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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벌쓰데이 ㅣ 한국추리문학선 19
양시명 지음 / 책과나무 / 2024년 12월
평점 :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해피 벌쓰데이(Happy Birthday)’는 일가족 살인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다.
처음엔 대부분의 인간 드라마에 조금의 로맨스를 첨가한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약간의 미스터리도 있긴 하다. 당장 주인공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나한’의 과거나 그를 지금에 이르게 만든 이야기의 시발점이 된 이유 등이 기억 사실이라는 장벽 너머로 흐릿하게 가려져 있어 대체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를 궁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후 이어지는 일상적인 이야기가 얼핏 일종의 맥거핀이었나 싶게도 하지만 뜻하지 않은 살인 사건과의 조우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의 색을 띠게 되면서 다시 대두된다.
저자가 이걸 끝까지 이어지는 미스터리 요소로 삼으면서 끌고 가지 않는 것은 어쩌면 좀 의외다. 쉬운 선택, 마땅한 장르적 작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대로, 초중반에 이 뒷이야기를 바로 풀어내 버리는 게 살짝 불만스럽기도 하다. 그 이후를 아직 다 채워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보충하는 것처럼 여기게 해 흥미를 좀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그렇게 뻔한 구도를 단순히 답습하지만은 않고 전체 이야기를 하면서도 추측할 만한 요소를 남겨두고 또 그걸 살짝 가리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일종의 의외성 같은 것을 느끼게 만들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한다.
어쩌면 좀 식상하다 할 수 있는 기억상실 소재를 조금은 자극적인 요소와 범죄 미스터리를 통해 풀어낸 것이 전체적으로 꽤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