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경직/영국소설) ♣1984(Nineteen Eighty-Four)♣ 조지 오웰 ★★★★★
⊙ 차가운 쇠의자에 앉아 읽는 듯한
⊙ 전체주의. 고문. 전쟁. 권력. 현실에 대한 끝없는 의심.
    일기. 텔레스크린. 감시. 성욕 통제. 사랑. 세뇌

62. (사회/미국수필)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하워드 진 ★★★☆☆
⊙ 민권운동. 반전 활동. 베트남전. 파시즘.

63. (실명/포르투갈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
⊙ 실명 전염병 -> 모두 눈이 멀고 단 한 사람만 볼 수 있다. <- 엄청난 상상력들로 얽힌 소설.
⊙ 정신을 뒤흔드는 소설.

64. (일본/한국수필) ♣현태준 이우일의 도쿄 여행기♣ 현태준/이우일 ★★★★☆
⊙ 만화책인듯한 즐거운 그림들 + 톡톡 튀는 여행기 + 경쾌한 수필
⊙ 책을 덮고나면 내 안에서 글자들이 스르르륵 튀어나올것처럼 기분이 가벼워진다.

65. (놀람/헝가리소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상♣ 아고타 크리스토프 ★★★★☆
⊙ [밀란쿤데라와 비교됨]
⊙ 엽기.
⊙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보는 덤덤한 작가의 시선. 그 속에 담긴 빠르고 차가운 잔인함.
⊙ 쌍둥이. 할머니. 전쟁..

 

 

 

 

66. (사랑/헝가리소설) ♣결혼의 변화 - 상♣ 산도르 마라이 ★★★★☆
⊙ 밑줄 많다.
⊙ 문체 탓에 나에게 소곤소곤 얘기해 주는 듯. 귀 기울여 듣다.

67. (키득/한국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
⊙ [감각적인 문체]
⊙ 표현력 신선.
⊙ 웃..........기........다.

68. (서민/중국소설) ♣닭털 같은 나날♣ 류진운 ★★★★☆
⊙ [사람이 사람을 먹고]
⊙ 중국현대 중편소설집.
⊙ 중편 3개 - 개인, 조직, 역사(대기근)
⊙ 문학적 냄새 물씬.
⊙ 가난 사실적인 묘사.
⊙ '닭털같은 나날' ★★★★★ & '관리들 만세'

69. (이미지/한국수필) ♣따뜻한 카리스마♣ 이종선 ★★★★☆
⊙ 밑줄 많다
www.imagedesign.co.kr

70. (살인/한국수필) ♣한국의 연쇄살인♣ 표창원 ★★☆☆☆
⊙ 구성면에서 흠잡을데 없지만 이토록 끔찍한 범죄에 대한 얘기들은 정신건강에 해로울 수 있지 않을까.
⊙ 읽은 후 며칠 밤 괴로운 책. 공포영화 저리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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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생명/한국수필)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이은희, 궁리, 2002년 7월) 0802
60. (독서/프랑스수필) ♣소설처럼(Comme un Roman)♣
     (다니엘 페낙 지음, 이정임 옮김, 문학과지성사, 2004년 4월) 0311-0802
61. (경직/영국소설) ♣1984(Nineteen Eighty-Four)♣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민음사, 2003년 6월) 0803-0804
62. (사회/미국수필)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하워드 진 지음, 유강은 옮김, 이후, 2002년 9월) 0515-0804
63. (실명/포르투갈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해냄-네오북, 2002년 11월) 0326-0804
64. (일본/한국수필) ♣현태준 이우일의 도쿄 여행기♣ (현태준/이우일, 시공사, 2004년 9월) 0805

 

 

 

 

65. (놀람/헝가리소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상♣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까치글방, 1993년 8월) 0805
66. (사랑/헝가리소설) ♣결혼의 변화 - 상♣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솔출판사, 2005년 7월) 0805-0806
67. (키득/한국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한겨레신문사, 2003년 8월) 0226-0806
68. (서민/중국소설) ♣닭털 같은 나날♣ (류진운 지음, 김영철 옮김, 소나무, 2004년 2월) 0520-0807
69. (이미지/한국수필) ♣따뜻한 카리스마♣ (이종선, 중앙M&B, 2004년 7월) 0807
70. (살인/한국수필) ♣한국의 연쇄살인♣ (표창원, 중앙M&B-랜덤하우스중앙, 2005년 6월) 0808

 

 

 

 

