이 이노'를
    새겨넣는 것이다.
“열정이 있으면 꼭 만납니다. 열망(desire)이 운명과 만남을 주선하는 것 같아요. 내가 그랬어요. 커서 뭐가 될까하고 고민하던 열여섯 살 때 친구네 가서 미국 디자인 잡지를 보고 ‘이거다’ 했거든요. 말하자면 운명을 만난 것인데, 그래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게 됐죠(의사인 그의 부친은 아들이 미대를 간다고 하자 극구 말렸다고 한다. 미술 계통은 그때만 해도 배고픈 직업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는 고집을 꺾지 않고 서울대 산업디자인학과에 들어갔다. 그 뒤 미국 일리노이 대학원에서 공부했고, 그 대학 교수도 역임했다).

미국에서 창업하고 어려움을 겪을 때도 운명적인 만남이 있었어요. 골프백을 디자인하고 제작까지 마쳤는데, 10만달러나 쏟아부은 골프백의 판로가 막막했어요. 돈 빌려준 벤처 캐피털리스트는 갚으라고 난리죠. 생각다 못해 직접 골프 상품 박람회가 열리는 플로리다로 날아갔습니다. 막판까지 간 거죠. 전시회장 한옆에 초라하게 부스를 차려놓으니 처량한 생각이 절로 들어요.

힘의 원천, 조직에서 개인으로
그런데 한 노인이 아주 오랫동안 내가 디자인한 골프백을 보는 겁니다. 뜨거운 시선을 느낄 수 있었어요. 나중에 알았는데, 미국 굴지의 플라스틱 제조업체인 플램보사(社) 회장이었어요. 그의 초청을 받아 전용기를 타고 플램보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그는 나더러 ‘아이디어가 독특하고 재능 있는 디자이너 같다’고 격려해줬어요. 그러면서 ‘디자이너가 판매에 얽매이면 많은 일을 놓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이 말이 마음에 와 닿았어요.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이 맞아요. 열망이 있으면 기회가 따라오는 것 같아요. 필연이기도 하고 운명이기도 하고, 우연이지만 열망의 에너지가 컸다고 할까요. 열망은 미래를 자석처럼 당겨주는 것 같아요.”

-창업을 하면서 디자이너로서 명성을 떨치게 됐는데,
창의적인 감성을 발현하려면 언젠가는 모두 창업을 해야 할까요?

“모두 창업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골치가 아파지는데요, 핵심은 이겁니다. 조직의 힘이 개인의 힘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 개인의 역할을 인정해주는 사회로 가야 한다는 거죠. 한국 기업의 중심이 하드파워(hard power)에서 소프트파워(soft power)로 넘어가야 할 시점이에요.
일부는 벌써 그렇게 가고 있어요. 예를 들어볼까요. 한국이 2002년 월드컵에서 4강에 올랐을 때 나는 큰 변화를 발견했어요. 축구팀보다 축구 선수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거든요. 이영표, 안정환, 박지성 같은 개인들이 부각됐어요.

그전엔 그러지 않았어요. 한국팀이 어느 팀을 이겼다, 졌다는 얘기만 있었죠. 팀 단위에서 팀 플레이어로 흥미가 바뀌는 것, 이게 인간주의예요. 21세기 변화의 핵심은 힘의 원천이 조직에서 개인으로 옮겨간다는 겁니다. 이런 변화가 한국의 회사 조직에서 나타나야 하는데, 아직은 분위기가 딱딱해요.”

-김사장이 경영하는 이노디자인은 개인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우리 회사 디자이너들은 모두 회사의 주주이자 파트너예요. 능력 있으면 20대에도 거부(巨富)가 될 수 있어요. 우린 사장과 직원, 회사와 근로자가 아니라 똑같은 직원과 직원이라는 생각으로 일합니다.”

-국내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은 직장으로 이노디자인을 꼽는데,
입사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합니까.

“디자인에 인생을 거는 열정이 가장 중요해요. 다음으로 재능이 있어야 하는데, 재능은 꼭 학점하고 상관있는 건 아닙니다. 어쨌든 재능은 기본적인 겁니다. 난 사람을 뽑을 때 꼭 지원자의 미래 희망을 들어봅니다.”

-‘아이리버’를 생산하는 레인콤 양덕준 사장과의 일화가 재미있던데요. 기존의 MP3와 다른 모양의 디자인을 궁리하던 중 프리즘 모양의 MP3를 고안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잖아요. 그때 레인콤 엔지니어들이 김 사장에게 제품 크기를 1mm만 늘려줄 수 없냐고 요구하자 양 사장이 “꾸겨넣어!”라고 했다죠? 경영진의 디자인 마인드가 없다면 디자이너로서 꿈을 실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른 기업의 경영자들은 어떻습니까.
“삼성, LG 같은 대기업 경영자는 디자인에 대한 애정이 남다릅니다. 9년 전 경기도 안양의 골프클럽 옆, 말 타는 곳에서 삼성 이건희 회장을 만났어요. 이 회장은 나와 하루 종일 디자인에 대해 얘기를 나눌 만큼 열정적이었어요.
디자인의 중요성, 그리고 ‘아름다운 것이 결국 이긴다’는 얘기를 나눈 기억이 납니다. 그때 이 회장은 산업의 큰 그림을 그린다든지, 미래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는 뛰어난 경영자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구자홍 전 LG전자 회장(현 LG전선·LG산전 회장), 동양매직 이영서 사장과도 디자인에 관해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 목걸이형 MP3를 스케치한 그림
보기 좋고, 쓰기 편하고, 만들기 쉽게
-천호균 쌈지 사장, 아침이슬의 김민기 학전소극장 대표와 경기고 동기시죠? 내로라하는 패션회사 대표,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 그리고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배출한 게 눈에 띄는군요.

