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죽음이 내게 말해준 것들
고칸 메구미 지음, 오시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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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죽음이 내게 말해준 것들>, 고칸 메구미 지음, 오시연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20

죽음을 주제로 이야기할 때는 누군가 다른 사람의 죽음을 이야기할 때 뿐이다. 가족이든 친구든 우리의 죽음, 나의 죽음을 주제로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 불길함 때문인지 두려움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죽음이라는 단어도 입 밖으로 잘 꺼내지 않는다.

16년간 간호사로 일하며 천 여명이 넘는 사람들의 종말기를 함께한 고칸 메구미는 <천 개의 죽음이 내게 말해준 것들>을 통해 환자와 가족 모두가 평온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살아 생전에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을 준비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천 번이 넘는 죽음을 누구보다 가까이 지켜보며
나는 어떻게 하면 행복한 마지막을 맞을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됐고 마침내 그 힌트를 찾아냈다.
(
) 결국 후회 없는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죽음을 깊이 생각하는 것은 물론,
가족들과 건강할 때부터 죽음에 대해 대화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과정 없이는 아무리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본다 해도
막상 그 상황이 닥쳤을 때 갈등이 생긴다.(7)

종말기라는 엄중한 상황에서도 웃음꽃이 필 수 있다.
오히려 엄중한 상황이기에 그때 피어난 미소는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감동과 위안을 준다.
위독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소중한 사람이 병에 걸리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스럽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때 이제부터 무엇을 할까하고 불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할까라고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149)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마지막 순간까지 충실히 삶을 만끽하고, 온전한 삶을 누린 뒤 죽음을 맞이하길 원한다고 이야기한다. 먼저 떠난 사람들이 남긴 후회들을 돌아보며 나는 나 답게 살고 있는지, 가족과 친구들과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죽을 때 가장 많이 하는 후회 10가지
1.
수많은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온 것
당신이 걱정하는 일에 대부분은 일어나지 않는다.
2.
무언가에 깊이 빠져 몰두해보지 못한 것
무슨 일이든 해서 후회하는 일은 많지 않다.
하지 못한 후회만이 남을 뿐.
3.
조금 더 도전적으로 살지 못한 것
인생은 한 번뿐이다.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기에도 부족하다.
4.
감정을 솔직하게 주위 사람들에게 표현하지 못한 것
나이가 들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일이 더욱 어려워진다.
5.
사랑하는 이에게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것
대답이 돌아오지 않아도 괜찮다. 그냥, 얼마나 사랑하는지 표현해라.
6.
친구들에게 더 자주 연락하지 못한 것
죽을 때 곁에 있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욱 자주 연락하도록 하자.
7.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나치게 신경 쓴 것
나중에 떠올려보면 정말 별일 아니다.
8.
과거의 선택이나 후회에 사로잡혀 있는 것
과거를 잊지 못하고 상처에 사로잡혀
무의미하게 아파하는 날이 얼마나 많았던가.
9.
사랑하는 사람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않은 것
시간은 유한하다. 그 시간을 더욱 가치 있게 사용해라.
10.
결국, 행복은 내  선택이라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는 것
당신의 인생은 오로지 당신 손에 달려있다.
(46~47
)

나는 치료를 목적으로 죽지 않도록하는 것은 아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대신 누구나 마지막까지 충실히 삶을 만끽하길 바란다.
그렇게 삶을 온전히 누린 뒤에 죽음을 맞이하면 좋겠다.
그렇게 하면 죽음은 곧 삶을 살았다는 증거가 된다.(167)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았는가.
나는 무엇을 했는가.
세상과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가족과 지인들을 얼마나 행복하게 해줬는가.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충분히 도전했는가.
나답게살았는가.
(184
)

한 번 뿐인 인생에서 하고자 하는 것을 도전하지 못하고, 주저하고 두려워하며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행복한 오늘을 만들 수 있음에도 나중에라는 이야기로 미루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후회와 자책만 남는 인생이 아니라 즐거움과 행복이 가득한 인생을 살자고 다짐해본다.