71. (건강/한국수필)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 (서민, 다밋, 2005년 8월) 0808
72. (심리/미국수필)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로렌 슬레이터 지음, 조증열 옮김, 에코의서재, 2005년 7월) 0810
73. (파멸/일본소설)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민음사, 2004년 5월) 0814
74. (실종/일본소설) ♣모래의 여자♣ (아베 코보 지음, 김난주 옮김, 민음사, 2001년 11월) 0815
75. (사랑/헝가리소설) ♣결혼의 변화 - 하♣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솔출판사, 2005년 7월) 0816

 

 

 

 

76. (건강/한국수필)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안병수 지음, 국일미디어, 2005년 5월) 0809-0816
77. (모음/한국수필) ♣내 인생의 영화♣ (공지영 외, 씨네21, 2005년 7월) 0822
78. (창작/미국수필)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김영사, 2002년 2월) 0823-0828
79. (세계/한국수필) ♣세계를 모르면 도전하지 마라!♣ (박영진, 혜지원, 2005년 6월)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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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8-05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많은 책을 읽으셨네요? ^-^ 근데. 제가 본 책이 한권도 없어서 ㅋㅋ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은 읽고 싶었던 책인데... 어떠셨어요? 괜찮나요?

진진 2005-08-05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84랑 눈먼 자들은 어두운 분위기의 소설이지만 단단한 문학적 무게감으로 별 다섯개...존재의 세 가지...도 역시 다소 어두운... 좀 독특하고...충격적이기도 하고...ㅋㅋ. 한번쯤 읽어볼만 해염. 제가 이 책 저 책 왔다갔다 해서..읽던 것 마무리한 것들도 있고 그래요. 므흣..
 

 

 

 

 

<리듬감 있는, 잘지은, 단편소설 제목>
카스테라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몰라 몰라, 개복치라니
아, 하세요 펠리컨
야쿠르트 아줌마
코리언 스텐더즈
대왕오징어의 기습
헤드락
갑을고시원 체류기

1. 25
첫 수납은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였다. 말 그대로 걸작이란 생각이 들어서였고, 냉장고도 그 결정에 큰 불만이 없어 보였다. 달에 첫발을 내려놓는 암스트롱처럼 - 나는 냉장실의 정중앙에 조심스레 한 권의 책을 내려놓았다.
...
그것이 시작이었다. 그후 나는 때로는 부지런하게, 때로는 되는대로 인류의 걸작들을 읽고, 판단하고, 엄선하여 냉장고 속에 차곡차곡 쌓아갔다. 거의 대부분이 책이었고 이 또한 명작인 두 편인가 세 편인가의 영화가 책들 사이에 끼어 있었다.

2. 52
그건 <즐거움의 문제>가 아닐까 싶어.
즐거움의 문제?
즉, 너구리란 것은 말이야.
어려운걸.
그저, 너의 삶이 그런 시기에 도달했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넌 지금 스테이지 1의 문턱에 서 있는 거야. 그래서 이 세상이 너구리를 얼마나 싫어하는지를 비로소 알게 된 거지. 방법은 두 가지야. 너구리인 채로 도망을 다니거나, 아니면 쉽게 너구릴 포기하거나. 너의 팀장은 아마도 너구릴 숨긴 채 살아온 인간이었을 거야. 물론 힘들었을 테지.

3. 80
결국 모든 인간은 상습범이 아닐까, 나는 생각했다. 상습적으로 전철을 타고, 상습적으로 일을 하고, 상습적으로 밥을 먹고, 상습적으로 돈을 벌고, 상습적으로 놀고, 상습적으로 남을 괴롭히고,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상습적으로 착각을 하고, 상습적으로 사람을 만나고, 상습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상습적으로 회의를 열고, 상습적인 교육을 받고, 상습적으로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이 아프고, 상습적으로 외롭고, 상습적으로 섹스를 하고, 상습적으로 잠을 잔다. 그리고 상습적으로, 죽는다. 승일아. 온몸으로 밀어, 온몸으로! 나는 다시 사람들을 밀기 시작했다. 온몸으로, 상습적으로.

4. 108
서슴없이, 우리는 구름 속으로 날아들었다. 구름의 냄새가 심하게 코를 찔렀다. 비릿함이 느껴지는 좋은 냄새였다. 마음의 벽을 뚫고, 무언가 사방연속무늬 같은 것이 창공을 향해 터져나갔다.

*5. 119
그런 기분이었다. 아아, 좋아. 좋아, 좋아. 그 순간 한 인간의 좋은 기분이 온 우주를 도배하고 있었다.

