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 케리슈 1 - 제왕의 서
제랄딘 해리스 지음, 김은우 옮김 / 어진소리(민미디어)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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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판타지라는 업계에 제법 발을 들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들어본 적이 없는 작품. x년 이상 학교 도서관 서가를 배회하면서 이상하게 눈에 밟혔지만 뭔가 유치해보이는 제목에 경도되어 읽기를 꺼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갈키스의 왕자]라는 제목의 판본을 C님께서 읽고 계신 것을 보고 비로소 흥미를 가지게 되어 손을 대었습니다.

...아니 C님께서 역설하신 형제커플링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아니예요. 정말로.

...불온한 발언은 그만두고 우선 작품을 소개하자면,



대한 신 젤딘과 아름다운 여성 이마르코의 결혼으로 태어난 신의 자손들이 다스리는 갈키스 제국. 그러나 제국의 황실은 점차 부패하고 비뚤어져 갔다. 그런 시대에, 황제와 노예 출신의 왕비 사이에서 태어난 제 3왕자 케리슈 로 탄. 5대왕국의 연합군이 갈키스 제국을 침공하려는 위기에 이르러 대사제 이젤든은 케리슈에게 일곱 명의 마인이 지닌 열쇠를 받아 사로잡힌 구원자를 찾아 갈키스를 구하는 임무를 맡기는데..


위대한 신 젤딘과 아름다운 여성 이마르코의 결혼으로 태어난 신의 자손들이 다스리는 갈키스 제국. 그러나 제국의 황실은 점차 부패하고 비뚤어져 갔다. 그런 시대에, 황제와 노예 출신의 왕비 사이에서 태어난 제 3왕자 케리슈 로 탄. 5대왕국의 연합군이 갈키스 제국을 침공하려는 위기에 이르러 대사제 이젤든은 케리슈에게 일곱 명의 마인이 지닌 열쇠를 받아 사로잡힌 구원자를 찾아 갈키스를 구하는 임무를 맡기는데....

내용 자체는 굉장히 고전적인 판타지인데다가 앞으로의 전개가 일목요연합니다만 이게 오히려 재미있달까요. 케리슈 왕자가 이복형 포롤킨과 함께 온갖 풍습과 환경, 제도를 가진 갈키스 밖의 나라들을 모험하는 모습이 다채롭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열쇠를 보관하는 불사의 마인들도... 불사의 마인이라고 해도 뭐 아주 괴물인 것은 아닙니다만, 어쨌든 모두 개성이 강한 면면들이라서 작품을 더욱 흥미롭게 해줍니다.

개인적으로 마인 중 누구씨가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아무리 까발리기, 내용폭로, 스포일러, 네타바레를 좋아하는 진냥이라고 해도 작품의 중대한 재미 요소를 박살내는 일은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다음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다음에 만나는 마인은 어떤 인물이며 어떤 시련을 줄까- 이것이 이 작품의 묘미이기땀시...

아무튼 안 알려진 것치고는 세계관도 충실하고 내용도 흥미로우며 인물들도 재미있기 때문에 추천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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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종 살인자 밀리언셀러 클럽 25
로베르트 반 훌릭 지음, 이희재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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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이고 꼬장꼬장하지만 마음씀씀이가 세심하고 은근히 귀여운 게 매력인 남자, 디 공이 주인공인 중화 고전 미스터리(는 별로 없지만) 소설의 다른 작품을 찾아냈습니다-!!!

이걸 서가에서 찾아낸 게 한창 월드컵 시즌이었는데, 솔직히 말해 본선 진출보다 이게 더 기뻤습니다. 아옳.

이번 권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재미있었습니다. 여전히 트릭이나 추리는 별로 없습니다만=ㅁ=)> 본래 추리를 하기 위해 쓰여진 것이 아니라 훌릭이 중국의 옛 이야기에서 적당한 사실을 골라내 엮은 것이니까 어쩔 수 없지요. 오히려 본래 문필가가 아닌 작가의 사정을 감안한다면 소재를 짜맞추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탁월하다고 평할 수 있는 것이 아닌지.