지나간 시간은 결코 다시 오지 않는다.
우리는 별생각 없이 나중에라고 말하며
지금을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지금 놓쳐버린 이 순간이 나중에 생각하면
가슴 시리도록 아픈 후회가 된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말이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이 시간을
영원히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194)

뇌는 주어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말을 할 때, 뇌가 남에게 하는 말인데도
스로에게 하는 말로 인식할 때가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말의 영향이 자기 자신에게도 미친다는 뜻이다.
그래서 고맙다는 말을 한 사람은
그 말을 들었을 때처럼 평온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실제로 고맙다는 말을 들은 사람은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할 용기를 얻는다.(26)

<천 개의 죽음이 내게 말해준 것들>은 죽음이 두려운 것만은 아니라 죽음에 대한 대비를 통해 그저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고, 삶을 보다 겸허하게 받아들이게 해준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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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 - 불안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고대의 지혜 아날로그 아르고스 2
에픽테토스 지음, A. A. 롱 엮음, 안규남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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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 에픽테토스 지음, A. A. 롱 엮음, 안규남 옮김, 아날로그, 2020


자유를 꿈꾸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몇 년 전 소비자협동조합을 설립하며, 저마다 협동조합을 하는 목적과 이유 등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함께 세운 비전이다. 협동조합을 세우지는 못했지만, 인생이 자유를 꿈꾸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란 생각에 일상이 지치고 힘들 때 되뇌이곤 한다.


자유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과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는 등 내 삶의 결정권을 스스로 갖는 것이라 생각한다. 신체적 자유 뿐만 아니라 정신적 자유를 아우른다. 이를 위해 경제적 자유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날로그 출판사에서 아날로그 아르고스 시리즈로 기획 출판한 <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는 자유에 대해, 특히 내적 자유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 있도록 한다. 경제적 자유가 수반되지 않아도 정신적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일깨운다.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대화록>은 그의 제자 아리아누스가 에픽테토스의 강의를 그대로 옮겨 적은 것이라고 한다. 아리아누스는 이 <대화록>의 핵심만 골라 <엥케이리디온>을 남겼다고 한다.


<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는 이 <엥케이리디온>을 통해 내적 자유를 얻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에픽테토스는 신체적, 경제적 자유 등 외적인 자유를 추구하기 보다는 정신적 자유를 추구해야 진정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외적으로 자유로울지라도 내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면 정신적 노예 상태에 있는 것이고, 설사 외적으로는 자유롭지 못하더라도 내적으로 자유롭다면 스스로 자유롭다고 이야기한다.


우리에게 달려있는 것은 판단, 동기, 욕망, 혐오 같은 우리의 능력이다.
(
) 우리에게 달려있지 않은 것은 신체, 재산, 평판, 사회적 지위 등이다.
(
) 우리에게 달려있지 않은 것과 관련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라.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냐.”(50~52)


본래 노예적인 것을 자유롭다고 생각하고
제 것이 아닌 것을 제 것으로 생각하면
좌절과 고통,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고
신들이나 다른 사람에게서 잘못을 찾으려 들 것이다.
하지만 만일 네 것인 것만이 네 것이고
네 것이 아닌 것은 네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누구도 너에게 압박이 되지 못할 것이고,
누구도 너를 방해하지 못할 것이고,(
)(51)


어떻게 해야 정신적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에픽테토스는 우리의 몸을 다른 사람에게 위탁하지 않듯, 정신도 다른 사람에게 위탁하지 말고’, 스스로의 원칙을 세워 지키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스스로는 물론 다른 사람을 가치 판단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이야기한다.


거리에 있는 누군가에게 너의 몸이 위탁된다면
너는 화를 낼 것이다.
그런데 너는 너를 욕하는 사람에게
너의 정신을 위탁해 너의 정신이 괴로움과 혼란에 시달리게 내버려 둔다.
부끄럽지 않은가?(87)


혼자 있을 때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든
네가 고수하고자 하는 너다운 것을 찾아 준비해두어라.
대부분 침묵을 지키고 꼭 필요한 경우에도 최소한의 말만 하라.
상황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대화에 참가하되,(
)
다른 사람에 대한 비판, 아부, 평가의 말을 하지 마라.(101)


너는 더 이상 소년이 아니고 이미 다 자란 성인이다.
나태와 태만 속에서 미적대며 자기 통제를 항상 내일로 미룬다면,
너는 자신이 아무런 발전 없이 죽을 때까지
보통 사람으로 삶을 소비할 뿐이라는 사실을
결코 깨닫지 못할 것이다.(126)


