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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 - 여자, 당신이 기다려 온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 1
노엘라 (Noella) 지음 / 나무수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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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이라...

학창시절 나의 취약분야였던 음악과 미술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라 선뜻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이라는 책의 제목은, 이 책이 아주 "감성적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끔 해서 더 그랬다.

 

  글쓴이는 "노엘라". 처음 듣는 이름이라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그녀에 대한 약간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78년생이라는 것, 이름 때문에 외국인인가 했었는데 "한국인"이라는 것, 여자라는 것 등.  "5세에 바이올린을 시작, 14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세인트 폴 학교~ 이후 플로리다 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등으로 책 앞날개 소개된 그녀의 이력은, 음악 신동을 연상케 한다. 그리고 그런 그녀가 쓴 이 책은 뭐랄까. 전체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그녀는, 그림과 사랑과 음악을, 그녀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일기 같기도 하고, 음악(명화)감상문 같기도 한 그런 글이다.

 

   사실 책 읽기의 목적이 주로 "지식의 획득"인 내게 이 책은 그닥 매력적인 책은 아니었다. 음악으로 그림을, 그림으로 음악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예술초보자용 입문서이길 기대하면서 책을 펴들었지만 이 책의 성격은 내가 기대했던 바와는 아주 달랐다. "처음 미국에 가서 몇 년 동안은 거의 매일 울었던 것 같다."(p113)와 같은, 조기해외유학(?)으로 인해 글쓴이가 느꼈던 이방인으로서의 힘듦, 우울함, 슬픔 같은 것이 책에서 지나치게 자주 배어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박학함과 예술에 대한 깊은 조예가 만들어낸 음악가와 미술가의 연결고리를 통해 본 예술이야기는, 분명 흥미로운 구석이 있었다. 그녀의 닮은꼴 찾기가 꽤 적절했다는 생각이 드는 조합이 많았으므로..

 

   그녀만큼 외롭지도, 슬프지도 않았기에, 그녀처럼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해본 적이 없기에 내겐 덜 와닿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게도 있을까. [그리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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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리혜성과 신라의 왕위쟁탈전
서영교 지음 / 글항아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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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이다. 한번도 연결시켜 생각해보지 못했던 자연현상과 역사적인 사건을 나란히 제목으로 배치하고 있어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지 무척 궁금했다. 핼리혜성과 신라의 왕위쟁탈전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사극이나 전설에서 종종 왕이나 위인들의 삶과 죽음을 "별"이라는 천문현상과 관련해 이야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사극이나 전설이 아니라, 역사서이다. 그렇기에 더욱 관심이 가는 책이었다.

 

  글쓴이는 "현재 중원대학교 박물관장으로 재직중"이라는 서영교 교수. [나당전쟁사 연구 - 약자가 선택한 전쟁]이나 [고구려, 전쟁의 나라]등 역사서를 주로 써 온 글쓴이가 이번엔 "핼리혜성"과 "신라의 왕위쟁탈전"을 연결해 말하고 있다. "우리 기록에 보이지 않은 혜성 관련 기록을 어떻게 역사 해석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가?"(p7)라는 학계의 반발에 그는, 혜성은 천체이며 지구 어디에서나 목격이 되는 것이고, 우리 기록에 없더라도 중국 기록에 나오는 혜성은 우리 역사의 참고자료로 활용 가능하다고 반박하고 있는 것이다. 글쓴이는 우리의 역사기록에 남아있는 천문현상과 중국 역사기록에 남아있는 천문현상을 비교, 고찰하여 우리 고대사의 정치와 관련짓는다. 발상의 전환이 놀랍다!

 

   혜성을 노래했던 향가 [혜성가]에 대한 기존의 연구가 역사학계보다는 국문학계에서 주로 이루어졌고, 국문학계의 연구성과는 혜성가 창작의 사실적, 역사적 배경은 등한시해왔던 것이다. 이에 대해 글쓴이는 혜성가의 창작배경이 된 신라 당대의 국내외적인 상황과 핼리혜성의 출현의 관련성을, 당대의 역사자료와 천문관측의 방법론을 이용해 설명하고 있다. 그가 내린 결론은 "동맹국 수는 내란으로 급격히 붕괴되어갔고 신라에 대한 백제와 고구려의 침공도 게속되었다. 신라가 고구려, 왜, 백제 3국에 포위된 상황에서 출현한 607년의 핼리혜성은 신라인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게 확실하며, [혜성가]는 이러한 상황에서 창작되었다."(p58)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후에 창작된 [도솔가]역시, 글쓴이에 의하면 혜성의 등장을 불안해했던 백성들의 불안을 해소시킬 필요가 있었던 통치자의 염원을 담은 작품이다. [도솔가] 창작 당시 신라는 발해와 일본의 협공에 대한 염려와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안사의 난 등으로 백성들의 불안이 팽배해 있었다.  이 때 나타난 "이일병현", 즉 핼리혜성의 등장은 그러한 불안을 가중시키는 바, 경덕왕은 그러한 불안의 해소를 [도솔가]라는 향가를 통해 도모했던 것.

