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가사리 - 쇠만 먹는 내 친구
신현찬 지음, 김희선 그림 / 제제의숲 / 2024년 9월
평점 :
‘쇠만 먹는 내 친구, 불가사리’는 아야미니의 요괴 대모험 두번째 책이다.
전권은 시리즈를 시작하며 엿보인 전체적인 기획과 컨셉 자체는 꽤 괜찮았지만 설정 등 세부적인 것은 좀 아쉬웠었다.
그래서, 자연히 이번권은 개별 이야기 뿐 아니라 전권에서 아쉬웠던 점들을 과연 보완했을지 또 그것을 어떻 식으로 했을지도 좀 궁금했는데, 마치 동화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오프닝에서 그러는 것처럼 같은 배경을 다시 한번 소개하면서 살짝 달라진 것을 알려줌으로써 마치 이전에 했던 이야기에 다 드러나지 않았던 뒷이야기 같은 게 있었던 것처럼 처리한 것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물론 살짝만 달라진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전권에서 느꼈던 의문을 다 해소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한번에 확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명백하게 설정 오류라고 느낄정도는 아니고, 오히려 이후에도 또 조금씩 세부적인 것들을 새롭게 공개하면서 조정해 나갈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느끼게도 했다.
이야기는 캐릭터에 맞춰 대대적인 불가사리 퇴치 장면같은 건 빼서 그런지 전편보다 리메이크같다는 느낌이 좀 덜해 보인다.
그런데, 이건 불가사리에 대한 생각이나 설화가 그만큼 다양해서 그런 것에 가깝다. 알고있는 게 뭐냐에 따라서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쇠를 먹고 그만큼 거대해지며 죽지도 않기 때문에 결국 골칫거리가 된다는 것이 있는가 하면, 불을 먹는 상서로운 짐승으로 화재로부터 보호해준다고 하는 것도 있어서 서로 다른 존재가 비슷하게 생겨서 같은 이름으로 불리며 헷갈리게 된 것이거나 불가사리라는 게 어떤 큰 분류의 명칭같은 거라서 개체마다 큰 차이가 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현대물에 등장시키며 익숙해진 대중적인 것에 약간 변주를 주어서 전통적이면서도 조금은 새로운 불가사리를 보여준다.
인간 세상과는 동떨어진 존재인 불가사리를 외로운 아이와 엮어 서로 동질감과 애정같은 걸 느끼게 한 건 나쁘지 않은데, 불가사리의 서사가 부족해서 그런지 행동이 좀 급발진적으로 느껴진다. 쇠를 계속 먹어야만하는 당위성도 좀 얘기하고, 그런 성질 때문에 집을 나갔을 때 인간들에게 상처 받는 경험도 넣었더라면 다시 돌아와 주위를 맴도는 이유나 배신당했다고 생각했을 때 그렇게까지 막나간 것도 어느정도 설명이 될 것 같은데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것은 좀 아쉽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