철학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필요한 영역은 원칙의 적용이다.
두 번째 영역은 원칙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다룬다.
세 번째 영역은 증거를 확인하고 분석한다.(
)
우리가 늘 머물러야 하는 가장 필수적인 것은 첫 번째 영역이다.
그런데 우리는 세 번째 영역에 시간을 낭비한다.
첫 번째 영역을 완전히 무시한 채 세 번째 영역에 모든 열정을 쏟는다.(128)


스스로 주인되는 삶을 사는 것이 자유라는 에픽테토스는 외부의 물리적 힘에 의해 육체적, 정신적 노예 상태에 놓이는 것이 아니라, ‘재산이나 사회적 지위를 잃어버린다는 두려움으로 스스로 물질적, 정신적 노예 상태에 머문다고 지적하다. 두려움, 슬픔, 혼란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자유로워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무엇을 잃어버렸을 때, ‘잃어버렸다말하지 말고, ‘돌려주었다고 말하는 것으로 상실에 대한 두려움과 슬픔, 혼란을 이겨낼 수 있을 듯 하다.


두려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혼란스러워하는 사람은 결코 자유롭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슬픔, 두려움, 혼란에서 벗어난 사람은
노예 상태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142)


그 무엇에 대해서건 잃어버렸다고 말하지 말고
돌려주었다고 말하라.(64)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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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 - 평정심을 찾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고대의 지혜 아날로그 아르고스 1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제임스 롬 엮음, 안규남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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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 세네카 지음, 제임스 롬 엮음, 안규남 옮김, 아날로그, 2020


같은 말을 세네 번 반복하게 될 때 짜증이 밀려온다. 몇 번을 말하냐며 화를 내기도 한다. 애초에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도록 이야기한 부분도 있어 화를 낸 것을 후회하곤 한다. 다음엔 그러지 말아야 하면서도 비슷한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반응이 먼저 나오곤 한다.


그 외에도 짜증나는 상황, 화가 나는 상황이 여럿 있다. 상대가 나를 무시한다고 느낄 때, 안하무인인 사람을 마주할 때 등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어떨 때 화가 나는지 알고부터는 다소 무뎌지기도 했지만, 대체로 파블로프의 개처럼 무의식적으로 짜증과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누가봐도 화가 날 상황이라서 화를 내면, ‘화 난 상황보다는 화 낸 사람이 비난 받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화를 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인데, 어떻게 화를 다스려야 할지 늘 고민이다.


아날로그 출판사에서 아날로그 아르고스 시리즈로 기획 출판한 <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는 이런 고민에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의 <분노에 대하여>를 통해 분노를 피하고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세네카는 분노를 가치에 대한 그릇된 평가의 결과라고 정의했다고 한다. 주어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나의 가치판단에 따라 나의 자존감이 손상되고, 폄하되었다고 느낄 때 분노가 생긴다는 것이다.


세네카가 분노를 가치에 대한 그릇된 평가의 결과로 정의(6)


억제가 안 되고 절제를 모르는 사치만큼 분노에 자양분이 되는 것은 없다.(51)


분노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우선 거칠어진 분노의 감정을 누그러트리기 위해 분노를 지연하고, 분노의 상황과 조금 떨어져 바라보라고 한다. 내가 분노하게 된 상황에 내가 아닌 남이 있었다면 나는 분노하지 않는다. 또한 내가 소중히 여긴 물건이 손상되면 분노하지만, 남의 것이었거나 그저 많은 것 중 하나였다면 분노하지 않는다. 이처럼 분노한 상황과 조금 떨어져 보면 나의 화가 내로남불이었음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분노도 가까이에서 보면 화가 나지만, 멀리서 보면 웃어 넘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신과 싸워라.
분노를 정복하고자 한다면,
분노가 너를 정복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분노를 감추고 출구를 내주지 않으면,
분노는 정복되기 시작할 것이다.(115)


분노에 대한 최고의 치료법은 분노를 지연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너의 분노에 부탁하라.
용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판단하기 위해 잠시 시간을 달라고,
분노의 감정은 처음에는 거칠지만,
시간을 두고 기다리면 누그러진다.(59)


