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의 삶, 풍속화로 만나다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 4
윤진영 지음 / 다섯수레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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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멋진 책이다.  역사책을 읽다보면 책 내용과 관련있는 당시의 그림들이 실려있는 경우가 있는데 궁금했었다. 책에 간단히 소개된 화가 이름이나 제목 정도가 아니라 그림에 대한 자세한 사항들이... 그림을 그린 화가는 어떤 사람인지(단순히 이름뿐이 아니라), 어떤 상황을 그림으로 그려낸 것인지 등이....

 

  이 책은 책 소개를 보고서는 욕심이 나서 꼭 한번쯤 읽어봐야지 싶던 책이다. 책 뒷날개를 보니, 이 책은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이라는 다섯수레 출판사의 시리즈 책 중의 한 권인 모양이다. 책의 판본은 A4사이즈 정도로 크고, 175쪽 정도의 분량이라 두껍지는 않은 책이다. <조선 시대의 삶, 풍속화로 만나다>는 책 제목이 이 책의 성격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책은 크게 3개의 장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관인풍속화, 사인 풍속화, 서민 풍속화가 그것이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 관심이 갔던 것은 서민 풍속화이다. "일반적으로 풍속화라 하면 조선 후기에 유행한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을 떠올린다."(p6)는 글쓴이의 말처럼 나 역시 풍속화하면 떠오르는 것은 김홍도의 씨름도라든가 서당도가 거의 전부인터라.... 하지만 "조선 후기의 서민 풍속화가 그만큼 의미와 비중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풍속화는 어느 시대에나 그릴 수 있고, 또한 그려진 그림이다."(p6)는 그 뒷문장을 통해 조선 후기의 서민 풍속화 뿐만 아니라 다른 시대, 다른 분야를 그린 풍속화에 대한 생각까지 해 볼 수 있게 해 주는 책이기도 하다.

 

  미술사와 관련한 내공이 두둑한 글쓴이가 작품 하나하나를 꼼꼼히 설명해 주는 점이 무척 좋았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하는 말이 여기에 딱 맞을 것 같다. 내가 그간 "안다."고 생각하며 봤던 조선 후기의 서민 풍속화들조차 글쓴이의 설명을 통해 보니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유명한 김홍도의 "서당". 나는 이 그림을 숙제 안 해 온 아이가 훈장님께 회초리를 "맞고 나서" 눈물을 찔끔 훔치는 장면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글쓴이는 대님을 "풀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통해 이제 곧 회초리를 맞을 장면이라는 설명. 설득력 있다. 그리고 내가 건성으로 넘겼던 주변에 앉은 아이들의 표정이나 옷차림까지도 하나하나 짚어주어서 좋았다. "말징박기"를 주제로 한 김홍도의 그림과 조영석의 그림을 나란히 비교해 설명해주는 점도, 윤두서의 "나물캐기"나 (운두서의 손자인) 윤용의 "나물 캐는 아낙"을 이어서 설명해주고 있는 점도 좋았고... 풍속화를 통해 글을 통해서 다 상상해내기 힘든 조선시대의 역사를 이렇게 살펴보는 재미가 있구나.

 

  사인풍속화나 관인풍속화의 대부분은 오늘날로 이야기하자면 "모임 기념 촬영 사진"이라고 하면 맞을까나. 같은 회차 과거시험 합격 동기들의 모임이라든가 경로 잔치에 모인 사람들이라든가... 자주 접해보지 못해서 낯설다는 생각이 드는, 그리고 서민풍속화보다는 재미는 덜한 느낌의 그림들이었지만 글쓴이가 어렵지 않게 설명해주어서 조선시대를 보는 또 하나의 안경을 얻은 느낌이다.

 

  조선시대의 역사를 풍속화를 통해서 볼 수 있게 해 준 책. <조선시대의 삶, 풍속화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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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하는 한국사 세계사 : 고대.중세 편 - 현직 교사가 짚어주는 중학생을 위한 한 번에 끝내는 통합 역사 처음 시작하는 한국사 세계사
송영심 지음 / 글담출판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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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공부하기.

