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의 일
북노마드 편집부 엮음 / 북노마드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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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의 일, 북노마드 편집부 엮음, 북노마드, 2019


취미란에 음주가무대신 독서라고 거짓말을 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진짜 독서가 취미가 되면서부터 한 번쯤 들었던 생각들이 있다. 첫째, 언젠가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고 싶다는 것. 둘째, 좋아하는 책과 늘 함께 할 수 있는 서점을 운영해 보고 싶다는 것. 물론 둘 다 어려운 과제들이나, 여전히 나의 버킷리스트에 올라 있다.


책과 늘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꼭 서점이 아니라, 도서관도 있다. 그런데 유독 서점이 끌리는 이유는 도서관은 나의 주도성을 갖기 어려운 공적인 영역의 일로 여겨지고, 서점은 나의 주도성이 보장(?)된 자유로운 영역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서점 운영은 은퇴 후 꿈꾸는 귀농귀촌의 도시버전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건물주가 아닌 이상 피해갈 수 없는 임대료의 압박을 생각한다면 서점은 여느 자영업보다도 어려운 일이란 생각에 쉽사리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 평생 꿈으로만 남아 있을 수도 있고 생각했다.

북노마드의 <서점의 일>은 전국 9곳의 독립서점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점의 일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1.  1956년 이후 3대째 비즈니스의 기본을 지키며 운영하고 있는 강원 속초 <동아서점> 김영건 대표.
2.
마을의 빵집처럼 주민과 함께하는 여행서점인 서울 중랑 <바람길> 박수현 대표.
3.
멸종위기인 밤수지맨드라미(연산호)’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의 제주 우도 <밤수지맨드라미 북스토어> 이의선 대표.
4.
책을 메인으로 남해와 어울리는 공간을 만드는 경남 남해 <아마도책방> 박수진 대표.
5.
책을 읽고 쓰는 사람들이 우연히 모이는 공간, 서울 마포 <어쩌다 책방> 김수진 디렉터, 윤지희 매니저
6.
’, ’. 책으로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는 의미의 서울 마포 <책방 서로> 고영환 대표.
7.
독립 서점 기반의 로컬 플랫폼을 꿈꾸는 도시인문학 서점인 서울 마포 <책방 연희> 구선아 대표.
8.
변질되어버린 취미는 독서라는 말이 제 뜻을 되찾길 바라는 부산 해운대 <독서는 취미> 김민채 대표
9. ‘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인 서울 관악 <하얀정원> 홍예지 대표, 홍예린 매니저

독립서점을 운영하게 된 동기와 구체적인 서점의 하루 일과, 책을 고르는 서점의 운영 원칙 등 7가지 공통 질문과 6~7개의 개별 질문을 통해 서점이라는 무대 뒤에서일어나는 일과 각각의 독립서점에 대해서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1. 독립 서점을 운영하게 된 혹은 일하게 된 동기
2.
서점의 구체적인 하루 일과
3.
책을 고르는 기준, 서가 운영 원칙
4. SNS
를 통한 고객과의 커뮤니테이션, SNS 핵심 스토리텔링
5.
기대했던 것과 달리 어려운 점,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사이의 스트레스
6.
책과 독자의 관계를 위한 제안
7.
앞으로의 책방/서점 문화에 대한 전망


<서점의 일>을 읽으며, 나 역시 서점의 일에 대한 판타지를 갖고 있음을 깨달았다. ‘서점의 일을 마치 대학 캠퍼스의 낭만이나 귀촌 생활의 여유로움과 같이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일에 대해 품고 있는 판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점도 엄연히 고객을 맞이하는 비즈니스공간으로써 일상의 일들로 채워져 있으며, 생존을 위한 지속가능성을 고민해야하는 치열한 경영현장임을 깨달았다.


자영업으로서의 노하우
매일 청소해서 매장을 깨끗이 유지해야 한다는 것.
하루하루 매출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
단기간에 열정을 쏟는 일이 아니라
오랜 시간 천천히, 열정을 미지근한 온도로 분배해야 하는 것.
- <
동아서점> 김영건 대표(34)


독립서점이나 독립출판문화를 전혀 알지 못하면서도 책방을 하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아마도책방>의 박수현 대표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는 내가 가진 환상을 깨고 현실을 직시하는 계기가 되었다.