또 한 방법은 상대를 복수할 가치도 없는 존재로 여기라고 한다. ‘속으로는 잔뜩 겁을 집어먹었으면서 겉으로만 큰소리 치고 위협할 뿐이니 무시하라는 것이다. 내가 화를 내는 것이 내가 겁을 먹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상대를 복수할 가치도 없는 존재로 보는 것이야말로
상대에 대한 가장 모욕적인 복수다.
많은 이들이 복수를 함으로써 대수롭지 않은 일을
심각한 일로 만들어버린다.(69)


화난 사람들의 말을 믿을 이유는 없다.
화난 사람들은 속으로는 잔뜩 겁을 집어먹었으면서
겉으로만 큰소리 치고 위협할 뿐이다.(34)


사람마다 상처받기 쉬운 부분이 있다.
네가 할 일은 너의 어느 부분이 취약한지를 아는 것이다.
그래야 그 부분을 잘 보호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112)


분노는 당신의 도적적 상태를 가장 위태롭게 만드는 감정이다.(9)


분노는 상대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고자 하지만 보통은 내 가슴에만 상처를 남긴다. 뒤돌아 곱씹을 수록 아프고, 때로는 이불 속 하이킥을 날리기도 한다. <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는 나도 실수를 하듯 상대도 실수할 수 있음을 인정함으로써 분노를 다스리고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는 방법임을 강조한다.


그가 지각 있는 자라면, 믿어주어라.
그가 어리석은 자라면, 용서해주어라.(
)
가장 현명한 자들도 잘못을 범하곤 한다.
아무리 성실한 사람도 불성실할 때가 있고,
아무리 성숙한 사람도 상황이 변하면
진중함을 잃고 경솔하게 행동할 때가 있으며,
남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동을 하지 않으려 조심하는 사람도

본의 아니게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할 때가 있다.”(128~129)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상대에게 바로 화를 쏟아내기 보다 <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를 조용히 꺼내 읽고 화를 누그러트려보는 건 어떨까?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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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술의 세계사 - 한 잔 술에 담긴 인류 역사 이야기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정세환 옮김 / 탐나는책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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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술의 세계사>,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정세환 옮김, 탐나는책, 2020


술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했지만 교과서 등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다. 그래서 교과서를 통해서는 술과 함께한 인류의 역사를 알 수 없었다.


<처음 읽는 술의 세계사>는 인류 문명과 함께 한 술의 기원과 함께 술로 빚어진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소개하고 있다. 우연히 발견된 술이 과학과 기술의 발달에 따라 술 빚는 기술도 함께 발전하며 오늘에 이르는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다. 유명 상표들의 뜻과 어원은 물론 주재료와 제조법도 전하고 있어 술의 알쓸신잡이라 할 만하다.


(Honey)에서 연상되는 말 중에 신혼을 뜻하는 허니문(honeynoon)이 있다.
이 단어는 봉밀주에서 온 말이지만, 지금은 봉밀주보다 널리 알려진 일반 명사가 되었다.
고대부터 중세 초기까지 게르만 사회에서는 봉밀주를 맥주처럼 흔하게 마셨다.
그리고 결혼한 후에는 1개월 동안 외부 출입을 금하고
신부가 신랑에게 꿀을 마시게 하여 아이를 갖는 풍습이 있었는데,
여기에 허니문이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18~19)


술이 과하면 건강을 해치고, 중독성이 있어 경계해야 하지만, 적당히 마시면 심장을 강화하고, 물질대사를 높이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그래서인지 고대에는 술이 생명수라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브랜디를 오드비(생명수)’라고 부르는()
위스키(Whisky)’의 어원은 켈트어로
생명수를 의미하는 어스퀴보(Usquebaugh)’이고,(
)
북유럽의 증류주 아쿠아비트(Aquavit)’
라틴어의 아콰 비타이(Aqua vitae, 생명수)’에서 유래했다.(96~97)


아일라섬의 위스키 라프로잉(Laphroaig)’은 피트와 해초를 섞어
맥아를 훈증하고 바닷바람으로 건조시켰기 때문에
특유의 요오드 냄새가 난다.(102)


권투를 하다 상대에게 강타당해 비틀거리는 모습을
그로기(Groggy)’ 상태라고 하는데,
럼주를 과음한 상태에서 나온 말이다.(150)


위스키에 베르무트 스위트, 앙고스투라 비터스를 혼합하여
빨간 체리를 담은 맨해튼은 미국인이 좋아하는 칵테일이다.
맨해튼은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원회가 뉴욕 맨해튼 클럽에서 개최되었을 때
처질 전 수상의 어머니가 아이디어를 내어 대접한 칵테일이라고 한다.(244)


술은 크게 곡물과 과일 등을 발효하여 만다는 발효주와 발효주를 증류하여 알콜 농도를 높인 증류주가 있고, 과실과 약제를 혼합하여 만드는 혼성주로 구분한다고 한다.


