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ll Is Round: A Global History of Soccer (Paperback)
Goldblatt, David / Riverhead Books / 200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을 저렇게 선택한 것도 전략이 있을 터이다. 공이 둥글다는 말은 외형적인 사실을 말할 때보다는 공을 이용한 경기들의 승부는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다는 상징적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소위 객관적인 전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은 둥글기에 경기 결과를 예단하지 말라는.

이 책은 축구의 역사를 개관한 최근작으로 이 둥근 공이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가 되었는지를 밝히려고 한다. 사실 축구공은 완전한 원형이 아니었다. 완벽한 원으로 만드는 것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기술이었던가. 머레이가 썼던 축구 역사서가 있었는데 이 책은 더 충실한 내용이기를 바라고 그럴 것 같다는 기대를 품게 한다. 두툼한 책이니 천천히 읽어나가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물한 통의 역사 진정서 - '삐라 공방전'부터 '막걸리 보안법'까지
고길섶 지음 / 앨피 / 200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실 이 책을 사지 않았다. '현대사 인물들의 재구성'을 사면 덤으로 이 책 '스물 한 통의 역사진정서'를 준다기에 별생각없이 '현대사~'를 구입하였고 상대적으로 얇은 '~역사진정서'를 먼저 읽어보았다. 하지만 읽어보니 끼워팔기에는 너무 아까운 책이다. 운좋게 덤으로 얻었지만 그냥 제값 주고 샀어도 좋았을 것 같다.

 처음에는 단순히 표지에 나오는 '삐라', '막걸리 보안법' 등의 말이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를 밝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정작 내용은 후기에서 밝히는 것처럼 근대 민족주가와 국어의 관계를 규명하는 것들이었다. 마침 흥미를 가지고 있던 주제들이라 더 재미있게 본 것 같다.

 최근 우리가 그토록 신성시하던 국어, 애국가, 태극기 등 지배권력의 요구에 의해 탄생하고, 민중들의 욕망에 의해 신성함이 극대화되는 대상들에 대한 환상을 깨기 위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월드컵 때 태극기에 대한 신성함이, 올해는 윤도현을 통해 애국가가, 그리고 저자가 밝히듯 인터넷을 통한 언어파괴도 있다.

 소위 '지방 사람' 혹은 '촌놈'인 나는 서울사람들이 쓰는 '표준 국어'에 대한 집착이 상당했었다. 저자가 말하는 끊임없는 자기검열을 통해 발음은 물론 단어가 잘못되었을까봐 혹시 띄어쓰기는 잘못되지 않았나 전전긍긍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제도란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고 바꾸어나가는 것이거늘 반대로 제도의 올가미에 걸려 허우적거리고 있었으니 한심하다.

  또 대략 알고는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파렴치한 행각, 5.18보다 더했던 4.3에 대한 이야기들, 알고보면 다수결로 정했던 표준어 제정 과정 등 간만에 분노게이지를 하늘높이 치솟게 만드는 에피소드들을 보며 어이없는 웃음을 지어보았다. 하지만 그게 현실이다. 다시는 불행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말아야하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프사이드는 왜 반칙인가? - 근대 축구 탄생의 사회사
나카무라 도시오 지음, 이정환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우연찮게 수업시간에 영국과 축구에 대한 발표를 하게되어 이런저런 책을 찾아다닐 때(2003년) 축구에 대한 참고서적이 지극히 부족하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2002월드컵의 광풍이 휩쓸고 지나갔음에도 쓸만한 책은 거의 없었다. 그나마 번역본 중에 가장 괜찮은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사실 내 느낌을 말하자면 '그나마'라고 하기에는 너무 훌륭한 책이다. 고등학교 체육을 가르치던 분이 이런 책을 쓴다는 것은 뭐랄까 우리나라 교련 선생님이 전쟁사에 대한 특별한 책을 써냈다라는 놀라움에 비견될 일이 아닐까 싶다.

 일본 학계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책에 대해서 괜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던터라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에도 그리 탐탁치 않았다. 어릴 적 '업'사이드인줄 알았던 오프사이드. 이름도 생소했던 오프사이드는 도대체 왜 반칙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본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냥 보통의 제도, 규칙과 마찬가지로 원래 그렇게 있었던 것이고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마련이다. 온갖 스포츠의 외우기도 어려운 규칙들과 제각각인 경기장 규격, 공의 크기 등 이유를 따지고 들면 처음에 왜 생겼고, 무슨 이유로 변했는지에 대해 쉽게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오프사이드의 기원은 매우 복잡한 편이다.

