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가 200쪽의 책이라면
김항배 지음 / 세로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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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퀵서비스
여러분의 기억 속으로 책을 배달해드리는 2분 퀵서비스! 이항배의 <태양계가 200쪽의 책이라면> 시작합니다.

우주는 항상 우리를 부릅니다. 반짝이는 별이 오라고 손짓하고, 푸른 낮하늘과 검은 밤하늘 너머엔 무엇이 있는지 끊임없이 궁금증을 품어왔습니다. 그러나 아직 인류는 우주는커녕 우리가 땅을 밟고 서있는 지구가 속한 태양계조차 제대로 벗어날 수 없는 처지죠. 태양과 지구를 비롯한 각종 천체의 중력이 우리를 잡아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우주, 우리 지구를 비롯해 밤하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천체가 속한 우주인 태양계부터 한 번 알아보고자 합니다. 말로 이런저런 설명을 듣는 것도 좋겠지만, 그보다는 현실감 있게 시각자료로 보는 것이 훨씬 더 좋겠죠? 그에 딱 맞는 책을 여러분께 소개해드립니다. 이항배의 <태양계가 200쪽의 책이라면>입니다.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꼽은 키워드는 ‘모델링’입니다.

유명한 소설가 얘기로 오늘의 2종 보통 키워드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아르헨티나의 소설가 보르헤스가 쓴 ‘과학적 정밀성에 관하여’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어떤 지도제작자가 실제 지형에 아주 정확하게 대응하는 세계와 똑같은 지도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세계와 크기도 똑같아서 도저히 사람들이 사용할 수 없는 지도였기에 결국 버려졌다고 해요.

이처럼 우리가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만을 뽑아서 정리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걸 ‘모델링’이라고 할 수 있겠죠. 특히 인간의 이해 범위를 아득히 뛰어넘는 우주를 이해하는 일은 모델링이 아니면 불가능합니다. 모델링 방식은 그야말로 다양합니다. 아주 역설적이게도 이런 다양성은 우리가 우주를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 책을 이야기하면서 모델링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이 책의 디자인에 모델링에 관한 고민이 그대로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200페이지 정도 되는데, 이 페이지에 태양계의 반쪽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여러분이 보시는 사각형 한 변의 200배쯤 되는 거리에 우주를 담아놓은 것입니다.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수성, 금성, 화성, 지구,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이 나오고요. 그런데 태양계의 반지름에 비하면 행성은 너무나도 작기 때문에 군데군데 텅텅 빈 페이지가 나옵니다. 그 사이엔 그야말로 아무 것도 없다는 뜻이죠. 그리고 틈틈이 이 공백을 채우는 게 태양계의 다양한 천체에 관한 설명입니다.

저자는 이런 디자인을 통해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천체모델에서 느낄 수 없는 우주의 광활함과 적막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제가 읽기에 이 의도는 성공적인 것 같아요. 빈 페이지를 아무 생각도 없이 넘길 수 없게 되거든요. 물리학, 특히 천문학에 관심이 있는 모든 분들께 이 책의 디자인에 주목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제 아이랑 투게더
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애드온 서비스,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제가 추천해드리는 콘텐츠는 국립과천과학관입니다. 전국에 공공에서 운영하는 여러 과학관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과천에 있는 국립과천과학관이 가장 유명하죠. 예전에 제가 들은 과학 관련 강연에서 한 천문학자가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한국 사람은 평생에 과학관을 세 번 간대요. 어렸을 때 공룡 보러 한 번, 공룡 보고 싶어하는 자식 데리고 한 번, 공룡 보고 싶어하는 손주 데리고 한 번. 하지만 과학관에는 공룡 말고도 아주 다양한 과학 분야의 전시/참여기획 행사가 마련돼있고요. 아이들과 함께 아주 즐겁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먼거리라 발걸음이 어려우시다면 홈페이지에 VR과학관도 마련돼있으니 한 번 방문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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