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해가 저무는 시간에 해수욕을 즐기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그만큼 더운 날씨였고 우리는 해수욕을 하는 이들이 많다는 데 적지 않게 놀랐다. 오랜만에 멀리서 온 지인과 함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참 좋구나, 싶었다. 꾸미지 않아도 괜찮은 사이, 무슨 말을 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이. 그런 사이가 아름답다. 짧지만 알찬 시간, 아쉬움을 남기고 다음을 기대하는 만남, 우리는 그렇게 만나고 헤어졌다.

 

 5월에는 제법 분주했다. 읽어야 할 책과 읽고 싶은 책을 읽어야 했고 해야 할 일도 있었다. 그 일정이 끝나고 나서야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 소화를 시키지 못하는 음식을 먹은 날처럼 그런 날들이 있었다. 싱그럽고 푸르던 5월은 심술쟁이처럼 갑자기 여름을 불러왔다. 더위를 몰고 온 것이다. 작년 이 맘 때를 떠올렸지만 기억나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 지금이 훨씬 더운 날들이다. 자연스레 주말의 바다를 떠올린다. 지구는 점점 더 빨리 뜨거워지고 우리는 점점 더 빨리 에어컨을 켠다. 우리가 추억하는 여름은 먼 곳으로 사라지고 우리가 만지는 여름은 불탄다.

 

 6월에는 나의 일상을 채워줄 좋은 소설이 많다. 이제 다시 소설을 읽어야 한다. 내가 얼마나 소설을 사랑하는지, 소설이 나를 얼마나 기다리는지 확인하는 기쁨을 누려야 한다. 나는 이런 소설을 기다렸다. 최정화의 소설집 『모든 것을 제자리에』, 천희란의 장편소설 『영의 기원』, 누군가 꼭 읽어야 한다고 말한 이기호의 『누구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밀어두었던 책을 읽고, 밀어두었던 일상을 시작하고, 밀어두었던 마음을 펼치고 싶다. 여름을 여름답게 즐겁게 보내야 할 것이다. 그 안에서 아름다운 삶을 살아내고 소중하게 지켜내야 할 것이다. 책과 이어지는 귀한 일상, 가까운 이와 나누는 소소한 대화의 즐거움, 나를 사랑하는 이의 눈빛을 지켜보는 일들 말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18-06-05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깥은 여름이고, 아직 실내는 그래도 그만큼 덥지 않아서 다행이예요.
몇 시간 전, 오늘 낮은 뜨거운 날씨였어요.
자목련님,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자목련 2018-06-08 12:23   좋아요 1 | URL
주말에 비가 내리고 나면 조금 열기가 식어질 것 같아요.
서니데이 님, 청량한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