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구의 역사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다카히라 나루미 지음, 남지연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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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AK Tivia 시리즈!

저자의 의욕이 만만인 건지, 본문 시작하기 전부터 속표지에 신화 속 방어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머리말에서 저자 역설하길 판타지 문학이나 신화, 전설 등지에는 무기가 각광을 받지만 실제로는 방어구가 더 가치가 높았답니다. 아... 넵....

본문을 볼 것 같으면 1장은 고대에 방어구가 생겨난 경위와 발전상. 이어 2장부터 유럽, 3장 일본, 4장 중국, 5장은 기타 지역을 다룹니다. 어째 순서가 탈아입구라는 인상도?=ㅅ=

게다가 일본 외에는 전부 상대적으로 간략한 느낌이네요. 유럽 중세 갑옷의 특징이나 명칭도 유럽 쪽 설명이나 분류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고.... 이 책에서는 화승총이 오히려 플레이트 아머의 발달을 가속화 시켰으며 관통력 높은 라이플의 등장으로 쇠퇴했다고 쓰고 있는데 다른 글에 따르면 선형진의 발달로 일점사가 가능해진 것을 쇠퇴의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뭐, 역사에 여러 이론이나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리고.... 이 또한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입니다만, 일본 비중이 마구잡이로 높아요!=ㅁ=

그나마 트리비아 시리즈답게 도해로 갑주의 형태를 묘사하고 있어 다행입니다. 결국 갑옷 입고 칼부림하는 광경이 전혀 평범하지 않은 시대에 갑옷의 구조며 형태라니 실물을 보지 않으면 구분할 수 있을 리 없으니까요. 아니, 실물을 봐도 구분할 수 있을는지...=ㅅ=

여하튼 서양은 물론이고 이어지는 중국, 기타 지역은 댈 수도 없을 정도로 역사와 종류... 특별한 부속물의 명칭까지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왜 이런 내용을 메모장에 정리하고 있는 걸까요... 일본 배경의 글을 쓸 예정도 없으면서....

갑옷을 보관하는 상자를 [세인트 세이야]의 갑옷 상자에 비유한 데에는 좀 뿜었습니다. AK에서 번역 출간하는 책의 저자들의 덕력은 언제 봐도 보통 이상이라니깐요. 하지만 갑옷 상자라니, 중세 유럽을 모티브로 한 세계관에서는 과연 일본에서 나온 작품이 아니면 볼 일 없는 물건입니다. 일본에서야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갑옷을 갑옷 상자까지 포함해서 일습으로 간주하고 소중히 다루었습니다만.... 비슷한 키워드로 아무리 검색해봐도 서양의 갑옷에 상자가 딸려 있었다는 이야기는 없군요 흠....

...책 이야기로 돌아와서. 거듭 말하게 되었습니다만 일본 외의 서술은 찬물에 밥 말아먹는 것보다 단출합니다. 중국 갑옷도 역사며 종류가 굉장할 텐데 이건 라멜라, 이건 스케일이라는 식으로 형식만 간단히 서술합니다.

.....그나마도 4장 중근동, 인도, 아메리카, 현대까지 퉁쳐버리는 챕터보단 낫네요! 여기에서는 아예 개그 레벨의 물건까지 언급된다. 오세아니아 전사들이 썼다는 복어(??!!) 투구라든가.

.......그냥!!! [일본 갑주의 역사]로 책을 내는 편이 나았을 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해버렸다면 한국에서는 안 팔렸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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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의 역사 - 문학과 예술을 통해 본 동성애, 그 탄압과 금기의 기록
플로랑스 타마뉴 지음, 이상빈 옮김 / 이마고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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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음지의 문화에 한하지 않고, 각종 매체에서 트랜드로 떠오르고 있는 동성애 코드. 저도 취미 생활과 관련해서 나름대로 흥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무슨 취미 생활인지는 묻지 말아주시고.. 굽신굽신...) 도서관 신착도서 코너에서 발견하자마자 눈여겨보아두었습니다.

.....그런데... 거듭 말하는 사실이지만, 제가 요즘 다니는 도서관은 조그마한 동네 도서관으로 서가에 중고딩에서부터 유아까지 수많은 어린아이들이 뛰노는 곳입니다.

.......괜찮은 거야 도서관?

뭐 그건 지역자치단체의 과제로 남겨두고.(뭔소리)

저는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 동성애 인식의 변천...에 대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허나

또 낚였다 우와아아아아아앙?

