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메이슨 코일 지음, 신선해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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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메이슨 코일(Mason Coile)’의 ‘윌리엄(William)’은 AI를 소재로 한 SF 호러 소설이다.

솔직히 온전하게 만족스럽지는 않다. 그건 이 소설이 집어들었을 때 기대했던 것과는 좀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AI를 소재로 했다는 것 때문에 좀 엇나갔던 셈이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아쉬운 점이다.

소설은 SF보다는 오컬트적인 호러물에 훨씬 더 가깝다. 특히 서양 호러물에서 마치 하나의 하위 장르인 것처럼 자주 다뤄지는 저택 호러(Mansion Horror)라고 보면 거의 정확하다. 친분이 있는 인간들이 특수한 저택에 찾아왔다가 갇히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는 것에서부터 문을 함부로 열 수 없다든가 느닷없이 닫히면서 격리되기도 하는 것도 그렇고 처음 윌리엄을 어떤 식으로 소개하는 가도 다분히 악마가 깃든(혹은 봉인되어 있는) 집처럼 다루는 것이고, 슬래셔(Slasher)물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 대체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건지 알 수 없는 등장인물들이 고군분투하다 당하는 것을 주요하게 그리는 것 역시 전형적인 저택 호러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그러니까, 이 소설을 처음부터 이런 장르라고 생각하고 본다면, 그리고 그것에 좀 취향이 있는 사람이라면 꽤나 즐기면서 볼 수 있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생리적으로 거부감이 들게 만들 수도 있고.

저택 호러물의 공식을 꽤나 충실하게 재현하면서도 기존의 것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역시 AI라는 소재 즉 SF적인 요소인데, 이게, 보통의 저택 호러물이 너무 비일상적이라 먼 것과 달리, 좀 더 현실 가능성이 있는 가까운 공포로 느끼게 한다. 이게 이야기의 결말부와 함께 소설을 긍정적으로 여기게 한다.

다만, 독자가 직접 상상하여 채워야만 하는 빈 부분도 있고, SF로서는 잘 납득하기 어려운 점들도 있기 때문에, 진지한 SF물로는 생각하지 않는 게 좋다.

그냥 어디까지나 호러 소설인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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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가면제사
반지은 / 포레스트 웨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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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가면제사’는 제사 풍습을 소재로 한 호러 소설이다.



이야기의 시작이 꽤 흥미를 끈다. 우리에게 익숙한 제사를 소재로 했으면서도, 일반적으로 알고 경험하는 그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 대체 이들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지를 궁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중간 중간 일부러 상황을 뒤섞어 놓음으로써 그걸 유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체를 다 보고난 다음에 드는 솔직한 감상은 그냥 무난한 이야기라는 거다. 전통적인 소재를 조금 색다르게 변형하긴 했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하진 않게 느껴졌달까. 가면을 대표로 이야기를 시작할 때 전해주던 기묘한 느낌이 계속해서 이어지지 않는 다는 건 좀 아쉬운 점이다.

이야기를 좀 억지로 섞은 듯한 구성도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데, 일종의 스포랄까 미리보여주기같은 걸 하는 것은 미스터리 등에서 많이 애용하는 전형적인 것이지만 현재와의 간극을 보임으로써 상상해보게 하고 흥미를 돋구는데 꽤나 손쉽고 효과적인 장치인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그게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않는다는 거다. 기껏 기묘한 이야기같은 분위기를 만들었으니 그걸 따라가는 게 더 나았을 것 같기도 하고, 상황이나 주인공의 행동, 결정 등이 왜 꼭 그렇게 흘러가야 했느냐가 잘 와닿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다. 굳이 미리보여주기까지 했는데, ‘아, 그래서…‘라는 것으로 완결되지 않았다는 거다.

이런데에는 저자가 뒷이야기를 숨겨놔서 그런 것도 있다. 주인공이 겪은 상황을 보여주고, 그를 통해 전체를 유추해볼만한 정황을 던져주기는 하지만, 그걸 독자 해석에 맡긴채 끝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상이 맞았을 때의 쾌감이나 모든 것이 밝혀져서 생기는 해소감 같은 게 있기는 커녕, 중간에 끊고 끌려나온 듯한 찝찝함을 남긴다.

그런 표시같은 건 없는데, 사실은 시리즈 1권이었나? 후속작을 위한 떡밥 남기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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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벌쓰데이 한국추리문학선 19
양시명 지음 / 책과나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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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벌쓰데이(Happy Birthday)’는 일가족 살인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다.
처음엔 대부분의 인간 드라마에 조금의 로맨스를 첨가한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약간의 미스터리도 있긴 하다. 당장 주인공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나한’의 과거나 그를 지금에 이르게 만든 이야기의 시발점이 된 이유 등이 기억 사실이라는 장벽 너머로 흐릿하게 가려져 있어 대체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를 궁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후 이어지는 일상적인 이야기가 얼핏 일종의 맥거핀이었나 싶게도 하지만 뜻하지 않은 살인 사건과의 조우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의 색을 띠게 되면서 다시 대두된다.