  역사공부를 꾸준히 하려고는 하는데, 어렵다. 아직까지도 나는 역사가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리라.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역사공부는 그 범위와 깊이가 끝이 없는 것 같다. 시간이 제법 지났기에 역사를 교과목으로 처음 배웠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지는 않다. 중학생 때는 역사가 뭔지 몰랐다.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하는 내용을 그저 외우고, 그래서 시험을 치면 점수가 잘 나오니, 역사를 재미있는 과목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는 재미보다는 시험이 목적이니까 시험에 나올 것들만 쓰고 외우고 그랬던 것 같다. 역사가 정말 중요한 분야이며 끊임없이 공부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대학 이후였다. 그리고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여러 경로를 통해 역사공부를 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노력의 부족인지 내가 가진 사고의 폭의 한계인지, 어렵다는 생각이 쉽사리 떠나지 않는다.

 

  좀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다. "현직 교사가 짚어주는 '중학생을 위한 한번에 끝내는 통합 역사'"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 저자 송영심은 "현재 중동중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책앞날개)는 교사이다. 그리고 다양한 컨텐츠를 보유한 홈페이지를 운영하여 역사교사들 사이에서도 꽤나 유명하신 분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이 읽어보고 싶었다. 사실은 저자의 교실 수업을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쳤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제목에서도 드러나지만 세계사와 한국사를 한꺼번에 같이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나는 중학교에서는 국사와는 별도로 사회 교과서에 포함된 세계사를 배웠고, 고등학교에서도 국사와 세계사를 각각의 교과서로 따로 배웠다. 그나마도 세계사는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것 같다. 요즘은 중학교에서 국사 따로 세계사 따로가 아니라 "역사"교과서로 국사와 세계사를 통합해서 배운다. 물론 그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드는 아쉬움이 조금은 있지만 기본방향면에서 제대로 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그러나 고등학교에서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한국사만을 필수로 하고 세계사는 거의 배우지 않아 균형잡힌 세계사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것 같아서 참 아쉽다.

 

 사설이 길었다. 국사, 세계사를 따로 배우다 보니 역사의 큰 틀, 큰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는 점은 내가 가진 한계점이다. 역사에 대한 아주 기초적인 지식들이 서술되어 있지만 이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재미는, 우리 역사의 어느 시점과 세계사의 한 시점을 옆으로 놓고 생각할 기회를 가진 것이다. 아쉬운 점이기도 하지만 장점이기도 한 짤막한 서술로 "한국사VS세계사 한번에 이해하기"에서 연대별로 세계사와 한국사에서의 중요한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313년의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밀라노 칙령 선포는 아주 중요한 사건으로 머리속에 각인되어 있으나 그 시기에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보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313년은 고구려의 미천왕이 낙랑군을 축축하고 대동강을 차지한 시기이기도 하다. 나란히 놓고 보니 재미있다. 지금처럼 각 국가간의 정상회담이 있다면 미천왕과 콘스탄티누스 1세는 커피라도 한 잔 나누며 담소를 나눌 수도 있는, 같은 시대를 살아낸 인물이 아닌가. 이 책을 보는 내내 그렇게 나란히 놓고 보기가 가장 재미있었다.

 

  그러나 이 책에 대한 몇 가지 아쉬움도 있다. 책의 내용도, 서술방식도 좋아 꼼꼼히 살펴봤는데 몇군데서 오류가 보였기 때문이다. 79쪽의 5현제 시대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면 "~통치했던 96년부터 180년까지의 약 200년간의 평화시대를 말합니다. 이 시대를 가리켜 '로마의 평화'"라고, 그러니가 "5현제 시대 = 로마의 평화 시대"로 설명하고 있는 것 같은데 잘못된 서술인 것 같다. 일반적으로 로마의 평화(pax romana)는  "BC 1세기 말 제정(帝政)을 수립한 아우구스투스의 시대부터 5현제(五賢帝) 시대까지의 약 200년간 계속된 평화"시대를 의미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연개소문의 정변에 대해서도 149쪽에서는 "27대 왕이던 영류왕을 죽"이고 권력을 장악한 사건으로 제대로 기술하고 있지만 146쪽에서는 "연개소문 장군이 영양왕을 제거"했다고 잘못 서술하고 있다. 한 글자의 사소한 오류이긴 하나 영양왕과 영류왕은 엄연히 다른 왕인데 말이다. 

   또하나. 192쪽, "고려는 현종의 친조를 약속받고 거란과 화약을 맺었으나, 현종은 끝내 요나라를 찾아가지 않았습니다."는 문장에 각주로 "친조"에 대해 "왕이 친히 나라를 다스림"이라고 풀이한 것은 잘못된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친조親朝"라는 말을 인터넷사전에서 찾아보면 앞과 같은 풀이가 나오지만 문맥상 여기에서의 친조라 함은 왕이 직접 입조하는 것인 듯 한데 말이다.

