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러시아 문화
랴쁘체프 지음 / 계명대학교출판부 / 200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에게 있어 러시아는 거의 미지에 가까운 세계입니다. 아마 냉전 시대 잠재적 적국으로 간주되어 온 나라인 탓도 있겠지마는. 그래서 러시아라고 하면 혁명이라든가, 압제, 비인권, 숙청, 야만의 나라라는 인상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보여주는 러시아는 너무나 색달랐습니다. 저는 침략당한 역사만 가지고 있는 것 같았던 폴란드가 중세에는 러시아를 침략하여 내정을 간섭한 적이 있었다던가, 모스크바도 대도시였다는 것, [이고르 공 원정기]가 매력적인 문학이라는 사실도, 흡사 메이플라워 호의 청교도와 같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떠나온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 노브고로뜨라는 도시에 있는 성 소피야 성당은 도시 주민들의 경애를 받아 '성 소피야 성당이 있는 곳에 노브고로뜨도 있다'라고 말할 정도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어째서 웨스트민스터 성당이나 노트르담 성당을 아는 사람은 많으면서, 노브고로뜨의 성 소피야 성당을 아는 사람은 극히 적은 것일까요? 왜 아서왕 전설은 누구나 알고 있는데 이고르 공 원정기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일까요? 정말로 배워서 좀 더 가치있는 역사가 있을까요?

물론 사람이 알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 역사를 사랑하고 키워나가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경의를 가지고 대했으면 합니다... 우리가 우리 역사를 사랑하고 키워나가듯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