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 여성, 아무튼 잘 살고 있습니다 - 같이는 아니지만 가치 있게 사는
권미주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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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여성, 아무튼 잘 살고 있습니다>, 권미주 지음, 이담북스, 2020


<비혼 여성, 아무튼 잘 살고 있습니다>는 먼저 혼자사는 삶을 선택한 심리상담가 권미주 작가가 어떻게 살아가는 삶이 가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개인 서사에 녹여낸 에세이다.


비혼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책인 만큼 저자가 40대인 나와 동년배라는 것 말고는 비혼 여성과 반대의 입장에 있는 기혼남성인 내가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 앞섰다, 하지만 결혼, 아이를 떠나 중요한 건 삶을 살아가는 나를 대하는 태도라는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친한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는 듯, 나의 고민을 상담가에게 털어 놓는 듯 편안한 마음으로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따뜻한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 스스로가 나에 대해서 초라하게 느낄 때,
뭔가 잘못 된 건 아닐까 하고 초조할 때

어느 순간 알았습니다.
그건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안고 가는 삶의 무게라는 걸.
결혼을 했든 하지 않았든. 아이가 있든 없든.
제일 중요한 건 나 스스로에게 얼마나 당당할 수 있고,
나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사랑하느냐에 따라
내 인생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7~8)


중요한 건 그 삶을 살아가는 나를 대하는 나의 태도입니다. (9)


특별하지 않고 뻔한 한마디가 마음에 와 닿을 때가 있다. 어쩌면 우리의 일상이 평범한 일상으로 대부분으로 채워지듯 예측 가능하고 뻔한 이야기가 마른 목에 갈증을 충분히 메워줄 수 있음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내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내 속에 있는 진짜 감정들을 인정하고,
그것을 비난하지 않은 채,
알아차리고 그대로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즉 자기가 긍정적인 면뿐 아니라
부정적인 면들까지 알아치리고 수용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89)


중요한 건 의미다.
내가 그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면
줄기찬 행복의 순간만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것은 넉넉히 감당할 수 있게 된다.
내가 그 삶에서 내게 주는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고
부여하지 못 할 때는 아무리 객관적인 상황이 좋다 하더라도
그 삶으로는 만족할 수 없게 된다. (98)


날마다 마음과 몸을 돌보는 일,
이것이야말로 내가 나답게 당당하게 살아가는 첫걸음이며,
그 첫걸음은 바로 기상 후 첫 시간부터 시작됨을 기억하자. (108)


기상 후 일상의 목록을 만드는 것이
매일매일을 보내는 나에 대한 지침이자 예의 같은 것이라면,
퇴근 후 일상의 목록을 만드는 건
나에 대한 돌봄이자 미래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다. (114)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마음이 말랑말랑 해지는 어느 날. 작은 가방에 가벼운 책 한 권을 넣어 산책하고 싶다면 <비혼 여성, 아무튼 잘 살고 있습니다>를 추천하고 싶다. 기혼, 비혼, 여성, 남성을 떠나 아무튼 잘 살고 있을 당신에게.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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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팀장생활 - 대기업 팀장 ‘케이’의 일기로 훔쳐보는
김준학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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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팀장생활>, 김준학 지음, 이담북스, 2020


<슬기로운 팀장생활>은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처음 팀장이라는 보직을 맡은 초보 팀장 분투기이다. 저자는 국내 통신 대기업 KT에서 근무하면서 신사업팀 팀장이라는 기회가 주어졌고,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겪은 일들과 고뇌를 일기형식으로 전하고 있다.


저자는 대기업 팀장의 자화자찬이나 무용담을 경계하고, “기왕에 하는 팀장생활이라면 당신은 나보다 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하소연과 푸념을 늘어놓을 만한 상황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들이 보인다.


역대 팀장들은 채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떨어져 나간 실적이 부진한 신사업팀의 팀장. 차장 직급의 팀장 아래 나이 많은 부장과 공채 2년 선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팀장 자리가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다.


저자는 경험과 함께 픽션을 가미했다고 하니 실존 인물들이 아닐 수도 있지만, 회사 내에서 초보 팀장이라면 한 번쯤 겪고 고민할 법한 사례들이어서 팀장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간접 체험을 제공해 준다.