책방을 하면 생각보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책 한 권을 팔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하는지,
얼마나 자주 재고를 확인하고 주문하고 정리해야 하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환상과 선입견
(
좀더 구체적으로 써보면 책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늘 한가하고 여유로워서
매일 아침 향긋한 커피를 내려 마시고,
편안한 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책을 읽을 거라는 생각)에 시달리는지,
혹은 본인도 지금 그 환상을 가지고 책방을 바라보는 건 아닌지,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먼지가 서가에 쌓이고 얼마나 자주 그 먼지를 털어내야 하는지
- <
아마도책방> 박수진 대표(128~129)


또한 독립서점을 이용하는 고객으로써 나의 얄팍한마음에 일침을 가하는 이야기들도 있었다. 온라인 서점의 영향으로 10% 할인된 가격이 본래 책값이라 생각하던 얄팍한마음과 온라인 서점의 신간 위주의 책추천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오프라인 서점을 방문하던 얄팍한마음에 뜨끔했다. 앞으로는 오프라인 서점을 방문해서 절대 빈손으로 나오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책을 할인해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거든요.
그런데 대형 서점에서 책을 살 때는 할인해달라고 안 하잖아요.
카페에서 카피를 할인해달라는 사람도 없고요,
온라인 서점의 영향 때문인지 책이란 당연히 할인해서 구입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요.
그게 좀 아쉬워요.
- <
책방서로> 고영환 대표(163)


서점을 공유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책은 무료로 보는 것이다,
서점은 책을 사지 않아도 드나들어도 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건 도서관의 역할이에요.(
)
서점에서 거의 화보를 찍듯이 사진을 찍거나,
책은 사지 않은 채 온갖 책 사진을 찍는 사람,
과도한 서비스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손님을 마주할 때는 힘이 들어요.

- <책방 연희> 구선아 대표(172~173)


독립서점은 현재 꾸준히 늘고 있다. 기존 대형서점과 온라인 서점을 대체할 정도의 파괴적힘을 지녔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형서점과 온라인 서점의 존속적 혁신에 잠식될 우려도 있다. 저성장이 지속되는 뉴노멀시대에 가계 소비는 줄어드는 수축 사회가 예상되고, 유투브 등 영상미디어의 발달로 1인당 독서량도 계속 줄어들고 있어 독립서점에게는 더욱 어려운 시기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책방의 역할은 책을 팔고 사는 공간을 넘어
마을의 빵집처럼 주민과 함께하는 곳이라는 것.
바람길 박수현 대표(42)


좋은 책을 찾는 책방지기의 마음과
자신의 책을 소개할 책방을 찾는 작가의 마음이 닮았다고 생각해요.
-
밤수지맨드라미 북스토어 이의선 대표(78)


책방은 책을 사는 공간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함께하는 공간’, ‘친밀한 소통의 공간’,
지역 문화 교류의 장으로서 역할도 겸하고 있어요.
-
아마도책방 박수진 대표(114)


취미는 독서야라고 당당하고 즐겁게 말하자고 제안하고 싶었어요.
취미는 독서라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 우스꽝스럽게 변질되기도 했고,
취미는 쓰세요라는 칸에 독서를 적는 것은 쉬운 일이자 동시에 어려운 일이니까요.
-
취미는 독서 김민채 대표(198)


나를 책방 창업으로 이끈 것은 삶을 대하는 책방 주인들의 태도였는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이 차린 회사에 취직하는 대신 스스로 내 일을 만드는 태도.
망할 가능성이 크지만 해보고 싶은 일을 용기 내어 시작하는 태도.
쉽사리 포기하지 않고 그 일을 지키기 위해 계속해나가는 태도.
-
취미는 독서 김민채 대표(249)


사람이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이 무궁무진한 이야기 주머리를 열어 탐색하는 것, 서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에 대한 해석을 활발히 교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하얀정원 홍예지 대표, 홍예린 매니저(226)


