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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뒷면을 걷다 ㅣ 순정만화 X SF 소설 시리즈 3
전혜진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4년 10월
평점 :
'달의 뒷면을 걷다'는 순정만화 X SF 소설 시리즈 세번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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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권교정의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는 연재 당시 꽤나 만화 외적인 우여곡절을 많이 겪는 등 운이 없긴 했어도 작품에 대한 평은 꽤 괜찮았고 작가도 계속 연재를 계속 이어나갔었는데, 작가가 건강 문제로 모든 작품 활동을 멈추게 되면 같이 중단되어버린 아쉬운 만화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렇게 컬래버레이션 시리즈를 통해 다른 작가의 손을 거쳐서라도 다시 보게되니 반가운 마음이 아니 들 수가 없다.
물론 원작을 그대로 계승하는 소설인 것은 아니다. 다른 작가의 작품을 잇는다는 것은 애초에 그렇게 쉬운 것도 아닌데다, 애초에 원작자가 이제 안하겠다며 그만 둔 것이 아니니 어쩌면 나중에 있을지 모를 본편 재연재를 위해서라도 그렇게 하긴 어려웠을 거다.
그래서 원작의 자리는 그대로 둔 채 거기서 만들어냈던 세계를 가져오고, 잘 조명되지 않았던 곳을 배경으로 삼아 원작에서 비어있던 부분을 채우는 식으로 오마쥬를 했다. 덕분에 중간 중간 원작을 언급하기도 하고 그러지 않더라도 꽤 생각나게 하는 면이 있어 원작 팬이라면 반갑게 볼 만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원작을 해치지도 않고 그렇다고 단순하게 원작을 따라가지도 않으면서 새로운 이야기 그러니까 저자의 이야기를 잘 끼워넣었다.
원작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두고 꼭 필요한 것은 적당히 이야기를 함으로써 원작을 보지 않았더라도 무난하게 볼 수 있는 개별 책으로서의 완결성도 있다.
SF 소설로서도 나쁘지 않아서, 우주 개발이 가져올 미래와 거기에서의 생각거리 등도 꽤 나쁘지 않다.
'순정만화 X SF 소설'은 기획이 꽤 괜찮은 시리즈였는데, 벌써 끝이라니 좀 아쉽다. 아무래도 원작자와 협의도 해야하고, 기존 작품에서 더 얘기할 거리도 찾을 수 있어야 해서 계속 이어가는 게 그리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다음에도 좋은 기획을 기대한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