“우연이 아니었을까요. 우연히 같은 시간에 그런 사람들이 모인 것 같아요(김 사장은 대학 시절 김민기씨와 ‘도비두’라는 듀엣활동을 했다. 천 사장과는 사업 파트너로 쌈지의 운동화 구두, 텅슈즈를 함께 제작한 바 있다).”

-사무실 탁자나 의자 등 곳곳에 ‘디자인 바이 이노(Design by Inno)’라는 로고가 새겨져 있네요.
“‘디자인 바이 이노’를 사용하는 ‘이노족(族)’을 확산시키고 싶어요. 우리가 디자인한 모든 상품에 ‘디자인 바이 이노’를 새겨넣을 겁니다. 제 추산으로 지금까지 ‘이노스런’ 디자인을 소비한 사람은 세계적으로 2000만명쯤 된다고 봅니다. 우리가 디자인한 MP3, 휴대전화, 신발, 옷, CJ에서 출시한 칼국수, 오뚜기의 맛있는 밥을 소비한 사람이 그 정도 돼요.

디자인은 마술과도 같습니다. 마약 중독자처럼 한 번 빠지면 디자이너의 매력에 끌려 다니게 돼요. 이젠 누가 만들었는가보다 누가 디자인했느냐가 소비자의 구매 이유가 되고 있어요. 소비자의 개성이 강해져서 그렇습니다.”

-‘이노스럽다’는 것은 어떤 겁니까.
“한마디로 ‘심플 쌈빡’하다는 거죠. 디자인은 간결해야 합니다. 군더더기가 없어야 진정한 아름다움이 보입니다. 화장기 없는 미인과 같아요. 간결한 것은 경제적입니다. 생산 공정이 간결해지면 제조원가에서 경쟁력이 생겨요. 그러면 최종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갑니다.
더 아름답고, 더 값싼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디자인 정신이에요. 디자인이 좋아서 많이 팔리면 생산물량이 많아지고, 가격경쟁력이 생깁니다. 디자인은 장식이 아니에요. 디자인은 보기 좋고, 쓰기 편하고, 만들기 쉬워야 한다는 세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미래를 여는 힘은 내부에 있다
-레인콤의 MP3 ‘아이리버’와 삼성 휴대전화 ‘애니콜’ 디자인을 맡고 계신데, 요즘 MP3는 카메라, 휴대전화는 물론 전자사전 기능까지 갖춘 복합 디지털 기기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역시 마찬가지예요. 휴대전화와 MP3 중 어떤 것이 살아남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다 살아남을 것 같아요. 시야를 넓혀서 세계 시장을 보면 소비자들은 어느 한 가지 유행을 쫓아가지 않습니다. MP3를 좋아하는 소비자가 있고, 휴대전화를 좋아하는 소비자가 있어요. 입맛이 다양하기 때문에 각각의 시장이 있습니다. 너무 성급하게 결론 내리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디지털 컨버전스(convergence·융합) 시대에 생존하려면 누구보다 앞서서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야깃거리 중 하나가 디자인이죠. 디자인의 업(業)은 요리에 비유할 수 있고, 그렇다면 디자이너는 요리사예요.
  같은 재료를 써도 음식을 맛있게 요리하는 주방장이 있잖아요. 성공한 경영자는 맛과 멋을 가미한 제품을 재빨리 내놓는 사람입니다.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적절한 시간에 시장에 제품을 내놓는 것), 선두주자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디자인에도 때가 있어요. 빠를수록 좋아요. 창의적이면서도 빨라야 하죠.”


△ 스크린이 회전되도록 고안한 김영세 사장의 스케치를
    제픔으로 실현시킨 삼성 애니콜 휴대전화.
-쉴새없이 머리를 쓰려면 몸 관리가 필수일텐데, 어떻게 체력관리를 합니까.
“골프는 치는데, 일부러 열심히 하는 운동은 없어요(업계에는 그의 골프 실력이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냥 나를 자유스럽게 놓아두려고 노력합니다. 일하는 시간도 특별하게 정하지 않아요. 몸을 편안하게 하려고 세계에서 가장 편한 의자로 정평이 난 의자(허먼 밀러사의 애론 체어)를 사용해요. 몸과 마음이 자유로울 때 아이디어가 나와요.”

-한국이 디자인 강국이 되려면 당장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이노디자인이 한 것처럼 하면 됩니다. 소프트 파워를 발휘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성공하면 됩니다. 중국이 하드웨어는 쫓아올지언정 소프트웨어 경쟁력까지 따라오지 못하게 앞서가야 합니다. 정부가 정책적인 측면에서 도와줄 수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내면에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거예요. 개개인에게 파워가 숨어 있어요. 형태를 만드는 것은 쉽지만, 내면의 힘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미래를 이끌어가는 파워는 내재해 있음을 경험하는 것이 필요해요.”

인터뷰 말미에 사진을 몇 장 찍으면서 김 사장과 별생각 없이 나눈 얘기는 또 다른 그의 이면을 엿보게 했다. 그는 “미국에서 직장에 다니는 딸이 요가를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데, 요가 선생이 되겠다고 욕심을 부려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순간 30여 년 전 김 사장의 부친이 아들의 미대 진학을 반대했다는 얘기가 생각났다. 말해놓고도 그걸 눈치챘는지, 그는 금세 씩 웃으며 “사실, 걱정 안 해요. 지가 알아서 잘하겠지 뭐”라고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버지들의 마음은 다 같은가보다.