  그리고 간혹 문맥상 어법이 맞지 않는 사소한 오자들이 이 책이 가진 여러 장점을 많이 깎아 내리는 것 같아 아쉽기도 했고.

 

  어쩌다 보니 책이 가진 단점들만 크게 나열했는데, 책이 가진 장점이 너무 많은데 작은 단점들이 그런 장점들을 깍아내리는 점이 너무 아쉬워서 지적해본 것이다. 컬러판의 사진자료, 그리고 유능한 역사교사의 교실수업을 들여다보는 듯한 꼼꼼하고 재미있는 설명이, 역사에 대해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다고 유혹하는 장점 많은 책이다. [처음 시작하는 한국사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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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유 - 실천하는 교사, 깨어있는 시민을 위한
함영기 지음 / 바로세움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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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사유. 실천하는 교사 깨어있는 시민을 위한 교육사유. "p의 변화". "무엇을 물어봐도 대답을 하지 않았고 언제든지 무슨 이야기든 해도 좋다고 해도 반응이 없었다. 말하자면 그 학급 서른 다섯 명 아이 중 p는 투명인간이었다."(p153) 그랬던 p가, 대화의 계기조차 만들기 힘들게 했던 p가, 교사의 '나는 너에게 관심을 거두지 않았다'(p154)는 신호를 통해 달라졌다. 표정이 밝아지고 의사표현도 더러는 하고, 더군다나 글쓴이가 글을 쓴 그 날은, p가  글쓴이(교사)의 어깨를 정성스럽게 안마까지 해 주고 갔다. "교실 밖으로 나가다 뒤를 돌아보며 p를 보고 웃었다. p도 웃었다."(p155)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했다. 교육현장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장면 중에서 그 어느 장면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으랴!

   왜 이 글 끝에서 피식하고 웃어버렸는지 모르겠다. p의 변화는 오로지 글쓴이의 노력 덕분일까? "나는 너에게 관심을 거두지 않았다."는 그 하나의 메시지가 p를 저토록 변화시킨 것일까? 이 책의 다섯번째 주제는 학생이다. 그 첫번째 장에서 다루고 있는 짤막한 글의 제목이 "p의 변화"이고, 앞서 내가 던졌던 물음에 대한 대답은 이 책을 통해서만 살펴봤을 때는 "그렇다."이다. 그러니까 글쓴이는, 아무리 큰 문제가 있는 학생이라도 교사의 애정어린 관심으로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고를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적어도 이 글만 읽어보자면 말이다.

   그러나 나는, 물론 너에게서 관심을 거두지 않았다는 교사의 메시지가 일부 작용은 했겠으나 p의 가정환경이나 혹은 개인적인 사정이 더 좋아졌기 때문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학생에게 있어 학교생활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 그리고 교사의 관심으로 학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에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그러나 이미 가정과 사회에서 굳어져버린 학생 개인의 인성은, 일주일에 많아야 서너시간 수업시간에 만나는 교사의 관심만으로는 변화시키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좀 전에 언급한 'p의 변화'라는 제목의 소주제에 앞서 있는 150여쪽까지의 글은, 글쓴이의 생각에 대부분 동의하며, 때론 고개를 주억거려가면서 읽었다. 그러나 그 이후의 장은 솔직히 건성으로 넘겼다.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글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글쓴이 함영기는 중학교에서는 수학교사로, "대학에서는 예비교사들을 가르치고 있다."(책앞날개). 이 책 [교육사유]는 글쓴이가 교육현장에서 몸소 체험하며 생각한 바와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에 대한 단상을 9개의 주제로 나누어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책이다. 과도한 업무에 치여 교사로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수업을 오히려 등한시해야 하는 상황, 교원능력개발평가, 성과상여금 지급 등의 문제 등에 대해서는 나 또한 안타깝게 생각하고 개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매년 똑같이 되풀이 되는 소모적 업무에 소중한 시간을 빼앗기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p66)는 글쓴이의 말에도 동의한다. "막상 새 학기가 시작되면 교사들은 폭주하는 업무 때문에 아이들과 나눠야 할 귀중한 시간을 놓치고 만다."(p66)는 말에도 역시 동의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과 교사의 인격적인 만남과 수업인데, 글쓴이는 그렇게 소비해야 할 시간을 교사들이 각종 쓸데없는 문서를 처리하느라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나는 글쓴이가 지적하지 않은 문제 하나를 지적해보고 싶다. 교사 수를 현실화하면 어떨까. 이 책에서 느껴지는 각종 "문서", "업무"에 대한 글쓴이의 태도는 대부분이 쓰잘데기 없는 것인데 그걸 처리하느라 교사가 힘들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그 부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더러는 정말 쓸데없어 보이는 업무들도 있지만 그건 소수가 아닐까.  교사에게 좋은 책을 읽을 시간, 학생을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시간, 수업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는 교사수를 현실화해서 그 업무를 나누어 처리하는 것은 어떨까? 끊임없이 임용시험만을 준비하고 있는 교원자격증 소지자들에 대한 문제도 한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교사 1인당 학생수를 줄이고, 기존 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그 많은 업무들을 나눠서 효율성 있게 처리하는 건 어떨까? 교육현장에서의 쓸데없는 연수니 워크샵, 정규수업만으로도 힘든 교사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보충수업 따위에 낭비되는 예산만 잘 아껴도 역할분담을 할 수 있는 교사 수를 늘리는데 충분하지 않을까?

