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있는 독서를 원한다. 욕심을 내지 않고 꾸준히 읽고 쓰는 삶을 원한다. 그런데 막상 온라인 서점의 앱을 클릭하면 달라진다. 당장 읽지 않더라도 바로 책을 사야 할 것 같은 마음. 과거에 읽은 책인데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아서 기어이 다시 구매하는 책. 그런 책들은 나를 자책한다. 다시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 혹은 그런 충동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최근에는 인생의 책을 소개하는 방송 프로 때문이다.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그 프로는 의미 있게 다가온다. 잘 알려진 이가 선택한 책, 평소 그의 활동을 좋아했거나 눈여겨봤더라면 더욱 그렇다. 방송 시간을 놓치지 않고 시청하는 프로가 되었다. 조여정이 언급한 보후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 송은이가 추천한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 가장 최근에 정소민이 소개한 정현종 시인의 『섬』의 등장은 정말 반가웠다. 읽었던 책이라서, 좋았던 책이라서, 진짜 애정 하는 책이라서. 이유는 다양하다.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이들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발 빠르게 방송에 등장한 책을 광고한다. 그리고 내게도 좋은 자극이 된다. 이번 주말에는 어떤 책을 만날까. 기대하는 시청자가 되었다. 익숙했지만 그냥 최고의 책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다시 펼치지 않았던 책을 꺼내게 만든다. 이를테면 『노인과 바다』, 『어린 왕자』같은 책이다. 정리하지 않는 책들 중 하나다. 그런데 막상 재독은 쉽지 않다. 이 기회에 다시 읽어봐도 좋을 듯하다. 고전의 경우는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그와는 별개로 나의 1월의 책은 이렇다. 이주혜의 장편소설 『자두』, 서유미의 『우리가 잃어버린 것』, 7인 작가의 연작 에세이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 갑자기 생각난 프레드 울만의『동급생』, 김현경의 『사람, 장소, 환대』. 읽고 리뷰를 쓴 책도 있고 읽었지만 정리하지 못한 책도 있고, 읽기 시작한 책도 있다. 이주혜가 번역가라는 사실을 소설을 읽으면서 알았다. 그리고 최근에 번역한 작품을 내가 읽었다는 것. 자두를 너무 좋아하고 이웃 님의 추천으로 읽어야지 했던 소설이었는데, 이 소설과 만날 인연이었을까. 서유미는 초기와는 다른 결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한국문학을 더 많이 읽고 싶은데 마음뿐이다.





1월의 절반이 지나고 있다. 내렸던 눈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그 존재는 여전히 강하다. 아파트 출입구는 미끄럽고 인도 부분은 다니기가 불편해서 엉금엉금 거북이가 된다. 대한이 지나면 바람도 달라질까. 겨울의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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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01-15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추워지고 눈이 또 온다고 합니다 낮에는 덜 추웠는데 저녁에는 좀 춥더군요 벌써 추워지는 듯합니다 읽고 싶은 책이 보이는 건 좋은 거지요 2021년에도 만나고 싶은 책 즐겁게 만나시고 주말 따듯하게 보내세요


희선

자목련 2021-01-16 17:05   좋아요 1 | URL
네, 말씀처럼 점점 바람소리가 강해요. 눈 소식이 있어 걱정입니다. 희선 님도 건강하고 포근한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