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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해피엔딩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2월
평점 :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두 번째는 해피엔딩’은 화재 사건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힐링 소설이다.

충분히 의심할만하다.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가 일어나 사람이 죽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거기에서 유일하게 피해를 피한 사람이 딱히 알리바이도 없을뿐 아니라 심지어는 기억조차 없다고 하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그날따라 늦게까지 술을 마셔 인사불성이 되었다는 게 유일한 변명이니 오히려 의심하지 않는게 더 이상하다. 그 사람이 평소 가족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데다 덕분에 사건으로 일종의 득을 본 것 같은 정황이라면 더 그렇다.
마치 대놓고 방화범인 건 아닌지 의심해보라고 짜놓은 것 같다. 거기에 인형과 대화를 하는 기묘한 행동까지 해서 혹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아닌지, 어쩌면 그래서 그런 짓을 벌인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보게 한다.
너무 처음부터 그렇게 판을 깔아놓아서 그럴까. 오히려 더 의심하길 주저하게 된다. 그 사람이 주인공인데다, 제목부터 해피엔딩을 얘기하고 소개도 힐링 미스터리라고 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문제에 은근슬쩍 답을 끼워준 셈이다.
그래도 흐릿하게 가려져있는 진실과 그걸 파고드는 형사의 존재, 그리고 주인공 ‘소미’의 독특한 행동 등은 충분히 이 소설을 일종의 미스터리로 보게한다. 그런가하면 인형과 대화하는 것이나 그런 소미를 당연한 듯 받아들이는 사람 등은 이 소설을 일종의 판타지로 느끼게 한다. 이런 요소들은 소설을 좀 더 풍부하게 꾸며주어 그냥 현실적인 드라마보다 이야기를 좀 더 궁금하게 만든다.
거기에 담겨있는 현실적인 드라마는 사실 좀 씁쓸한 것이다. 문제의 해법을 그렇게 잡은 것도 어떻게 보면 그렇기 때문이 아닐까도 싶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의 힐링은, 독자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좀 미묘하게도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