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예찬 (개정증보판) - 야생의 숲, 문명의 영혼
김창진 지음 / 가을의아침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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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라는 테마는 진냥이 늘 낚이는 테마 중의 하나입니다. 언제부터 시베리아를 좋아하게 되었냐 하면... ABE 아동문학 전집에서 시베리아가 배경인 책이 두 권이나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소재는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동물 이야기. [시베리아 망아지]와 [북극의 개](북극이라고는 하지만 배경은 시베리아의 퉁구스 족 원주민 가정)의 내용은 지금도 어렴풋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열광하는 소재는 대부분.... 아니 거의 언제나 그렇지만 마이너해요....ㅇ<-<

시베리아의 자연, 문화, 예술, 생활은 대단히 매력적인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어지간한 열의를 갖고 찾지 않으면 보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오오 마이너 오오

게다가 시베리아라는 땅의 넓이와 개성에 비해 찾을 수 있는 성과도 적은 편이라고 봅니다.... 냉전 시대 구 소련의 영토였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돈이 안되면 조사도 안한다는 자본주의 세계의 법칙?=ㅅ=

뭐 어쨌든, 그런 연유로 별 기대도 않고 기분전환삼아 읽은 [시베리아 예찬]은 어떤고 하니-

이 책은 제법 괜찮습니다. 저자의 묘사가 조금 오버=ㅅ=하는 경향이 있지만, 시베리아를 직접 가본 사람으로서 바이칼 호수의 경관, 시베리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표현으로는 좋다고 생각해요. 그나저나 님 시베리아 미소녀들 좀 너무 좋아한다능?

이 책의 또 다른 좋은 점은, 시베리아를 배경으로 창작열을 불태운 이름난 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훗날 명작을 저술한 작가들이 시베리아에 와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떠나갔는지 알 수 있었죠. 그야 본인이 뚜렷한 감상을 남기지 않은 이상 그들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 알 도리는 없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상상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조금 놀랐던 점은 춘원 이광수가 시베리아를 무대로 한 연애소설을 썼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정확히는 주인공 남녀가 시베리아로 떠나 소식두절~이라는 이야기였지만요. 춘원 이광수는 친일행위로 [무정] 외의 문학작품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편인데, 국어 교과서에 실리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읽고 싶을 때 읽을 수 있을 정도로는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친일행위도, 문화 방면의 성과도, 모두 남김없이 알려져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제가 가고 싶은 나라로 1위는 몽골이고 2위는 알래스카, 캐나다 등지입니다.

그래도 3위를 꼽자면 시베리아는 들어갈 수 있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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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센스 (리커버) -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리드하는
셀레스트 헤들리 지음, 김성환 옮김 / 스몰빅라이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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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또 책 노예 도서로군요....

지금은 클라이언트들로부터 '박ㅇㅇ 대통령(현재 파면된(...))도 말싸움해서 이길 수 있다'라는 평을 듣는..... 아니 그 사람에게 말로 지는 사람도 있을까요? 여하튼 그런 저이지만 과거에는 아주 눌변이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은 중2병의 극치를 달린지라 말 자체를 별로 안 했구요(...) 대학 시절은 사투리가 신경쓰여 위축되어 있었겠지요.

하지만 현재의 직업을 선택한 결과 대부분의 청소년은 말로 이길 수 있는 몸이 되었습니다. 청소년을 말로 이기다니 정말이지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요!=ㅁ=

그러나 그러한 달변이 정말로 말을 잘 한다는 것일까요. 저자 가로되 말재주와 말센스는 다르며, 말재주는 유창한 말솜씨일 뿐이지만 말센스는 적재적소에 필요한 말을 필요한 만큼만 하는 센스라 합니다.

과연... 저처럼 말로 먹고 사는 사람에게는 꽤나 긴요한 조언이 많았습니다. 상대를 통제하려 하지 말라든가(하지만 현실은 전기충격 막대기 하나쯤 들고 다니고 싶은 기분), 좋은 말도 되풀이하면 나쁜 말이 된다든가(하지만 좋은 말일 때부터 들어처먹질 않는다).