기사제공= 신동아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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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
수잔 벅 모스 지음, 김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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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벤야민의 글과 생각을 좋아하는 사람은 한둘이 아니다. 영화나 문학을 공부하자면 으레 한번쯤 벤야민의 생각과 마주치게 된다.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이나 '보들레르에 관한 몇 가지 모티프', 그리고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등등의 모노그래프를 읽지 않은 이는 거의 없으리라. 번역된 그의 글을 읽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벤야민의 글쓰기는 미묘한 구석이 적지 않다. 하나의 테마 안에 이질적인 사상들이 무수히 배태되어 있다. 그래서 한 편의 글로 통하는 입구도 그만큼 다양하다. '현대성' 논의에서 벤야민이 차지하는 특출한 위상은 그의 비극적인 생을 두고 볼 때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살아생전 천재적인 재능을 인정받았으되 안정감 있게 사는 삶과는 거리가 멀었던 벤야민. (벤야민의 개인적 삶이 어떠했는가를 보고싶다면 <한 우정의 역사>(한길사)라는 서간집을 찾아보기 바란다). 그의 대학교수 지원은 그 논문(<독일 비극의 원천>)의 난해성으로 철회되었다. 생전에 직접 단행본으로 묶은 책도 많지 않다. 그는 오히려 라디오방송대본, 잡지기사, 프랑크푸르트학파의 기관지 '사회연구소' 등에 발표한 단평, 잡문을 통해 자신의 철학과 사상을 다듬어갔다. 알레고리에 대한 천착 역시 그와 무관하지 않다.

<독일 비극의 원천>, <일반통행로> 등의 저작들은 지금 국내 출판사들이 번역중이다. 이 책은 발터 벤야민의 핵심저작으로 알려진 <파사주>에 관한 해설서다. 엄밀히 말해 <파사주>는 존재하지 않는다. 원본은 벤야민 자신이 세운 야심적인 프로젝트(그래서 "아케이트 프로젝트"라 부르기도 하는 것)을 위한 메모뭉치들에 지나지 않는다. 이 미완성 유고(遺稿)의 치밀한 연구로, 벅모스는 지상에 존재하지 않는 책 <파사주>가 만일 벤야민의 손에서 태어났다면 어떠한 모습이었을지 그 밑그림을 그려준다. 이 해설서 또한 야심적이라 할 수 있다. <파사주>가 한 권의 책으로 나오게 된 것은 롤프 티데만이란 벤야민 연구자의 공적이었고, 또한 그것은 독일 주어캄프란 출판사의 기획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공저작권(public domain)이 성립되지 않고 <파사주>의 저작권은 주어캄프에 귀속되어 있다. 

<파사주>의 국내 번역은 파란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지금은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되긴 했지만. 저작권 확인과 번역자 선정 등의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주어캄프 출판사에서도 아주 애매한 태도를 보여 국내 출판사들 사이에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우리는 편히 책을 읽지만 하나의 책을 두고 벌어지는 일은 가위 첩보전 양상을 띤다. 대승적인 관점에서 이런 치졸한 문제점을 잊고 싶다. 다만 책임있는 번역자, 국내 벤야민 연구의 권위자가 <파사주>의 번역에서 배제되는 불상사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분명히 인맥과 명성, 보신주의나 업적주의에 이 흥미로운 책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 벤야민을 번역 중인 출판사들이 이 책을 상업적인 소득원으로 이용할 리는 만무할 테니 책임 있는 처사를 요구하는 건 당연하다.

그럼 잠깐 이 책에 관해 말하도록 하자. 해설서를 굳이 해설하고픈 마음은 없으니 짧게 쓰자. '읽을 만하다!' 풍부한 도판과 벤야민의 <파사주>에 관한 서지학적 정보가 매우 충실히 담겨 있고, 번역의 상태도 아주 좋다. 책값도 싸다. 다른 출판사에서라면 이 정도의 분량에 이 정도의 값을 매기지 않는다. 김정아라는 번역자의 능력이 만만해보이지 않는다. 벤야민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책이다. 문화사적인 테마에 몰두했던 벤야민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요 정도만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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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9·11 참상' 8500여 장 사진에 담아
90여 개국서 전시한 미국 사진작가 미야로위츠 방한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가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그로부터 열흘쯤 뒤 2만여 평의 참사 현장(그라운드 제로) 울타리 안으로 한 사진작가가 들어섰다. 그는 상상을 넘어선 파괴에 '외경심'까지 느끼며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이듬해 6월까지 8개월 반 동안 거의 매일 그곳을 찾아 8500여 장의 사진을 찍었다. 그는 이 가운데 28장을 골라 '9.11 이후-그라운드 제로의 이미지'란 이름으로 세계 90여개국 400여개 도시에서 전시했다. 모두 400여만 명이 봤다고 한다.

조엘 미야로위츠(67). 그는 사진작가로는 유일하게 9.11 테러 현장에 무제한 접근해 사진을 찍었던 사람이다. 한국HP의 전문가용 포토프린터 출시 행사에 참석차 최근 방한한 그를 만나봤다.

-어떻게 해서 '그라운드 제로' 사진을 찍게 됐나.

"(참사가 발생한 뒤) 뉴욕 토박이로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살펴봤다. 흔히들 헌혈이나 기부를 했는데 난 그 이상의 일을 하고 싶었다. 알아봤더니 (현장을 기록하는) 사진가가 없었다. 그건 잘못된 거였다. 그래서 뉴욕시 당국을 설득했다."

-사진을 통해 보여주려고 했던 건.

"뼛속까지 울리는 고통이랄까 슬픔같은 것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라운드 제로에 섰던 유일한 사진작가로서 받은 느낌을, 그곳을 보지 못한 사람들까지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전시회까지 하게 된 계기는.

