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신자들]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맹신자들 - 대중운동의 본질에 관한 125가지 단상
에릭 호퍼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1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기 알라딘 신간평가단으로서 첫번째 리뷰 작성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받는다는 것은 꽤 오래간만의 일로 내가 원했던 책 중 하나이기에 더 뜻깊다. 에릭 호퍼의 맹신자들(The true believer)은 60년전의 책이다. 왜 지금, 이 책인가. 

 책의 부제가 '대중운동의 본질에 관한 125가지 단상'이듯이 이 책은 반 세기도 더 이전의 인류 사회를 휘몰아친 온갖 대중운동들을 다루고 있다. 20세기 초반은 민족주의, 나치, 파시즘 혹은 종교적 광신주의까지 외부에서 보기엔 어딘가 미친 사람들의 움직임이 엄청난 결과(보통은 부정적인)를 불러일으키고 마는 시대였다. 에릭 홉스봄은 극단의 시대라고 명명했던가. 

아마 이 책이 지금 한국 사회에서 번역된 것은 여전히 대중운동이 도처에 만연해있고 이 책이 그런 현상에 대한 통찰력을 줄 수 있다는 출판사의 생각이 반영되었을 것이다. 현재의 대중들은 소위 '스마트'하게 아주 빠르고 그래서 단기적인 그러나 파괴력있는 집단행동을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중들이 정말 스마트하냐, 누군가의 스마트해보이는 주장에 휩쓸릴 뿐 아니냐는 우려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악이 정해지면 그 악을 응징하기위한 모든 행동은 정당화되기도 한다. 아마 작금의 현실이 이런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의 일부이기도 하다.  

이 책이야말로 '스마트'하다. 60년전이라는 상황 그리고 저자 호퍼가 부두노동자였다는 상황을 감안하면 어떻게 이런 책을 쓸 수 있었을가 궁금하다. 책은 대중운동의 본질을 풍부한 사례를 통해 잘 파헤친다.  

어떤 면에서 이 책은 악용될 소지도 많다. 누군가 자신의 뜻을 대중의 의지로 포장해서 관철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현실 조작을 위해 책에서 제시한 방법들을 이용하려고 할 것이다. 이미 현실에서 작동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계속해서 지적되는 언론의 조작 방송 혹은 기사 시비의 이면에는 더 큰 권력의 의지가 작동할 수도 있고, 언론사 자체의 욕망, 자본의 논리도 작동할 수 있다. 하지만 책은 그러한 대중운동의 결과로 나타나는 인간의 모습은 의존적 인간형으로 매우 나약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한다. 실제로는 생각이 없음에도 자신이 스마트하다고 착각하는 현대 사회의 인간 군상은 이미 대중의 가면 아래 붕어빵 노예가 되어버렸다.  

이 책은 마치 아포리즘으로 가득한 니체의 책을 보는 것처럼 짤막한 지혜의 말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어느 부분을 딱히 집중해서 말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체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흐름은 있다. 다만 동어반복적으로 보이는 말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 책 읽기를 조금 지루하게 만든다. 그러나 2012년을 목전에 둔 지금 1950년대 초반의 경고가 여전히 유효하고 심지어 상황이 더 심각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나를 섬뜩하게 한다. 현대사회 이해를 위해 읽어봐야 할 책 중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그다지 읽기에 어려운 내용도 없으므로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꽃도둑 2011-11-18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오는 저녁이라 리뷰보다 그림이 먼저 들어오네요.
아ㅡ 어묵탕에 소주 한잔~
크,, 사실 저도 저 그림으로 바꿀까 하다가 붕어빵으로 했는데...ㅋㅋ
술을 부르는 계절,,,10기 잘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