이 책은 어느 쪽이냐면 문학과 미술작품 등의 문화 매체와 연결지어지는 동성애 코드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대해 읽고 싶다면 [중세의 소외집단]이라는 책을 참고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물론 이 책도 재미있지만... 흥미롭지만....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냐!!!

...요즘 독서 관계로 낚이는 일이 잦군요. 이 무슨....

어쨌든간에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게다가 동성애라는 미묘한 사회의 안건을 다루고 있어선지, 작품 내의 동성애 코드에 대한 설명이 상당히... 좋게 말하면 객관적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날려먹었다는 느낌이랄까요? 대충 '이러이러한 작가의 이러이러한 작품이 있는데 이 작품은 ㅎㅁ합니다. 끗'이런 느낌이랄까요..... 이 책을 제대로 심도 있게 읽기 위해서는 퀴어 문화와 그 흐름에 대해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고 나서 읽는 편이 나을 것 같았습니다. 후반부에서는 동성애자의 사회운동에 대해서도 나옵니다만, 이것도 기본적인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술술 읽히겠더군요. 사회과학서적은 이래서 안되요. 전문용어가 뭉텅이로 나오니...=ㅁ=/

그래도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된 사실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나치 독일... 당시에는 대대적으로 동성애자를 탄압했었죠. 나치 독일의 수용소에는 포로의 성향을 별 모양으로 표시하였는데, 유대인의 황색 별과 같이 동성애자에게는 분홍색 별을 달아서 표시했다고 합니다. 당시 박해가 이루어졌던 국가에서는 현재 분홍색 별의 상징물을 두고 죄없이 고통받아야 했던 동성애자들을 기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읽다가 뿜은 대목. 이 책이 소개하는 현대의 동성애 코드 영화 중에

[로키 호러 픽쳐 쇼]가 있다

......심지어 진지하게 설명하고 있어?!?!!?

이 영화를 진지하게 볼 수 있다니 저자 대단하다.... 저는 이 영화 보고 거의 간질 발작 수준으로 웃고 데굴데굴 구르고 패닉에 빠졌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학문적인 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니 저자에 대한 가없는 존경심이 치밀어오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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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화살
하이예메요스츠 스톰 지음, 정도윤 옮김 / 도솔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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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닥치고 코스모를 불태우는 주제가 몇 가지 있는데(아마 아실 분도 계시겠지만) 인디언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해서 이런 저런 서적을 뒤적여 보았습니다마는... 대부분의 관계 서적이 백인의 폭력과 탄압에 밀려 사라지는 인디언의 비극이나, 자본주의와 백인 문명에 대조되는 인디언 문화의 가치를 설파하는 내용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일색이라 오히려 미심쩍어진달까요...

그러나 이 책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백인의 침입이 거세어지는 무렵의 모습을 그리고 있긴 하지만, 정작 백인과 맞닥뜨리거나 싸우는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이 책은 자본주의와 문명이 밀려오는 시대에 인디언 스스로 믿음이 흔들리고, 또 믿음을 지키기 위해 탐구하는 내용입니다. 일곱 개의 화살과 신성한 원, 평화 방패에 대해 궁구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그 탐구하는 방법으로 온갖 우화를 쓰고 있습니다. 인디언 뿐만 아니라 쥐, 늑대, 버펄로들이 등장하는 수많은 우화. 이 우화들은 신성한 원과, 그 원이 가리키는 네 방향의 신비한 교류들을 은유하는 상징들을 감추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는 인디언의 진리가 인디언이 쓰는 말로 그려져 있기에 더욱 가치있습니다. 물론 부외자는 알아먹기 힘듭니다만, 그 순수함에 대해서만은 지금까지 제가 읽었던 어떤 책보다도 제 마음을 울리는 데가 있었습니다.

또 다채로운 삽화와 사진도 의미가 깊습니다. 어떤 책(딱히 지적하진 않겠지만...)에서처럼 인디언의 이국적인 모습으로 다만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순간에 전하고 있는 이야기에서 그대로 빠져나온 것 같은 사진과 삽화입니다.

우리가 배우는 역사에서 인디언의 이야기는 비극으로 끝납니다. 하지만 이 책의 결말은 슬픈 것이 아닙니다. 아무도 그들이 사라졌다, 그들의 신성한 원과 일곱 개의 화살이 잊혀졌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 책이 읽혀지는 한은.

여러 가지 아름다운 표현이 인상 깊은 책이라, 가장 기억에 남는 표현을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북쪽 바람의 신들을 수호하는 새.

