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생각 - 정의에서 민주주의까지
애덤 스위프트 지음, 김비환 옮김 / 개마고원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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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활동이 꿈꾸는 단 하나의 목표가 있다면, 아마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겠죠. 사실 이 조차도 모두가 동의하진 않겠지만,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활동이 가치없는 일이라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의로운 사회란 대체 어떤 사회인가요? 이렇게 질문하는 순간, 우리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으로 빠져듭니다.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2021년 우리의 질문이면서, 동시에 플라톤이 국가라는 벽돌같은 책을 통해 답변하고자 했던 바로 그 질문이기도 한 그것 말이죠.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생각하다보면 정의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여러 개념을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자유, 평등, 공동체, 민주주의입니다. 그리고 인류 역사엔 이런 개념들에 대해 독창적인 발상을 제시한 철학자들이 있습니다. 이런 발상들의 문제의식과 논리적 구조를 파악하고 우리 삶의 영역에 어떤 함축을 지니는지 많은 사람들이 안다면, 선동과 양극화에서 벗어나 더 건전한 정치 토론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철학 분야에서 살아있는 대가 중 한 명인 애덤 스위프트는, 영국 총리가 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이런 건전한 정치 토론 문화가 정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위대한 철학자들의 독창적인 발상을 우리에게 소개하는 글을 썼다고 합니다. 나와 내 동료의 운명에 관심을 갖는 훌륭한 시민으로서 한 번 이 책을 들여다봐야겠습니다. 애덤 스위프트의 정치철학 소개서 정치의 생각입니다.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꼽은 키워드는 앞서 책소개에서도 말씀드렸던 ‘정의’입니다.

이 책을 정치철학 소개서라고 소개해드렸는데, 이 분야에서 아주 유명한 책이 있죠. 바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인데요. 그래서 이 책은 샌델의 책과 다루는 영역이 많이 겹칩니다. 그렇다면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었으면 이 책은 읽지 않아도 되는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하나는 이 책이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제시된 논의보다 한 발 더 그리고 깊게 나아간다는 점입니다. 1950년 이후 현대의 정치철학 논의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과 생활윤리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익숙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약간 낯선 학자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이 학자들이 정의, 자유, 평등, 공동체, 민주주의에 대해 어떤 생각을 내놓았는지는 일종의 현대인의 고급 교양에 속합니다. 불평등, 소수자, 차별 등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문제에 대한 철학적 답변이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이 책의 저자 애덤 스위프트가 롤즈 식 자유주의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샌델과는 반대일 뿐 아니라 샌델이 속한 이른바 공동체주의 입장에 매우 비판적입니다. 스스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자신의 입장을 이 책 안에서 아주 강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건 샌델의 책이 공동체주의적 입장에서 자유주의를 비판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요. 어느 한쪽의 입장만을 접하는 것이 토론이나 사고의 발전에 좋지 않다는 것은 우리 모두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요? 편식보다는 골고루 먹는 것이 나은 것처럼, 이 책도 다른 사람들이 다 읽는 정의란 무엇인가의 논의를 뛰어넘게 만드는 그런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래서 이 책이 정의에 관해서 똑 부러지게 이야기해주는 것이 있느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정의란 우리가 끊임없이 생각하고 의미를 덧붙여 나가야하는 주제라는 게 이 책의 저자 스위프트의 입장에 더 가깝습니다. 심지어 정의는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다른 가치와 빈번하게 충돌하기까지 합니다. 그럼에도 롤즈의 말처럼 “정의는 사회의 제1덕목”이라면 그리고 다른 사람과 함께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라면, 정의라는 개념에 관한 잠정적인 답변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걸 계속 수정해나가는 게 인간으로서 지닌 의무가 아닐까요?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그 의무를 이행하는 데 약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2제 아이랑 투게더
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애드온 서비스,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을 콘텐츠는 마이클 샌델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던 정의란 무엇인가를 또 읽자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샌델이 낸 조금 더 무거운 책을 읽으며 철학자로서 마이클 샌델의 진짜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책을 한 번 읽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박사학위 논문이자 샌델의 출발점인 정의의 한계,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에서 자유를 해석하는 방식의 변화를 추적한 민주주의의 불만, 그리고 지난해 말 출판돼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논쟁적인 책 공정하다는 착각에 이르기까지. 고1을 막 맞이한 학생들에겐 약간 어려운 도전과제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꼭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혹은 나중에 대학을 간 다음에라도 정치/사회 분야에 관심이 많고 좋은 사회란 무엇인지 궁금한 청취자 여러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만한 학자라는 의미에서 2제 아이랑 투게더에 이름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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