사람들이 책방/서점을 방문하면서 기대하는 것은
그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 자체입니다.
갑자기 뜨는 시간 혹은 여가 시간에 전시를 보러 가고 영화를 보러 가는 것처럼,
이제는 책방/서점에서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내며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것입니다.
-
하얀정원 홍예지 대표, 홍예린 매니저(230)


가게라는 공간은 핫플이 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장소를 개방하고 그곳에 모이는 손님에게 무언가 길을 제시하는 것도 가게의 일이다.
-
북노마드 윤동희 대표(273)


독립서점은 관계를 만드는 거점이란 생각이 들었다. 서점과 책, 책과 독자, 독자와 작가가 만나 관계를 만들고 소통하는 공간으로써의 독립서점.
또한 독립서점은 문화를 만드는 공간이란 생각도 들었다. 단순히 을 파는 공간으로써가 아니라 자리한 지역의 문화를 만들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이 독립서점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싶다.


<서점의 일>을 통해 책을 읽으며 갖게 된 두가지 버킷리스트를 지우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앞으로 독립서점, 독립출판과의 관계 맺기, 지역사회와의 관계 맺기를 통해 책을 매개로 내가 만들고 싶은 공간’, ‘내가 제안하고 싶은 공간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고 싶은 일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세상이 내게 요청하는 일들을 의심해야 한다.
그 일의 상당수는 그들의 편리와 필요를 위해서다.
그 일에 내 삶을 저당 잡혀서는 안 된다.
-
북노마드 윤동희 대표(273)


아침에 잠에서 깨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다.
-
밥 딜런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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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 - 올려놓고 바라보면 무럭무럭 잘 크는 트렌디한 다육 생활
톤웬 존스 지음, 한성희 옮김 / 팩토리나인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 톤웬 존스 지음, 한성희 옮김, 팩토리나인, 2019


 

마이너스의 손이었다. 집의 넓은 베란다에 삭막함을 덜고자, 그리고 미세먼지로 실내공기정화를 위해 식물을 키우고자 마음먹었었다. 다육이는 잘 자라기도 하고, 손이 많이 가지 않으니 초보자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말에 다육이를 들여놓았었다. 처음에는 잘 자라는 듯 하더니, 분갈이하고, 분구하고 나니 시름시름하다가 모두 죽고 말았다.


그 다음에는 선인장을 추천받았다. 다육이보다 더 쉽다는 말에 덜컥 사고 말았다. 그러나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 “마이너스의 손이라며 다시는 식물을 기리는 것에 관심을 갖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잊고 있었는데, 붉은 색의 토끼귀를 연상시키는 선인장이 그려져 있는 <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를 발견했다. 일러스트로 그려진 선인장은 사진으로 보는 듯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일러스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떤 것이건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해 족족 죽이는 식물킬러라면 선인장과 다육식물은 딱 좋은 실내화초랍니다. 보기 좋고 손이 많이 가지 않거든요. 이들은 편한 룸메이트가 되어, 여러분의 실내 공간에 독특한 개성과 활력을 불어넣어줄 거에요. (P4)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톤웬 존스는 어려서부터 선인장과의 특별한 경험을 통해 선인장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할머니왛 함께 방문한 런던 큐 왕립식물원에서 느낀 식물들의 감촉과 모로코 마조렐 정원에서 만난 선인장을 통해 힘들고 지친 마음을 위로 받은 뒤 본인의 결혼식을 선인장으로 장식하고 부케도 다육식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도 집과 작업실 등을 선인장과 다육식물로 꾸며놓았으며, 맵메이커로 디자인 작업을 하는데 많은 영감을 받고 있다고 한다.


 

<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는 일러스트와 함께 식물의 형태 등을 설명하고, 가꾸기는데 필요한 정도들 (크기, , , , 주의점 등)과 스타일링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으며, 공기정화 효과, 꽃이 피는 식물 등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구분하였다.


