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케고르, 나로 존재하는 용기 - 진실한 삶을 위한 실존주의적 처방
고든 마리노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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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우울, 절망, 죽음. 여러분은 이런 단어에서 친숙함을 느끼시나요? 아니면 거부감을 느끼시나요? 어느쪽이 됐든 이런 감정이나 상태를 언제까지 덮어놓고 외면할 수만은 없다는 사실엔 동의하실 것입니다. 이들은 언제나 예기치 못한 순간에 우리를 덮쳐버리니까요.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두 가지입니다. 이 소용돌이같은 사태 속에서 나를 잃어버리지 않고 온전히 붙잡을 것, 이렇게 자기 중심을 잡기 위해서 불안, 우울, 절망, 죽음이 대체 무엇인지 정확하게 분석할 것.

이 책의 저자 고든 마리노는 이 무거운 개념을 가장 잘 분석한 철학자로 실존주의자를, 특히 키르케고르를 제시합니다. 다른 철학자들은 불안을 억누르고 우울을 극복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절망을 외면하려다 인간의 삶에서 죽음의 중요성을 놓쳐버렸지만, 실존주의자들 특히 키르케고르만큼은 이들을 직시하고 정면으로 대결하려 했다는 이유를 대면서요.

불안, 우울, 절망, 죽음이라는 네 가지 사태는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스스로 설정할 수 있는 정신과 의식을 지닌 자유로운 인간의 본질적 특성으로부터 필연적으로 도출된다는 키르케고르의 분석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실존주의자들은 이 사태들로부터 우리의 일상을 지탱하는 긍정적인 가치를 어떻게 이끌어내는 것일까요?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키르케고르 연구자인 철학자면서 마이크 타이슨과도 친교를 나눈 적이 있는 권투코치로도 활동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저자 고든 마리노와 함께 답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꼽은 키워드는 진정성입니다. 이 책 한 장을 차지하는 주제이기도 한데요.

이 책은 철학계에서 유명한 농담으로 시작합니다. 키르케고르는 대표작인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나’라는 개념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자기는 자기 자신과 관계하는 관계이며 또는 그 관계 안에서 자기 자신과 관계하는 관계이다.’ 어떤 철학자들은 이 문장을 허튼소리로 취급하지만 이 문장을 직접 쓴 키르케고르에겐 그리고 이 책의 저자 고든 마리노에겐 인간의 본질을 통찰하는 문장입니다.

나의 의식인 부분과, 의식이 아니면서 이 세계로 던져졌지만 여전히 나와 어떤 연결고리를 갖는 어떤 부분 사이에 관계를 맺어야 하는 상황을 강제당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고, 그 관계의 성격에 따라서 사태가 발생한다는 게 인간에 대한 키르케고르의 설명입니다. 이런 관계 설정 상황 자체 때문에 언제든지 양쪽이 분리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직감이 불안입니다. 의식인 부분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의식 바깥의 부분에 자신을 내맡겨버리는 것이 우울, 이 관계 설정을 완전히 잘못해버렸을 때 발생하는 사태가 절망입니다.

반면 양면의 일치, 적어도 둘을 일치하는 상태로 만들려 노력하는 것을 키르케고르와 고든 마리노는 진정성이라고 부릅니다. 신체의 운동에 자신을 내맡기고 되는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관계맺음을 고민하는 태도가 바로 진정성인 것입니다. 그래서 옳다고 느낀 바를 바깥에 꺼내놓는 일을 나중으로 미루지 않고 즉시 실행에 옮기는 도덕성을 갖추는 것, 이런 진실한 관계맺음이 의지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체험을 발판삼아 세계의 거대함과 자신의 초라함을 깨닫는 신앙심 등이 바람직한 인간이 지니고 있는 진정성으로부터 파생된 개념들입니다.

고든 마리노가 진단하기에, 우리 시대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에 너무 신경쓰는 그러니까 SNS에 중독돼있는 시대입니다. 명시적이거나 암묵적인 사회적 차별도 내 정신과 의지에 반하는 특정한 행동을 강요함으로써 진정성을 훼방놓습니다. 무엇보다도 경건한 태도를 갖지 않으려는 나 스스로의 적극적인 나태함이 불안, 우울, 절망의 원인이 돼 육체와 정신 모두의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그는 이런 상태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다른 어떤 사람에게도 종속되지 않는 나 자신, 세계와 맺는 나만의 고유한 관계를 제대로 정립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자기자신을 영혼의 관점에서 돌보는 실천을 하나둘 시작해보시면 어떨런지, 이 책과 함께 조심스레 권해드려봅니다.


2제 아이랑 투게더
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콘텐츠,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콘텐츠는 페터 로데의 키에르케고르 코펜하겐의 고독한 영혼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책을 통해 키에르케고르의 생각을 단편적으로 들여다봤다면 심화학습하는 느낌으로 그의 삶 속에서 이 사상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아보면 좋겠죠. 로데의 이 책은, 오늘 우리가 읽은 마리노의 책에도 잠깐 언급되는 키에르케고르와 레기네 올센의 약혼-파혼 사건을 중심으로 키에르케고르의 삶을 정리한 책입니다. 이 사건이 사상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줬고 저서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만큼, 사건에 대한 많은 정보와 깊은 이해는 그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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