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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테일 환상 도서관
홍시영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2월
평점 :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매니테일 환상 도서관’은 설정이 흥미로운 판타지 소설이다.
배경을 좀 단순한 방식으로 풀어냈다. 마치 동화 등 어린이용 서적에서 많이 하는 것처럼 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그냥 예전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무슨 큰 일이 일어났고 지금은 무슨 상태인 건지를 그냥 투명하게 선보였다.
이런 방식의 장점은 정말로 효율적이라는 거다. 배경 설정을 쪼개서 중간 중간에 배치한다거나, 괜히 수업의 주제라거나 현인이 등장해서 옛날 이야기 들려주기 식으로 그런 배경을 설명하는 강의 파트는 물론 그게 억지스럽지 않도록 적당한 상황을 만들 필요도 없다. 직접적으로 얘기하므로 오해의 소지도 적고, 본편으로 바로 들어갈 수도 있다. 그래서 설정을 이용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런 배경 하에서의 이야기를 하려는 이 소설에 잘 어울린다.
소설 속 설정들은 꽤 익숙하게 느껴지는데, 수명이 적힌 장부라거나 사람의 일생을 돌아볼 수 있는 물건같이 기능적인 면이나 그런 걸 관리한는 부서같은 게 있다는 것도 판타지에서는 꽤 흔해서다. 단순하게 ‘천계’라든가 ‘저승’과만 비교해도 꽤 여러 부분이 매치되지 않은가. 도서라는 소재도 완전 새로운 것은 아니고. 그래서 자연히 예전에 봤던 다른 작품이 은근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여러가지 것들을 ‘도서’나 ‘도서관’, 그리고 ‘사서’의 단어와 개념으로 정리하고 정립한 것이 꽤 신선하고 흥미로워서 이야기를 어떻게 보여줄지를 기대하게 한다.
그리고 그런 점을 꽤 성공적으로 해냈다. 결국엔 인간 드라마이기 때문에 익숙한 이야기일 수밖에 없는데, 이 소설의 설정에서만 가능한 방식으로 다시금 신선하게 볼 수 있게 한 것이 긍정적이다.
도서를 통한 인간 들여다보기 뿐 아니라 이제 막 새롭게 일을 시작한 이들의 성장이나 개인사를 더해 풀어낸 이야기도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