 

 

공기정화 효과가 탁월한 식물
흑법사 / 알로에 베라 / 용설란 / 복륜산서베리아 / 염자 / 꽃기린 / 십이지권 하워르티아 / 만손초 / 멕시코울타리선인장 / 금호선인장

 

쑥쑥 잘 커서 기르는 재미가 있는 식물
까라솔 / 흑괴리 / 성미인 / 부다템플 / 백운금선인장 / 장군선인장 / 아파니스 / 월토이 / 청쇄용 크라술라 / 만보 / 캘리코 키튼 / 조비바르바 글로비페라 / 낚싯바늘선인장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서 더욱 매력적으로 자라는 식물
녹태고 / 백도선선인장 / 썬버스트 철화 / 기둥선인장 / 우주목 / 파인애플선인장 / 펄 폰 뉘른베르크 / 홍옥 / 천년초 / 연필선인장 / 비모란선인장 / 데저트 캔들 / 중국돈나무 / 명나라선인장

 

특유의 개성 넘치는 꽃이 예쁘게 피는 식물
러브체인 / 멕시칸 스노우볼 / 크리스마스선인장 / 황금사선인장 / 난봉옥선인장 / 이부인 / 백단선인장 / 컬리락 / 금빛백합선인장 / 성을녀 / 옥주염 / 거미바위솔 / 하티오라선인장

 

팔랑 귀는 어쩔 수 없구나 싶다. 먹을 수 있는 열매가 열린다는 천년초와 영하 4도에서도 끄떡 없다는 꽃봉오리 같은 맥시칸 스노우볼은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식물을 키워보고 싶으나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거나, “마이너스의 손”, “식물킬러라 다시 도전하기 망설여졌다면 <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와 함께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혹 도전이 망설여진다면 <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의 일러스트를 펴 놓는 것만으로도 인테리어 효과는 물론 마음의 안정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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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실무 엑셀 데이터 활용 + 분석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시리즈
김경자.송선영 지음 / 한빛미디어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엑셀 실무 데이터 활용+분석, 김경자,송선영 지음,  한빛미디어, 2019


 

회사업무 중에서 가장 많이 쓰는 OS는 단연 엑셀이다. 보고서 작성을 위해서는 워드나 파워포인트도 이용되지만, 데이터 작업, 차트, 표 작업을 위해서는 엑셀을 반드시 이용해야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보고서도 엑셀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워드나 파워포인트로 옮겨서 보고서를 작성하기보다는 엑셀에서 보고서를 바로 작성하면 데이터 관리도 보고서 관리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머릿속에 그린 보고서 양식을 엑셀로 제대로 구현하지 못해 쩔쩔맨 경험이 있다. 웬만한 상상은 엑셀로 구현되어 있을 만큼 많은 기능이 있지만, 그 기능을 다 알지 못한다는 한계도 있지만, 알고 있는 기능도 늘 사용하는 기능만 사용하다 보니, 제대로 활용을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종 엑셀 함수 책도 사보고, 새로운 기능을 소개하는 책도 사서 본다. 실무에 도움이 될 만한 기능이 있을지, 머릿속으로 그린 레이아웃을 실현할 수 있는 기능이 있을지 탐색하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쓰지 않는 기능들은 점점 잊혀지고 매일 익숙한 기능에만 의존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뭔가 시간을 단축할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그걸 찾아서 하자니, 자주 사용하지 않을 것 같아 그냥 익숙한데로 하다보니 점점 비효율적으로 수식만 복잡하고, 파일 용량만 무거워지곤 한다.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엑셀 실무 데이터 활용+분석의 저자 김경자, 송선영도 엑셀은 많이 아는 것보다 잘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며, 기능을 많이 아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핵심적인 기능을 업무에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엑셀은 많이 아는 것보다 잘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엑셀에서 관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은 방대해지고 처리해야 할 업무의 양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다루며 작업하다 보면 그때그때 업무 처리에만 급급하여 익숙한 엑셀 기능만 사용하게 됩니다. 당장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지만 매번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업무의 효율은 점점 더 떨어질 것입니다.
실무에서는 엑셀의 기능을 많이 아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엑셀 기능의 쓰임새를 정확히 익히고, 그 기능의 활용 방법을 습득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핵심적인 기능을 업무에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 작업 시간은 단축되고 업무 효율도 향상될 것입니다.
(
저자 서문 중에서
)