6. 253
그때 파리 같은 것이, 아니 벌 같은 것이 내 머리를 관통했다. 아주 시원하고 더없이 깨끗한 공기가, 하늘의 파편처럼 뇌 속으로 스며들었다.

7. 258
어느새 신경안정제는 나의 주식이 되었다. 인간이 별게 아니란 생각이 그때 들었다. 맞으면-아프고, 뉘우치고, 숙이고, 무섭고, 궁리하고, 포기하고, 빌붙고, 헤매고, 재빨라지고, 갈라지고, 참담하고, 슬프고, 후련하고, 그립고, 분하고, 못 잊고, 죽고 싶고, 쓰라리지만 이를테면 몇 알의 약, 그 미약한 몇 밀리그램의 화학물질만 있어도 아무렇지 않게 삶을 영위해나가는 것이었다.

8. 306 해설 신수정(문학평론가)
박민규가 "네 번의 이직 끝에 결국 사표"를 내고 "내친 김에 빚을 얻어 노트북"을 산 뒤 "삼천포"로 가서 처음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던 모월 모일 이전의 많은 시간, 즉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도 여전히 언젠가 소설을 쓰리라, 혹은 쓸 수밖에 없으리라 막연히 짐작만 하던 그 시간 동안의 문학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80년대의 문학과는 구별되는 어떤 것이었다.

9. 작가의 말
결국 인간이 없었다면, 나는 소설 같은 건 쓸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같은 이유로, 이 한 조각의 빵을 당신에게 바친다. 아니 바친다기보다는, 당신의 냉장실 중앙에 조용히 내려놓았으면 한다. 겨우 한 조각의 빵을 만들었다. 더 열심히 쓰겠다.


***
인간이었을 거야. 물론 힘들었을 테지.

***
사람의 입에서도 무지개가 나올 수 있을까요?
갓 뽑아낸 밀크커피처럼 봄볕은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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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5
혼돈에 처한 사람들이 흔히 겪게 되는 현상 중 하나는 종종 특정 단어에 사로잡힌다는 것이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짧은 시기 동안 서로 다른 장소에서 그 단어를 여러 번 듣거나 읽게 된다. 그 단어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다. 다만, 사람의 감각들이 열리고 나면 아주 신비하게도 언어의 조각들이 기호들을 끌고 나오기 때문에 갑자기 두드러져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문자적 데자뷰에 대한 설명이 어떠하든...

2. 48
나는 그런 타입의 여성을 잘 알고 있었다. 예술 분야의 초라한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교활한 남자들에게 과장된 호감을 표시하는 부류의 여자. 자신은 정숙하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자신이 처한 존재의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런 남자와 어울리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3. 51
"아, 그가 해머스미스의 우리 집 근처에 살아요. 앞으로 어찌될지 잘 모르겠어요. 그러지 말아야 할 사람들한테까지 너무 호의적이라서 문제라니까요. 아직 누군가에게 냉담하게 대하는 기술은 터득하지 못했나 봐요. 남들한테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게 두려워서인지 나는 누구에게나 늘 호의적이죠."
"당신은 모든 이들이 당신을 좋아하기를 바라나요?"
"당신은 아닌가요?"
"누구나 그렇긴 하죠."

4. 63
"카뮈도 그렇고 베케트도 그렇고 스포츠를 정말 좋아했대요. 카뮈는 알제리 축구팀 골키퍼였고 베케트는 위즈덴 팀에 있을 때 훌륭한 크리켓 선수였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요?"
"글쎄, 재밌잖아요. 모든 것은 무의미하다고 하던 사람들이 스포츠에는 그렇게 심각하게 몰두했다니. 내가 보기엔 그거야말로 진짜 무의미한것들인데. 스포츠가 의미 있다는 것을 알기도 전에 벌써 삶이 무의미한걸요."

5. 71
이사벨은 자신의 탯줄을 '톱'으로 잘라버리고 싶었다고 하지만, 자신의 가계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은 본능적인 것이리라.

6. 93
이사벨의 이야기가 다른 이들의 이야기와 구별되는 뚜렷한 점은 그녀가 사용하는 표현과 말의 리듬이다. 나는 이사벨의 언어적 개성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라디오에 나오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영역의 영어였고, 문법적 선택이라기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단어나 구를 사용하는 것 같았다.

7. 96
루시는 자신의 지적 능력에 별로 자신이 없었다. 자신의 이해 범위를 넘어선 대화에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자기 수준보다 낮은 주제들에 대해서도 습관적으로 움츠러들곤 했다. 사람들이 수상의 정책에 관해 토론하면 루시는 수상은 머리를 어떻게 빗을까 하는 생각 같은 걸 했고, 최근 출간된 소설에 관해 얘기할 때는 책 겉표지가 저자의 눈 색깔과 잘 어울리는지 궁금할 따름이었다.