"국무부에서 연락이 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전세계에 보여주자고…. 실제로 관람객으로부터 '비디오로 볼 때는 영화의 특수효과 같았는데 사진을 보니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겠다. 참 비극적이다'란 얘기를 많이 들었다."

미야로위츠가 사진을 하게 된 건 실로 우연이었다. 오하이오대에서 미술사와 추상화를 전공한 그는 당초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다. 1962년 어느 날, 업무차 한 사진작가를 찾아갔다가 그의 일하는 모습에 매료돼 바로 사진계에 뛰어들었다.

"사진작가라 하면 흔히 (모델에게) 이런저런 포즈를 취하라고 한 뒤 사진을 찍는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자신을 찍었다. 마치 시간을 정지시킬 수 있는 듯한 모습으로…. 바로 그날 오후 직장을 관두고 카메라를 빌려 거리로 나섰다." 그 사진작가가 바로 사진집 '미국인들'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로버트 프랭크다.

미야로위츠는 처음부터 컬러 사진을 찍었다. 당시만 해도 예술 사진계에서 컬러 사진은 경박하다고 '멸시'받았다. 그러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고, 어느덧 그는 흑백 사진에 대한 급진적 반동 운동인 '뉴 컬러'의 중심에 선 인물로 사진사에 기록됐다. 78년 나온 그의 첫 작품집 '케이프 라이트'는 컬러 사진의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지금까지 13권의 책을 내고 350여 회의 전시회를 열었다.

글=고정애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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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스버리, 바쓰, 런던의 햄스테드& 하이게이트 등 곳곳에서 지금 영국은 크고 작은 축제들로 여름을 위한 기지게를 켜고 있다. 1년 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을 위해!
아~~ '대장 몬느' 소설과 같은 꿈속에서의 축제, 내 마음을 일생동안 지배할 그 분위기...
그립다. 대도시보다는 작은 도시의 축제를 다시 함께 해 보고 싶다.

 

가디언(The Guardian) 신문이 후원하는 제 18회 ‘헤이 축제’가 웨일즈의 브레컨 비컨스 국립공원(the Brecon Beacons National Park)에 위치한, 중세의 시장 도시였던 헤이 온 와이(Hay on Wye)에서 5월 26일부터 6월 5일까지 열린다. 이 축제에서는 참가자들에게, 휴일의 잔치 같은 분위기에서 최고 수준의 책, 음식, 희극, 음악, 원예, 미술 토론, 대화, 문학 등에 대한 그들의 기호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진: 세계 최대 헌책 마을 헤이 온 와이-사진출처www.britainonview/Grant Pritch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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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와 프랑스 문화원의 공동 주최로 [5회 프랑스 영화제]526일부터 612일까지 CGV용산, CGV서면, CGV광주에서 열린다. 국내 미개봉작을 중심으로 프랑스 영화의 개성을 느낄 수 있는 총15편의 작품이 선보인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프랑스 사회상과 정서를 담은 작품들과 대중성을 갖춘 최신 작품들로 구성돼 프랑스 영화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이번 영화제는 다양한 영화 체험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 한국 관객을 위해 서울뿐 아니라 부산과 광주 지역에까지 확대, 진행될 예정이다.

상영작 소개
<1> Venus et fleur / 베뉘스와 플뢰르

개막작, 감독과 여배우 방한 예정
코믹하면서도 동시에 가혹한 드라마로 진정한 기쁨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

*감독: Emmanuel Mouret (엠마누엘 무레)
*배우: Isabelle Pires, Veroushka Knoge (서울프랑스영화제 개막식 여배우 방한)
*장르: 로맨틱 코미디
*국적: 프랑스
*개봉일: 2004. 06
*러닝 타임: 80 min
*시놉시스: 소심하고 내성적인 파리지엔느 플뢰르는 휴가 차 가족 별장이 있는 ‘마르세유’에 갔다가 베뉘스를 만난다. 베뉘스는 섹시하고 활달한 성격의 러시아 아가씨다. 그런 두 아가씨 사이에 단 한 가지만 빼고는 공통점이라곤 없다. 그 한 가지는 바로 이상형의 청년을 만나려는 욕구.

<2> 36 quai des Orfèvres / 오르페브르 가 36번지
프랑스 국민배우 ‘제라르 드빠르디유’ 와 ‘엠마뉴엘 베아르’의 남편이자 국내에 <제8요일>로 유명한 ‘다니엘 오떼유’ 주연의 경찰 스릴러.
05년 제55회 베를린영화제에서 8개 부문 노미네이트.
즉각적인 신뢰를 추구하는 세계를 잘 보여주는 영화로 즐거움을 선사하는 요소들도 빠지지 않는다.
마르샬(Marchal) 감독은 이 영화의 스토리에 비극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측면을 잘 배합시켰다

*감독: Olivier Marchal (올리비에 마르샬)
*배우: 제라르 드빠르디유, 다니엘 오뙤이
*장르: 스릴러/드라마
*국적: 프랑스
*개봉일: 2004. 11
*러닝 타임: 110 min
*시놉시스: 벌써 몇 달째 잔인한 폭력조직이 제멋대로 파리를 주무르고 있다. 이에 경찰청장인 로베르 만시니는 각각 강력반을 이끌고 있는 두 라이벌 레오 브링스와 드니 클라인에게 조직을 먼저 소탕하는 사람을 오르페르브 가 36번지 경찰청의 차기 청장으로 승진시키겠다는 약속을 한다. 그 때까지 친구였던 둘은 이제 무한경쟁에 돌입하게 되고 그들의 모든 것이 엇갈리기 시작한다. 그들의 삶, 그들의 작업방식, 그들의 팀 그리고 한 여자까지도…

<3> Ce qu’ils imaginent / 그들이 상상하는 것
혼란스러워하고 주저하면서도 치밀한 인간성을 보이는 인물들 덕분에 아주 매력적인 영화.