무엇보다 인상 깊은 것은 긴장이 고조되면서 클라이막스에 이르게 하는 전개의 구성과, 클라이막스의 장면 묘사가 주는 카타르시스입니다. 이 작품에서도 막바지의 처형 장면과 마지막 장면의 이어짐이, 그것이 주는 메시지에 공감할 수 있느냐 하는 여부는 둘째치고 어떤 전율을 안겨준달까... 지금도 선명히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쇠못 살인자] 마지막 부분의 산에서의 만남 장면. 이 장면은 읽을 때마다 영화처럼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진냥도 글줄이나 끄적거린다고 하는 입장이지만 이런 경지에까진 이르지 못했습니다. 작가의 본업이 무엇이던간에 정말 존경스러워요ㅠㅠ

그리고... [쇠못 살인자] 후기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아서 한동안 찾아다니는 삽질을 했는데 드디어 이 작품에서 디 공의 이름의 한자를 알아냈습니다.

디런지에狄仁傑

...

적인걸이었냐!??!?!?!?!?!

아니.. 적인걸이 어떤 인물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우리 귀여운 디 공과 연결이 안되는군요...

덧붙여 이번 작품에서 디 공은 일부러 난봉꾼으로 행동하거나 점쟁이 변장을 하는 등, 민완 판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보통 판사는 저런 거 안 한다는 사실은 묻어두지요.

으아 작가가 이 작품을 시리즈로 내주지 않은 것이 통탄스럽습니다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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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히메 1
타카노 와타루 지음, 조은경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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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평을 듣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읽는 것을 꺼려하던 작품입니다만. 이번에 아는 분께서 떠맡기듯이 읽게 만들어버렸습니다. G님, 무서운 사람!(눈을 홉뜸)

개인적인 이유가 뭔고 하니... 전 가상이건 실화를 바탕으로 했건 간에 중화물에 아주 까다로운 인간이기 땀시. [쇠못 살인자]를 볼 때에도 꽤나 벌벌 떨면서 본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정독한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종류로 출판된 작품 [채운국 이야기]가....

이런 중화물은 납득할 수 없어어어어어어어!!! 하고 격렬하게 밥상을 뒤엎는 종류의 작품이라....

아니, 수려에게 무슨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닙니다. 팬 여러분은 용서해주세요.

하지만 중화물이라면 거기, 그거, 뭐랄까, 현대물이나 서양중세물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그런 분위기나 관념 같은 것이 있지 않겠습니까!?

....없어, 라고 잘라 말씀하시는 분들도 좀 봐주세요.... 대학 전공을 중국사로 하거나(날림이었지만) 중어중문학과 전공 강의를 과감하게 수강하거나(학점 처참하게 깨졌지만) 하는 인간의 괴벽이라고 생각해주십쇼....

아무튼 기대하고 보면 그만큼 기대가 충족되지 않는 쓸쓸한 마음이랄까 허무감이랄까 그런 것이 물밀듯이 밀려와서....

그런 연고로 [나나히메]도 꽤 멀리 하고 있었습니다만.

이게 의외로 재미있었다고나 할까

카라가... 하아하아... 귀여워....

...위험천만한 멘트는 그만두고.

딱히 중화물이라고 하기도 뭐시깽이하고 어느 쪽이냐면 일본풍과 중화풍의 퓨전?

왕이 후사를 남기지 않고 혼란에 빠진 토우와국. 유력한 도시에서는 무녀 공주인 미야히메를 내세워 권세영달을 도모하려 하는데... 주인공 카라스미는 그 미야히메 중 일곱번째인 나나히메로서 옹립된 소녀입니다. 그녀를 공주로 내세운 것은 텐 후오우와 토엘 타우의 두 사람. 세상의 정점으로 나아가자는 세 사람의 꿈-

..9살짜리에게 자기네 계획을 전부 까발리는 남자 두 사람이 참 대단하죠. 그리고 자신의 지위가 연극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초연하게 성장하는 카라쨩도 대단하고. 하지만 일견 불안해보이는 세 사람의 관계가 더할 나위 없이 깊은 신뢰로 맺어져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이 작품의 대단한 점이라고나 할까요....