 

최근에 체류 재고 중 기부 임박 시점을 모니터링하고, 기부 결정이 나면 가장 효과적인 기부처와 매칭하기 위한 엑셀양식을 고민하고 있었다. 제조 품목도 많고, 수량도 많아 데이터가 방대하기 때문에 원하는 데이터를 찾기 위해서는 뭔가 효율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느낀 시점에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엑셀 실무 데이터 활용+분석을 만났다.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엑셀 실무 데이터 활용+분석는 엑셀 데이터를 다루기 위한 핵심 기능을 소개하는 파트와 실제 데이터를 활용하고 분석하는 파트로 나뉘어 있다.


먼저 핵심기능 50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데이터 편집 및 서식 기능, 수식과 함수 기능, 차트 작성과 편집 기능 그리고 데이터 관리 기능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링크된 그림을 일괄 삭제하는 기능과 합계, 소계 등의 셀을 일괄 삭제하는 방법을 보면서, 그간 얼마나 헛된 노가다(?)를 한 것인지 헛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업무를 하면서 전혀 사용하지 않았던 IFERROR 함수나 OFFSET 함수는 바로 적용할 분야가 많았다. 차트에서도 겹친 막대 차트 작성하는 방법이라든지, 오차 막대를 활용해서 이벤트 구간을 표시하는 방법도 정말 유용한 기능이었다.


 

그리고 데이터 활용, 분석 부분도 정말 실무 업무를 하면서 한번쯤 고민했던 부분을 자세히 짚어주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외부 데이터로 분석을 하려고 하면 양식이 제각각이고, 빈셀도 많고, 숫자/텍스트 구분이 모호해서 일일이 수작업으로 가공을 해야했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시간보다 가공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려서, 외부 데이터를 활용하기가 꺼려졌었다.


 

수식 등 여러 기능을 활용해서 데이터를 가공하면 오류 가능성도 줄고, 가공을 위한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통의 컴퓨터 활요서는 초반에는 내용이 충실하다가도 마지막에 가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내용으로 채워지거나, 초반의 충실함에 비해 다소 부족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엑셀 실무 데이터 활용+분석는 마지막 챕터까지 유용한 기능으로 채워져 있었다. ‘선택한 데이터가 표시되는 세로 막대 차트와 도넛 차트로 보고서 작성하기는 꼭 실무에서 활용하고 싶은 기능이었다. 세로막대 차트와 도넛 차트를 동시에 표시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 연도별 실적과 해당 연도의 세부 실적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하고, 연도만 바꾸면 해당 연도를 하이라이트 표시할 수 있어 시각적으로 완성도가 높아보였다.


 



엑셀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며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면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엑셀 실무 데이터 활용+분석으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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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는 여행
정혜윤 지음 / 북노마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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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는 여행, 정혜윤 지음,  북노마드, 2019

 


기업의 오너가 아닌 이상은 반드시 회사를 떠나야 하는 날이 온다. 떠밀려 나가게 되든, 제 발로 나가든. 기업에 종신토록 고용이 보장된 사람은 오너 일가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떠밀려 나가게 되는 사람들은 그날이 오기 전까지 본인이 떠밀려 나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은 알지만, 나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전까지는 남의 일처럼 의식하지 못하고 살다가, 어느 덧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면 되돌릴 수 없는 시간에 후회만 남기게 되는 것처럼, 회사생활도 끝이 있음을 알게 되어도, 퇴사 후, 혹은 은퇴 후의 준비가 만만치 않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이직이나 퇴직, 전직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정년 퇴직 후 편안한 노후를 위한 인생 2모작을 준비하라는 내용도 있고, 취직을 위해 노력한 만큼 이직을 위해서도 노력을 해야 한다는 책도 있다. ‘직장 생활이 체질이 아니라떠나는 사람의 이야기도 있고, 창업을 위해 떠난 사람의 이야기도 있다.