   혜공왕 이후에 벌어진 왕위 쟁탈, 장보고의 죽음과 같은 정치적인 혼란 역시도, 혜성의 등장과 이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벌어졌던 현상이라는 것이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주장의 핵심인 것 같다.

 

    독특하고 재미있기도 했지만 천문학적 설명은 조금 어렵기도 했다. 역사공부를 하는 또다른 방법을 발견한 것 같다.  [핼리혜성과 신라 왕위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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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별장의 쥐
왕이메이 글, 천웨이 외 그림, 황선영 옮김 / 하늘파란상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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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끄트머리에서 "추천의 말"을 쓴 "주자슝, 후이후이 교수"들(?)은 이런 말을 한다. "입을 꼭 다문 무표정한 얼굴과 코 끝에 걸쳐 쓴 돋보기 안경... 그 모습 어디에서 아름다운 장미를 떠올릴 수 있을까"라고... 그러나 내가 보기엔 그렇게까지 인상이 나빠 보이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아주 "예뻐 보이지만도 않는" 장미 할머니가 등장하는 동화 한 편을 읽었다.

 

   장미 할머니는 도시 밖의 작은 별장에서 혼자 산다. 장미 할머니라는 이름 때문에 "장미 꽃"을 의인화한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겠으나, 아니다. 장미 할머니는 그냥 할머니다. 상처 입은 작은 동물들과 사람들이 종종 찾아오곤 하지만 그들은 상처가 낫으면 곧 떠나갔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 혼자나 다름없다. 할머니에게 어느날 찾아온 "쌀톨이"라는 쥐 한 마리. 처음엔 할머니와 함께 지냈지만 곧 창고에서 혼자서 곡식을 날라다가 보관하고 술을 만들어먹는 게 더 즐거웠던 이 녀석은 할머니와 떨어져서 지내다가 뚱이라는 고양이 녀석이 찾아오고나서, 할머니 곁을 떠난다. 그리고 몇 해 후 쌀톨이가 장미할머니의 별장으로 돌아왔을 땐....

 

   내용이 다소 싱겁기까지 한 동화책이다. 권선징악적인 요소가 잘 드러난다거나 "그 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식의 해피엔딩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이야기다. 장미할머니 역시 다른 이들과 비교될 만큼 선하거나 악한 인물이 아닌 그저 평범한 할머니이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도 특별하다거나 놀랍다거나 혹은 무척 아름답다고 표현할만한 이야기도 아니고...

 

   그렇다면 글쓴이는 왜 이런 이야기를 썼을까. "사실, 어두운 밤에 가장 무서운 것은 외로움이지요."(본문 中). 짧은 동화 한 편을 읽으면서도 나는, 주제파악을(?) 못 하고 헤매이다가 두번째 읽으면서야 발견했다. 책에 등장하는 장미 할머니나 쌀톨이나 뚱이나 모두 외로웠고, 함께 있었을 때 그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지만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주었던 것이로구나. 글쓴이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그렇다면 어린이책 치고는 꽤나 심오한 생각을 담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수한 그림. "외로움"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 책에서 하지 않은 이야기를 생각케 하는 책. [장미별장의 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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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최고의 10경>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한국영화 최고의 10경 - 영화평론가 김소영이 발견한
김소영 지음 / 현실문화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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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렵다."는 말로 이 책에 대한 평을 시작하는 것은 나의 무식함과 무관심 때문이리라. 영화를 잘 모른다. 영화를 보더라도 화면에서 비춰진 그 이상의 의미를 해석할 줄도 모른다. 작품성이나 감독의 성향을 따져볼 줄은 더욱 모르고,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을 했다는 영화들을 보아도, 왜 그 영화가 그렇게까지 극찬을 받는 것인지 공감할 줄 모르는 나는, 그러므로 아예 영화라는 문화 장르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영화를 "좀 아는" 사람들이 보자면 영화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그저 무식쟁이일 따름이라 그런지 이 책 [한국 영화 최고의 10경]은 내겐 낯설고, 어렵고, 재미가 없는 책이기도 했다.

