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메레르 1 - 왕의 용 판타 빌리지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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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초 나폴레옹이 제위하던 시기, 나폴레옹의 약진을 저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영국을 배경으로 한 가상역사판타지입니다.

어느 부분이 판타지냐 하면....

이 나옵니다.

사람들이 용을 길들여 공중전에 써먹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있는 작품입니다만, 일부 특정 취향의 부녀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엄청난 인물과 전개가...!!!

앞으로 장렬한 스포일러가 전개되니 내용을 모른 채 작품을 읽는 것을 선호하는 분들께서는 가차없이 '뒤로' 를 눌러주시길...

제가 이 작품을 2권까지 읽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던 단 한 마디는...

용 모에는 병입니다

...였습니다.

주인공인 윌리엄 로렌스는 원래 잘나가던 영국 해군의 선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우연히 나포한 프랑스 구축함에서 아주 귀중한 용의 알을 발견합니다. 처음부터 비행사를 붙여두지 않으면 귀하기 짝이 없는 새끼용이 야생용이 될지도 모르는 터. 로렌스는 공정한 제비뽑기로 비행사가 될 인물을 선출합니다만, 막상 태어난 새끼용이 맨 처음 말을 건 인물은 바로 로렌스.... 그래서 로렌스는 지금까지의 해군 경력을 내던지다시피 하고 세간에서 3D업종으로 소문이 나 있는 공군에, 로렌스가 이름을 붙여 준 새끼용 테메레르와 함께 입대하는 것입니다.

비록 귀족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긴 하지만 공군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그야말로 막되먹은 놈들. 따라서 극히 해군다운 편견을 가지고 있는 로렌스는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비행사가 되어버리자 대단히 절망합니다만...

...........테메레르와 이야기하고, 비행하고, 책도 읽어주고, 선물도 사주고 하는 동안..............

로렌스는 테메레르와 서로 없이는 죽고 못사는 사이가 되어버립니다...!!!!!!

2권 즈음의 로렌스에게 '당신 처음에 테메레르가 얄미워서 바다에 던져버릴까 생각했죠?'라고 물으면 화를 내면서 결투를 신청할 거 같습니다. 진짜입니다.

2권에서는 테메레르가 태어난 중국에 가게 되는데, 테메레르가 고향의 가족(처음 만나지만)이나 풍물에 흥미를 보이자 대책없이 질투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보는 내가 다 부끄러워!!!

게다가 로렌스의 이 무서운 용 모에가 특수한 것도 아니어서.. 이 세계의 용 비행사들은 대체로 자기 용 없이는 죽고 못 삽니다. 자기 용의 안전을 위해 배신까지도 감행할 정도이니 말이죠.

이게 악역에게까지 적용되니 참 복잡한 심정이 드는 게..... 2권의 용싱 왕자조차 갸륵하게 보일 지경인 것입니다. 이 사람은 정말로 셀레스티얼 종의 용을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에 일을 꾸몄구나 싶어서... 자세한 것은 작품을 읽어주세요.

1권에서 공군에 좌충우돌 적응해가는(너무 적응한) 로렌스의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2권은 정말 굉장했습니다.

....저는 평소에는 안 그러는데 돌연 꽃가마에 불타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니까 한쪽이 신분이 알려지지 않은 왕자라거나 공주라거나 하여 다른 한 쪽이 읏샤읏샤 꽃가마를 타는 전개 말입니다.

1권 말미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테메레르는 셀레스티얼(천룡)이라고 이름지어진, 중국의 극희귀 최고 품종의 용이었습니다. 그 용은 중국 본토에서도 수가 적을 뿐더러 황제와 그 근친만이 지닐 수 있는 성스럽기까지 한 용이었지요. 그런 귀중한 용을 생각지도 않게 영국에 주어버리게 된 중국에서는 돌려달라고 난리치고, 따라서 로렌스와 테메레르는 담판을 짓기 위해 중국으로 향하는데...

그 와중에 일어나는 음모와 소란은 둘째치고

요컨대 테메레르는 중국의 왕자님이었던 검다...!!!!!!

졸지에 왕자님의 파트너... 조강지처가 되어버린 로렌스. 결국 중국 황제(이 무렵 가경제)의 **까지 되어버리고....

    ∩

( ㅇ∀ㅇ)彡 꽃가마! 꽃가마!!!

 ⊂彡

축하해, 축하해 로렌스=ㅁ=/

그 사랑덕분에 고생도 많이 했지만(앞으로도 많이 하겠지만) 어쨌든 잘됐구나아.

....현재 번역도 3권까지 나왔다는데 어떻게든 읽고 싶어지는군요.

어쨌든 읽고 나면 여러분도 용 모에 말기=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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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과거사 청산 - 역사와 기억
안병직 외 10인 지음 / 푸른역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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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여태 못 읽었던 책입니다. 사실 시험공부 말기에 엄청 읽고 싶은 유혹에 빠졌습니다만 일단 참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미적미적...