 

퇴사는 여행. 제목이 신선했다. 퇴사를 여행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실제로 퇴사 후 여행을 실천하는 모습에 부럽기까지 했다. 가진 것이 많으면 잃을 게 많아 두려움이 많아진다고 하는데, 나는 가진 것도 많지 않으면서, 두려움만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혹은 다른 이의 시선을 너무 의식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누구나 저마다의 길을 찾아가는 여행자다.(P24)


 

시작하는 데 누군가의 허락이 필요가 없다()
해보고 싶은 게 있으면 그냥 하면 된다. 무엇이든 시작할 권리는
남이 아닌 나 자신에게 있다.(P157)


 

퇴사는 여행은 저자가 직장생활을 하며 겪은 이야기와 퇴사를 하고 여행을 하며 쓴 여행이야기로 구성되었다. 직장 생활과 여행하며 겪은 이야기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마치 저자의 일기를 들춰보는 듯 했다. 여행기를 읽을 때는 기회가 되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을 만큼 잘 표현되어 있다.


 

퇴사를 고민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다면 퇴사는 여행으로 사전 준비를 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


 

퇴사 전 자신에게 물어보면 좋은 질문 두 가지
첫째, “내가 기여할 것이 있는가?”
둘째, “내가 얻을 것이 있는가?”(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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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 을유사상고전
묵자 지음, 최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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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 묵자 지음, 최환 옮김, 을유문화사, 2019


춘추전국시대에 활동한 공자, 맹자, 순자, 노자 등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묵자는 생소했다. 그러나 한비자 <현학>에서 세상에서 잘 알려진 학파는 유가와 묵가다. 유가의 시조는 공구이며, 묵가의 시조는 묵적이다라고 이야기 하며, 당시에는 유가와 묵가가 널리 퍼졌다고 한다.


묵학은 일찍이 선진 시기 현학중의 하나였는데, 당시에는 묵학에 대한 언론이 천하에 가득하였다”. 이를테면 한비자 <혆현학>에서 세상에 잘 알려진 학파는 유가와 묵가이다. 유가의 시조는 공구이며 묵가의 시조는 묵적이다라고 말한 것과 같은 것이다. 묵가 학설은 당시에 광범위하고 깊은 영향을 끼쳤으나, 그 후에 날로 쇠락하였는데, 그 원인은 우선 묵가 사상과 통치 계급과의 이익 충돌이 갈수록 심해졌기 때문이다.(P1211)


을유문화사의 묵자는 1200페이지로 두께부터 만만치 않았다. 과연 끝까지 읽는다는 것이 가능할지 자신이 없었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는 것도 방법이겠으나, 우선 묵자에 대해 생소하여 1203페이지에 실린 해제부터 읽었다.


해제는 묵자라는 사람과 묵자라는 책으로 구분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먼저 묵자라는 사람은 성명은 묵적이고, 공자와 맹자의 사이의 시대를 살았으며, 노동자 계층에서 태어났고, 노동 계급의 장인 출신이라고 추정된다고 한다


여씨춘추 <박지>에서는 공구와 묵적을 병렬하여 묘사하였는데, 공구의 성이 공이고, 이름이 구라는 사실로 볼 때 묵적도 당연히 성이 묵이고 이름이 적임을 알 수 있다.(P1203~1204)


우리는 묵자와 공•맹의 관계로부터 비교적 정확한 생졸년의 범위를 얻을 수 있다. 공자는 살았을 때 묵적을 언급한 적이 없었는데, 이로부터 묵적의 활동 연대가 공자의 뒤임을 확정할 수 있다. 이 밖에 우리는 묵자 안에서 맹자를 언급한 적이 없었음을 알 수 있는데, 맹자가 일찍이 사방을 주유할 때 묵적의 학설을 대단히 격렬히 공격한 적이 있었으나, 묵적은 오히려 그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로부터 묵적의 활동 연대가 맹자보다 빠르다는 사실을 추측할 수 있다. 그래서 묵적은 공자(기원전 551~기원전 479) 뒤에 태어나 맹자(기원전 372~기원전 289) 출생 전에 죽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P1206)


적지 않은 학자는 묵자가 노동자 계층에서 태어났다고 했다.()
묵적은 노동 계급의 장인 출신으로 학습과 실천을 통해 스스로 일가의 학문을 만들어 겸애비공등의 사상을 주장하였는데, 결과적으로 많은 제자가 따르는 스승이 되었다.(P1207)


묵자라는 책은 총 71편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현재는 53편만 남아있다고 한다. 53편의 내용은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고 한다.


