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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사회과학 - 풀빛신서 165 ㅣ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14
최정운 지음 / 풀빛 / 199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나는 5월 18일 광주에 대한 이야기를 잘 모른다. 무엇인가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막연한 기억뿐. 얼마전에 mbc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도 있지만 영상으로 보아도 잔인함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지금은 이 책을 읽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호남 사람들이 왜 그렇게 뭉치는지, 아무리 TV에서 5.18의 기록필름을 돌려도 아무런 감정도 없었는지 알게 되는 것 같다.
오월의 사회과학. 오월은 매년 돌아오지만 1980년의 5월은 결코 우리나라에서 으레 돌아오는 5월이 아니었다. 이후 우리 사회를 결정적으로 바꾸어놓은 하나의 큰 사건이다. 인간살인집단으로 길러진 공수부대가 민간인들을 학살한 것을 넘어 민중이 탄생하고, 노동자의 조직화가 강화되고, 전세계 유례가 없는 절대공동체가 잠시 존재하는 등 5.18의 광주에서 많은 사회과학적 함의를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인간의 존엄성(하나의 암기사항처럼 배우는 것이지만)에 대한 인식이다. 5.18의 근원에는 인간으로서 지키고 싶은 마지막 존엄성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사회과학이란 결국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이기에 인간에 대한 진정한 이해만이 진실된 학문을 할 수 있는 길이다. 작은 내 눈을 다시 한 번 번쩍 뜨게 한 교수님께 경의를 표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