*감독: Anne Théron (안 떼롱)
*배우: Marie Trintignant, Marc Barbé
*장르: 드라마
*국적: 프랑스
*개봉일: 2004. 03
*러닝 타임: 90 min
*시놉시스: 베르나르는 아내 쥴리엣 앞에서 삶은 계란을 먹다가 질식한다. 쥴리엣은 아무 반응 없이 지켜보다가 집을 나가버린다. ‘르아브르’에 도착한 쥴리엣은 화물선을 타려고 시도하지만 48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던 중, 길에서 감자튀김을 파는 산티아고를 만나게 되고 둘은 아르헨티나로 떠날 약속을 한다. 한편 베르나르는 쥴리엣을 찾아 나섰지만 그녀를 만났다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는 이상하기만 하다. 이제는 “쥴리엣이 어디 있는가?” 뿐만 아니라 “쥴리엣은 누구인가?”하는 의문까지…

<4> La fin du règne animal / 동물계의 종말
환상가와 그를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어린 소녀를 연결해 주는 순진한 사랑의 형상을 본 따 만든 이 영화에는 마술적인 매력이 있다. 우리 모두가 상상의 세계를 상실한다는 환멸적인 인식을 거치는 동안 영화는 사랑의 선언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다.

*감독: Joël Brisse (죠엘 브리스)
*배우: Bruno Lochet, Hélène Fillières,
*장르: 드라마
*국적: 프랑스
*개봉일: 2003.10
*러닝 타임: 107 min
*시놉시스: 노엘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다. 순진무구한 면은 있지만 그의 직감이나 육감, 특히 자연에 대한 그의 비밀스러운 면은 사회적응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마을에서 저능아 취급을 받는 그는 한 소녀에게서만 이해를 받고 위안을 얻는다. 그가 사랑하는 올리비아 선생님까지도 그의 행동을 이해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동물들이 설 자리가 없는 데에 절망한 노엘은 마침내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저지르게 된다.

<5> Lila dit ca / 릴라 마침내 말하다
2005년 선댄스 영화제 출품작.
프랑스 베스트 셀러를 영화화한 작품
지아드 두에리(Ziad Doueiri) 감독이 만든 에로틱 콩트, 하지만 결코 저속하지 않다.
19살 소년이 16살 한 소녀 리라를 만나 겪게되는 사랑과 인생에의 입문 과정을 그린 영화이며, 오늘날 프랑스 사회에서 빈곤과 범죄, 매춘의 소굴로 간주되는 파리 외곽지대의 삶을 소년의 눈으로 그린 작품.
열정적인 바이나 지오캉트(Vahina Giocante)의 연기가 돋보인다. 가벼우면서 육감적인 터치로 촬영된 이 영화는 경멸스러운 현실에 대한 상상의 세계와 이상을 다루고 있다. 이 영화를 통해 타고난 배우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바이나 지오캉트(Vahina Giocante)와 모하메드 쿠아스(Mohammed Khouas)의 연기가 압권이다.

*감독: Ziad Doueiri (지아드 두에리)
*배우: Vahina Giocante, Mohammed Khouas
*장르: 섹시 코미디
*국적: 프랑스/영국/이태리 합작
*개봉일: 2005. 01
*러닝 타임: 89 min
*시놉시스: 그 남자는 그것(섹스)에 관해 어느 누구와도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그것에 관해 이야기하고픈 누군가도 만날 수가 없었다. 그녀가 생각하는 모든 것은 그 남자이다. 그리고 그녀가 진정 그 남자의 사랑을 원한다면 그녀는 그것에 관해 반드시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 그녀는 16살이고 그 남자는 19살이다.

<6> Ne quittez pas / 로컬 콜 / 영문 명: local call
아르튀르 조페(Arthur Joffé)의 뛰어난 상상력과 오리지널리티가 돋보이는 최신작으로 놓쳐서는 안 될 영화. 매력적인 다양한 주제를 가볍게 제시하는 유태계 러시아인 이야기뿐 만 아니라 개그나 연기, 아울러 이방인의 무심한 시선으로 자신이 사는 파리라는 도시의 정곡을 찌르는 묘사 또한 이 영화의 볼거리.

*감독: Arthur JOFFRE (아르튀르 조페)
*배우: Sergio Castellitto, Isabelle Gelinas
*장르: 코미디
*국적: 프랑스
*개봉일: 2004. 08.
*러닝 타임: 102 min
*시놉시스: 펠릭스와 그의 아내 뤼시는 집안 정리를 하다가 펠릭스의 아버지 뤼시엥이 입던 낡은 외투를 발견한다. 펠릭스가 외투를 걸인에게 건네준 직후 전화벨이 울리는데 화가 잔뜩 난 그의 아버지 음성이다. 하지만 뤼시엥은 2년 전에 죽지 않았던가! 조만간 펠릭스는 저승과의 통화료가 엄청나게 비싼 것을 알게 되고, 그의 생활 또한 뒤죽박죽이 된다. 외투를 되찾으라는 저승의 음성에 이끌려서 그는 아내도, 직장도, 집도 다 잃게 되는데… 방황의 끝에 선 펠릭스 만델은 이 외투에 얽힌 미스테리를 풀고 그의 길을 되찾을 것인가?

<7> La demoiselle d’honneur / 신부 들러리
/ 영문: The Bridesmaid
프랑스의 히치콕으로 불릴 만큼 스릴러 영화의 거장인 ‘끌로드 샤브롤’의 최신작.
61회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
오래 전부터 샤브롤(Chabrol) 감독은 장르를 초월하여 보물찾기 게임을 하듯이 그의 영화를 구성하고 있다. 샤브롤은 높은 영화의 질 못지 않게 관객의 수준도 높이 간주하는 품위를 지녔다.