증류주가 탄생하게 된 계기가 무척 흥미로웠다. 다양한 재료를 섞어 금을 만들고자 했던 연금술에서 증류기가 발명되었는데, 증류기는 금을 만드는데 실패했지만, 증류주를 만드는 것은 성공했다. 연금술이 금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술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발효주의 보관기간(유통기한)을 늘리고자 하는 노력으로 증류하고, 술통에 따라 부과되는 세금을 적게 내고자 술의 용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증류하고, 금주법이 시행되자 무색의 증류주를 제조해 밀매하는 등 증류주는 법과 제도를 피하기 위한 노력으로 탄생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다만, 4대 문명을 대표하는 술을 소개하면서 메소포타미아의 맥주, 중국의 황주, 잉카의 치차와 함께 일본주를 넣었는데, 일본이 4대 문명의 하나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은 아쉬웠다. 일본인 저자로서 자국의 술을 조금 더 높여 설명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4대 문명의 하나라고 하는 점은 과하다.


청록파 시인 조지훈은 수필 <주도유단>에서 주도에도 단이 있음을 이야기했다. 그에 따르면 술을 목적으로 마시는 사람은 아직 술꾼이라 할 수 없다고 한다. 술의 참맛을 알고 취미로 즐기는 사람이 되어야 애주가라 할 수 있다고 한다. 술의 참맛은 술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함께 혀로 직접 느끼는 것이 아닐까 싶어, 오늘은 어떤 술을 마실까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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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3국의 커피, 누들, 비어 - 프렌치 커넥션을 따라 떠나는
이영지 지음, 유병서 사진 / 이담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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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3국의 커피, 누들, 비어>, 이영지 지음, 이담북스, 2019

 

커피는 뜨거워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믿고, 한 여름에도 따뜻한 아메리카노만 마신다. 국내에서는 프랜차이즈 카페를 주로 이용하지만, 로스터리 카페나 지역 대표 카페가 있다면 여행 중 꼭 들르기도 한다.

 

맥주는 물처럼 마실 수도 있고, 즐겨 마시고 있어 종류를 가리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가급적 현지 맥주만을 고집한다. 국수는 쌀국수 뿐 아니라 라면, 냉면, 칼국수 등 면 요리를 좋아한다. 면 요리는 결코 질리지 않는다.

 

커피, 맥주, 국수를 좋아하기에 이를 소개하는 책이나 기사, 블로그에도 관심이 많다.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여행 에세이집인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3국의 커피, 누들, 비어>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셋 모두를 다루고 있어 무척 관심있게 읽었다. 라오스의 루앙프라방, 베트남의 하노이, 캄보디아의 씨엠립에서 접한 같은 듯 서로 다른 커피, 누들, 비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3국의 커피, 국수, 맥주와 주요 여행지를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어 마치 현지를 여행하는 듯 생생하게 느껴졌다.

 

다만 하노이 오페라하우스를 보며 식민 지배의 위엄성을 느끼는 것이 일제가 지은 옛 서울시청 건물을 보며 일본 제국의 위엄성을 느끼는 것과 겹쳐 보여 불편했다. 프랑스를 상위 문화로, 동남아시아 문화를 하위 문화로 인식하는 무의식적 편견이 느껴지는 듯 했다.

 

일본 사람들이 서울을 방문해 일제가 지은 옛 서울시청 건물을 보며 일본 제국의 향수를 느낀다고 한다면 분노하지 않을 한국 사람이 있을까? 일본 사람이 아니라 미국, 중국, 베트남 등 다른 나라 사람들이 서울에서 식민 지배의 위엄성을 느낀다고 한다면 우리는 수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나의 관점이 되려 나의 무의식적 편견을 드러내는 것일까? 싸구려 애국주의에 젖은 것일까?

 

식민 사관으로 우리 역사와 문화를 바라보지 않듯 다른 나라의 역사와 문화도 식민 사관이 아닌 현지인의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다짐해본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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