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나를 죽이려고 해
천지수 지음 / 닥터지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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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나를 죽이려고 해’는 살인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기억상실은 참 편리한 장치다. 그 사람이 겪었던 일, 알던 것을 완전하게 감출 수 있으므로 직접 겪었던 것인데도 불구하고 베일에 쌓인 것을 찾아가게 만들 수도 있고, 언제든 ‘기억이 돌아왔다’는 간단한 서술만으로 그 진실을 꺼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당부분의 기억을 잃거나 중요한 것의 누락을 겪게될 경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재미있는 소재기도 하다.

소설이 살인사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이자 그렇기에 또한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 목격자이기도 한 한 여인이, 사건의 여파로 생사를 오가다가 사건의 전말을 잊은채로 깨어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사건이 워낙 끔찍하고 현장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기묘한 면이 엿보이기도 해서 과연 사건은 왜 일어난 것이고 사람들은 무슨 진실을 감추고 있는 것인지를 궁금해하며 흥미롭게 따라가게 한다.

중간 중간 떡밥들을 뿌리기 때문에 그것들을 보면서 사실은 이런 게 아닐까 범인은 누구이지 않을까 예상해보게도 하는데 이야기가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아서 전체가 쉽게 예상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전혀 다른 식으로 꺽는 식인 것은 아니라서 어느정도 방향성은 짐작이 가고 그게 전말에 대해서도 그럴 수 있겠다고 받아들이게 만들기도 한다.

이야기는 주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박마리’의 입장에서 전개되는데 그녀의 심리 같은 것도 꽤 잘 묘사해서 몰입해서 볼만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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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종족의 탄생 4 : 타오르는 별 전사들 5부 종족의 탄생 4
에린 헌터 외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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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 헌터(Erin Hunter)’의 ‘전사들 5부 종족의 탄생 4: 타오르는 별(Warriors: Dawn of the Clans #4 The Blazing Star)’은 시리즈 5부 네번째 책이다.

종족 고양이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의문같은 것이 있다. 왜 여러 종족으로 나뉘어 사는가 하는 게 그 하나다. 고양이들은 딱히 인간처럼 엄청나게 땅 욕심같은 게 있어서 아무대나 침범하고 침략해서 영토를 넓히는 소위 침략 전쟁을 즐기는 부류가 아니라서다. 그러니, 그냥 한 종족으로서 다 같이 어울려 살면 안되나? 굳이 경계를 나누고 그것에 예민하게 굴면서 서로 반목하는 이유가 뭘까.

쉽게는 고양이의 본능적인 습성이라 그런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냥 그렇게 얘기해버리면 문화를 이루고 살아가는 이 시리즈 속 고양이들에게는 썩 잘 달라붙는 설명이 아닐 것이다.

대신 그렇게 된 역사를 얘기해준다면, 왜 그래야 하는지를 납득할 수는 없을지언정 어째서 그렇게 된 것인지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5부가 딱 그런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처음엔 하나였던 고양이 무리가 두 무리로 나뉘는데서 그치지 않고 욕심이나 불만 등으로 인해 점차 갈라지게 될 뿐 아니라 서로 속이기까지 하는 게 어떻게보면 좀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결국 여러 종족으로 나눠지는 것이 그나마 최선의 선택처럼 보여서 더 그렇다.

이런 점들이 (당연하지만) 참 인간적인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과거의 인간들도 이런 식으로 뭉쳤다가 또 다시 갈라지고 그러면서 여러 무리로 나뉘면서 그게 상호 배타적인 개별 부족, 종족, 국가가 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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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 라면소설 3
김영리 지음 / 뜨인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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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은 라면소설 시리즈 세번째 책이다.



솔직히, ‘만약에…‘라는 것에서 시작되는 상상력이 그렇게까지 돋보이거나 흥미로운 그런 소설은 아니다. 상상력이 부풀어가는 재미같은 것 보다는 의미가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두고 있어서다.

느닷없이 초능력같은 것이 생긴다는 상상이 최종적으로 하려는 메시지 전달로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하기엔 이 상상은 그렇게까지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 (심지어는 소설 내에서도 나오는 이야기를 통해서) 그런 메시지를 전할 수도 있었어서다.

물론, 전혀 의미가 없었던 건 아니다. 일상에서 쉽게 느끼지 못했던 것을 강하게 인식하게 되고 심지어 그로인한 행동까지 하게 만드는 손쉬운 숏컷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지 그런 장치적인 역할만 할 뿐 그 연결이 강한 것은 아니어서 이야기 전개는 좀 아쉽다. 갈등의 발생과 해소, 그리고 그를 겪으며 다다르는 결말이 다소 느슨한 점도 그렇다.