이 책은 저자의 의도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과거사 청산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세계 각 국에서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 알리고, 우리나라의 과거사 청산은 어떠해야 하는지 고찰하는 것이 주제일 터입니다만...

저로서는 그게 부차적인 문제가 되더군요.

저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2차 대전 종전을 전후해서 프랑스에서 벌어졌던, 독일에 대한 협조자를 사사로이 죽이고 거리로 끌어내 머리카락을 잘라버렸던 일. 프랑스에서 알제리 인에 한정된 통행 금지에 반발하여 저녁 8시경 비폭력 시위를 행했을 때, 그들이 무참히 얻어맞고 세느 강에 밀려 떨어져 빠져 죽을 때, 파리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밤 시간을 보냈던 일.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 당시 발생한 실종자들- 아무도 모르는 사이 비행기에 실려 바다에 내버려졌던 죽은, 혹은 의식을 잃은 실종자들의 이야기. 스페인 프랑코 장군의 독재에 반대하던 사람들이 아무도 없는 들판에 끌려나가 단체로 총살당했던 일....

이 책은 잔혹한 일화를 노골적으로 들추어내어 사람들의 흥미를 끌려고 하는 책은 아니었기 때문에 자세한 묘사는 거의 없습니다만, 그 장면들은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쳤습니다.

나치 독일에서 있었던 유대인 학살은 나치의 사상이 극단적인 인종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변명도 가능합니다. 일본의 난징대학살도 당시 일본 제국이 품고 있었던 극단적인 민족주의와 같은 맥락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수많은 비극 중 상당수는 민족주의나 인종주의로도 설명할 수 없는 사건이며,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전체주의를 극복했을 세계에서 일어났다고 믿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어느 나라든 그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갖은 수단을 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제도적 장치에 불과할 것입니다.

이 비극을 접하고서 무엇을 느끼는가, 앞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 것인가- 그것을 생각하는 일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 평화를 유지하는 덕분에 생각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나라의 사람들에게는 필요불가결한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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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 이야기 - 전10권
무라사키 시키부 지음, 김난주 옮김, 김유천 감수 / 한길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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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헤이안 시대를 상징하는 문학 [겐지모노가타리]. 예전에 직역하다시피 한 나남출판사 판으로 읽었습니다만, 이번에 보니 예쁜 양장본에 삽화까지 곁들여져 있는 10권짜리가 새로 나왔기에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현대 일본어로 번역한 것을 다시 번역해서 문체가 훨씬 아름답고 이해하기도 쉬운 것이 마음에 드는군요.

또 한 가지, 권마다 말미에 전문가의 해설이 덧붙여 있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헤이안 시대라는 천 년 전의 일본은 현대 한국의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니까요. 개인적으로는 해설자가 너무 자기 감상을 강요하는 감이 없잖아 있다고 느꼈습니다만...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독자 자신의 감상이라는 겁니다.

.....라고 말해도......

제 감상은 주인공 겐지가 짜증나서 견딜 수 없다는 거지만.....=ㅅ=

[겐지 이야기]의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기리쓰보 천황과 기리쓰보 갱의(중궁은 물론이고 여어보다도 신분이 낮은 천황의 후궁. 사실 갱의 정도만 되어도 상당한 신분이지만 이 작품은 최고 신분 사람들만 떼로 나와서 갱의의 처지가 참 박복)의 깊은 사랑의 결실로 태어나 비할 데 없는 아름다움과 재능을 지닌 겐지라는 인물이 온갖 여자를 후리고 다니는 이야기입니다(...). 그 와중에 정적의 모함을 받아 귀양도 가지만, 결국 돌아와서 (계모 후지쯔보 여어와의 불륜으로 태어난) 아들은 천황에 오르고 딸은 중궁이 되어 세상 부귀영화를 오로지한다는 내용이지요.

더군다나 열 살 남짓한 무라사키 아가씨를 후지쯔보 여어의 사촌이라는 이유에서 집에 납치하다시피 데려와 소중하게 기른 다음 자신이 꿀떡 먹어버리는 데서는 남자의 로망 키워서 잡아먹기도 훌륭하게 성취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ㅅ=

....애초에 한 여자에 안주하지 못하고 온갖 여자들 마음고생이란 마음고생은 다 시키며 돌아다니는 겐지가 예뻐 보일 리도 없지만...

우선 헤이안 시대 귀족 남자라는 것은 얼굴도 곱상하고 시도 멋들어지게 읊고, 그야말로 기생오라비 같은 이미지란 말입니다. 오크 모에인 저로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겐지에 버닝하는 작가와 작중 인물들에게 공감할 수 없습니다.(야)

이번에 읽을 때는 세이쇼나곤의 [마쿠라노소시]도 같이 읽었는데, 똑같이 헤이안 시대를 산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여성관이 사뭇 틀린 점이 눈에 보여서 재미있었습니다.