수많은 별들이 수놓아진 거울 같은 호수 위를 끄러지듯 헤엄치는,

날개에도 별을 싣고 있는 야생의 물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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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 짐 코벳과 쿠마온의 식인 호랑이
짐 코벳 지음, 박정숙 옮김 / 뜨인돌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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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두껍고 무거운 책은 별로 땡기지 않는 차에 서가에서 얇은 두께에 자극적인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와서 덥썩 대출한 책.

....네 전 '식인호랑이'같은 것에 자극 받는 인간입니다. 그렇습니다...=ㅁ=/

인도가 영국 식민지였던 시절 인도에서 이름을 날린 사냥꾼 짐 코벳의 사냥기입니다. 일단 책 내용상으로는 식인 호랑이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아, 별로 사람 잡아먹은 것 같지 않은 녀석도 한 마리 있었지만 말입니다=ㅁ=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서 식인 동물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방영하여 알게 된 것인데, 식인 육식동물의 대부분은 이빨이나 발톱 등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평범하게 사냥을 할 수 없게 되어서 인간을 노린다고 합니다. 작품 내에 등장하는 식인 호랑이도 예외없이 부상을 입고 불구가 된 상태였습니다.

뒤집어보면 정상적으로 사냥할 수 있는 압도 다수의 육식동물은 아무리 쉽다 해도 인간을 노리는 일이 드물다는 것이겠지요. 어느 정도 비약이 있겠습니다마는...

특히 참파와트의 식인 호랑이의 경우 총알에 의해 이빨을 잃고 인간을 잡아먹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참파와트 지방의 사람들은 436명이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짐 코벳이 총을 쓰는 것을 보고 놀라서 전설 비슷한 것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순박한 이 지방 사람들이 총을 쓸 리 없으니, 그 호랑이에게 부상을 입힌 것은 호랑이를 사냥하겠다고 설레발치던 다른 영국인일 가능성이 높겠지요.

닥 지방의 식인 호랑이도 먹이를 먹다가 사슴사냥용 총알에 맞은 이후 인육에 집착하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예전에 늑대 애호가의 성전(멋대로) [울지 않는 늑대]를 읽었을 때, 늑대가 순록의 수호신이라고 믿는 에스키모 신앙에 깊은 감명을 받았었습니다. 늑대는 약하거나 병에 걸린 순록을 사냥하여 미래를 약속받고, 건강한 순록도 살아남아 미래를 약속받는다... 그렇기에 늑대는 순록을 지켜주는 것이라고요. 약육강식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닌, 약탈과 증오로 맺어지는 것이 아닌, 얼마나 아름다운 관계인지요.

사람도 자연의 일부입니다. 사냥을 하고 생명을 희생시키는 것은 일순간의 자극이나 엔터테이먼트가 아닌, 자연이라는 거대한 고리의 한 가닥 매듭을 엮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그것을 알지 못하고, 만약 참파와트의 호랑이를 처음 쏘았던 누군가처럼, 자신이 자연을 마음대로 소유할 수 있고 뜻하는 대로 희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에게 붙여질 이름은 참으로 저주받은 것이 될 터입니다.

.....가볍게 읽으려고 했더니 대나무 시리어스한 감상을 쓰게 되었군요... 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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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러시아 문화
랴쁘체프 지음 / 계명대학교출판부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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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있어 러시아는 거의 미지에 가까운 세계입니다. 아마 냉전 시대 잠재적 적국으로 간주되어 온 나라인 탓도 있겠지마는. 그래서 러시아라고 하면 혁명이라든가, 압제, 비인권, 숙청, 야만의 나라라는 인상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보여주는 러시아는 너무나 색달랐습니다. 저는 침략당한 역사만 가지고 있는 것 같았던 폴란드가 중세에는 러시아를 침략하여 내정을 간섭한 적이 있었다던가, 모스크바도 대도시였다는 것, [이고르 공 원정기]가 매력적인 문학이라는 사실도, 흡사 메이플라워 호의 청교도와 같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떠나온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 노브고로뜨라는 도시에 있는 성 소피야 성당은 도시 주민들의 경애를 받아 '성 소피야 성당이 있는 곳에 노브고로뜨도 있다'라고 말할 정도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어째서 웨스트민스터 성당이나 노트르담 성당을 아는 사람은 많으면서, 노브고로뜨의 성 소피야 성당을 아는 사람은 극히 적은 것일까요? 왜 아서왕 전설은 누구나 알고 있는데 이고르 공 원정기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일까요? 정말로 배워서 좀 더 가치있는 역사가 있을까요?

물론 사람이 알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 역사를 사랑하고 키워나가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경의를 가지고 대했으면 합니다... 우리가 우리 역사를 사랑하고 키워나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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