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한 스푼 - 365일 미각일기
제임스 설터.케이 설터 지음, 권은정, 파브리스 모아로 / 문예당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내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 중에는, 하루의 "명언"을 담은 책이 두어권 있다. 1월1일부터 12월 31일까지 365일, 하루 삶의 지침이 될 만한 명언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스탠드 달력처럼 생겨서 매일 넘기도록 되어있는 것도 있고, 유명한 명언에다 글쓴이의 생각을 짤막히 곁들이고 있는 일기 같은 책도 있다. 이 책 [위대한 한 스푼] 역시 그런 류의 책이라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다만 그런 책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이 책은 꽤나 두꺼운 편이고,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매일 한 주제씩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는 면에서 앞서 내가 언급한 책들과 비슷하지만, 앞서의 책들이 "명언"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반해, 이 책은 "음식"과 관련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다는 점이 큰 차이가 되겠다. 명언을 담고 있는 그 책들이 머리맡에 두어 하루를 시작하며 생각해볼 수 있는, 오래된 충고들을 내게 던져주는 선생님이라면, 이 책 [위대한 한 스푼]은 저녁식탁에 앉아 하루를 마무리하며 늘어놓는 수다스러운 친구 같은 느낌의 책이다.

 

   글쓴이들은제임스 솔터와 케이 솔터. 이름에서 이미 눈치챘겠지만 둘은 부부다. 책 앞날개에 실려있는 나이 지긋한 두 저자들의 인상은 참으로 편안해보인다. "제임스 솔터는 소설 [스포츠와 취미]로 저명한 펜 포크너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아내 케이 솔터는 극작가이자 [뉴욕타임스]에 음식과외인에 대한 칼럼을 연재하는 언론인이다."(책 앞날개)

   이 책은 뭐랄까. 참 특이한 책이다. 음식으로 치자면 퓨전요리라고 표현해야 할까. 음식과 식탁문화에 관한 온갖 잡다한 이야기를 싣고 있는 책이라면 설명이 될까. 내겐 익숙하지 않지만, 그들의 파티문화에 대한 소개, 식탁 차림법, 파티를 준비하는 방법, 파티를 준비하거나 파티 후 그들의 느낌, 요리법, 그리고 역사적인 인물들의 음식이나 식사와 관련된 일화들, 식재료의 원산지와 그 역사적인 근거까지...일일이 다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먹는 것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들이 흥미로운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글을 쓴 이들이 미국인이라 그들이 소개해주고 있는 간단레시피는 내가 실생활에서 써먹기엔 대부분 낯선 것들이었고, 그들의 파티문화도 내겐 낯선 부분이었다. 하지만 몰리에르나 히틀러, 샤를마뉴, 모파상이나 쥘베른 등 유명인물과 관련한 각종 일화는 재미있는 상식과 함께 서양문화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었다. 때때로 혼자 밥을 먹어야 한다면, 이 책이 친구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식문화와 관련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책 [위대한 한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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