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이 지났고, 2012년이 되었다. 벌써 넷째날이다. 지난 1년 동안 내가 읽었던 책, 리뷰를 쓴 책에 대한 기록이다. 2011년에 읽고 리뷰를 쓴 책은 125권이란다. 알라딘이 아닌 (알라딘에서도 그런 통계가 있을지도 모르다. 허나 나는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모른다. 구매 목록을 찾는 일도 한참 걸리니 말 다했다) 모 서점에서 알려주었다. 그러니까 한 달에 10권 정도 읽은 셈이다.

 

 한국문학을 주로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목록을 살펴보니 그렇지도 않다. 내 마음에 우선적으로 한국문학이 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작가들의 신간은 언제나 내 책 읽기보다 앞선다. 해마다 새로운 작가가 나오니 더욱 그렇다. 거기다 인문, 사회, 과학, 예술 분야에 대한 책에도 눈이 가고 혹시나 해서 참여하지만 역시나로 돌아오는 리뷰 대회에 대한 미련도 버리지 못한다.

 

 2011년의 첫 책은 <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였고,

 

 

 

 

 

 

 

 

 

 

 

 

 

 

 

 

 

 

 

 

 

 

 

 

 

 

 

 

 

 

 

 

 

 

 

 

 

 

 

 

 

 

 

 

 

 

 

 

 

 

 

 

 

 

 

 

 

 

 

 

 

 

 

 

 

 

 

 

 

 

 

 

 

 

 

 

 

 

 

 

 

 

 

 

 

 

 

 

 

 

 

 

 

 

 

 

 

 

 

 

 

 

 

 

 

 

 

 

 

 

 

 

 

 

 

 

 

 

 

 

 

 

 

 

 

 

 

 

 

 

 

 

 

 

 

 

 

 

 

 

 

 

 

 

 

 

 

 

 

 

 

 

 

 

 

 

 

 

 

 

 

 

 

 

 

 

 

 

 

 

 

 

 

 

 

 

 

 

 

 

 

 

 

 

 

 

 

 

 

 

 

 

 

 

 

 

 

 

 

 

 

 

 

 

 

 

 

 

 

 

 

 

 

 

 

 

 

 

 

 

 

 

 

 

 

 

 

 

 

 

 

 

 

 

 

 

 

 

 

 

 

 

 

 

 

 마지막 책은 김미월의 <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이다.

 

 2012년에는 계획적인 책읽기를 하고 싶은데 어찌될지 모르겠다. 좋아하는 책, 읽고 싶은 책을 읽고 기록하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 충동구매보다는 곁에 둔 책을 먼저 읽기를 바란다. 한국문학과 더불어 세계문학, 그리고 시를 읽는 해가 되기를 희망한다. 책을 읽고 그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다면 더 좋겠다. 그리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구든 말이다.

 

 *늦었지만 이 서재를 다녀가시는 모든 분들께 인사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평온하시길!!

 부족한 이웃이지만 언제나 고마운 나의 이웃님, 올 한해도 마음을 나누고 인연을 이어나가길 바라요. 잘 부탁드립니다.

 

  고. 맙. 습. 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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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별
정미경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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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미경의 장편은 『장밋빛 인생』,『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에 이어 세 번째다. 그녀의 소설은 아름답고 간절하다. 그게 슬픔이든, 절망이든, 사랑이든 그랬다. 문장은 왜 이리 유려한지, 책 속으로 빠져드는 건 당연하다.

 

‘정오의 사막은 붉은 분홍이다.

 이 시간엔 부러 그렇지 않아도 눈을 가늘게 뜨게 된다.

 천지는 고요하고도 소란하다.

 와랑와랑.

 햇빛은 빛나는 동시에 속삭이며 부서진다.

 모래가 잔뜩 삼킨 열기운을 붉게 토해내면 대기는 부옇게 산란하며 뒤챈다. 더는 못 견디겠다는 듯.