.....내면의 딴죽은 뭐 그렇다 치더라도, 말은 문자보다 진정성이 강하다는 주장에는 참으로 공감했습니다. 저도 클라이언트 관계자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 싶을 때에는 통화 쪽을 선호합니다. 뭐, 전화 자체가 싫지만! 그보다는 인간 자체가 싫네요!^_^

제일 흥미로웠던 에피소드는 흑인인권운동가와 KKK 최고 지도자와의 대화(....) 물론 대화만으로 KKK 최고 지도자가 단박에 교화되는 일은 없었지만서도.... 이 책에서는 미래의 가능성까지 포함해 긍정하는 편입니다. 웹상에서 악의 축으로 취급되는 모 포털 사이트에 소속된 사람들도 대화로 바꿀 수 있을까요?

....그딴 데에 제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쪽이 본심입니다만.

현대는 대화 쇠퇴의 시대라고 합니다. 그러나 인류 사회가 유지되는 한, 소통이라는 굴레가 인류에게 씌워져 있는 한 말센스를 추구하는 고민은 계속 되겠지요!

서비스로(?) 이 책에서 소개하는 말센스의 방법 중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생산적인 대화를 위한 다섯 가지 핵심 전략 1. 호기심 갖기 2. 편견 검토하기 3. 존중하는 마음 갖기 4. 논점 유지하기 5. 잘 마무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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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흔적 도감 - 흔적으로 찾아가는 야생동물 생태 기행
최태영.최현명 지음 / 돌베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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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렸을 때부터 야생동물 이야기를 좋아했습니다. 현재는 늑대 오타쿠로 알려져(?) 있지만 좀 더 어렸을 때에는 곰에 열광했었지요. 그리고 곰이 나오든 안 나오든 간에 '퀴즈 탐험 신비의 세계'가 방영하는 금요일에는 득달같이 TV앞으로 달려가곤 했습니다. 지금도 TV가 있는 환경에서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디스커버리 채널의 야생동물 다큐멘터리를 가장 즐겨 봅니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촬영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야생동물의 모습을 포착하는 걸까요? 카메라를 들고 무턱대고 정글이나 삼림에 한 발짝 내디딘다고 해서 야생동물이 나와주는 것은 아닐 터입니다. 다른 동물의 낌새를 느끼고 몸을 감추는 것은 그들의 필수 교양이 아닐까요. 어쨌든 그들로서는 생사를 좌우하는 문제이니 말이지요.

이 책은 그런 야생동물의 흔적을 어떻게 읽는지,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어떻게 그려내는지 알려주는 책입니다. 삼림 곳곳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발자국과 배설물과 먹고 남은 먹이를 통해서 말입니다.

정말로 굉장한 것은, 이 책에 수록된 사진이 저자들이 직접 찍어 장소까지 표시한 사진이라는 것입니다. 그 다종다양한 볼륨에는 감탄이 나올 지경이에요. 그러나 야생동물의 삶의 모습을 생생히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 보기 좋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4할 이상이 대변=ㅅ= 사진이고, 최소한 2할은 시체나 뼈 사진이니 말이죠.

...그러나 대로가 말끔한 것이 당연한 콘크리트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생각에는 미치지 않는 일이겠지만, 그것들은 엄연히 야생동물의 삶의 일부인 것입니다.

진정한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또한 다른 야생동물들 역시, 더렵다거나 끔찍하다고 피해버릴 배설물이나 시체를 통해 이름 모를 누군가의 삶의 궤적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스라소니의 대변 끝이 뾰족하게 되어 있는 것을 보고 그 스라소니가 털 많은 동물을 먹었음을 짐작하고, 그 마르고 젖은 상태를 통해 스라소니의 배가 부를지 고플지도 가늠하는 것도 가능하고, 죽어있는 새의 뼈의 상태를 보고 그 새가 불의의 사고로 죽었는지 혹은 육식동물이나 다른 맹금류의 공격을 받았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 흔적들은 소위 문명인이라고 하는 현대인에게 있어서는 더러운 잔해일지도 모르지만, 야생동물들 자신에게는 그 몸으로 남겨놓은 삶 그 자체-

....그래서 설 연휴 도서관이 문을 여는 동안 끙아 사진을 아주 열중해서 보고 있었다는 겁니다=ㅁ=/ 우와 곰 응가는 사람 응가랑 제법 비슷하구나아- 라든가....ㅇ<-<

아니 뭐 좋지 않습니까? 그것들은 어찌되었건 삶의 일부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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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인문학 9
이용균 지음 / 경향신문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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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책 다단계로 읽게 된 책입니다.....

