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고개 탐정 3 : 어둠 속의 보물 상자 - 제1회 스토리킹 수상작 후속작 ㅣ 스무고개 탐정 3
허교범 지음, 고상미 그림 / 비룡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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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이야기의 테마는 여행과 모험이다. 여름 방학을 맞은 스무고개 탐정과 명규, 문양, 다희는 단골 햄버거 가게에서 일하는 말라깽이 형의 고향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 ‘보물산’이 있다는 걸 발견한다. 정말 보물이 있는지 호기심 많은 아이들은 함께 찾아 나선다. 보물산 속에서 보물을 찾기는커녕 지하 비밀 창고에 갇히고 만다. 누군가가 밖에서 창고의 문을 잠근 것이다. 깜깜한 창고 속에서 핸드폰도 없이 스무고개 탐정과 명규, 문양, 다희는 공포에 휩싸인다.

 

 스무고개 탐정은 아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스무 가지 질문을 시작한다. 여행을 오게 된 동기를 시작으로 보물산을 찾게 된 과정, 이곳에 오면서 벌어진 일들을 질문과 답으로 들려준다. 스무고개 탐정과 친구들은 무섭고 두려운 상황에서 서로가 서로를 의지한다. 그리고 비밀 창고를 탐색하고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을 추리한다. 창고 안에는 다른 비밀 공간이 있었다. 그 안에는 보물로 보이는 상자가 많았다. 스무고개 탐정은 뭔가 단서를 찾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혼자 추리하지 말고 우리한테도 설명 좀 해 봐!”

 “그럴 수는 없어. 아직 모든 것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니까. 탐정이 자신이 추리한 내용을 말할 수 있는 건 백 퍼센트 확신이 들었을 때뿐이야.” (103쪽)

 

 마술 학교 수업이 끝나 늦게 도착한 마술사가 말라깽이 형과 사라진 아이들의 행방을 추적한다. 드디어 비밀 창고를 찾아내 아이들과 만난다. 놀랍게도 비밀 창고에 있던 상자엔 정말 국보급 보물이 있었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방해가 되자 겁을 주려고 한 것이다. 모든 게 욕심 많은 어른들 때문이다. 스무고개 탐정과 친구들의 빛나는 우정이 돋보인다.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는 게 아니라 서로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아이들 행동은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위험에 처했지만 힘을 모아 극복하는 모습이 정말 기특하다.

 

‘스무고개 탐정 시리즈는 놀이책이다. 고단한 어린이들이 잠시 힘든 일을 잊고 책 속으로 들어가 스무고개 탐정과 그 친구들과 한바탕 노는 자리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시리즈에 중독되면 정말 큰일이다. 한데 스무고개 탐정과 친구들의 눈부신 활약을 만날 수 있는 스무고개 탐정 시리즈는 즐거운 중독이다. 점점 더 확실해지는 친구들의 캐릭터와 놀라운 추리 능력을 보여주는 스무고개 탐정을 만날 수 있다. 3권 <어둠 속의 보물 상자>는 1,2권 보다 훨씬 강력해진 이야기로 재미를 선물한다. 작가의 말처럼 독자도 즐겁게 놀 수 있는 책이다. 4권은 언제 나올까. 즐거운 기다림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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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용설명서 - EBS 다큐프라임
정지은.고희정 지음, EBS 자본주의 제작팀 엮음, EBS MEDIA / 가나출판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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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로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누구에게나 한 번쯤 돈을 물 쓰듯 쓰고 싶은 욕망이 있다.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노예가 아닌 주체로 살기는 힘들다. 나름 열심히 저축하고 소비를 줄여도 언제나 마이너스인 통장이 서민 대부분의 모습이다. 모두가 잘 사는 자본주의를 꿈꿀 수는 없을까? <자본주의 사용설명서>를 읽으면서 우리가 얼마나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살고 있는지 확인하다.

 

 책은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쉽게 말하자면 돈에 대한 이야기다. 어떻게 해야 돈을 모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과소비를 하지 않는지 알려준다. 어렵게만 여겼던 자본주의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 우선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일상에 파고든 금융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남의 돈을 내 돈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은행 직원이 특정한 상품을 권한다면 그것은 본사의 판매 지시에 따른 것이거나 판매 인센티브가 많은 상품일 경우가 많다. 수익률이 최고이며 안전성이 좋다는 달콤한 말로 고객의 마음을 동하게 만들지만 사실은 그들 자신도 자신이 권하는 상품이 어떻게 될지는 확신하지 못한다.’ (26~27쪽)

 

 주식, 펀드, 보험까지 투자 방법은 다양하다. 하지만 월급으로 생활하기도 버거운 이들에게 저축은 꿈처럼 아득하다. 하지만 미래를 보장한다는 보험에는 약해지고 만다. 외국병원이 들어오고 의료 민영화가 된다면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의 유입으로 우리는 과거보다 편리한 삶을 살지만 그 미래가 행복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