8. 103
자신이 열심히 노력해서 만든 것들이 계속 타인의 비웃음거리가 될 때 그녀가 갖게 되는 태도, 두려움, 경험은 틀림없이 그것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리라. 이사벨의 감수성을 덮고 있는 방어막을 상상해볼 수 있다. 이제 대화 중에 엄마가 쏟아내는 독설도, 런던 거리의 택시기사들이 하는 거친 이야기들도 견뎌낼 수 있다. 그러나 어른이 돼 그런 일에 쉽게 상처받지 않는다고 해도 그 표피 아래에는 오래된 상처들이 여전히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멀리서 보면 우스울 정도로 사소해 보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아주 심각할 수 있다.

9. 156
"발톱을 깎는다는 것은 아주 사적인 일이잖아. 발톱이 발가락 위에 놓여 있다면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일단 깎이고 나면 쓰레기가 되잖아. 그 순간 사적인 것이 되는 거지. 그냥 누군가의 머리칼을 보는 것과 욕실에서 그의 머리카락을 발견하는 것의 차이라고 할 수 있지."
"발톱 깎는 일이 섹스보다 더 친밀한 행위라고?"
"앞에서 태연하게 발톱을 깎아도 민망하지 않을 정도가 됐을 때 섹스를 해야 한다는 말이야."
...
친밀해지는 것은 유혹과는 정반대의 과정을 거친다. 친밀함을 보인다는 것은 상대방으로부터 비호의적인 판단-사랑할 가치가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이 초래될 수 있는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혹이 자신의 가장 멋진 모습 또는 가장 매혹적인 정장차림을 보여주는 것 속에서 발견된다면, 친밀함은 가장 상처받기 쉬운 모습 또는 가장 덜 멋진 발톱 속에서 발견된다.

10. 164
아이들에게 비밀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들이 낯선 것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는 것이고, 그들이 행동하고 느낀 것들을 아주 개인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인생의 끝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전에는 비정상적이고 부끄러운 행동처럼 보였던 것들이 인간이기 때문에 그랬던 것임을 깨닫게 되며 비밀을 훌훌 털어버린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비밀을 폭로하는 경향이 잔인함에서 비롯된다기보다는 그것을 듣고 있는 이방인에게는 사적인 것일지라도 실상은 일상의 영역-비밀을 간직한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은-에 포함된 것이라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일 뿐이다.

11. 239
누구나 감추고 싶은 것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아버리면 더 이상 자기를 좋아하거나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기 때문이다. 프라이버시에 대한 욕구 뒤에는 누군가가 우리에 관한 모든 사실을 다 알아버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놓여 있다. 그것이 비밀 누설에 대한 두려움을 키우는 주범이다. 거리 한복판에 발가벗겨져 있는 꿈 혹은 혼잡한 공항의 난리법석 속에서 여행 가방의 내용물이 쏟아져버리는 꿈을 종종 꾸곤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12. 291
이사벨은 선과 악의 종교적 분배에 관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나쁜 일이 일어나면 과거에 저지른 악행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믿었다. 반면, 고통을 겪는 것은 행운을 불러일으킬 준비를 하는 과정이라고 믿기도 했다. 즐거운 세 가지 사건-직장에서 성과급을 받거나, 멋진 옷을 사거나, 좋은 영화를 보는 것-이 있고 나면 어김없이 운이 곤두박질쳐서, 지독한 감기로 일주일간 침대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누워 있곤 했다. 그러니 행운은 동시에 불운을 설명하는 것이기도 했다. 코를 훌쩍거리며 행운의 오만함을 겸허히 받아들였으며, 그러고 나서는 또 다시 웃음을 되찾고 행운을 맞을 준비를 했다. 납부한 세금을 환급받는 것처럼, 친구에게 보낸 편지의 답장처럼.

13. 331 옮긴이의 말
이 소설은 이사벨이라는 한 젊은 여성에 관한 전기이며 보고서다.
...
작품 속에는 세 종류의 이야기가 있다. 이사벨이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 화자가 들려주는 이사벨의 이야기, 화자가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 이 세 가지 이야기가 번갈아 반복되며 작품 형식도 이에 따라 소설에서 전기로 전기에서 인문학적 에세이로 에세이에서 다시 소설로 바뀐다.
...
이 책의 원제 "Kiss & Tell"은 유명한 인물과 맺었던 밀월 관계를 언론 인터뷰나 출판을 통해 대중에게 폭로하는 행위를 뜻한다.