 끝이 부러져나간 붉은 사암기둥. 무너진 벽과 돌더미 들. 폐허는 장엄해서, 은성했던 시절을 상상하는 게 어렵지 않다. 시간의 지층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원형 경기장의 돌기둥 사리로 검투사든 굶주린 사자든 거친 무언가가 금세라도 달려나올 것 같다.’ p. 7

 

 사막의 정오를 상상한다. 붉고 뜨거운 기운이 감도는 사막, 이처럼 황홀하게 묘사했지만 숨이 막힌다. 소설은 사막을 품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다. 그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 그곳의 매력에 빠져 몰려드는 사람, 잠시 머무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사막의 풍경과 그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죽음의 광장이라 불리는 모나코의 자마 알프나 광장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소설은 바바, 보라, 승, 로랑의 네 사람의 이야기를 교차로 들려준다. 생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해도 좋을까. 승은 아내와 친구에 배신을 당한 뒤, 한국을 떠나 딸 보라와 함께 그들을 찾아 이곳으로 왔다. 승의 삶엔 오직 분노와 복수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의 흔적을 따라 사막을 헤매는 승은, 때때로 사막의 모래폭풍과 사막의 밤 하늘에 위로 받고 있었다.  그러나 돌아보면 자신을 가득 채운 건 여전하게 증오였다. 그런 아빠를 바라보며 보라는 어떤 질문도, 어떤 투정도 하지 않는다. 낯선 곳에서 그저 살아갈 뿐이다. 열 여섯, 보라에게 삶은 아무런 대답도 들려주지 않았지만 뜨거운 열기와 낯선 이방인들 속에서 스스로 답을 찾아가고 있었다.

 

 바바는 여행객에게 헤나를 그려주는 보라에게 유일한 친구였다. 보라가 좋아하는 건 뭐든지 해주고 싶었다. 새침하고 쌀쌀맞게 대해도 그런 보라가 좋았다. 보라를 웃는 일이라면 그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었다. 그게 자신을 버리는 일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바바에게 보라는 사랑이었던 것이다. 승이 사막으로 가이드를 떠나고 혼자 남겨진 보라 역시 바바가 있어 그곳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이다.

 

 사막의 아름다움에 매혹된 남자 로랑은 연인이 죽자 더 자주 그곳을 찾았다. 스스로가 아름다움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었지만 사막이 주는 황홀함과는 달랐다. 사막에 숨겨진 옛 문화유적, 보물들을 소유하는 것으로 그리움을 달래고 있었다. 저마다 다른 이유가 있었지만 결국 네 사람 모두 누군가를 그리워했고 사막을 사랑하고 있었다.

 

 바바와 보라, 승과 로랑은 서로가 모르는 사이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었다. 그것은 아름답고 고귀한 유물에서 시작되었지만 결국 인간의 욕망은 아니었을까. 바바에겐 보라를 향한 사랑의 표현으로, 승에게는 사막을 떠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로랑에겐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위한 해소로 말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사막의 풍경은 때로 지독하게 외로웠고 쓸쓸했으며 때로 혼을 빼놓을 만큼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움을 만끽하려 모여든 다양한 사람들이 만드는 또 다른 풍경은 낯설면서도 낯익었다. 어쩌면 사막은 무언가를 잊기 위해,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기 위해, 혼자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가장 적절한 공간이었는지도 모른다.

 

  사하라란 ‘아무것도 없는’ 이란 뜻이지.

 움직이는 건 아무것도 없다. 누렇게 뜬 사막풀마저 죽은 듯 모래에 발을 묻고 물이 있는 곳으로 실어다줄 저녁바람을 기다린다. 모래색뱀과 붉은 전갈도 한 조각 그늘을 찾아 필사적으로 몸을 감추었다.

 완전한 고독과 적막.

 정말이지 아무것도 없는 곳.’ p. 102

 

 『아프리카의 별』은 이전에 만난 정미경의 소설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남는다. 다른 소설에게 그녀가 그려낸 건 우리의 삶의 조각이었다면, 이 소설에서는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을 담은 느낌이랄까. 소설에서 운명을 점치는 바바의 엄마가 들려주는 말처럼 말이다.