 

 ‘정말 무서운 일은 의료 민영화가 의료보험 민영화로 가는 중간 단계라는 점이다. 의료보험 민영화까지 이뤄지면 상위 20%를 제외한 대다수의 국민들은 미국의 국민들처럼 치료비가 많이 드는 병에 걸리는 건 파산을 의미하는 사회에서 살게 될 수밖에 없다.’ (69~70쪽)

 

 그렇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기 위해선 돈을 쓰지 않고 모으기만 해야 할까. 이미 우리는 수많은 상품의 유혹에서 살고 있다. 소비 중독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새로운 물건들, 명품이라 불리는 고가의 물건들. 유행을 따라 멋지게 살고 싶은 욕망도 매일 자란다. 신용카드로 이뤄지는 소비는 경제 개념을 무디게 만든다. 백화점은 소비자의 감정과 심리를 파악해 시계도 창문도 만들지 않았고 대부분의 오른손잡이를 염두에 둔 영리한 방법으로 상품을 배치한다.

 

 ‘영수증 관리를 통해 소비습관이 파악되면 보다 경제적인 소비를 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경제적인 소비란 필요 없는 것에 대한 지출을 막고 그만큼의 돈을 모으는 것을 의미한다.’ (244~245쪽)

 

 이처럼 소비를 유도하는 세상에서 자신의 소비 생활을 점검하라고 조언한다. 필요에 의한 소비를 하고 있는지 말이다. 영수증 관리나 가계부를 쓰는 일은 귀찮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비참해진다. 그러나 분야별로 지출의 크기를 알 수 있고 계획도 세울 수 있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책은 아이들에게 금융교육을 시키는 이야기로 자본주의의 미래를 말한다. 돈의 가치와 돈에 대한 책임감을 가르치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거대 자본의 세상에서 모두가 교육, 복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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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PD의 미식 기행, 여수 - 제대로 알고 마음껏 즐기는 오감 만족 우리 맛 여행
손현철.홍경수.서용하 지음 / 민음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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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기차, 붉은 동백, 스물한 살로 이어지는 나의 여수엔 어떤 맛도 담겨 있지 않다. 분명 무언가를 먹었을 터. 기억 어디에도 여수의 맛은 없었다. 갓김치, 장어, 굴, 부추는 모두 방송을 통해 만난 여수의 특산물이다. 다시 여수에 갈 일이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책으로나마 여수의 맛을 탐한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미식 기행이다. 여수와 인연이 있는 다큐멘터리 PD 세 명이 들려주는 여수의 맛 이야기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맛은 갓김치다. 예능 프로 1박 2일에서 갓김치와 메밀국수의 조합은 정말 침이 고이게 만들었다. 눈으로 보는 맛이 아닌 글로 만나는 맛 역시 다르지 않다. 세 명의 저자는 아주 탁월하게 맛을 표현한다. 갓김치, 돌게장, 갯장어 샤브샤브, 장어탕까지 당장이라도 식당으로 달려가게 만든다. 여행지의 토속음식을 먹어야만 제대로 된 여행을 했다는 말을 몸소 보여준다.

 

 여행이 일상이 된 요즘 여행지 정보는 차고 넘친다. 하지만 정확한 정보는 찾는 일은 어렵다. 이 책은 정말 정직하다. 음식 재료에 대한 자세한 설명뿐 아니라 맛 평가도 아주 솔직하다. 무조건 좋고 맛있다는 게 아니라 맛이 없으면 없다고 말한다. 책은 친절하게 가격도 알려준다. 때문에 인터넷으로 여수 맛 집을 검색하는 것보다 이 한 권의 책을 들고 여수로 향해도 좋다.

 

 유명한 해산물도 잠자는 미각을 자극하지만 나는 싱긍벌글빵집에서 파는 빵이 먹고 싶다. 세상에나, 싱글벙글빵집이라니. 정말 행복한 빵을 만드는 빵집임에 틀림없다. 돈을 벌려는 목적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빵을 먹이는 마음으로 만든 빵. 여행지에서 어머니의 맛을 만나는 기분은 어떨까? 돌아가신 어머니가 해주셨던 풀빵을 생각한다.

