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브라운이 하늘에서 뚝~떨어져, 이 세상에 나왔어요.
마르고, 눈 나쁘고,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지요.
엘리자베스는 인형 놀이에도, 스케이트에도 관심이 없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때까지 책을 읽었죠.
아주 어렸을 때부터 믿을 수 없을만큼 빨리요.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학교 기숙사에 들어 갔어요.
책이 가득 든 커다란 트렁크를 끌고 갔지요.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수업 시간 내내 공책에 낙서하기 일쑤였어요.
머릿 속이 책 읽기 대회로 가득차 있었거든요.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도서 대출증을 여러 개 만들어 친구들한테 책을 대출하게 했어요.
그러고는 책을 가지러 한밤중에 불쑥 찾아가 친구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어요.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데이트하는 것보다 책 읽기를 좋아했어요.
밤새도록...
어느날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기차를 타고 나갔다가 길을 잃어 버렸어요.
하는 수 없어 그 곳에 살 집을 마련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았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시내까지 걸어다녔어요.
감자칩도 필요 없고, 새 옷도 필요 없었어요.
곧장 책방으로 가서 말할 뿐이었죠.
"이 책 주세요."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그 길로 돌아와 책을 읽고, 읽고, 또 읽었어요.
운동을 할 때도 물구나무를 서서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어요.
마루 청소를 하면서도 책을 읽었지요.
책에 정신을 빼놓고 있다가 문설주를 들이받을 때도 있었어요.
그렇게 하루 하루가 흘러가자....
책은 의자 위에도 쌓이고, 마룻 바락에도 널렸어요.
엘리자베스 브라운이 책을 읽고 또 읽어대자 책 무게에 책장이 부러져 버렸어요.
책은 현관 기둥을 따라 높이 쌓이다가 마침내 커다란 현관문마저 막아 버렸어요.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마침내....책을 단 한 권도 더 사들일 수 없다는 가슴 아픈 사실을 현실로 받아들여야만 했어요.
그러던 어느날,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행복한 마음으로 휘파람을 불며 법원으로 갔어요.
그리고는 기부 절차에 필요한 서류 양식에 이렇게 써내려 갔어요.
"나,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전 재산을 이 마을에 헌납합니다."
이렇게 해서 엘리자베스 브라운의 도서관이 마을에 탄생하게 되었죠.
그 후,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친구의 집으로 거처를 옮기고는, 친구와 늙어서까지 오래오래 같이 살았대요.
하루가 멀다하고 도서관을 찾아 책장을 넘기고 또 넘기면서 말이죠. ^^
***출처: <도서관>, 데이비드 스몰 그림, 사라 스튜어트 글, 지혜연 옮김, 시공주니어, 2004.4
-- 글의 내용 중 일부, 임의로 편집된 부분이 있음을 밝혀 둡니다.
독서의 계절은 가을이라지만 실질적으로 책 판매량이 가장 높은 계절은 여름이랍니다.
무더운 여름, 책과 함께 시원하고 풍성한 휴가를 보내는 것도 괜찮겠다 싶습니다.
저는 지금 책 한 권을 고르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 휴가에 옆구리에 끼고 갈, 책, 을 말입니다.
얄팍하지만 낯선 여행지에서 설렘으로 다가올, 책을,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