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달 성평등 교실 - 박스 열고 나와, 진짜 나 찾기 슬기로운 사회생활 1
아웃박스 지음, 정재윤 그림 / 파란자전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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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동영상에서 '열두달 성평등 수업'이라고 말하는데, '열두달 성평등 교실'이 제대로 된 제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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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기억 속으로 책을 배달해드리는 2분 퀵서비스!

한창 무언가를 배워가는 아이들. 주변 모든 것을 내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우리 아이들. 하지만 그 와중에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편견 또한 체득하기도 합니다. 방송을 청취하는 학부모 여러분들 그리고 학생 청취자 여러분들 모두 그러지 않기 위해 애쓰시리라 믿지만, 너무나도 도처에 깔려 있어서 도저히 피해갈 수 없는 편견이 있습니다. 바로 성별 편견입니다. 특히 보호자분들이 아이를 많이 신경써야 하는 저학년일수록 ‘아이를 위하는’ 활동을 하느라 이런 점들이 더 도드라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잠깐 숨을 돌리면서, 성별 편견이 우리 삶에 얼마나 깊게 스며들어있는지 점검해보기로 하죠. 학부모회의엔 주로 어머님들이 오시진 않나요? 아이들이 벌써부터 성별에 편향된 욕구를 보이진 않나요? ‘예쁘다’ ‘멋지다’는 이야기를 듣게 만들기 위해 원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진 않은가요? 유튜브가 추천해준 이상한 동영상을 보고 차별적인 언어를 배우진 않나요? 자기 몸을, 또는 친구들의 신체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자기도 모르는 새 무례한 언행을 하고 있진 않나요. 몰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아이가 또는 우리 사회가 이런 부분을 잘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게 걱정입니다.

이런 고민을 하는 초등학교 교사 모임 아웃박스가 여러분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해 펴낸 책과 함께, 한 달에 한 주제씩 우리 스스로의 성별 편견을 점검해보고 힘들겠지만 조금씩 고쳐나가보도록 하죠.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꼽은 키워드는 젠더입니다.

사회학에서는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역할을 구별해서 설명합니다. 남성의 몸에선 정자가 만들어지고 여성의 몸에는 난자가 있다는 건 생물학이지만, 그래서 남자는 힘든 일을 해야 한다거나 여자는 꼼꼼하다거나 하는 것은 사회가 특정 성별에 부여한 역할이나 기대치입니다. 꼭 그래야 할 자연적 도덕적 이유는 없지만, 많이들 성별에 따라 그렇게 나눠져서 활동하기에 그 사회 속에서 자란 나 또한 그렇게 보고 배우는 것. 이것을 젠더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회 속에 존재하는 성별 편견은 생물학적 원인에 따른 것이라기보단 젠더에 따른 편견, 젠더 격차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그리고 저도 중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아이들을 가르쳐주는 대로 잘 배웁니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알려주고, 왜 그런지도 알려주고, 스스로 생각하라고 하면 대부분 납득합니다. 오히려 어른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젠더 격차를 정당화하려 들거나 젠더 편견을 유지하려 애씁니다. 그리고 꼭 뒤에 ‘원래 그렇다’는 말을 덧붙이곤 하죠. 하지만 곰곰이 검토해보면, 확실한 근거가 없는 주장이거나 주변 사람들이 그러니 나도 어쩔 수 없다는 압박감의 토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는 그래서 이 책이 아이들만큼이나 어른들에게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좋은 어른이 돼야, 나중에 아이들이 자라나는 과정에서 보고 배울 만한 바람직한 시각과 가치관을 제공해줄 수 있을 테니까요. 이 책을 쫓아서 한 달에 한 개씩, 3월엔 성별 고정관념과 젠더 편견 개념에 대해 알고, 4월엔 다른 사람의 몸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고, 5월엔 학교 안에서 성별 역할이 나눠지는 것에 대해 비판해보고, 6월엔 외모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폭력에 대해서 반성해보고, 7월엔 성별에 관계없이 하고 싶은 운동을 하는 세상을 상상해보고, 8월엔 전쟁 중에 일어나는 성범죄의 비극에 대해 공부하고, 9월엔 바람직한 연애 비법을 고민해보고, 10월과 12월엔 성별 편견이 담긴 혐오 발언을 하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보고, 11월엔 성폭력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보고, 1월엔 미디어에서 젠더 편견을 읽어내는 법을 배우고요.

마지막으로 2월엔 젠더 편견이 사라진 세상에서 우리 아이가 또는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꿈꿔보면, 어느새 1년이 훌쩍 지나가 있을 것입니다.


2제 아이랑 투게더
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콘텐츠,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제가 이 책과 함께 추천드리는 콘텐츠는 이 책을 지은 아웃박스라는 단체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 성평등을 지향하는 초등학교 교사들이 회원으로 있는 곳이고, 저서와 번역서를 포함해서 책도 여러권 냈습니다. 회원들이 신문이나 방송에서 나눈 인터뷰도 많이 찾아보실 수 있을 거고요. 이 책을 읽고, 아웃박스의 생각에 공감하신다면 멀리서 응원을 보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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