 

 “사람의 운명이란 원래 어두운 거란다. 아주 가끔 환한 빛을 발하는 때도 있지만 그건 한순간이야. 애초에 운명의 주관자가 그렇게 만들어놓았으니. 우리 짐작과 달리 신은 질투심으로 가득 차 있거든. 우리가 자족적인 행복에 젖어 있기보다는 끊임없이 자기를 찾고 매달리길 원하지. 한줌의 자비를 달라고, 이 고통만은 비켜가게 해달라고 울며 보채길 바라지.” p.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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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
김미월 지음 / 창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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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반짝반짝 빛나는 삶을 살기를 원하고, 주목받고 싶어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집도 사고 부자가 되고, 하기 싫은 일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될 그 언젠가를 꿈꾸며 산다. 때문에 반복되는 일상을 견디는지도 모른다. 잡히지 않는 희망일지라도 말이다. 그러므로 희망은 쓰디 쓴 현실을 이겨내는 사탕 같은 것이다. 그러나 그 사탕이 이를 섞게 하고 나중에 큰 고통의 원인이 된다는 걸 알기에 애초부터 사탕을 먹지 않는 이도 많다. 김미월의 소설 『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의 인물들이 그러하다. 스스로를 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이라 명명하는 이들이 있다. 그 속에 무궁무진한 비밀이 담겨있다는 걸 아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 다, 누구나 가는 대학처럼 보이지만 갈 수 없는 이들이 있다. 대학생이 아니라, 거대한 세상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해야 하거나, 직장을 구해야 하는 현실과 맞닿은 이들 말이다.시장통에서 지게꾼으로 일하는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사는 나도 같은 고3이지만 그들과의 미래가 다르다. 자신을 알아주는 유일한 영어 선생님 마저 떠나고 나니, 학교에 가야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그건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결혼을 한 후에도 마찬가지다. 따지고 보면 삶은 주인공의 말처럼 우중충했다.

 

 우중충한 회색 점퍼 속에서 넥타이를 맨 아저씨들과 우중충한 남색 코트 아래 레깅스를 신은 아가씨들이 출근하는 것도 보였다. 모든 것이 우중충했다. 저 남자애는 곧 학교에 도착할 것이다. 곧 졸업을 할 것이고 저 아저씨들처럼 넥타이를 매고 출근할 것이다. 시간이 더 흐르면 레깅스를 신은 아가씨들 중 한 명과 결혼하겠지. 두 남녀는 아파트 대출금과 자동차 할부금을 갚기 위해 낮밤 없이 일할 것이다. 주말에는 주중에 밀린 잠을 자기 바쁠 것이고, 드디어 아파트를 장만하고 자동차를 소유하게 되면 아마 나이가 쉰쯤 됐으리라. 그때쯤이면 둘 중 하나는 암에 걸려 있을지도 모른다. 당뇨나, 허리디스크, 우울증도 피해갈 수 없겠지. 아아, 정말이지 너무나 우중충한 미래였다. p.45 - <29200분의 1> 중에서

 

 그럼에도 위안을 얻는 건 소수의 어떤 이가 아닌 다수의 나와 같은 누군가이다. 복잡한 출근길에 어깨를 부딪히는 사람들, 고개를 숙이고 바쁜 걸음을 걷는 사람들, 같은 직장에서 점심을 같이 먹는 사람들 말이다. 중국 유학까지 다녀왔지만 서울도 아닌 인천으로 출근을 하는 수는 어학원에서 한국어를 가르친다. 외국에서 온 그들은 말만 학생이지 모두 비자를 얻기 위해 어학원에 등록한 이들이다. 그들의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함이다. 수는 그들과는 다르다고 믿고 싶다. 그러나 결국 그들과 다르지 않았다. 3개월마다 재계약을 해야 했고, 인천이 아닌 서울을 꿈꾸기에 인천은 그저 지나가는 과정이라 여긴다.

