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고 말았다. 친한 이웃의 말처럼 당분간 책을 사지 말아야 하는데 말이다. 지난 주엔 단잠 님의 알찬 정보로 반값이라는 말에 강신주의 <김수영을 위하여>를 K문고에서 주문했다. 나의 단단한 결심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그리고 문학동네에서 한국문학전집이 나왔다는 걸 알아버렸다. 알지 말아야 했다.
한국문학전집을 명절 선물로 받으면 정말 좋겠지만, 전집으로 구매하면 좋겠지만, 모두 좋은 작가라는 걸 알지만, 이 중에서 내가 구매할 책은 손에 꼽는다. 읽지 못해서 내내 궁금했던 이승우의 <식물들의 사생활>, 아직도 이 책을 읽지 않았다고 말하는 게 부끄럽지만 김훈의 <칼의 노래>, 표지에 반해서 소장하고 싶은 김연수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윤대녕의 찬연한 문장을 만날 수 있는 소설집 <반달>까지, 장바구니를 채웠다 비우기를 계속한다.
한국문학전집과는 별개로 김훈의 단편집 <강산무진>, 읽지 못한 세계문학에 대한 갈증을 대신 해결해 줄 <한국작가가 읽은 세계문학>, 김윤영의 <타잔>을 주문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