세이쇼나곤은 남자와 한시로 경쟁도 하고, 남자는 이러저러해야 한다고 딱부러지게 주장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겐지 이야기]에 그려지는 여성은 그야말로 엎드려 죽었나 싶을 정도로 수동적이에요... 아무리 싫고 두려워도 겐지가 밀어붙이면 거절하지 못하는 여성이 99.9%.... 게다가 겐지가 아니더라도 남자와 처음 관계를 맺을 때 참담한 기분이 되는 여성 비율도 엄청나게 높습니다. 무라사키 시키부, 남자랑 무슨 일 있었냐....

무라사키 시키부와 세이쇼나곤은 서로 정적 관계에 있는 집안에서 나온 중궁들을 섬겼지요. 그래서인지 세이쇼나곤은 무라사키 시키부의 남편을 혹평하고, 무라사키 시키부는 세이쇼나곤을 나쁘게 썼다고 하네요. 그렇게 된 데에는 두 집안의 불화도 있겠지마는, 두 사람의 생각이 너무 다른 점에도 이유가 있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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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회의 역사 - 상 한림신서 일본학총서 42
아미노 요시히코 지음, 이근우 옮김 / 소화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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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맣고 얄팍하기에 기분전환삼아 읽으려고 했던 물건이었는데.... 속았습니다OTL 모양은 쬐그맣지만 내용이 와방 심각해요OTL

저자는 '일본 열도의 역사'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었다고 후기에 썼습니다만 과연이랄까요. 문외한인 제가 설명하긴 난해한 문제이지만.... 일본이 언제부터 '일본'이라는 범주 안에서 국가를 구성하게 되었으며, 아이누(훗카이도)와 류큐(오키나와)가 어떻게 일본에 편입되었는지, 일본 사람들 중에서 어떻게 소외계층이 생겨났는지, 에도 막부 이전의 일본 내에서의 분열구도라든지.... 그런 것을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우선 저는 일본의 역사가 (어쩌구저쩌구)-나라 시대-헤이안 시대-가마쿠라 막부-무로마치 막부-(이하하략).. 하는 식으로 단일 정부가 이어져 온 것이라고 배웠습니다만, 가마쿠라 막부가 일본을 통합한 것이 아니라 서국의 천황과 대립하고 있던 동국의 지방 정권에 가까웠다는 사실이며, 천황가가 남북조로 나뉘어 병립하던 것(이건 [광골의 꿈]에서 봤던 것이긴 하지만), 그리고 일본에서 고려, 조선을 대하는 관점 등...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았습니다.

제일 흥미로웠던 것은 현대사에 있어 저자의 주장이었습니다.

일본 천황이 고대로부터 내려온 직계라는 관념. 일본이 '싱싱한 벼이삭의 나라'라는 인식(실제로 일본은 중세 이래로부터 어업과 상업이 대단히 성행했죠). 홋카이도부터 오키나와까지 하나의 통합된 국가라는 생각- 메이지 정부가 내세운 이 '상식'이 얼마나 잘못되어있는지 저자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런 비틀어진 개념이 아무런 해가 없으면 모르되, 그로 인해 일본의 어민, 상인이나 소외계층 뿐만 아니라... 아이누와 류큐의 주민이 떠안게 되었던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결과적으로 식민지 침략과 중일전쟁이라는 역사의 크나큰 비극으로 이어지게 되었으니....

하지만 우리는 남의 일이라 비웃고만 있을 것이 아닙니다. 한민족이 고조선부터 내려온 단일민족이라는 인식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비틀어진 개념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입니다. 우리가 상식이라고 믿고 있는 것을 향해 우리는 묻기를 거듭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상식을 맹신하였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최대최악의 비극이 역사에 엄연히 기록되어 있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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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인문학 9
이용균 지음 / 경향신문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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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책 다단계로 읽게 된 책입니다.....

출판사가 출판사라서인지 서문에 봉하마을 이야기부터 불쑥 튀어나와 다소 당황스럽습니다. 대한민국의 프로야구야 본디 태생적으로 정치 때문에 탄생했긴 한데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뭐 본문은 딱히 그런 화제가 점유하지 않습니다. 저자는 야구의 여러 요소들.... 가령 홈플레이트, 희생타 등의 용어며 공이 득점을 결정하지 않고 사람이 득점을 결정하는 등의 요소를 들어 야구가 가족주의적, 공동체주의적 스포츠라 역설합니다. 나아가 환경 미화와 같은 선행을 하며 팀 성적을 끌어올린 캔자스시티 로열즈, 조금 덜 하는 것이 진짜 최선이라는 철학 등.... 저자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썼던 칼럼을 주제별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크게 휘두르며]에서 야구를 잘 하게 되는 방법과 일맥상통하는 면도 있어 흥미로웠달지.....

한편으로는 야구랑 별 상관 없는 주제도 야구와 억지로 연결짓고 있어 어안이 벙벙하기도 했습니다. [남한산성]과 기아 타이거즈, 그리고 윤석민이라니 연결점 전혀 모르겠거든요!

....뭐, 이런 시각도 있구나 하는 사실을 알 수 있었던 그저그런 시간이었습니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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