***
귀고리 / 귀걸이
우리는 잠시 후에 문 쪽 구석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괴상망측한 요리
뒤치다꺼리
어른이 돼 그런 일에
후텁지근한 날씨
고생깨나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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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의 말
동서고금을 통해 씌어진 모든 위대한 문학작품들의 기본적 주제는 '같이 놀래?'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형색색으로 다르게 생긴 수십억의 사람들이 서로 부대끼고 자리싸움하며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인간적 보편성을 찾아 어떻게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화합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가를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문학의 과업이기 때문이다.

문학을 통해 우리는 삶의 치열한 고통, 환희, 열정 등을 느끼고 감동한다. 정신적으로 자라나고 삶에 눈뜬다는 것은 때로는 아픈 경험이지만 이 세상을 의미 있게 살다 가기 위해서는 꼭 겪어야 할 통과의례이다.

칼럼을 처음 시작할 때 신문사측은 내게 한 가지 주문을 했다. "선생님의 글을 보고 독자들이 '아,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고 싶다.' 하고 도서관이나 책방으로 뛰어가도록 해 달라"고. 그건 정말이지 어려운 주문이었다. 그렇게 짧은 지면으로 독자들이 금방이라도 그 책을 찾을 만큼 호기심을 유발시킬 재주가 내겐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수시 입학 전형 때 어느 학생에게 "문학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한 적이 있다. 잠깐 생각하더니 그 학생은 "문학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답했다.

2. 18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3. 26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작별 인사를 할 때, 여우는 선물로 비밀을 하나 가르쳐 준다. "내 비밀이란 이런 거야. 제대로 보려면 마음으로 봐야 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거든."
무조건 '보임'이 중요한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관심과 이기주의로 단단히 무장하고 살아가는 내게 자신의 고통보다는 남의 고통을 먼저 알아보던, 병원에서 만난 어린 왕자(호재)는 이 '비밀'을 다시 일깨워 주었다.

4. 36 '주홍글씨'
'주홍글씨'뿐만 아니라 호손의 작품의 근저에는 항상 '머리와 마음 Head and Heart 의 균형'이라는 주제가 깔려 있다. 즉 머리는 지력, 분석력, 이성을 말하고 마음은 감성, 이해, 용서를 관장하는데, 지력만 너무 발달해도 안 되고 그렇다고 감정만 너무 발달해서 이성적 사고를 못해도 참다운 인간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5. 43
사회라는 거대한 메커니즘 속에 던져져 방향감각 잃고 방황하는 혼자만의 삶도 버거운데, 몇 사람의 행복이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무거운 책임감, 자연히 '나'는 없어지고 '가족'이 삶의 전부가 되지만 늘 '밖에 있는 존재'로서 가족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소외감, 아이들의 꿈, 가족 공동의 꿈에 밀려 자신이 가슴속에 갖고 있는 꿈을 비밀에 부칠 수밖에 없는 좌절감 등을 그들을 눈물까지 글썽이며 말했다.

6. 44
테네시 윌리엄스, 유진 오닐과 함께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극작가로 평가 받는 아서 밀러의 대표작 '세일즈맨의 죽음'
...
산업화되고 물질주의화된 현대문명 속에서 마치 하나의 소모품처럼 버려지는 소시민의 삶을 그리고 있다.
...
"너희 아버지가 대단히 훌륭한 사람이란 건 아니야. 윌리 로우맨은 큰 돈을 번 일도 없고, 신문에 이름이 난 적도 없어. 하지만 네 아버지도 인간이야. 그러니까 소중히 대해 드려야 해. 늙은 개처럼 객사를 시켜서는 안 돼."

7. 48
나는 가끔 재미 삼아 작가들의 전기를 읽는다. 남의 삶을 엿보는 것 같은 단순한 흥미 외에도 그들이 쓰는 위대한 작품들의 원동력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호기심이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제는 내친김에 예이츠의 전기를 읽었다.
...
영국 시인 하우스만은 시를 쓰는 작업을 "상처 받은 진주조개가 지독한 고통 속에서 분비 작용을 하여 진주를 만드는 일"에 비유하고 있다. 시뿐만 아니라 작가들의 전기를 읽어 보면 극심한 내적 고통을 겪고 난 후 영혼의 깊은 상처를 승화하여 주옥같은 작품들을 쓰는 예가 허다하다.