회사 차원에서의 팀장에 대한 기대와 개인 삶에서의 기대가 다름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회사 생활이 늘 해피한 것은 아니지만, 엔딩만은 해피하게 마무리하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다. 끝이 좋으면 모두가 좋은 건 아니지만, 끝이 좋지 않으면 모든 게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차원에서는 당연히 팀장이 책상에서 보고서만 붙잡고 있기보다는
팀원들을 진두지휘하며 성과를 많이 내는 팀장을 선호한다.(
)
회사 논리가 아니라 팀장 개인 삶의 관점에서 보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만약 회사를 떠나게 되면 시킬 사람이 없을 확률이 굉장히 높다.
부탁할 사람이 있더라도 지금 내 주위에 있는 대기업 직원들보다
업무 역량이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116)


저자는 앞으로 팀장 생활을 하게 될 독자를 위해 마음관리, 소통관리, 사람관리, 성과관리 방법에 대한 석학들의 이론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TIP들도 별도의 챕터로 수록했다. 저자는 신사업팀의 팀장을 맡기 전에 사내 컨설팅 팀에서 근무했다고 하는데, 컨설턴트 경력이 있어 그런지 체계적으로 핵심 내용들을 정리해 놓았다.


매너 컨설턴트인 로잔 토머스는 그녀의 저서
<
태도의 품격>에서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또한 현명한 상사의 부하직원을 대하는 정중한 태도야말로
유능한 인력을 끌어모으고 유지하는 원동력이라고 정의했다.(190)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무엇부터 해야 할지 답답할 때는 선배나 유경험자에게 물어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면 해답의 실마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팀장을 준비하고 있거나 혹은 팀장이 되었지만 막상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한데, 주변에 딱히 물어볼 사람도 없다면 <슬기로운 팀장생활>을 펼쳐보아도 좋을 것 같다.


초보 팀장의 경험은 물론 조직 관리, 성과 관리, 리더십에 대한 이론들도 소개하고 있어, 여기에서 제시된 참고서적들로 확장해 나가면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는 오늘도 해피 엔딩을 꿈꾸며 참고서적을 장바구니에 담는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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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의 이너스페이스 - 나노로봇공학자, 우리와 우리 몸속의 우주를 연결하다
김민준.정이숙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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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의 이너스페이스>, 김민준/정이숙 지음, 동아시아, 2020


작은 잠수정을 타고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는 SF 영화 <이너스페이스>(1987)를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는 나노로봇공학자 김민준 교수가 전하는 마이크로ž나노로봇 이야기이다.


<김민준의 이너스페이스>는 마이크로ž나노로봇에 대해 소개하고 있어, 생소한 마이크로ž나노로봇에 대한 개념과 원리에 대해서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마이크로ž나노로봇은 머리카락보다 10~1000배 작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 로봇이라고 한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세계의 법칙, 즉 뉴턴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센서나 연료를 장치를 담을 수 없어 외부의 자기장이나 빛, 열 등 외부에너지를 통해서 추진력을 얻는다고 한다.


현재 나노로봇들은 극초 미세가공기술을 바탕으로
유기물 또는 무기물을 다양한 나노구조로 만든 후
외부 자기장을 이용해 제어한다.
암세포 파괴를 위해 의공학적으로 설계된
다양한 나노로봇들은 약품 전달 플랫폼뿐만 아니라
최소침습수술 등 의료 혁명을 예고하는 나노의학의 새 장을 열어가고 있다.(56)


기존의 로봇은 센서와 동력장치를 내장하고 있지만,
나노로봇은 크기가 워낙 작기 때문에
자기장, 화학 반응, , 열 등 외부 에너지를 이용하여
동력 혹은 추진력을 만들어낸다.(57)


현실 세계의 모듈식 로봇은 정육면체 각 모서리마다 센서가 있어서
다른 정육면체 모듈까지의 거리나 각도를 정확하게 계산한다.(
)
세포 기반 마이크로ž나노로봇의 경우 세포 내의 여러 감각인식기관에 의해
환경을 인식하고 주자성, 주전성, 주광성, 주화성 운동을
로봇의 운동 동작과 방향, 경로에 반영할 수 있다.
하지만 무기물을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
ž나노로봇은
환경의 특성이나 변화를 인식하는 데 한계가 있다.(107~108)


우리가 사는 거시적 세계에서 대부분의 물체 운동은
뉴턴 운동법칙에 의해 설명된다.(
)
미시적 세계, 즉 보이지 않는 작은 세상에서는 어떨까?
물론 적용이 되지만 우리 인체 내에 존재하는 유체 안에서는 좀 다르다.(126)


테르라하이메나라는 박테리아에 산화철을 먹이고 영구자석을 이용하여 자기화 함으로써 전기장에 반응하도록 만드는 과정도 흥미로웠고, 나노로봇이 개별적으로도 움직이고 기능하는 가운데, 트랜스포머처럼 군집을 이룰 수도 있다는 점도 놀라웠다.