또한 각자 개성이 넘치는, 다른 여섯의 미야히메들. 그리고 그들의 세상을 싸움터로 몰아가는 정세의 묘사. 카라의 눈으로 담박하게 그려지고 있는 것 같지만 이 갈등과 위태로움을 내포한 세계관이 매력적이군요.

무엇보다 이 동란 중에서는 대단치 않은 비중인 듯 싶어도 미야히메의 역할이랄까... 단지 권력의 장식품이 아니라 무녀로서 자연과 백성을 연결하는 관념도 독특합니다. 더하여 이 세계를 묘사하기 위해 작가가 만들어낸 조어도 아름답고.

제가 본 것은 2권까지이지만 이번에 3권이 나온다는군요. 과연 카라, 카라스미 공주의 행보가 어찌될지 정말 기대되면서도 걱정됩니다!

결론은 카라쨩 만세!!!!..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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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메탈 패닉! 16 - 고민할 틈도 없는 팔방색
가토우 쇼우지 지음, 민유선 옮김, 시키 도우지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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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 센스도 탁월하지만 갈등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주는 재미로 현재 읽는 라이트노벨 작품 중에서 가장 베스트로 꼽고 있는 작품, [풀메탈 패닉].

긴장이 고조되다 못해 끊어질 지경이 된 본편과는 대조적으로 폭소의 도가니탕인 단편 모음집이었습니다만...

.....뭐시랄까 웃으려 해도 웃을 수 없는 소재가 등장했습니다.

그러니까.. 주인공 치도리 카나메와 사가라 소스케가 MMORPG에 도전합니다!

........아 놔........OTL

소설 속 인물들의 자폭개그를 보면서 남의 일이 아니라며 먼산을 바라보게 되는 건 유쾌한 일만은 아니예요(....)

게다가 MMORPG의 포인트를 의외로 잘 지적해서 감탄... 아니 이런 방면에서 서술을 풀가동시키는 것은 그만둬줘요 작가님.... 읽는 재미는 있지만... 재미는 있지만... 점점 일반인의 길을 벗어나는 것이 보인단 말입니다....OTL

제일 공감했던 것은 후반의 진격씬(?)... 장렬해야 할 진격 중 유저들이 잡담이라든가 헛소리를 채팅창에 지껄이는 장면에서, 언젠가의 WoW 안퀴라즈 오픈 이벤트가 생각나서 폭소했습니다. 제가 있는 서버에서는 모 길드에서 무단으로 이벤트를 진행해 플레이어들의 저주를 샀지요. 당시 진격 이벤트 중 공개창에서도 욕설과 저주가 난무했던 풋풋한 기억(/먼산)

일본 쪽의 MMORPG는 유저들이 직접 만드는 스토리라든가 룰에 로망이 있네요. 하지만 전 와우와 블리자드를 뼛속까지 섬기는 노예. 세계관에 유저들을 침몰시키는 것도 꽤 좋아해요.

결론은 스랄님 만세(?!)...가 아니라... 밀리터리 자폭맨이면서도 날로 남자의 관록을 붙여가는 사가라 소스케군에게 /군침... 덧붙여 이모티콘이라는 스킬을 익힌 소스케군이 귀여워서 견딜 수 없는 건 저만입니까?=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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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생전 - 상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동양편 544
홍승 지음, 이지은 옮김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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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국연구재산 학술명저번역총서는 못 참죠...!!!

그나저나 이 총서 주로 소명출판에서 나오는 줄 알았더니만, 이 출판사에서도 나오네요.