8. 61
20세기 미국 문학 시간에 단골로 읽히는 소설 중 학생들에게 제일 인기 있는 작품은 단연 F. 스코트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이다. 주제가 무겁지 않고 영어 문체가 비교적 쉬운데다가, 무엇보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연애'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
피츠제럴드는 책의 첫 부분에서 개츠비에게 '위대한'이란 수식어를 갖다 붙인 이유를 분명히 밝힌다. 그것은 바로 개츠비가 암담한 현실 속에서 "아무리 미미해도 삶 속의 희망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 "사랑에 실패해도 다시 사랑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능력", 즉 언제라도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낭만적 준비성', 그리고 "삶의 경이로움을 느낄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도 설명하고 있다.

9. 67
사랑에는 늘 약간의 광기가 있다. 그러나 광기에는 늘 약간의 이성이 존재한다. - 니체

10. 68
뭐니뭐니해도 내가 이제껏 본 사랑에 관한 말 중 압권은 '논어(12권 10장)'에 나오는 "애지 욕기생愛之, 欲其生", 즉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살게끔 하는 것이다." 라는 말이다. 겉으로 보기에 단순하지만 사랑의 모든 것을 품고 있는 말이다.
여기서 '산다'는 것은 물론 사람답게 제대로 평화와 행복을 누리는 삶을 의미하지만, 생명을 지키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사랑하는 일은 남의 생명을 지켜 주는 일이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 생명을 지키는 일이 기본 조건이다. 사는 게 힘들다고, 왜 날 못살게 구느냐고 그렇게 보란듯이 죽어 버리면,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 채 남아 있는 사람들이 사랑할 몫도 조금씩 앗아가는 것이다.

11. 72
에밀리 디킨슨의 생애에서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는 그녀의 이러한 철저한 칩거 생활과 30대 후반부터 죽는 날까지 고수했던 흰색 옷이다. 이러한 고립 생활과 흰 옷에 대한 전기 작가들은 아마도 디킨슨이 몇 번에 걸쳐 열렬한 사랑에 빠졌고, 그런 사랑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12. 78
셜록 홈즈는 안과 의사였던 아서 코난 도일이 개업을 해도 환자가 없어서 호구지책으로 일련의 추리소설을 쓰면서 창조해 낸 가상 인물이다. 지금은 추리소설의 고전들이 된 작품들을 쓰면서 코난 도일은 탐정소설을 단순히 범죄소설에서 하나의 장르로 발전시킨 주인공이다.
...
명탐정 셜록 홈즈와 닥터 왓슨이 캠핑 여행을 갔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그들은 함께 누워 잠을 잤다. 얼마 후 홈즈가 갑자기 왓슨 박사를 깨웠다.
"왓슨, 하늘을 보고 뭘 알 수 있는지 말해 주게."
왓슨은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수백만 개의 별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천문학적으로 은하계가 수백만 개 있으며 항성이 수십 억이 있다는 것, 측시학적으로는 시간이 새벽 3시쯤 되었다는 것, 신학적으로 신은 전능하고 인간은 미미한 존재라는 것, 기후학적으로는 내일 날씨가 청명하리라는 것. 자네는 무슨 사실을 알 수 있는가?"
한동안 말이 없던 홈즈가 이윽고 말을 꺼냈다.
"누군가 우리 텐트를 훔쳐갔다는 걸 알 수 있네."

13. 93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시계'는 공상과학소설의 백미로서 기계문명이 극도로 발달하여 과학이 모든 것을 지배하게 된 세계를 그린 반유토피아적 풍자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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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세계에서 폭동을 유도한 존이 통치자 무스타파 몬드에게 불려 가서 하는 말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전 편안한 것을 원치 않습니다. 저는 신을 원합니다. 저는 시를 원하고, 현실적인 위험을 원하고, 자유를 원하고, 선을 원합니다. 저는 죄악을 원합니다...."

14. 99
독문학 작품 노발리스의 '푸른 꽃'
선생님은 '푸른 꽃'은 낭만주의 작가들이 말하는 '무한한 동경'과 시, 사랑, 신앙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이상향의 상징이라면서 우화를 하나 말씀해 주셨다.
"늘 이상향을 동경하고 힘든 현실로부터 해방되기를 꿈꾸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그 행복한 세계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났다. 며칠동안 여행을 하고 잠을 자는데, 장난꾸러기 요정이 몰래 그의 신발코를 반대 방향으로 돌려놓고, 그의 꿈속에 나타나 앞으로 계속 가면 네가 찾는 곳이 나온다고 말해 주었다. 며칠 동안 여행을 한 그 사람은 드디어 자신이 동경하던 이상향을 찾고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데 사실 그가 이상향이라고 믿은 그곳은 자신이 떠나온 바로 그곳이었다. 그러므로 우리가 찾으려고만 하면 '푸른 꽃'은 바로 우리 곁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포기하지 않는 자만이 그것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15. 111 도스토예프스티 '죄와 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논리보다 앞서서 우선 사랑하는 거예요. 사랑은 반드시 논리보다 앞서야 해요. 그때 비로소 삶의 의미도 알게 되죠."