*감독: Claude Chabrol (끌로드 샤브롤) -> 원로유명 감독
*배우: Benoît Magimel, Laura Smet
*장르: 스릴러
*국적: 프랑스/독일 합작
*개봉일: 2004. 11.
*러닝 타임: 106 min
*시놉시스: 필립은 어머니와 두 누나들, 소피와 파트리샤와 함께 외곽 한 집에 살고 있다. 그는 사업가이고, 그의 아내 크리스틴은 헤어 미용사로 일을 하며 가정에 기여하고 있다. 필립페는 그의 누나 결혼식에서 신부 들러리들 중 한 명이자 신랑의 사촌인, 상타를 만난다. 그때부터 착실하던 그는 미친듯한 열정으로 다른 삶을 살아간다. 만약 상타가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한 여자였다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그녀는 그가 생각하는 평범한 여인이 아니다.

<8> Le couperet / 살인의 도구 / 영문: The Ax
제48회 샌프란시스코 국제 영화제 개막작.
실직자의 비애를 다룬 <살인의 도구>는 코스타 가브라 감독이 프랑스의 어두운 사회를 직설적으로 비판하는 블랙 코미디
감독 토스카 가브라: 1933년생 그리스 출신의 세계적인 감독. 세계적인 정치영화의 거장으로 불린다.
영화<뮤직박스>로 1990년 제 40회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 수상
코스타 가브라(Costa-Gavras) 감독의 가혹한 작업 안에서 조세 가르시아(José Garcia)의 연기는 감동적이다. 코스타 가브라는 사회의 어둡고 불편한 면을 그의 카메라로 파고드는 경향이 있다. 그의 작품은 신랄하고 과격하며 직설적이다. 하지만 그의 시도가 돋보이는 건 시나리오 안으로 능숙하게 우리를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감독: Costas Gavras (코스타 가브라)
*배우: B José Garcia, Karin Viard enoît Magimel, Laura Smet
*장르: 스릴러
*국적: 프랑스/벨기에/스페인
*개봉일: 2005. 03
*러닝 타임: 122 min
*시놉시스: 도날드 웨스트레이크의 추리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중견간부였던 브뤼노 다베르는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어느 날 갑자기 해고 당한다. 그는 재취업을 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심지어는 그의 경쟁자들을 척살하는 일까지도…

<9> Ordo / 오르도
이 장르에 대한 로랑스 페레라 바르보자(Laurence Ferreira Barbosa) 감독의 역량을 확인해 준 영화.
독창적인 유머로 필름 느와르와 부조리 드라마의 중간 장르로 분류될 수 있는 “오르도”는 욕망이 동요하는 분위기를 감미롭게 만들어내고 있다

*감독: Laurence Ferreira Barbosa (로랑스 페레라 바르보자)
*배우: Roschdy Zem, Marie-Josée Croze
*장르: 드라마
*국적: 프랑스/포르투갈/캐나다(퀘벡)
*개봉일: 2004. 09.
*러닝 타임: 106 min
*시놉시스: 잡지를 뒤적이던 30대의 선원 오르도는 유명한 영화배우가 16년 전에 잠깐 결혼생활을 했던 자신의 아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예전과는 너무나도 달라진 그녀의 모습을 보고 혼란스러워진 오르도는 직접 그녀를 만나 궁금증을 풀기로 결심한다. 그녀의 집에 초대된 오르도가 과거의 기억과 현실 사이를 오가는 동안 그들 사이에는 모호한 유혹 게임이 시작되고…

<10> Clara et moi / 클라라와 나 / 영문: Clara and I
줄곧 로맨틱하게 전개되던 시나리오는 후반부에 이르러 예기치 못한 반전을 맞는다. 아르노 비아르(Arnaud Viard) 감독이 반전을 아주 적절하게 도입했다는 말 외에 모든 건 베일 속에 남겨둘 것이다.

*감독: Arnaud VIARD (아르노 비아르)
*배우: Julien Boisselier, Julie Gayet,
*장르: 로맨틱 코미디
*국적: 프랑스
*개봉일: 2004. 06
*러닝 타임: 86 min
*시놉시스: 33살의 이상주의자 앙뚜완은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멋진 사랑을 찾고 있다. 그는 자유롭게 파리를 누비고 다니지만 그의 외로움을 감출 수는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앙뚜완은 클라라를 만난다. 아름답고 관대할 뿐 아니라 뭘 해도 항상 매력적인 클라라에게 앙뚜완은 압도당하게 되고 두 사람은 천생연분이라 믿는다. 그러나 인생이 그들의 사랑만으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들은 예기치 못한 시련에 직면하게 되는데…

<11> Aaltra / 아알트라
2004년 제8회 부천영화제 남우 주연상 수상
프랑스식 유머, 순간적인 유머가 아닌 은근한 유머로 가득찬 영화. 날카로운 풍자가 돋보임. 아알트라는 비극적인 스토리지만 유머가 빠지지 않는 것이 매력.
상충하는 두 문화의 만남, 풍부하고 인간적인 두 상상력의 교차가 엮어내는 보기 드문 영화.

