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끌 무언가를 원한다. 아니 원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이 상태를 즐기는 것 같다. 그렇다. 그게 정답이다. 주말 내내 넷플릭스와 함께 보냈다. 우연히 본 드라마는 할렌 코벤의 소설이 원작이었다. 나는 그 작가의 소설을 읽은 기억이 없다. 혹시나 해서 블로그를 검색했지만 없었다. 가까운 이가 실종되고 그들에게는 비밀이 있었다. 당연 죽음도 있었다. 두 편을 넘기기 비슷한 구성이고 가장 먼저 누구를 의심해야 할지 알 것 같았다. 소설로 읽을 것 같지는 않은데 시간이 되면 나머지 드라마도 다 볼 것 같다.
주말에는 3월에 결혼하는 조카의 피로연이 있었고 다른 조카가 찍은 사진을 받아보았다. 조금 긴장한 것 같은 양복 차림의 오빠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올케언니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반가웠다. 추웠던 날씨가 풀려 다행이었다. 3월 결혼식 당일에도 날씨가 좋기를 바란다.
계획한 대로(정말 그런가?) 책을 덜 사고 있다. 그러나 더 많이 읽지는 못한다. 최근에는 아예 책을 읽지 못했다. 일지 못하는 게 아니라 읽지 않았다. 책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궁금하지 않고 읽고 싶지 않다. 그러니 그런 마음을 돌려줄 책이 필요하다.
그래서 책을 샀다. 2월의 소설이다. 지난 번 주문을 하면서 배송지를 다른 곳으로 보냈다. 커피와 책은 내가 없는 곳에 도착했다. 2월이 정말 엉망진창이다. 이번엔 내가 있는 곳으로 제대로 주문했다. 한 번 실수를 하니 꼼꼼하게 살핀다. 결제를 하기 전에 배송지를 확인하고 쿠폰 결제를 확인했다. 좋은 일이다. 한국 소설 2권, 외국 소설 1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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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의 단편집『조금 망한 사랑』은 김연수의 추천사가 있었지만 궁금하지 않았는데 어떤 글을 읽고 단편집이 읽고 싶어졌다. 예소연의 장편 『영원에 빚을 져서』는 읽고 싶어서 샀다. 김지연과 예소연은 모두 편집자라고 한다. 편집자이면서 소설을 쓰는 작가가 많은 것 같다. 내가 모르는 작가도 있을 것이다. 나머지 한 권은 알바 데 세스페데스의 장편소설 『금지된 일기장』이다. 독서괭 님의 리뷰를 보고 구매했다. 제목의 의미도 궁금하다.
2월의 절반은 흘려보냈다. 남은 절반은 뭔가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잡고 싶다고 해서 잡힐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대단한 게 잡히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래도 뭔가 쥔 느낌이 들면 좋겠다. 가느다란 무언가, 아주 작디작은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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