 

 ‘크루아상도 없고 쿠키도 없고 식빵도 없다. 투박한 찐빵과 야채빵, 햄빵, 도넛이 전부다. 가격도 착하다. 모든 빵이 하나에 600원. 그 맛도 훌륭하다. 집에서 직접 만든 빵 같다. 특히 팥소가 가득한 찐빵에서는 어렸을 때 어머니가 해 준 맛이 느껴진다.’ (214~215쪽)

 

 미식 기행이라 해서 여수의 맛만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여수의 역사와 문화도 만날 수 있다. 여수 근교의 많은 섬에 대한 설명도 있다. 거제도에 위치한 구십 년 된 고가(古家) 여관은 묘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일본풍 건물은 역사의 아픈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섬은 특별하다. 육지에서는 아무리 산간 오지라 해도 어떻게든 찾아갈 수 있지만, 섬은 비바람이 조금만 세져도 고립되어 버린다. 국토이면서 마음대로 닿을 수 없는 곳, 섬의 매력은 거기에 있다. 세상일이 뜻대로 되지 않거나 삶의 무게가 가슴을 짓누를 때 문득 가고 싶은 곳이 섬이다. 섬은 반도의 끝에서 뚝 떨어져 육지인의 애환을 받아주는 곳이다.’ (246쪽)

 

 떠나지 못한 이들의 마음을 여수로 향하게 만드는 책이다. 멀지 않은 그곳에 여수가 있다고 말이다. 다시 여수를 떠올린다. 아직 예정되지 않은 어느 날, 여수행 기차에 올라탈지도 모른다. 그날을 상상하며 버스커 버스커가 부른 ‘여수 밤바다’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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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eze 2014-08-13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수는 중학교때 수학여행으로 다녀온 곳인데, 이 년전엔가 여수 오동도를 갔어요. 오래전에는 그렇게 크고 넓어보였던 오동도가 아주 조그맣더군요. 저도 이 책 읽으려고 하고 있어요. 버스커 버스커의 '여수밤바다' 때문에 여수가 가고 싶은 도시로 될 것 같아요. ^^

자목련 2014-08-13 19:12   좋아요 0 | URL
아무 계획없이 떠난 여수는 무척 강렬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여수는 너무 멀어요. 해서 여행기로나마 이렇게 여수를 만나요. 버스커 버스커의 노래는 여수와 뗄 수 없는 존재가 된 것 같아요. 즐겁게 읽으세요^^
 
최후의 언어 - 나는 왜 찍는가
이상엽 글.사진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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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진을 잘 찍고 싶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아름다운 풍경이나 인물사진을 검색하고 보는 걸 즐겼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그러니 카메라는 내게 활용도가 낮은 비싼 물건에 속했다. 하지만 여전히 내 가슴 한편에 나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이 남아 있다. 이상엽의 『최후의 언어』는 그런 부러움 때문에 선택한 책이다. 이국의 낯선 풍경을 담은 여행 에세이나 보통의 아름답고 예쁜 사진 에세이라고 여긴 것이다. 고백하자면 저자가 사진기자라는 걸 몰랐다.

 

 이 책엔 저자가 소유한 다양한 필름 카메라와 함께 사진이 등장한다. 그것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점인지도 모른다. 카메라를 잘 아는 독자에게는 아주 유용한 내용이다. 그러니 사진을 전공하는 학생이나 필름 카메라를 소장하고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큰 의미를 지닌 책이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 사용자인 나는 책에 등장하는 렌즈, 필름 카메라에 대해 알지 못한다. 카메라의 역사, 카메라의 구조, 카메라의 기능, 제조사, 카메라의 종류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나 같은 독자에게는 사진기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다소 지루한 면도 없지 않았다.

 

 ‘노동자가 만들어 내는 정교한 카메라. 그리고 세상에 꼭 필요한 것을 만들어 내는 자본. 노동으로부터 소외되지 않는 노동. 그것을 기꺼이 비싼 가격에 치르고 손에 들어 세상을 기록하는 사진가. 뭔가 참으로 가치 있고 의미 깊은 관계인 듯한데 이것이 우리 사회에서 잘 안 된다.’ (94쪽)

 

  

 

 

 한 장의 사진과 그 사진을 찍게 된 배경에 대한 이야기가 특별하다. 아니, 특별하다는 표현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제주 강정의 분노, 울산 현대 자동차 공장 앞 노동자의 외침, 사막으로 변한 새만금의 상처, 진도 팽목항의 슬픔을 담은 사진은 경건한 기도와 같다. 수많은 방송매체와 언론의 보도보다 단 한 장의 사진으로 마주하는 진실은 강력하게 다가온다. 그것이 카메라가 삶을 기록하는 가장 큰 이유다.