 

   모르겠다. 아직까지는 좀 어렵다. 그리고 교육, 학교에 대해 글쓴이만큼 모르는 내가 글쓴이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있어 과연 어느 쪽이 옳을까 하는 생각을 하느라 더 어렵게 느껴졌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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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2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2
EBS 역사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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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교과서로 국사를 배웠다. 국사 교과서에 서술된 것들은 "사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우리 조상들은 국사교과서에 나오는대로 살아왔고, 국사교과서는 그것을 사실대로 고스란히 실어놓았다. 그러니까 역사는 국사교과서 그대로 이해하고 "믿고" "외우면 되는 그런 과목"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나는, 한번도 의심해 본 적 없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 수업을 듣는데, 교수님이 "통설은 이러하나 다르게 보는 관점도 있다."고 이야기하신다. 아니, 이게 무슨 말이지... 그때부터 어려워졌다. 아. 내가 지금껏 사실이라고 믿어왔던 것들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구나. 다른 관점에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구나. 역사는 암기과목이 아니구나...

 

   최근 한국사 교과서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한켠에서는 국정교과서 부활을 이야기하고 있다. 나의 학창시절처럼 역사를 암기과목으로 생각하고 그저 외우기에 급급한, 사고하지 않는 학생들을 많아질까봐 걱정이 된다.  교육방송의 지식채널e시리즈를 처음 접했을 때 참 신선했다. 아주 다양한 주제를 5분 안팎의 짧은 영상으로 선명한 인상을 남기며 전달하는 게 무척 인상적이었다. 성우의 멘트가 들어가지 않은 다큐는 그 5분동안 시청자의 눈을 붙잡고 놓지 않는다. 메시지를 강하게 전한다. 역사채널e 역시도 그렇다. 특히 역사는, 내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현실감있게 와 닿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역사채널e는 현장감 있는 자료화면과 짜임으로 생생한 역사를 체험하도록 한다.

 

   [역사e]2권을 읽었다. 프롤로그를, [박시백와 조선왕조실록]을 쓴 박시백 화백이 썼다.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고, 역사채널e에서 방송한 것들을 주제별로 묶었다. 평소 관심이 있어 챙겨본다고 봤는데, 내가 보지 못한 방송분도 실려있다. 음. 역사채널e프로그램은 방송프로그램으로서의 매력이 있고 이 책 [역사e]는 그 나름의 매력이 있는 듯하다. 방송프로그램이 간결한 메시지의 전달이 위주라면 그것을 글로 엮어낸 이 책은 방송 보면서 좀 더 알고 싶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잘 정리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2부의 6번째 주제 "그들만의 영웅"에서 이야기하는 야스쿠니신사와 관련된 이야기는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참배가 왜 문제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했다.