저자가 이걸 끝까지 이어지는 미스터리 요소로 삼으면서 끌고 가지 않는 것은 어쩌면 좀 의외다. 쉬운 선택, 마땅한 장르적 작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대로, 초중반에 이 뒷이야기를 바로 풀어내 버리는 게 살짝 불만스럽기도 하다. 그 이후를 아직 다 채워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보충하는 것처럼 여기게 해 흥미를 좀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그렇게 뻔한 구도를 단순히 답습하지만은 않고 전체 이야기를 하면서도 추측할 만한 요소를 남겨두고 또 그걸 살짝 가리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일종의 의외성 같은 것을 느끼게 만들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한다.

어쩌면 좀 식상하다 할 수 있는 기억상실 소재를 조금은 자극적인 요소와 범죄 미스터리를 통해 풀어낸 것이 전체적으로 꽤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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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해피엔딩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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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해피엔딩’은 화재 사건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힐링 소설이다.



충분히 의심할만하다.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가 일어나 사람이 죽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거기에서 유일하게 피해를 피한 사람이 딱히 알리바이도 없을뿐 아니라 심지어는 기억조차 없다고 하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그날따라 늦게까지 술을 마셔 인사불성이 되었다는 게 유일한 변명이니 오히려 의심하지 않는게 더 이상하다. 그 사람이 평소 가족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데다 덕분에 사건으로 일종의 득을 본 것 같은 정황이라면 더 그렇다.

마치 대놓고 방화범인 건 아닌지 의심해보라고 짜놓은 것 같다. 거기에 인형과 대화를 하는 기묘한 행동까지 해서 혹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아닌지, 어쩌면 그래서 그런 짓을 벌인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보게 한다.

너무 처음부터 그렇게 판을 깔아놓아서 그럴까. 오히려 더 의심하길 주저하게 된다. 그 사람이 주인공인데다, 제목부터 해피엔딩을 얘기하고 소개도 힐링 미스터리라고 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문제에 은근슬쩍 답을 끼워준 셈이다.

그래도 흐릿하게 가려져있는 진실과 그걸 파고드는 형사의 존재, 그리고 주인공 ‘소미’의 독특한 행동 등은 충분히 이 소설을 일종의 미스터리로 보게한다. 그런가하면 인형과 대화하는 것이나 그런 소미를 당연한 듯 받아들이는 사람 등은 이 소설을 일종의 판타지로 느끼게 한다. 이런 요소들은 소설을 좀 더 풍부하게 꾸며주어 그냥 현실적인 드라마보다 이야기를 좀 더 궁금하게 만든다.

거기에 담겨있는 현실적인 드라마는 사실 좀 씁쓸한 것이다. 문제의 해법을 그렇게 잡은 것도 어떻게 보면 그렇기 때문이 아닐까도 싶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의 힐링은, 독자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좀 미묘하게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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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테일 환상 도서관
홍시영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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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테일 환상 도서관’은 설정이 흥미로운 판타지 소설이다.

배경을 좀 단순한 방식으로 풀어냈다. 마치 동화 등 어린이용 서적에서 많이 하는 것처럼 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그냥 예전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무슨 큰 일이 일어났고 지금은 무슨 상태인 건지를 그냥 투명하게 선보였다.

이런 방식의 장점은 정말로 효율적이라는 거다. 배경 설정을 쪼개서 중간 중간에 배치한다거나, 괜히 수업의 주제라거나 현인이 등장해서 옛날 이야기 들려주기 식으로 그런 배경을 설명하는 강의 파트는 물론 그게 억지스럽지 않도록 적당한 상황을 만들 필요도 없다. 직접적으로 얘기하므로 오해의 소지도 적고, 본편으로 바로 들어갈 수도 있다. 그래서 설정을 이용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런 배경 하에서의 이야기를 하려는 이 소설에 잘 어울린다.

소설 속 설정들은 꽤 익숙하게 느껴지는데, 수명이 적힌 장부라거나 사람의 일생을 돌아볼 수 있는 물건같이 기능적인 면이나 그런 걸 관리한는 부서같은 게 있다는 것도 판타지에서는 꽤 흔해서다. 단순하게 ‘천계’라든가 ‘저승’과만 비교해도 꽤 여러 부분이 매치되지 않은가. 도서라는 소재도 완전 새로운 것은 아니고. 그래서 자연히 예전에 봤던 다른 작품이 은근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여러가지 것들을 ‘도서’나 ‘도서관’, 그리고 ‘사서’의 단어와 개념으로 정리하고 정립한 것이 꽤 신선하고 흥미로워서 이야기를 어떻게 보여줄지를 기대하게 한다.

그리고 그런 점을 꽤 성공적으로 해냈다. 결국엔 인간 드라마이기 때문에 익숙한 이야기일 수밖에 없는데, 이 소설의 설정에서만 가능한 방식으로 다시금 신선하게 볼 수 있게 한 것이 긍정적이다.

도서를 통한 인간 들여다보기 뿐 아니라 이제 막 새롭게 일을 시작한 이들의 성장이나 개인사를 더해 풀어낸 이야기도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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