 

 어쨌거나 모두들 수가 어제도 같은 시간에 보았고, 내일도 같은 시간에 볼 사람들이다. 그들과 수는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객차 안에 앉아 같은 공기를 마신다. 딱히 그들의 안부가 궁금한 건 아니지만 어쩌다 그중 한 명이 며칠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다시 나타나면 수는 저도 모르게 반가운 마음이 든다. 자신이 며칠간 나타나지 않다가 다시 나타나면 그들도 속으로 반가워해줄지 그녀는 가끔 그런 것이 궁금하기도 하다. 열차가 달린다. 늘 내리던 역에서 낯익은 얼굴이 내린다. 늘 타던 역에서 다시 낯익은 얼굴이 탄다. p. 88 - <중국어 수업> 중에서

 

 누군가의 죽음을 통해 내가 살아있다는 걸 확인하기도 한다. 여자친구의 증조할머니가 죽었다는 소식에 자신을 둘러싼 죽음을 생각한다. 아무 문제 없이 잘 살고 있던 첫 사랑의 자살 소식부터 갑자기 교통사로고로 죽은 선배까지, 세상에 죽음은 너무도 흔했다. 이렇게 누군가 죽어가는 세상에서 취업을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하는 건 어떤 의미일까,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백살에 죽든 열살에 죽든 죽음은 죽음일 뿐이다. 죽음의 세부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런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마술사의 모자 속에서 하얀 비둘기가 날아오를 때처럼, 사람들은 처음부터 그 순간을 예상하고 있다. 그것을 보러 왔으니까. 그럼에도 비둘기가 날아오르는 순간 그들은 놀라고 신기해하고 감탄한다. 비둘기가 어떻게 생겼고 어디로 날아갔으며 왜 모자 속으로 돌아가지 않는지 따지는 이는 없다. 마술이 끝나고 사람들은 곧 집으로 돌아간다. 그들은 더이상 비둘기에 놀라고 신기해하고 감탄했던 순간을 떠올리지 않는다. 다시 일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p. 136 - <모자 속의 비둘기> 중에서

 

 김미월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소시민이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취업 사수생이거나,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되었거나, 일탈을 꿈꿨지만 낯선 곳에서 부유하고 있거나, 시인이 되고 싶었지만 시집을 만드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이들이라는 말이다. 과거의 나였거나 현재의 나였거나 우리의 모습인 거다. 별 일 없이 살지만 별 일이 일어나 주기를 바란다. 하루 하루 같은 일상에 살고 있다는 게 다행이라 여긴다.  누구나 죽지만 나는 죽지 않았고 다시 일상을 살아간다. 어제와 같이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며 또다른 내일을 꿈꾸면서 말이다. 누구나 같은 일상을 견딘다는 위안을 주는 소설이다. 해서, 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펼쳐서 함께 읽으면 좋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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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은 이틀 남았다.(식상해도 어쩔 수 없다.)그러니까 2011년도 이틀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이번엔 한국문학이 아닌 외국 문학들이다. 소설이거나 산문이거나 그렇다. 이 책들은 어쩌면 당신이 먼저 읽었을지도 모를 책들이다. 유명한 작가의 책들도 있고 낯선 작가의 책들도 있다. 지난 1년 동안 리뷰를 살펴보니 예년에 비해 일본 소설이 많지 않았다. 세계문학을 조금씩 모으고 있다. 개인적으로 고무적인 일이다. 우선 읽지 못하더라도 곁에 두면 언젠가가 읽게 되지 않을까. 영미권 소설이 아닌 다양한 나라들의 문학을 접하고 싶은 마음이다. 나를 행복하게 했던 책들을 소개하면 이렇다. 잔잔하게 다가온, 그 슬픔이 그 절망이 아름다웠던, 매력적인 문장들로 가득했던 책들이다.