*감독: Benoît Delepine. Gustave Kervern (브느와 델레핀느, 구스타브 케르벤)
*배우: Jan Bucquoy, Aki Kaurismäki
*장르: 코미디
*국적: 벨기에/프랑스
*개봉일: 2004. 10.
*러닝 타임: 93 min / (흑백 영화)
*시놉시스: 프랑스 북부 탁트인 평원에 살고 있는 두 이웃. 한 쪽은 농사꾼, 다른 쪽은 재택 근무자인데 둘은 마치 원수 같다. 어느 날 격렬한 싸움을 하던 그들 다리 위로 육중한 농기구가 덮치고 두 사람은 휠체어를 타고 병원문을 나서는 신세가 된다. 핀란드에 있다는 농기구 제조업체로부터 보상을 얻어내기 위해 그들은 유럽을 가로지르는 여행길에 오른다. 도중에 일어나는 여러 해프닝을 통해 그들은 이웃을 재발견하게 된다

<12> Rois et reine / 왕들과 왕비
2004년 프랑스 베스트 영화 중 하나. 국내 인지도 높은 까뜨린느 드뇌브 출연
스토리는 탄탄하게 구성되었고 놀라우리만큼 절도 있으며 끊임없이 놀라게 만든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영화일 뿐 아니라 생을 사랑하게 만드는 영화다. 코믹하지만 깊이가 있고 지적이며 섬세함을 갖춤과 동시에 가벼운 터치의 영화. 감동적이면서도 멜로로 빠지지 않았다.
*감독: Arnaud Desplechin
*배우: Emmanuelle Devos, Mathieu Amalric, Catherine Deneuve
*장르: 드라마
*국적: 프랑스/벨기에
*개봉일: 2004.12
*러닝 타임: 150 min
*시놉시스 곧 결혼 화관을 쓰게 될 거라는 발표로 시작되는 노라 꼬트렐의 삶과 착오로 정신병동에 갇혔다가 초라한 모양새로 그곳을 나오게 되는 이스마엘 뷔야르의 스토리가 이 영화 안에서 평행선을 그리며 전개된다. 노라가 아들 엘리야스의 양육을 제안하러 이스마엘을 찾아오는 순간 두 평행선은 서로 합쳐지는데, 노라와 이스마엘은 몇 년 전 연인 사이였던 것. 스토리는 또다시 예상 밖의 삶을 영위하는 노라 쪽과 비극적 상황을 체념하며 병동생활에 나름대로 적응하는 이스마엘 쪽으로 나뉘어지다가 두 사람이 두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다시 만나게 되는데…

<13> Quand la mer monte / 밀물이 되면..
제 30회 세자르 영화제에서 감독이자 주연을 맡은 Yolande Moreau 여우주연상 수상
그 안에 있으면 방향 감각을 잃게 되는 새로운 전원풍경의 산업 단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동화 같은 이야기. 얼핏 보면 한 편의 가슴 아픈 영화지만 잘 다듬어진 대사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로드무비이며 점묘파적인 영화. 펠리니(Fellini)의 라 스트라다(La Strada)와 르콩트(Leconte)의 땅뎀(Tandem)을 동시에 연상시키는 영화.
*감독: Yolande Moreau, Gilles Porte (욜란 모로, 질 뽀르뜨)
*배우: Yolande Moreau, Wim Willaert,
*장르: 코미디 드라마
*국적: 프랑스/벨기에
*개봉일: 2004. 10
*러닝 타임: 93 min
*시놉시스: 이렌느는 프랑스 북부에서 “세일 어페어”라는 원우먼쇼 순회공연을 하던 중 연히 바에서 드리를 만난다. 드리는 지역축제 때 쓰는 마리오네트 “자이언트”의 포터로 일하고 있다. 두 사람의 러브 스토리는 이렇게 시작되는데 왠지 이 러브 스토리는 이렌느가 공연하는 작품과 묘하게도 닮은 데가 있다

<14> 단편모음- 육체에서 육체로, Corp à corp
*감독: 마리아나 드 반, 벵상 라발렉, 올리비에 소멀더 등
*장르: 에로티즘
*러닝 타임: 87 min
*시놉시스: 8편의 에로티즘 모음
*영화 정보:
-안마사, Le masseur/ 프랑스/ 1996년/ 픽션/ 흑백/ 10 min
-아마추어, L’amateur/ 벨기에/ 1997년/ 픽션/ 흑백/ 26 min
-곡예사, L’acrobate/ 프랑스/ 1997년/ 픽션/ 컬러/ 12 min
-밤의 여행자, Les passagers de la nuit/ 프랑스/ 1997년/ 픽션/ 컬러/ 13 min
-변신, Carcan/ 프랑스/ 2002년/ 픽션/ 컬러/ 3 min
-정사, Des câlins dans les cuisines/ 프랑스/ 2003년/ 애니메이션/ 컬러.흑백/ 8 min
-삶의 신호들, Signes de vie/ 벨기에.프랑스/ 2004년/ 애니메이션/ 흑백/ 10 min
-그들이 온다,Ils arrivent/ 프랑스/ 2001년/ 픽션/ 컬러/ 5분

<15> 단편모음- 살육, Carnages
*감독: 올리비에 소멀더, 알렝 로박, 크리챤 도르, 마티유 카소비츠 등
*장르: 공포
*러닝 타임: 95 min
*시놉시스: 10편의 공포 영화 모음
*영화 정보:
-열렬한 사랑, Adoration/ 벨기에.프랑스/ 1986년/ 픽션/ 흑백/ 15 min
-이, Le dent)/프랑스/ 1990년/ 픽션/ 흑백/ 20 min
-복도, Corridor/ 프랑스/ 1989년/ 픽션/ 컬러/ 7 min
-살인자, Assassins/ 프랑스/ 1991년/ 픽션/ 컬러/ 15 min
-작품 제66번, Opus 66/ 프랑스/ 1998년/ 픽션/ 컬러/ 6 min
-벽장/ Mon placard/ 프랑스/ 1998년/ 애니메이션/ 컬러/ 7 min
-쿵! ,Bom/ 프랑스/ 2000년/ 픽션/ 컬러/ 12 min
-피의 크리스마스, Bloody Christmas/ 프랑스/ 2002년/ 픽션/ 컬러/ 8 min