1. <친사>, <수신>, <소염>, <법의>, <칠환>, <사과>, <삼변> : 묵자의 초기 사상이며 유가 학설에서 벗어난 후 얼마 되지 않는 시간에 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2. <상현>, <상동>, <겸애>, <비공>, <절용>, <절장>, <천지>, <명귀>, <비악>, <비명>, <비유> : 묵가학파의 대표작으로 일반적으로 <비유>를 제외한 나머지 열 개의 이론을 묵자 십론이라고 한다.


3. <경 상>, <경 하>, <경설 상>, <경설 하>, <대취>, <소취> : <묵경> 혹은 <묵변>이라고 하며, 묵자가 창작한 변론학이나 후학들의 견해도 포함되었다고 한다.


4. <경주>, <귀의>, <공맹>, <노문>, <공수> : 묵자의 언행을 기록한 것으로 묵자언행록으로 간주하여 읽어도 무방하다고 한다.


5. <비성문>, <비고림>, <비제>, <비수>, <비돌>, <비혈>, <비아부>, <영적사>, <기치>, <호령>, <잡수> : 침략적인 불의의 전쟁을 반대한 묵자가 전하는 11편의 방어 전법서이다.


춘추전국시대, 전쟁이 일상인 시대에 묵자는 전쟁을 반대한 평화주의자였다고 한다. 그는 비열한 침략전쟁에 반대하고, 방어전략의 병법 11편을 남겼다. <비성문>, <비고림>, <비제>, <비수>. <비돌>, <비혈>, <비아부>, <영적사>, <기치>, <호령>, <잡수>이다. <비성문>은 일종의 수성전에 대한 병법서로, 적이 쳐들어 왔을 때 어떻게 성을 지킬 것인지 매우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비고림>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바라보며 공격하는 것을 막는 방법인데, 이 또한 매우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하나하나 준비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너무 꼼꼼히 적혀 있어 이대로만 한다면 지키지 못할 이유도 없어 보였다.


묵자는 정의로움상현’, , 현명하고 재능 있는 사람들을 숭상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현명하고 재능 있는 사람들을 신분보다는 능력 위주로 우대하여 뽑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서로 사랑하는 겸애사상을 주장한다. 이러다 보니 당연히 전쟁을 반대하는 비공으로 연결되는 듯하다.


정의로움à 현명하고 재능 있는 사람들을 숭상하는 상현à 운명론을 반대하는 비명à 서로 사랑하는 겸애à 전쟁을 반대하는 비공à 불필요한 낭비를 막아야 한다는 절검’, ‘절장à 유가를 반대하는 비유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묵자가 유가를 비판한 이유는 첫째, 상례, 혼례 상의 친소존비차별, 둘째, 완고하게 운명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 셋째, 번거로운 예약, 넷째, 옛것을 중시해야 어질다고 주장하는 것. 다섯째, 처세의 태도에 대해 비판했다.


유가들은 친척을 사랑하는 데도 차등이 있고, 현명한 사람을 존중하는 데도 등급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것은 친하고 먼 사람과 높고 낮은 사람의 다름을 말하는 것이다.()
만약 친하고 먼 관계로써 상을 입는 기간을 정하면 친한 사람에게는 기간을 길게 하고 먼 사람에게는 기간을 짧게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아내와 적자의 복상 기간을 부모와 같이 하였다. 만약 높고 낮은 관계로써 기간을 정하면 그들은 아내와 아들을 부모와 같이 높이면서 백부와 종족 내의 형들은 서자와 같이 보았으니 상리를 위배함이 이보다 크겠는가(P607~608)