출판사가 출판사라서인지 서문에 봉하마을 이야기부터 불쑥 튀어나와 다소 당황스럽습니다. 대한민국의 프로야구야 본디 태생적으로 정치 때문에 탄생했긴 한데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뭐 본문은 딱히 그런 화제가 점유하지 않습니다. 저자는 야구의 여러 요소들.... 가령 홈플레이트, 희생타 등의 용어며 공이 득점을 결정하지 않고 사람이 득점을 결정하는 등의 요소를 들어 야구가 가족주의적, 공동체주의적 스포츠라 역설합니다. 나아가 환경 미화와 같은 선행을 하며 팀 성적을 끌어올린 캔자스시티 로열즈, 조금 덜 하는 것이 진짜 최선이라는 철학 등.... 저자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썼던 칼럼을 주제별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크게 휘두르며]에서 야구를 잘 하게 되는 방법과 일맥상통하는 면도 있어 흥미로웠달지.....

한편으로는 야구랑 별 상관 없는 주제도 야구와 억지로 연결짓고 있어 어안이 벙벙하기도 했습니다. [남한산성]과 기아 타이거즈, 그리고 윤석민이라니 연결점 전혀 모르겠거든요!

....뭐, 이런 시각도 있구나 하는 사실을 알 수 있었던 그저그런 시간이었습니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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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본 조선시대 이야기 1
정연식 지음 / 청년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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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지지 않은 조선의 풍속을 사료를 상고하여 재미난 입담으로 소개하고 있는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역사 관련 서적에 있어 저자의 경험을 주절거리는 것을 상당히 싫어하는 편인데(대표적: 시바 료타로의 [몽골의 초원]), 이 책은 어째 거슬리지 않고 재미있기만 합니다. 우선 거슬릴 정도로 많이 나오지도 않아요!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는 신참 관리의 면신례. 대학의 신입생 환영회나 신고식 같은 골때리는 풍속이 조선시대에도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OTL 귀신 같은 차림새로 돌아다닌다든가, 연못에 들어가 사모로 물고기를 잡는다든가... 그 유례를 보면 고려 말 미천한 출신의 권문세족 자제가 고위관직에 쉽게 입사하자, 그걸 눈에 가시처럼 여긴 관리들이 면신을 구실로 갈구는 데서 시작하였다고 하니, 매년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물의를 빚는 대학의 신입생 환영회는 실로 장대한 역사가 있었네요=ㅁ=/

덧붙여 위대한 학자로 유명한 율곡 이이가 실로 유교적으로 성격이 까다로워서 이 면신례를 거부한 일화도 웃겼습니다. 결국 율곡 이이가 병조판서가 되었을 때에는 병조에서만큼은 면신례 풍습을 폐지하도록 밀어붙였다고 하네요. 물론 그가 물러나자 금방 부활했습니다만.

또 웃기는 이야기만 있는 것도 아니어서, 다루고 있는 풍속에 대한 사진 자료를 싣고 있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구한 말의 사진도 많고요. 그러나 이게 해가 되었던 점은=ㅅ= 조선시대의 형벌에 대해 다루면서 효수되어 있던 김옥균의 목 사진까지...=ㅁ= 좀 오싹한 데가 있는 사진이니 이런 쪽에 큰 거부감이 있으신 분은 마음의 준비를 해주세요. 설명에 의하면 문제의 사진이 두 장 더 있다고 하는데, 그건 책에 실려 있는 것보다 훨씬 무섭다고 하니 대체 어떻길래...OTL 물론 찾아보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OTL

저자의 표현이 참 재치있어 글이 술술 읽혀진다는 점도 매력적이네요. 조선시대의 노비를 다루는 장에서 말하기를, 왕실의 재산을 관리하는 관청인 내수사의 노비는 여느 양민보다 돈도 많이 벌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내수사 노비라고 사기를 쳐서 결혼을 하려고 하는 가난한 양민도 많았다는군요. 그러자 저자 왈 '사 자 들어가는 직업이긴 하다' .....구르면서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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