 

  

 

 

 ‘카메라는 사고하지 못한다. 사고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 한다. 하지만 어떤 카메라가 어떤 히스토리를 갖고 내 품에 들어와 사진을 찍어 주고 있는가 하는 것도 여전히 중요하다.’ (80쪽)

 

 카메라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모습은 때로 생경하다. 가족이나 친구를 담을 때는 묘한 감정을 불러오고 자연이 내뿜는 위대한 기운을 받는다. 저자의 말처럼 카메라가 아닌 사진을 찍는 사람이 피사체에 대한 애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모든 사물은 애정을 부여하는 순간 나만의 특별한 대상으로 존재하니까. 시간이 지나 필름을 현상했을 때 느끼는 감정은 커지고 다른 것으로 발현될 것이다. 그 감정을 몹시 사랑하는 이를 알고 있다. 내가 그녀의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마음이 담긴 그런 사진, 나도 찍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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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특별한 재수강 - 자네, 참삶을 살고 있나?
곽수일.신영욱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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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자는 바쁜 생활을 하느라 안부 인사를 드리지도 못한다. 어렵고 힘겨운 상황에 처했을 때 스승을 찾게 된다. 성공한 제자(신영욱)와 은퇴한 노교수(곽수일)의 대담을 담은『어느 특별한 재수강』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계에서 알아주는 컨설턴트 제자가 성공한 삶이란 무엇인가,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떠올린 건 바로 스승이었다. 스승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자신의 나무농장으로 찾아온 제자의 질문에 답을 해준다.

 

 제자의 질문은 삶의 본질에 관한 것이다. 계절이 바뀌는 동안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삶인지,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한지, 사랑과 결혼, 자녀에 대한 고민, 노년의 삶과 죽음에 대한 12가지 질문으로 이어진다. 누구나 한 번쯤, 아니 여전히 답을 찾고 있는 질문이다. 경쟁에서 뒤질까 동동거리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우리의 모습과 마주하니 부끄럽고 창피하다. 때문에 책에서 들려주는 답에 집중하게 된다.

 

 첫 번째 만남에서 제자는 원하는 일에 대해 질문한다. 자신의 일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면서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지속하는 이들이 가장 궁금한 질문이다. 스승이 들려주는 말은 이렇다. “일의 본질에 집중해야지. 직장인(職場人)이 되지 말고 직업인(職業人)이 되어야 해.” (69쪽) 한 번도 직업인이라는 개념을 생각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나와 같을 것이다. 과연, 일의 본질에 집중했던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무조건 취직을 해야 한다는 생각만 앞선 수많은 취업준비생에게 새로운 길을 열에 만드는 답이 아닐까 싶다. 물론 우선은 직장인이 되고 싶다는 간절함이 더 크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간절함은 때로 독이 된다. 간절하게 원해 소유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책에서는 스마트폰, 자동차를 예로 설명한다. 편리하다는 이유도 어디든 자동차로 가야 한다는 생각, 1분 1초도 스마트 폰이 없으면 안 된다는 불안. 물건을 지배하는 게 아니라 반대의 경우로 살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내가 어떤 것을 가지려고 하는 본질적 목적과 그것이 나에게 가져다주는 본질적 효용을 ‘나만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으면, 어떤 물건을 가지게 되더라도 우리의 불행함은 정해져 있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86쪽)

 

 그러나 나만의 관점에서만 바라봐서는 안 되는 게 있다. 바로 자녀에 대해서다. 스승과 제자 역시 부모로 이와 같은 고민을 나눈다. 부모의 뜻대로 커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녀를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또한 실수와 실패를 받아들이고 응원해야 한다는 스승의 말은 모든 부모에게 제대로 된 뿌리냐고 질책하는 것만 같다.

 

 “모든 가지를 다 쳐내더라도 뿌리만 있으면 나무는 살 수 있어요. 사람에게는 부모나 가족의 믿음과 지지가 바로 뿌리인 거고 살면서 실수하고 실패했을 때 뿌리가 굳건하게 받쳐주면 나무가 다시 새로운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갈 수 있지 않겠어요? 지금은 그 역할을 부모와 가정이 해줘야 한다고 봐.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사회도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고.” (212~213쪽)

 

 그러고 보니 우리 사회는 믿음과 지지 대신 부담과 강요로의 뿌리였다. 그러니 나무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스승은 나무농장에서 나무를 키우며 경험한 것들을 고스란히 우리 인생에 적용한다.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나무가 자라는 이야기, 욕심을 내어 틈을 주지 않고 나무를 심으면 결국 나무가 죽게 된다는 이야기는 색다른 교훈으로 다가온다.

 

 스승과 제자의 마지막 대화는 죽음이다. 인생의 마지막인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갑작스럽게 맞이한 이별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스승의 답은 정리하는 마음이다. 죽음을 염두에 둔 정리가 아닌 살아 있는 순간의 정리, 그것은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그러니까 나중으로 미뤄둔 모든 것들을 지금 이 순간에 품어야 한다.

 

 “자신이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항상 정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해요. 사람들은 일을 벌이는 데는 관심들이 많은데, 막상 정리하는 데는 소홀한 것 같아. 혼이 있는지 없는지 나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인간에게 죽음에 대한 예감은 있지 않을까 싶어. 그렇다고 이런 정리를 꼭 죽음의 예감이 들 때 할 필요는 없고 또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우리 삶에는 갑작스러운 죽음이라는 게 있으니까. 그래서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정리가 필요한 거야.”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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