또한 <김민준의 이너스페이스>는 세계 최초로 트랜스포머 나노로봇을 개발한 나노로봇공학자의 연구 성과에 대한 기록이자, 20여 년의 연구과정을 함께한 스승과 동료, 제자에 대한 헌사이기도 하다.


마이크로ž나노로봇 연구는 유전공학, 나노공학, 로봇공학이 융합하는 다학제 간 연구이기에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과 함께 공동 연구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스승과 제자가 경쟁자가 아닌  너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고, 나의 성공의 너의 성공이다라는 믿음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열린 협력자 관계를 맺고 있는 듯 하다. 함께한 사람들에 대한 헌사를 통해 좋은 관계 맺기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스티브 잡스는
리더와 리더가 아닌 사람들을 구분하는 기준이 바로 혁신이다라고 했다.
나는 리더와 리더가 아닌 사람들의 차이는
도전하느냐 도전하지 않느냐에 있다고 덧붙이고 싶다.(46~47)


사람을 판단하는 최고의 척도는
안락하고 편안한 시기의 모습이 아니라,
도전하며 논란에 휩싸였을 때 보여주는 모습이다.”
-
마틴 루서 킹 주니어 (47)


우리는 사람을 통해 사람을 만난다.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을, 유능한 사람은 유능한 사람을,
정직한 사람은 정직한 사람을 만나게 해준다.
그러한 만남을 통해 우리는 진보한다.(275)


연구는 사람이 한다.
스승과 제자라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따라 연구가 즐거울 수도 있고,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즐거운 연구실 생활은 연구에 큰 원동력이 된다.
언제부터인가 나 자신에게 어떻게 하면 여행(연구)하러 온 고객(학생)에게
더 즐겁고 더 유익한 여행(연구)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줄까?’라는
물음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시작했다.(288)


스승이 제자에게 화를 내는 이유는
제자가 스승의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많은 제자들을 통해 깨달은 후로는
제자의 연구에 대해 어떤 기준도 두지 않기 시작했다.
대신 기준이 아닌 관계로 제자를 보기 시작했다.
스승으로서 내가 이끌어야 하는 관계로 제자를 대했다.
그렇게 하니 제자들을 기준에 따라 비교하지 않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모든 관계가 편하고 아름다워졌다.(289)


나이가 들수록 호기심이 줄어들고, 줄어드는 호기심만큼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는 것 같다. 어쩌면 실패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시도하기를 주저하게 하는 것 같다. 효율성이라는 이름아래 과정의 수고로움은 덜하면서 결과의 성취감만 좇다 보니 실패하지 않기 위해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 같다.


<김민준의 이너스페이스>를 통해 일이든 연구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배움을 얻는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첫째가 되기 위해서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로 가야 한다.
도전 없이는 불가능하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로 접어들기 어렵다.
실패가 두렵다면 과학자나 공학자가 되면 안된다.
우리는 실패를 밥 먹듯 하는 사람들이니까.(
)
20
년 연구를 하면서 수많은 실패를 맛보았다.()
실패를 거듭하다 보면 종종 행운도 찾아온다(299~300)


자연이 추리로 시작해서 경험에 의해 끝난다는 것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실험을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 (28)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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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블 파이 - 세상에서 수학이 사라진다면
매트 파커 지음, 이경민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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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블 파이>, 매트 파커 지음, 이경민 옮김, 다산사이언스, 2020


2038119일 화요일 새벽 314.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컴퓨터는 일제히 동작을 멈출 것이다.
날짜와 시간을 저장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
Y2K38 버그가 발생한다.(390~388)


수포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학 교양서라는 말에 수포자 탈출을 꿈꾸며 야심차게 집어들었다가 좌절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쉽게 설명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포자라 이해하기 힘들었을 거라 믿고, 앞으로는 수학근처에는 얼쩡거리지 않기로 마음 먹었었다.


<험블 파이>를 읽기 전까지는 그랬다. 2038년에 2000년 밀레니엄 버그와 같은 버그가 생겨 컴퓨터가 일제히 멈출 것이라고 한다. 허튼 소리가 아니다. 68년 전 기술적 한계로 극복하지 못한, 그래서 향후 68년의 기술 진보로 해결하리라 믿었던 일이 40여 년이 지나는 동안 수정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32비트의 2진수 최대 숫자를 10진수로 바꾸면 4,294,967,295이 된다고 한다. 이 숫자의 카운트가 끝나는 날, 다시 0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시간 기록에 오류가 생겨 컴퓨터가 멈춘다는 것이다. 4,294,967,295는 충분히 큰 수다. 하지만 1초당 하나씩 카운트를 하면 약 68년이 걸리는데, 197011일을 기준으로 카운트를 시작해 2038119일이면 카운트가 끝난다고 한다. 물론 아직 18년이라는 시간이 남았기에 바로잡을 시간도 충분하다.