16. 117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노래 - Dr
"용감한 사람도 가기 두려워하는 곳에 가고... 순수하고 정결한 것을 사랑하고... 잡을 수 없는 저 별을 잡으려고 손을 뻗는 것, 이것이 나의 여정이다. 아무리 희망이 없어 보여도, 아무리 길이 멀어도, 정의를 위해서 싸우고 천상의 목표를 위해서는 지옥에 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이 영광의 여정에 충실해야 나 죽을 때 평화로우리... 그리고 이것 때문에 세상은 더 좋아지리. 아무리 조롱받고 상처 입어도 한 사람이라도 끝까지 노력한다면... 잡을 수 없는 저 별을 잡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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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의 황당무계하지만 아름다운 이상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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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유리된 이상적 몽상가인 돈키호테는 가는 곳마다 미치광이 취급을 당하고 뭇매를 맞고 돌팔매질 당하지만, 그의 용기와 고귀한 뜻은 꺾이지 않는다.
...
그런데 학창 시절에 이 책을 읽고 난 후 이제껏 살아오며 내가 깨달은 것 한 가지는, 이 세상은 돈키호테가 기사도 정신으로 바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중세처럼 조화롭거나 평화롭지 못하고, 정의를 바로잡기 위해 손을 뻗는 일은 결국 허사로 돌아가기 일쑤라는 것이다. 늘 깨어진 꿈에 좌절하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괴로워하게 마련인 것이 우리네 삶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키호테가 마지막 모험에서 돌와와 제정신이 들어 임종한 후 그의 묘비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새겨졌다.
"광인으로 살다가 제정신으로 죽은 이여."

17. 122
누군가 무슨 일을 할 때 상황의 정곡을 찔러 유머 감각을 발휘하여 대처한다는 것은 그의 날카로운 상황 판단력과 자신의 의견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전제로 한다. 이는 또한 근시안적 판단을 유보하고 한 발자국 물러서서 좀더 객관적으로 상황을 관찰할 수 있는 여유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신의 믿음에 관한 확신, 그리고 그 누구 앞에서도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는 정직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18. 136
투명한 유리에 금이나 은을 칠하면 거울이 된다. 유리를 통해서는 바깥 세상도 보이고 다른 사람들도 보인다. 내가 웃고 손을 내밀면 상대방도 웃고 손을 내밀어 준다. 하지만 거울에는 자기만 보인다. 금, 은으로 사방에 벽을 쌓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마치 거울속 사람들처럼 자기만 바라보고 자기만 돌보며 감옥인 줄도 모르는 채 감옥 속에서 살아간다.

19. 156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쓴 스토우 부인은 "어려움이 닥치고 모든 일이 어긋난다고 느낄 때, 이제 1분도 더 견딜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 그래도 포기하지 말라. 바로 그때, 바로 그곳에서 다시 기회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우리에게 충고한다.

20. 167
'나는 어디에 살았고, 무엇을 위하여 살았는가'

21. 170
가끔, 무심히 들은 한마디 말, 우연히 펼친 책에서 얼핏 본 문장 하나, 별 생각 없이 들은 노래 하나가 마음에 큰 진동을 줄 때가 있다. 아니, 아예 삶의 행로를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

22. 173
재미있는 것은 우리는 눈을 뜨고 있는 동안 내내 행복을 추구하지만, 막상 우리가 원하던 행복을 획득하면 그 행복을 느끼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것이다. 일단 그 행복에 익숙해지면 그것은 더 이상 행복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복에 관한 한 우리는 지독한 변덕꾸러기이고 절대적 행복, 영원한 행복이란 없는 듯하다.