 이 책의 온갖 미덕을 쓰고도 싶지만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냥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다만 영국의 역사, 축구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없다면 읽는 동안 괴로움이나 지루함을 느낄 위험도 크다.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한 의문, 기원을 파헤치기 위한 모든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이 책이 제국주의, 근대화, 축구, 영국에 대한 지식을 넓혀줄 수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애 소설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인상깊게 봤던 영화 GO. 똑같이 GO를 좋아했고, 가네시로 카즈키의 소설을 좋아했던 그녀를 회상하며 언젠가 가네시로 카즈키의 소설들을 읽어보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알라딘 이벤트로 밤의 피크닉과 연애소설을 함께 사게 되었다.

3개의 소설 중 첫번째를 읽으며 약간 흥미를 느꼈다. 두번째 소설에서 실망했다. 세번째 소설을 읽는 도중 매우 실망했다. 같은 소재의 계속된 반복들. 법과대학, 운명, 손을 놓지 말아라, 죽음, 재일한국인 기타 등등. 법대출신인 작가가 실제로 겪었던 잊을 수 없는 경험이 있었는지 몰라도 한번 써먹은 이야기를 하나의 소설집에서 계속 써먹는 거는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돈 들여서 책을 살 때는 신중을 기하는 편이라 이번에는 꽤 당했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었는데 다행히 마지막 소설 '꽃'이 그런 기분을 싹 가시게 해 주었다. 어지간하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써야하는데 스포일러 금지라는 주의사항이 있어서 쓸 수가 없겠다.

간략히 정리하면 세 편이 따로 있으면 괜찮은데, 지나치게 비슷한 소재가 계속 등장해서 한꺼번에 읽으면 약간 짜증이 날 수 있고, 혹시 그런 기분이 들더라도 끝까지 읽으면 만족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잊지 않을 것이며, 손을 놓아서는 안 되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전은강 지음 / 디오네 / 200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참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다. 너무 많이 써먹어서 작위적인 냄새가 풀풀나지만 그런 상상력을 가진 작가에게 일단 박수를 보낸다.

 재미있고, 인간 심리의 극도의 솔직함을 보여주는 것은 좋은데 도대체 남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산 책의 표지에는 어디에선가 이달의 우수도서로 선정되었다고 금색딱지가 붙어있다. 허무한 결말에 이어 무엇인가 안 좋은 일을 최근에 겪은 것 같은 작가의 후기를 보아도 결국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잘 알 수가 없다.

 희대의 사기범이지만 법망을 잘 피하는 아버지도 모자라 도저히 부자지간의 것이라고 볼 수 없는(마치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영화에서 부부로 등장해서 서로에게 발길질과 총질을 한 것보다 더 심한) 잔인한 가학행위들 속에 일시적 웃음말고 무엇을 바래야 하나. 그냥 역설이었다고 말하는 후기의 말로 다 때우기에는 모자란 것 아닐까.

 인간의 원초적 가학성과 성에 대한 본능이 지배하는 내용들 틈에서 너무 가끔 나오는 부자지간의 정상적 인간관계는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 (내가 엄청나게 높은 사회적 도덕기준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소설같기도 하고 조금 나이먹은 애들이 볼 동화 같기도 한 이 소설을 보니 애정결핍의 영향을 받는 두 남자는 작가와 독자인 내가 아닐까 싶다. 작가는 왜 썼으며, 난 왜 봤을까. 아직 결론을 내리고 싶지는 않다. 누군가 그냥 웃겨서 좋은 책이라는 말 말고 다른 대답을 주었으면 좋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RyanBen 2005-09-27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소설이 '우수도서'라는 딱지를 붙인 책이기에 기대치가 조금 높았던 것 뿐입니다. 세상사 모두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것은 아니지만, 상술이건 뭐건 간에 좋은 책이라고 선전하는 책이 이런 수준이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악의짙은 리뷰를 쓴 것은 '우수도서'에 대한 반발이며, 왜 우수한지 설명해달라는 것입니다. 무의미한 것이 우수할 수도 있고, 권위없는 '우수도서'인데 제가 과민반응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다른 분들의 평이 너무 호의적이기에, 또 그 분들은 그냥 재밌어서 좋았다는 평이었기에, 다른 이유를 좀 달라는 것입니다. 멋모르고 인터넷에서 이 책을 주문한 나를 탓할 수밖에. 그리고 나는 작가에게 무엇인가를 바랬다기보다 '우수도서' 딱지를 붙인 인간들에게 제발 그러지 말았으면 하고 바랬음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어쨌거나 제 항변을 볼지 말지 몰라도 그렇게 이해해주시길.

RyanBen 2005-09-28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조국, 지식, 국민이라는 단어를 떠올려서, 아버지, 어머니, 자식에 대응시킨다니 놀라울 따름이군요.(썩 어울리는 해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어쨌거나) 혹시 원래 그렇게 상상력이 풍부하신지 아니면 작가가 어딘가에서 그렇게 말했던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 책 내용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신경에 거슬리는 표현들에 집착했던 저로서 더 이상 할 말은 없습니다. 다시 보고 생각을 더 해보지요. 정성스러운 코멘트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