 

   "영화평론가. 한국 에술종합학교 영상원 영상이론과 교수로 재직중이다."(책앞날개)는 이 책의 글쓴이는 김소영. 지난번에 [진중권의 이매진]도 다 읽지 못하고 덮어버렸는데, 이 책 역시 끝까지 읽진 못했다. 영화는 재미있는데 영화평론은 꼭 이렇게 어려운 단어의 나열이어야 하는가....책을 탓하기 전에 나의 무식함을 반성하는 게 급선무일 듯도 하다.

 

   제목에서도 드러나지만 책은 총 10개의 장, 아니 10개의 "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글쓴이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경"은 "경치"를 의미하기도 하고, "거울, 안경, 렌즈 따위를 써서 물체를 볼 수 있게 한 광학기구를 의미하는 경鏡이기도 하다."(p6)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한국 영화사의 볼만한 "경"은 1930년대로부터 2000년대의 영화까지 폭이 넓다. 그리고 글쓴이가 선택한 영화들은,  <해변의 여인>이나 <강원도의 힘>, <빈집>, <마더>와 같은 영화들이다. 글쓴이가 언급한 영화들은 대부분 "작품성이 있다"고 평가받은 영화들이지만 그 중에 내가 본 영화는 <괴물>과 <천년학> 밖에 없었고, 글쓴이와의 공감대도 적을 수 밖에 없었다.

 

   글쓴이가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이 책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이 있다면, 영화를 통한 "재미" 이상의 "생각의 폭의 확대"이다. 내 관심 밖에 있었던 좋은 영화들에 대한 관심, 그리고 영화라는 분야를 통해 볼 수 있는 또다른 가치의 발견과 같은... 내겐 낯설기도 어렵기도 한 책이었지만, 영화매니아들에게라면 충분히 좋은 대화상대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은 책 [한국영화 최고의 10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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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한 스푼 - 365일 미각일기
제임스 설터.케이 설터 지음, 권은정, 파브리스 모아로 / 문예당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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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 중에는, 하루의 "명언"을 담은 책이 두어권 있다. 1월1일부터 12월 31일까지 365일, 하루 삶의 지침이 될 만한 명언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스탠드 달력처럼 생겨서 매일 넘기도록 되어있는 것도 있고, 유명한 명언에다 글쓴이의 생각을 짤막히 곁들이고 있는 일기 같은 책도 있다. 이 책 [위대한 한 스푼] 역시 그런 류의 책이라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다만 그런 책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이 책은 꽤나 두꺼운 편이고,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매일 한 주제씩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는 면에서 앞서 내가 언급한 책들과 비슷하지만, 앞서의 책들이 "명언"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반해, 이 책은 "음식"과 관련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다는 점이 큰 차이가 되겠다. 명언을 담고 있는 그 책들이 머리맡에 두어 하루를 시작하며 생각해볼 수 있는, 오래된 충고들을 내게 던져주는 선생님이라면, 이 책 [위대한 한 스푼]은 저녁식탁에 앉아 하루를 마무리하며 늘어놓는 수다스러운 친구 같은 느낌의 책이다.

 

   글쓴이들은제임스 솔터와 케이 솔터. 이름에서 이미 눈치챘겠지만 둘은 부부다. 책 앞날개에 실려있는 나이 지긋한 두 저자들의 인상은 참으로 편안해보인다. "제임스 솔터는 소설 [스포츠와 취미]로 저명한 펜 포크너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아내 케이 솔터는 극작가이자 [뉴욕타임스]에 음식과외인에 대한 칼럼을 연재하는 언론인이다."(책 앞날개)

   이 책은 뭐랄까. 참 특이한 책이다. 음식으로 치자면 퓨전요리라고 표현해야 할까. 음식과 식탁문화에 관한 온갖 잡다한 이야기를 싣고 있는 책이라면 설명이 될까. 내겐 익숙하지 않지만, 그들의 파티문화에 대한 소개, 식탁 차림법, 파티를 준비하는 방법, 파티를 준비하거나 파티 후 그들의 느낌, 요리법, 그리고 역사적인 인물들의 음식이나 식사와 관련된 일화들, 식재료의 원산지와 그 역사적인 근거까지...일일이 다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먹는 것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들이 흥미로운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글을 쓴 이들이 미국인이라 그들이 소개해주고 있는 간단레시피는 내가 실생활에서 써먹기엔 대부분 낯선 것들이었고, 그들의 파티문화도 내겐 낯선 부분이었다. 하지만 몰리에르나 히틀러, 샤를마뉴, 모파상이나 쥘베른 등 유명인물과 관련한 각종 일화는 재미있는 상식과 함께 서양문화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었다. 때때로 혼자 밥을 먹어야 한다면, 이 책이 친구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식문화와 관련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책 [위대한 한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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