작가는 명청교체기 한인 신사이지만 딱히 절개파는 아니었던 모양으로, 조부와 부친도 청에 벼슬을 했고 본인도 국자감생까지 올랐으나 빈궁해지면서 극작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작가의 흥미로운 점은 같은 소재를 가지고 작품을 쓰면서 주인공과 주제를 달리 합니다. 시리즈(?) 첫 작품인 [침향정]은 이백의 시점으로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그리는 한편 당 현종을 칭송하였으나, 이어 [무예상]에서는 이필([장안 24시]의 더블 주인공이네요!) 시점에서 당 현종이 양귀비에게 빠져 나라가 기울게 만듦을 비판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양귀비를 주인공으로 삼아 당 현종과의 사랑에 초점을 맞추었으니 연회나 기방에서 이 노래가 아니면 연주하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인기를 모아 공연료도 폭등.

하지만 강희제가 황가의 기일에 이 작품을 공연한 일을 두고 불경스럽다며 처벌한 까닭에 작가도 출세길이 막히고 낙향합니다. 그러나 [장생전]은 오히려 더욱 유명해졌으니, [홍루몽]의 작가 조설근의 조부도 그를 초청해 [장생전]을 함께 관람했다지요.

작가는 술에 취해 물에 빠져 죽었다는데, 공교롭게도 그 날이 양귀비의 생일인지라 양귀비가 그를 아껴 데려갔다는 소문마저 돌았다고 합니다.


서문에서는 그밖에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그린 작품도 소개합니다. 잘 알려진 이백의 [청평조], 두보의 [여인행], 두말할 필요 없는 백거이의 [장한가].... 뿐만 아니라 제목만 전해지는 것도 40여 종, 내용까지 전해지는 작품은 20여종에 이른다고 하니 그만큼 양귀비와 당현종의 사랑이 엄연히 나라 말아먹은 사실이 있다 할지라도 작품의 서문에서 말하는 것처럼 '정'으로 사람 마음을 울리는 것이겠지요.


무릇 정이란 금석을 감동시키고, 천지를 돌이키고, 태양처럼 빛나며, 청사에 길이 남는다네. 보라, 신하의 충성과 자식의 효심은 모두 정에서 말미암고, 성현 공자께서 일찍이 시경을 편찬하실 적에 정풍과 위풍을 삭제하지 않으셨으니 ...

각 척(중국 연극의 막)마다 말미에 주석을 달아 문학적 표현, 역사적 사건, 인물의 역사적 행적에 대해 소상하게 설명한 점도 아주 좋네요!


작품의 전개는 꽤 빠릅니다. 3척에서 이미 안록산이 등장하고 상권의 마지막 부분인 24척은 안사의 난, 25척이 양귀비 절명씬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장한가전]에서 따온 듯, 양귀비가 봉래의 옥비로 신선이며 지상으로 귀양 왔다는 설정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같은 장르 중에는 당 현종 또한 천상의 공승진인이라 유배되어 왔다는 썰도 있다니, 실제 역사에서 두 사람이 도가를 숭앙하기에 만들어진 설일 거라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심 주제는 '예상우의곡'.... 수당시대 도교의 법곡으로 당 현종이 음색을 가다듬어 즐겨 연주했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천상의 노래로 이 노래를 지상에 전파하기 위해 봉래옥비를 지상으로 보냈다는 설정. 그리하여 꿈 속에서 양귀비를 천상으로 불러들여 곡을 전수하니, 양귀비는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여 악보를 써냈을 뿐 아니라 그 곡으로 춤까지 추니 이름하여 예상무. 매비의 경홍무를 발라버릴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토록 재능 넘치는 양귀비는 사랑에 있어서도 양보하지 않아서, 현종이 언니인 괵국부인과 동침하자 사가로 되돌려보내지지만 머리채를 잘라 현종에게 보내어 총애를 되찾습니다. 같은 짓을 건륭제의 계후인 호이파라나 씨가 했다가 폭망한 일을 떠올리면 과연 진짜 경국지색은 클라쓰가 다르다고밖엔....

그리고 현종이 매비를 취화서각에 불러 회포를 풀자 득달같이 들이닥쳐 난리치는 데도 현종은 절절 맵니다. 이후 매비는 개구멍으로 쫓겨나다시피 해 분사했다는 간단한 서술. 양귀비와 총애를 겨루다가 밀려났다는 워낙 기구한 운명인 만큼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도 꽤 있다는데요, 안사의 난 때 참살당해 매화나무 아래서 시신으로 발견되거나 비구니가 되어 현종과 재회하거나 한다죠.