23. 180
전쟁후의 시대적 환멸과 허무사상

24. 184 미국 작가 J.D.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문제 청소년'인 주인공 홀든 콜필드가 세 번째로 옮겨간 고등학교에서 다시 퇴학 당하고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사흘 동안의 행적을 기록한 1인칭 소설이다. 홀든은 뉴욕의 뒷골목을 떠돌며 오염된 현실세계를 경험하고 지독한 상실감을 맛본다. 사흘 동안 걸에서 만난 사람들은 한결같이 위선적이고 신뢰할 수 없는 기성세대이다. 홀든은 인간 불신의 원인은 언어 자체라고 생각, 허위로 가득 찬 세상을 떠나 한적한 숲 속에서 누구와도 말을 나누지 않고 살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그는 결국 여동생 피비의 절대적인 신뢰와 사랑에서 구원을 발견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25. 186
19세기 미국 작가 허만 멜빌 '백경'

26. 214
나는 누구인지 순간적인 기억상실증에 걸릴 때가 있다. 시간이 되면 일어나 기계처럼 학교 가고, 버릇처럼 가르치고 이런저런 일에 치여 밤이 되면 지쳐 잠들고...... 벌써 오월인데, 다람쥐 쳇바퀴 도는 생활 속에 그야말로 쏜살같이 흐르는 세월, 허무할 뿐 아니라 죄의식마저 느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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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 '변신'
인간실존의 허무와 절대 고독을 주제로 하는 '변신'은 사람에서 벌레로의 변신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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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는 프라하 유대인 상인의 가정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하고 스물다섯 살 되던 해부터 일생을 보험국 관리로 일했다. 기계적이고 천편일률적인 생활에 매여 오직 밤에만 글을 쓸 수 있었지만, 결국 마흔 한 살의 젊은 나이로 죽을 때까지 그 직업을 떠나지 못했다. '변신'은 어저면 그가 일생을 통해 느꼈던 철저한 소외와 고립감을 묘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27. 244
아이작 싱어는 한 인터뷰에서 "모든 인간은 누구나, 설사 그 사람이 백치라 할지라도 감정의 백만장자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28. 246
언젠가 어느 자폐증 환자가 쓴 시를 읽은 적이 있다. 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기차바퀴가 요란하게 굴러가는 레일 밑에 있는 작은 성으로 묘사하고 있었다. 그 성은 아주 단단한 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자신은 그 속에 혼자 몰래 숨어 사는 성주였다. 완전히 자기 속에 침잠해서 이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본 그 시는 환상적이고 신선한 이미지로 가득 찬 아름다운 시였다.

29. 259 알베르 카뮈 '이방인'
논리적 설명이 불가능한 뫼르소의 행동을 통해 카뮈는 기본적으로 삶의 허무와 부조리를 말하고 있다. 그저 관습에 의해 기계적으로 살아가는 일상생활 안에서 우리는 그러한 삶의 불가해함, 부조리함조차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지만, 그러한 부조리의 인식이야말로 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는 기본 조건이라는 것이다. 뫼르소의 의식은 본능적 감각일 뿐, 깊은 애정도 후회도 기쁨도 모르고, 어머니의 죽음도 애인과의 사랑도 그의 의식을 흔들어 깨우지 못한다.
...
카뮈는 영역본 서문에서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은 누구나 이 사회에서 사형을 선고 받을 위험성이 있다"고 말한다. 사회의 대다수가 따르는 '기준'을 따르지 않으면, 즉 때로 자신을 숨기는 연극을 하지 않으면, 그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이방인으로 취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30. 266
미국에서는 창의력과 자살 충동에는 모종의 관계가 있고, 시인이나 작가가 보통사람들에 비해 중증의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네배 정도 높다는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

31. 280
문학작품 중 납량특집을 대라면 단연 에드거 앨런 포우 '어셔가의 몰락'

32. 293
"당장 집으로 돌아가라, 시는 허공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진짜 몸으로 부대끼는 삶에 근거하지 않은 시는 껍데기일 뿐,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없다. 1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해 보고 그때 다시 시를 써 가져오라"고 하는 내게, 형민이는 "지금 돌아가면 영원히 시와 결별해야 한다"면서 실망한 눈치가 역력했다.

33. 297
함석헌 옹 '그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시

34. 303
20세기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무언가 뭉클하고 목구멍에 뜨거운 것이 치밀 때"면 시를 쓴다고 했다. 19세기 여류시인 에밀리 디킨슨은 "머리 전체가 폭발해 나간 것 같은 느낌일 때" 글을 쓴다고 했다.


***
의미 있게 살다 가기 위해서는
한 가지
뛰어가도록 해 달라
찾을 만큼
비밀이란 이런 거야
발달해도 안 되고
내친김에 읽었다
없는 듯하다.
풍비박산나는 듯
쏜살같이 흐르는 세월
생활에 매여
더 이상
쌀 한 톨
살아야 할 텐데

***
문학의 숲을 거닐다
어떻게 하늘을 팔 수 있습니까?
인간시간표
감정의 백만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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