또한 완고하게 운명이 있다고 주장하는 의론은 이렇게 말한다.
장수와 단명, 빈공과 부귀, 안전과 위험, 다스려짐과 어지러움은 본래 천명에 달려 있어 줄이거나 늘일 수 없다. 궁생과 통달, 상과 벌, 행복과 불행은 이미 정해져 있어 사람의 지혜나 힘으로는 바꿀 수가 없다.” 많은 관리가 이것을 믿게 되면 자신의 직분에 태만해질 것이며, 서민들이 이것을 믿으면 자신이 하는 일에 태만해질 것이다. 관리들이 부지런히 다스리지 않으면 어지러워 질 것이며, 서민들이 농사에 부지런하지 않으면 가난해질 것이다. 가난해지고 어려워지는 것은 정치의 근본을 위배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유가들은 그것을 주장하고 가르치고 있으니 이는 천하 사람들을 해치는 것이다.(P612~613)


당대에는 유가와 쌍벽을 이룬 묵가이지만, 역사는 유가의 승리(?)로 유교로써 대우를 받는 반면 묵가는 잊혀지고 지워졌다고 한다.


유가는 공자 뒤에 맹자나 순자 등 유명한 사상가들이 있었지만, 묵자 뒤에는 뛰어난 계승자가 없었다. 한나라 무제가 동중서의 제자백가를 물리치고 오로지 유가만을 존숭한다는 의론을 채택한 결과, 묵학을 천백 년 동안 침체의 늪에 빠지게 하였다.(P1211)


신분제 사회에서 신분은 이미 태어나면서 결정된 것으로 바꿀 수 없다는 운명론과 결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신분제 사회에서 묵자는 운명론을 반대하는 비명을 주장하였다는 것에 무척 놀랐다. 지배계급에서는 당연히 신분이라는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통치하는데 편할 것임으로 묵자의 사상이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되었을 것 같다.


지금은 신분제 사회도 아니지만, 경제적 양극화로 인해 금수저’, ‘흙수저라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하기에 변형된 신분제 사회라고 할 수 있는데, 말로만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하지만 딱히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2500년전 묵자의 주장이 더욱 가슴에 남는다.


옛날 왕공대인은 국가를 다스림에, 모두 국가가 부유해지고 인민이 많아지며 형법과 정무가 다스려지기를 바랐다. 그러나 국가는 부유해지지 않고 가난해졌고 인민은 많아지지 않고 적어졌으며 형법과 정무는 다스려지지 않고 어지러워졌으니, 본래 바라는 것을 잃어버리고 싫어하는 것을 얻었는데, 이것은 무슨 까닭인가?”
묵자께서 말씀하셨다.

운명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민간에 많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운명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운명이 부유할 거라고 정해져 있으면 부유해지고,
운명이 가난할 거라고 정해져 있으면 가난해지며,
운명이 많아질 거라고 정해져 있으면 많아지고,
운명이 적어질 거라고 정해져 있으면 적어지며,
은명이 다스려질 거라고 정해져 있으면 다스려지고
운명이 어지러워질 거라고 정해져 있으면 어지러워지며,
운명이 장수할 거라고 정해져 있으면 장수하고,
운명이 요절할 거라고 정해져 있으면 요절한다.
비록 강한 힘이 있을지라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

지금 천하의 관리들이 내심 진실로 천하의 이익을 일으키고 천하의 해를 제거하려고 한다면, 마땅히 운명이 있다고 주장하는 자들의 말은 강하게 반대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운명은 폭군들이 만든 것이며 궁한 사람들이 얘기한 것이지 어진 사람들의 말이 아니다. 지금 인의를 행하는 사람들이 살펴서 강하게 반대하지 않으면 안되는 까닭은 바로 이 때문이다. (P555~605)


묵자, 한번 읽는다고 묵자의 모든 사상을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두께에 눌리지 않고, 철학에 눌리지 않고 느리지만 나만의 속도로 완독하고자 목표했는데, 나름 속독을 하며 묵자의 겸애’, ‘비명’, ‘비공사상에는 많은 부분 공감이 되었다. 고전은 문맥보다는 행간을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니, 앞으로 묵자도 행간을 읽어낼 수 있도록 반복해서 읽자고 다짐해본다. 여타 고전이 관념적이고 추상적으로 쓰여졌다면 묵자는 사례와 함께 실천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비교적 쉽게 쓰여져 있는 부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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