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1. 35
작정한 게 고작 책방 순례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난 책을 사 모으는 걸 광적으로 좋아한다. 어린 시절부터 그랬다. 그래서 지금도 책에 그림 그리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2. 41
가장 좋아하는 미술관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베니스의 '페기 구겐하임 뮤지엄', 파리의 '로댕 갤러리', 프랑크푸르트의 '모던아트 뮤지엄', 관객이 너무 많아 아쉬운 피렌체의 '우피치 뮤지엄'을 꼽는다.
이번 도쿄 여행에서 나는 일본인들이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미술관'이라고 자랑하는 롯폰기 힐스의 '모리 미술관'에 가보았다.
3. 81
가끔 어린 학생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곤 한다. 나는 가끔 아마추어들이 그림을 더 잘 그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아마도 그들의 그림에 '성실하게 대상을 관찰해 그리려는 흔적'이 남아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자신이 잘 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대상을 자세히 관찰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잘 그리기 위해서는 '그리기'보다 '관찰하기'가 더 중요하다.
4. 104
소년들의 세계가 궁금하다면 아키하바라로 가라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미시족이라면 지유가오카로,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아저씨라면 가부키초로, 패션 감각 있는 OL이라면 다이칸야마로, 인디밴드람녀 시모기타자와로 정도가 될 것 같다.
5. 113 2.5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가족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집에 돌아오니, 오즈의 마법사에 나온 마지막 대사가 생각났다. "세상에 집 만한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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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욕심을 버리면 즐거운 여행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무 많은 것을 보려고 하면 중요한 다른 것을 놓치게 된다는 이치를 알게 된 것이다. 나의 여행은 언제나 목적이 없다. 목적 없는 여행은 나 자신을, 내가 살고 있는 곳을 새롭게 돌아볼 기회를 제공해 준다.
7. 119
조잘조잘, 와글와글, 키득키득, 알록달록, 번쩍번쩍, 쿵쾅쿵쾅, 지지배배. 내가 느끼는 도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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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길을 걸어가는데 저 만치에 동전이 떨어져 있는 거야. 근데 사람들 눈치가 보여 선뜻 주을 수가 없었어. 이래 뵈도 외국인의 체면이 있지. 안 그래?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나는 잽싸게 동전을 주었지! 오옷 그것은! 바로 빤짝빤짝 빛나는 배, 백 엔이었어~ 푸하하하 땡잡았네~ 엄마 아빠 이리 와 요것 보세요~ 병아리떼 쫑쫑쫑 땡 잡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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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은 아주 가까이에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게 되면, 언제 어디서든지 행복은 순식간에 찾아온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도, 책을 보다가도, 때론 응가를 하다가도 좋아하는 어떤 것을 상상하는 순간 행복은 피어오른다. 좋아하는 게 많은 사람일수록 행복해질 확류도 높다.
10. 196
중고 장난감 가게 '렌탈 쇼케이스' 위탁판매 가게로 진열장을 한 칸씩 임대한 후, 그 안에 자기의 물건을 진열해 놓고 판매를 부탁하는 곳이다. 임대료와 판매 수수료만으로 먹고 사는 매우 획기적인 가게인 셈.
11. 209
전자렌지에선 핸드폰 100대 분량의 전자파가 생긴다니 그게 좀 찝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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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꼬치가 벌떡 일어났어요. 문어도 따라 일어났어요. 오뎅이 부시시 일어났어요. 빵빠라빰! 자, 우리 모두 행진을 하자. 오빠의 입 속으로~ 쏙쏙! 언니의 입 속으로~ 쏙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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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만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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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미술관 ->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사랑
사랑밖에는 줄 것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