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 - 그림과 원리로 읽는 건축학 수업
로마 아그라왈 지음, 윤신영 외 옮김 / 어크로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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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과 함께 우리의 하루를 한 번 생각해볼까요? 방이든 숙소든 우리는 집 안에서 아침을 시작합니다.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거리로 내려와 보도블럭과 아스팔트로 된 도로를 밟으며 등교하거나 출근을 하고요. 콘크리트나 벽돌로 지어진 건물로 들어가 공부하거나 일을 하죠. 점심을 먹고 잠깐 산책을 하러 주변 공원에 가면 작은 개울가를 건너는 다리가 보입니다. 한 번 건너보기로 하죠. 음식물로 텁텁해진 입안을 깨끗하게 할 겸 양치하러 화장실에 가면 수도꼭지가 있습니다. 틀면 언제든 깨끗한 물이 나오고, 나를 씻겨준 물은 하수구로 흘러갑니다. 집에 오는 길에 친구와 약속을 잡고 근처 쇼핑몰의 지하 아케이드 상가에 있는 맛집에서 저녁을 먹습니다. 그리고 집에 오는 길에 주변을 둘러보니 꽤 오래돼 보이던 건물 주변에 펜스가 둘러져 있고 ‘철거 예정’이라는 안내판이 붙어있네요.

이처럼 잘 둘러보면 우리의 삶은 건축의 결과물과 항상 함께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지은 곳에서 활동하고 쉬면서 무언가 지어지거나 무너지는 장면을 항상 목격하죠. 너무나도 일상적이기에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이 모든 것이 인류의 역사적 경험와 함께 만들어진 첨단과학의 산물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살펴보면 어떨까요? 건축이라는 관점에서 주변을 바라보게 만드는 책, 로마 아그라왈의 ‘빌트 -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입니다.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꼽은 키워드는 ‘인공물’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건축물이라는 대상에서 떠올릴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습니다. 가장 지루한 파트이긴 하지만 동시에 가장 중요한, 말하자면 건축이라는 기술 자체를 결정짓는 요소인 힘 즉 역학에서 시작해서 콘크리트와 철강 등 소재의 역사,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의 삶을 가능하게 만드는 장치인 상하수도와 엘리베이터의 원리, 건축물에서 발생한 여러 사고로부터 얻은 교훈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건물에 반영된 방식 등 그야말로 건축에 관한 모든 것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건축물을 둘러싼 다양한 요소의 변화와 발달은 자연과의 투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건축에서 자연은 일종의 대전제인 셈인데요. 건축물의 기본은 누가 뭐라고 해도 어떻게 중력을 이겨내고 높이 솟는 건물을 만들어낼 것인가 하는 고민에서 시작되겠죠. 또한 우리가 신이 아닌 이상 지름 1mm 철근이 3톤을 견디게 만들 수는 없고, 절대 부서지지 않는 콘크리트나 벽돌을 만들 수도 없고, 더러운 물을 사용하고도 배탈이나 피부병이 나지 않게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사실 이런 게 가능하다면, 우리가 굳이 건물을 지어서 그 안에 들어가 살 필요도 없겠지만요.

그래서 인류는 고민합니다. 무너지지 않는 건물을 만들려면 어떤 소재를 써야 할지, 자원을 조금이라도 덜 들이고 똑같은 기능을 하게 만들수는 없을지,  같은 돈을 써서 조금 더 많은 기능을 갖게 할 수는 없을지, 예전에 쓰던 것과 다른 방식으로 설계하면 더 나은 결과가 있지는 않을지, 게다가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면서 예쁘기까지 할 수는 없는 것인지. 바로 이런 모든 역사적 고민이 담긴 결과물이 ‘인공물’ 그러니까 인류가 만들어낸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그 어떤 인공물도 함부로 보아 넘길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2제 아이랑 투게더
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애드온 서비스,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빌트와 같이 읽으면 좋을 책은, 빌트보다는 조금 더 무겁지만 역시나 충분히 좋을 책인 에드워드 글레이저의 ‘도시의 승리’입니다. 도시는 인류가 만들어낸 건축 기술이 한데 모인 아주 복잡한 구조물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과학/공학적 의미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인문학적 의미까지 지니는데요. 도시의 승리는 이렇게 넓은 범위에서 도시를 조망합니다. 그리고 그가 내리는 결론이 매우 충격적입니다. 도시는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인간친화적이고 친환경적인 생활방식이라는 것입니다. 왠지 도시는 인간성 말살과 환경파괴라는 단어와 더 친숙한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니 굉장히 이상한 주장이죠? 그가 왜 이렇게 주장하는지, 한 번 직접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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