상영작

작품명

감독명

장르

상영시간()

특징

   베뉘스와 플뢰르

엠마누엘 무레

로맨틱 코미디

80

05년 제5회 프랑스영화제 개막작

여배우와 감독 방한

오  르페브르가 36번지

올리비에 마르샬

스릴러/드라마

110

05년 제55회 베를린 영화제

8개 부문 노미네이트

그   그들이 상상하는 것

안 떼롱

드라마

90

 

동물계의 종말

죠엘 브리스

드라마

107

 

릴   릴라 마침내 말하다

지아드 두에리

섹시 코미디

89

05년 선댄스 영화제 출품작

로컬 콜

아르튀르 조페

코미디

102

아도 조페(Arthur Joffé)

뛰어난 상상력이 돋보이는 최신작

감독 방한

신부 들러리

끌로드 샤브롤

스릴러

106

04년 제61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진출

살인의 도구

토스타 가브라

스릴러

122

05년 제48회 샌프란시스코 국제

영화제 개막작

오르도

로랑스 페레라

 바르보자

드라마

106

 

클라라와 나

아르노 비아르

로맨틱 코미디

86

 

아알트라

브느와 델레핀느,

구스타브 케르벤

코미디

89

04년 부천영화제

남우 주연상 수상

왕들과 왕비

아르노 데플레쉥

드라마

150

30회 세자르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61회 베니스영화제 경쟁작 진출

밀물이 되면..

욜란 모로, 질 뽀르뜨

로맨틱 코미디

93

05년 제30회 세자르 영화제

 육체에서 육체로

 (에로 단편모음)

마리아나 드 반,

벵상 라발렉,

올리비에 소멀더 등

에로

87

8편의 에로티즘 단편영화 모음

[살육]

공포 단편모음

올리비에 소멀더,

알렝 로박,

크리챤 도르,

마티유 카소비츠 등

공포

95

10편의 공포 단편영화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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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라 마침내 말하다... (Lila dit ca)를 보았다. 음~ 정크메일 이후로 이번에는 프랑스의 다양한 인종 중에서 아랍계 프랑스인이 갖는 보이지 않는 정형화된 틀을 보았다.

아랍인이 사는 quartier(지구)엔 나무라곤 시멘트화된 거리 가운데 자라나는 기이한 것 외엔 없는 소외된 곳으로 매일 소일거리를 위해 나서는 주인공의 엄마는 골목에서 흘러나오는 울음소리와도 같은 음향을 들으며 출근한다. 주인공 역시 자신의 삶은 가치가 없는 것이라 자신에게 확인시키며 다가오는 기회를 무시하기도 하며 친구들에게 뭍혀 "처량하지 않는 삶, 비슷한 삶"을 가지려 한다.

특별히 내일을 계획할 이유도 오늘의 아침을 두근거리며 맞이할 꺼리가 없던 그런 그에게 국어 선생님의 그의 작문의 재능에 대한 인정은 엄마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웃에 사는 이상한 아랍 아줌마의 양녀로 들어온 프랑스인 릴라, 그녀의 영향력은 그에게 남다르다.
금발임에도 그를 친구로 여겨 주며, 그를 상상하게 하고, 마침내 그에게 희망을 주어, 사랑이란 힘으로 글을 쓰도록 은연 중에 도움을 주게 된다. <릴라가 그것을 말하다>에서 그것이란, 비밀스런 그것, 또한 다른 누구에게도 아닌 주인공을 지목하여 정면으로 바라보며, 상상물을 사실처럼 그에게 믿도록 하며, 마침내 그녀를 믿어주던 그가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 주길 원하는가"라고 묻자,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게 되는 것. 여기에서 말은 입으로 내뱉어 지는 것이고, 사실이 아니더라도 일단 말하여 진 것은 큰 힘을 가지게 된다는 사실을 기초로 하고 있다. 이러한 말은 실제로 마치 사실인 것처럼 오해되기도 하고, 마음 속의 진심과는 달리 튀어나왔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거리를 만들게도 된다.  만약 마음에도 없는 말이 나왔다면, 그리하여 상대가 그것을 진실로 받아들였다면, 자신에겐 없던 것이었지만, 혹시 자신이 갖고 있던 마음이라고 믿게 되어버릴 수도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때론 말이다. 사랑한다는 말도 그런 것이 아닐까? 정형화되지 않는 어떤 일련의 감정들과 불안한 마음들을 사랑이라고 여겨, 자신의 입으로 나오게 되면, 그것은 사랑이라는 말로 이름지어지게 되고 이 말은 그에 따라 일련의 행동들을 불러일으키거나 하도록 강요나 제약을 강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총총하고

이 영화에선 청소년기에 갖는 불완전한 미래에 대한 고민과 갈등, 자신의 가능성에 관한 불신, 하지만 사랑이 주는 달콤한 risk 등, 이 모든 것들이 프랑스적인 어조와 눈을 가늘고 코를 세운 듯한 포즈로 시종일관  전개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오늘이 마지막 상영이었지만, 광주에서는 곧 시작된다.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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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0da 2005-06-06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릴라, 마침내 말하다>는 섹시는 맞는데 코미디는 절대로 아님, 아마도 코미디는 불어로 '극'을 지칭한 듯 하다(영어의 코미디와는 전혀 다른 의미). 한국어로 좀 더 적절히 장르를 언급해 주었으면 좋았을 듯.

2005-06-06 2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