요즘 청소년들의 SNS 몰두와 현생간의 괴리, 저 먼 곳에서 벌어지는 노동력 착취, 거기에 의류 쓰레기 문제까지 적당히 섞은 것도 주제를 좀 흐릿하게 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 한가지에만 집중하는 게 더 나았을 것 같달까.

다만, 그건 엄밀히 따지자면 그렇다는 것이고, 그냥 가볍게 본다고 하면 너무 심각하지 않게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그렇게까지 나쁘지만은 않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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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캠프 Wow 그래픽노블
재럿 J. 크로소치카 지음, 조고은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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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럿 J. 크로소치카(Jarrett J. Krosoczka)’의 ‘햇빛 캠프(Sunshine)’는 장애인 봉사를 소재로 한 만화다.




보다보면, 참 그런 이야기가 있다. 전혀 대단한 이야기적인 재미나 감동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걸 엄청난 연출로 살려낸 것도 아닌, 그저 있었던 일을 일기처럼 적어낸 것에 불과한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저 밑바닥에서 차오르는 것같은 울컥함을 느끼게 만드는 그런 것 말이다.

이 이야기가 그렇다. 일종의 체험담이랄까, 수기같은 것이라고 할만큼 과장이나 과잉을 억제한채 비교적 담담하게 참여했던 ‘햇빛 캠프’에서의 경험과 거기에서 보고 또 느꼈던 것을 담아냈을 뿐이지만, 억지스럽게 감정을 유발하는 소위 신파라는 것보다 더 묵직한 감정이 치밀어오르는 것을 느낀다.

그럴만큼, 햇빛 캠프의 경험이 어떠했는지를 만화는 잘 보여준다. 처음엔 거의 유행에 휩쓸렸다고 해도 좋을만큼 가벼운 감정에 가까웠지만, 설사 그렇더라도 적어도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만큼은 알고 있었고 실제로 부닥치면서는 훨씬 더 잘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캠프가 얼마나 긍정적인지, 한국에도 이런게 있나 싶은 한편 나도 모르게 몰입해서 보게 만드는 면도 있어 이 겉으론 잔잔한 이야기에 깊게 빠지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책에 담은 이야기가 전혀 허구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저자가 정말로 경험했던 것을 정리해 담은 것이라는 걸 강하게 알게 하도록 중간에 당시의 자료 사진 같은 걸 첨부해논 것도 꽤나 효과 적절한 편집이었다.

이야기 외적으로, 현실적인 면을 보자면 장애인에 대한 생각과 그들을 위한 활동 같은 것이 한국보다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 조금은 부러운 느낌도 들었다.

만약 같은 활동이 한국에 도입된다고 해도 과연 이토록 잘 행해지고 서로에 대한 편견이나 거리감을 줄이는 결과를 낼 수 있을까. 현실을 생각하면 괜한 씁쓸함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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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오랑 라면소설 2
하유지 지음 / 뜨인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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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오랑’은 라면소설 시리즈 두번째 책이다.




라면 소설다운, 작고 가벼운 상상이다. 찾아보면 생각보다 많았던 방식의 이야기를, 고양이와 사람간에 일어나는 이야기로 딱히 엄청난 사건이나 굴곡없이 그려냈기 때문에 이 소설은 일종의 고양이 판타지이면서 잔잔한 일상물 같기도 하다.

고양이, 그 중에서도 길고양이를 소재로 하고 그것을 꽤나 잘 그리고 있다보니까, 자연스럽게 길고양이 문제나 유기묘 문제도 다루게 된다. 현대 도시 길고양이의 뭐랄까 정체성같은 특징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사람고양이 ‘오랑’이가 된 원래의 사람이 가진 사연같은 것도 있어서 간혹 이야기가 좀 무거운 심리적인 중량감을 느끼게 할 때도 있다만, 그것들은 거의 살짝 내비치며 한번 짐작해보게 하는 정도로만 그치고 큰 줄기는 어디까지나 고양이가 된 사람과 사람이 된 고양이가 각자의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는 한편 다시금 돌아가려는 또 다른 한편으로는 돌아가지 않으려고 하는 이야기가 적당선에서 소소하게 펼쳐진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책의 두께만큼이나 가볍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만, 사람 문제와 고양이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볼만한 화두를 여럿 담고있기 때문에 꽤나 묵직한 생각할 거리를 전해받은 느낌도 들게 한다.

다만 그것을 던져주기만 할 뿐 깊게 들어가지는 않고, 심지어 그건 주인공이 오랑과 ‘오시아’의 문제 역시 마찬가지여서 뭔가 완결성이 좀 약하다는 생각도 든다. 마지막 부분에서 등장인물들의 이후를 그냥 내버려두고 엔딩으로 치달은 것 같아 더 그렇다.

그러나, 이 열린결말은 그렇게까지 완전 확 열려있는 것은 아니라 결국 그들이 어떤 결론을 맞이하게 되더라도 둘 다 별로 상관 없을 것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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