 

 

 

 

 

 

 

 

 

 

 

 

 

 

 

 

 

 

 

 

 

 

 

 

 

 

 

 

 

 

 

 

 

 

 

 언제나 이 책을 말한다. 바로 프리츠 오르트만의 곰스크로 가는 기차』, 엄태웅과 채정안이 주연한 라마도 기억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의자를 갖고 싶다. 우아하고 안락한 의자.  장윈의 『길 위의 시대』, 필립 로스의 『울분』, 하 진의 『멋진 추락』은 이 소설들로 작가와 처음 접했다. 『에브리맨』으로 잘 알려진 필립 로스의 울분은 아주 좋다. 조금은 쓸쓸하고 조금은 외로운 일상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던 후지와라 산야의 『돌아보면 언제나 네가 있었다』, 꽃이 주인공인 렌조 미키히코의 회귀천 정사』와 각기 다른 세대의 여섯 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인 휴스턴의 『여섯 살』. 그리고 아베 코보의『상자 인간』.

 

 이런 소설도 읽었다. 민음사 모던 클래식 시리즈인 마가렛 애트우드의 『도둑 신부』와 패니 플래그의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문학동네 세계문학으로 마리오 바르가스 유사의 『염소의 축제』, 알랭 보통의 『너를 사랑한다는 건』도 즐겁게 만난 소설이다. 2012년의 첫 외국문학으로는 모니카 마론의 『슬픈 짐승』과  하 진의 『기다림』을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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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이 사흘 남았다. 2011년도 사흘 남았다.  2012년에 대한 소망 리스트를 적으며 2011년에 바랐던 것들을 찾아 보았다. 내가 소망하는 것들은 작년이나 올해나 그리고 내년이나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건 큰 소망이 없다거나, 이루지 못할 소망을 갖고 있다거나, 뭐 그렇다. 여튼 소망이 있는 건 좋은 거니까.

 

 2010년에는 내 맘대로 좋은 한국소설이란 제목으로 책을 담았다. 어쩌면 당신이 지나쳤을지도 모를 한국소설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베스트셀러나 누구나 다 유명작가의 소설을 제외한 책들을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니까 당신이 지나쳤거나 몰랐거나 했을 소설이 맞을 것이다. 김애란 (두근두근 내 인생), 정유정(7년의 밤), 편혜영(저녁의 구애), 구병모(아가미), 신경숙(모르는 여인들), 김이설(환영), 한강(희랍어 시간), 황석영(낯익은 세상), 한창훈(꽃의 나라)처럼 서점이나 언론에서 오르 내린 소설이 아닌 - (구병모, 신경숙, 한창훈의 소설은 읽지 못했다)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조해진의 로기완을 만났다, 김숨의 간과 쓸개, 정용준의 가나, 윤영수의 귀가도, 김도언의 꺼져라, 비둘기, 윤보인의 , 김선재의 그녀가 보인다, 그리고 현재 읽고 있는 김미월의 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이다.

 

 

 

 

 

 

 

 

 

 

 

 

 

 

 

 

 

 

 

 

 

 

 

 

 

 

 

 

 

 

 

 

 

 

 

 어떤 작가는 잘 알려진 작가이기도 하고 어떤 작가는 첫 책을 낸 작가이기도 하다. 그러니 그 이유로 주목 받았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한국소설을 좋아한다고 하면서도 올해엔 많이 읽지 못했다. 읽었지만 리뷰를 쓰지 못한 책도 있다. 여튼 나는 이런 책이 좋았다. 물론 위에 거론한 책들도 좋았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내가 특히 좋아하는 작가들은 위에도 있다.

 

 어떤 책은 슬픈 목소리로, 어떤 책은 유쾌한 목소리로, 어떤 책은 산뜻한 목소리로, 어떤 책은 따뜻한 목소리로, 어떤 책은 귀를 귀울여야들을 수 있는 낮은 목소리로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가 접하지 못해 알지 못하는 좋은 소설도 많을 것이다. 내년엔 더 많은 이들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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