좌우간 이렇게 현종의 사랑을 독차지한 양귀비이지만...

그녀가 좋아하는 여지를 운반하는 파발마가 벼이삭을 죄다 밟아버리고 맹인 점쟁이도 밟아죽이고, 공을 다투는 파발꾼들이 역참의 역인을 두들겨패는 장면도 생생하게 공연합니다. 이 꼴을 보고도 사랑을 응원하고 싶니 견우직녀야....


물론 그 응보로 안사의 난이 터져 양귀비가 자진합니다만. 인과응보! 나무삼!

일단은(?) 자진할 때에도 현종은 만류하는데 양귀비가 스스로 희생하는 묘사네요.


현종은 고통스러워하면서 피난을 가다가 촌로 곽종근이 바친 맥반(잡곡을 갈아서 익힌 밥)을 받고 맛없다고 징징거립니다. 피난행궁에서 단향목으로 양귀비의 목상을 만들어 통곡하거나 합니다.(여친 피규어?) 송 휘종이 생각나는 묘사이지만 그래도 곽종근의 충언에 귀기울이는 묘사가 있으니 이것이 주인공 가오일까요?

이 곽종근은 난이 평정된 것을 축하하고자 화산에 향을 올리러 가던 중 양귀비의 비단 버선을 주워 구경거리로 삼는 광경을 보고 혀를 차며 거들떠보지 않습니다. 이런 기개 있는 사람이 일개 촌부에 머무르니 당이 망하는 겁니다~

또 안록산이 변절한 신하들과 연회를 즐길 때 비파를 던져 공격한 뇌해청 같은 인물이 일개 악공에 머무르니(이하생략) 어쩌면 당 왕조에 변절한 자, 당 왕조에 충성을 바치는 자들을 묘사하여 작가가 건륭제에게 밉보였을지도 모르겠군요.


난이 평정되고 현종은 양귀비의 가묘를 이장하여 무덤을 만들어주려고 합니다. 그녀의 유체를 남자에게 보이지 않기 위해 여공을 모으는데 사람이 부족해서 남자가 여장하고 슬그머니 끼여드는 개그씬이 유쾌합니다.

하지만 가묘를 파봐도 양귀비의 시신은 온데간데 없습니다! 이미 그녀는 봉래선자라는 원래 신분 덕분에 천상으로 올라간 것이었죠.(괵국부인이며 양국충의 혼은 지옥 익스프레스 탔는뎅....) 결국 양귀비가 정표로 준 향낭만 목갑에 싸서 이장했을 따름.


결국 현종은 미련을 못 버리고 도사 양통유를 불러 양귀비의 영혼을 찾아달라고 부탁합니다. 양통유는 유체이탈까지 해가며 그녀의 행방을 찾다가 직녀를 만나고, 현종이 양귀비를 배반한 줄 알고 빡쳐 있던 직녀는 양통유와 견우가 설득하여 분노를 풀고 양귀비의 소재를 가르쳐줍니다. 양통유와 만난 양귀비는 생전의 시신과 같이 묻었던 정표인 금채와 전합을 증표로 주고, 천보 10년 장생전(드디어 타이틀 회수!)에서 칠월칠석 견우직녀성으 보며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 에피소드 또한 들려줍니다.

마침내 태진옥비(양귀비)가 천상의 신들 얖에서 예상우의곡을 연주하기로 한 날 현종도 승천! 두 사람이 공승진인과 봉래선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두 사람의 진실한 사랑에 감동한 천상의 신들의 배려로 천계에서 영원히 사랑하며 지냈다는 결말-


......당 왕조의 쇠락은? 백성들의 고통은? 커플충 폭사해라....!!!


이렇게 된 이상 당 현종을 디스한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지 않으면~ 힘내세요, 한국연구재산 학술명저번역총서 관계자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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