   1부 "세상에 버릴 사람, 아무도 없다."에 실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 좋았지만 특히 조선시대의 장애인에 대한 시각을 보여주는 7번째 주제 "세상에 버릴 사람은 아무도 없다."가 인상적이었다. 희망을 접게 되는 세태 속에서 위로가 되는 역사적 사례를 찾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은 청나라로 파견할 외교특사로 영조가 이덕수를 선임했다. 그러자 사헌부가 귀가 어두워서 외교특사로는 적절치 않다고 반대의 뜻을 임금에게 전했다. 그러자 영조가 이렇게 말했다. "중국어에 관해서는 모두 귀머거리 아닌가. 어찌 이것이 병폐가 될 것인가?"" 몸이 불편한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자연스레 그들과 어울려서 살았던 조선의 사회모습 일단을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의사 박에스더의 삶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별이란 뜻의 이름처럼 그렇게 하나의 별이"(p75)된 때의 그녀 나이가 34세였단다. 그녀의 삶을 통해 내 삶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숙연해진다. "그녀는 날마다 나에게 새로운 인생을 배우게 한다."(p75)고 그녀와 가까이 지냈던 로제타 홀이 일기에 썼다. 나는 내게 주어진 이 매일매일을 새롭게 새롭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좋은 책이다. 박제화된 암기해야 될 지식으로서의 역사가 아니라 반성하고 각오하게끔 하는 역사의 단면과 인물을 보여주고 있는.. 역사채널e가 오래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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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 - 조선의 책과 지식은 조선사회와 어떻게 만나고 헤어졌을까?
강명관 지음 / 천년의상상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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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가 나를 자꾸만 잡아끄는 듯 했다. [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라. 제목만으로도 배가 부른 느낌이랄까. 책을 들고만 있는 것으로도 지식욕이 채워지는 듯한 기분이랄까. 좋게 말하자면 지적인 욕구를, 좀 나쁘게 말하자면 지적 허영을 마구 충족시켜줄 것 같은 제목의 책? 그러고 보면 책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책의 제목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들었다. 온라인 상에서 이 책을 처음으로 접했을 때의 첫인상은 "재미있어 보이는데...?!"였으나 오프라인 상에서 실제로 이 책을 손에 쥐고서는 약간 막막했다. 책이 내 예상보다 두껍다. 그리고 무겁다. 책 가격도 만만찮다. 그저 "재미"만 추구하면서 누워서 읽을만한 무게의 책은 아닌 것 같다는 느낌? 책의 무게 때문에라도 앉아서 밑줄 그어가며 정독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런 생각에 한 몫 더 보탠 것은 책 앞날개에 실린 글쓴이에 대한 소개. 강명관. 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비스듬히 누워서 책을 펼쳤다가 자세 고쳐서 바로 앉아서 읽기 시작!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책에 대한 책"은 무척 매력적인 주제이고 책이리라.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부끄러운 수준으로 전락해버렸지만 몇해전까지만 해도 나 역시 어디 가서 "책 좋아한다."는 말을 그다지 쑥스러워하지 않을 정도로 할 수 있었으니, 이 책은 나에게도 무척이나 매력적인 책이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이라... 더군다나 다른 분야보다는 역사라는 주제에 조금 더 관심이 있는 내게 "조선시대의 책"과 지식의 역사를 이야기해주는 책이라니 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이 책을 처음 손에 잡고 느꼈던 중압감에 비해서 책은 의외로 쉽게 읽혔다. 그리고 술술 읽혔다. 깔끔한 서술과 내가 평소 잘 접하지 못했던 다소 낯선 문장 구사의 신선함이 책장을 잘 넘겨주었다. 예를 들자면 18쪽의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지식의 전파와 유통에 일대 혁명을 일으켜 서양의 근대를 견인했던 것은 췌언을 요하지 않는다."는 문장. 무식한 고백일지 모르겠으나 "췌언"이라는 낱말이 낯설어 국어사전, 한자사전을 펼쳐보게 되었다. 글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글쓴이의 문장에서도 나의 무식함을 채워주는 요소들이 많았다.

 

  이 책은 조선시대 책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있다.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책을 만드는 주체가 누구인지 책값이 얼마였고, 책이 어떻게 유통이 되었는지 등. 조선시대의 책에 대해 말하기에 앞서 글쓴이는 고려시대의 책과 관련한 이야기도 소개하고 있는데, 남아있는 자료가 너무 적어서 그 자세한 면을 살펴볼 수 없다는 점이 무척 아쉽게 여겨졌다. 조선시대 책과 그 출판의 과정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한 기록이 남겨져 있고 글쓴이를 통해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조선 시대의 여러 책에 대한 사진, 금속활자와 조판을 복원한 모습이라든지 인쇄과정을 재현하는 모습 등에 대한 것 등 사진자료가 글의 내용을 쉽게 이해하기 쉽게 도와주는 점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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