<험블 파이>이 책은 온 시대를 통틀어 선별한 수학 실수 모음집(409)’이라 이야기 한다. 이 책에도 실수를 세 가지 넣었다고 한다. 우선 페이지가 거꾸로 인쇄되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페이지 수가 줄어든다. 그리고 마지막에 감사의 말을 끝으로 4,294, 967,295페이지를 만난다.


평생 작은 숫자를 다루는 교육을 받았어도,
큰 숫자를 대할 때면 본능이 작동하곤 한다.
100
만과 10억의 차이가 10억과 1조의 차이와 같게 느껴지는 것이다.
둘 다 1,000배씩 차이 나니까 말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10억과 1조의 차이가 훨씬 크다.(412~411)


우리가 달을 전혀 볼 수 없을 때도, 달은 그 자리에 있다.
태양이 뒤에서 비치는 삭이 되었을 때도,
달은 빛나지 않는 검은 원으로 밤하늘에 뜬다.
며칠 동안 눈에 보이진 않지만,
실루엣으로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초승달의 중간을 관통하는 별빛을 보면 급격히 흥분핟한다.(303)


결점이 없는 완벽한 사람은 매력이 없다. 교과서에서 다루는 수학은 결점이 없다. 반드시 정답이 있고, 수학은 틀리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다. 그래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수포자가 된 것 같다. 수학이 결점도 있고, 수학의 역사가 그러한 결점을 보완해 가는 역사라는 것을 누군가가 알려줬더라면 쉽게 포기하지 않았을 것 같다.


<험블 파이>로 수학을 선행 학습했다면 수학에서 조금은 인간적인 매력을 느꼈을 것 같다. ‘수포자<험블 파이>를 통해 수학의 넘사벽을 함께 넘어보자. 2020년 올해의 책을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험블 파이>를 꼽을 것이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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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탈출 경영혁명 - 코로나 위기 제로섬에서 출발하자
엘리 골드렛.로버트 폭스 지음, 홍성완 옮김 / 새길아카데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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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탈출 경영 혁명>, 엘리 골드렛/로버트 폭스 지음, 홍성완 옮김, 새길아카데미, 2020


재고관리 비용을 줄여 영업이익을 늘리면 순이익과 투자수익률, 현금흐름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적시생산시스템(JIT, Just In Time)과 서양의 비상대비시스템(JIC, Just In Case)의 약점을 제거한 드럼-버퍼-로프(DBR)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생산라인에서 가장 느린 구간을 찾고 계획과 스케쥴을 세워 시간 버퍼를 두고 로프로 연결해 병목 없이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2020년의 기업의 위기가 재고관리를 못하고 있기 때문인지 의문이다. 지금의 위기는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양극화로 소비력이 줄고 있는 것이고, 이를 극복하고자 대량생산 시스템을 다품종 소량 생산 시스템, 심지어는 3D프린터를 이용한 맞춤형, 주문형 생산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는 시점에, 재고관리를 통한 위기 탈출은 어딘지 어색하다.


이 책의 원작은 1992년에 출간되었다. 일본의 장기불황 이전의 일본 기업의 성공모델을 벤치마킹했고, 스마트폰과 AI, 스마트팩토리가 없었던 때에 쓰여진 책이다 보니 2020년의 상황에서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이나 포드의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이 당시에는 성공한 경영 시스템이지만 2020년의 현실에서는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재고관리를 통한 영업비용 절감은 하나 마나 한 진단인 것 같다.


편집자주도 아쉽다. 사인보드(Singboard, 간반)의 편집자주는 원래는 간판이라고 해석되나 여기선 문장에 맞게 간반(肝斑)이라고 했다.’(128)고 적었다. 간반이라는 말이 흔한 용어도 아니고, 너무나 생소해서 사전을 찾았다.


간반(肝斑). 얼굴 피부에 생기는 거무스름한 얼룩(표준국어대사전)


Signboard가 얼굴 피부에 생기는 거무스름한 얼룩, 기미란 말인가?


코로나19 이후에 각 회사들의 창고에는 재고가 쌓여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최고 경영자만이 알고 있다.’(34쪽 편집자주)는 부분도 의아하다.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가 경영 위기를 초래한다면 <위기 탈출 경영 혁명>이 답을 제시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30여 년전 저자들이 코로나19를 예상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편집자들이 이러한 간극을 메워줘야하는 것 아닌가 싶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어려운 경영 위기 상황을 탈출하고자 이 책을 읽고자 한다면, 이 책이 쓰여진 30년 전과 지금의 간극은 스스로 메워야 한다는 점은 꼭 상기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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