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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 ㅣ 라면소설 3
김영리 지음 / 뜨인돌 / 2024년 9월
평점 :
‘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은 라면소설 시리즈 세번째 책이다.


솔직히, ‘만약에…‘라는 것에서 시작되는 상상력이 그렇게까지 돋보이거나 흥미로운 그런 소설은 아니다. 상상력이 부풀어가는 재미같은 것 보다는 의미가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두고 있어서다.
느닷없이 초능력같은 것이 생긴다는 상상이 최종적으로 하려는 메시지 전달로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하기엔 이 상상은 그렇게까지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 (심지어는 소설 내에서도 나오는 이야기를 통해서) 그런 메시지를 전할 수도 있었어서다.
물론, 전혀 의미가 없었던 건 아니다. 일상에서 쉽게 느끼지 못했던 것을 강하게 인식하게 되고 심지어 그로인한 행동까지 하게 만드는 손쉬운 숏컷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지 그런 장치적인 역할만 할 뿐 그 연결이 강한 것은 아니어서 이야기 전개는 좀 아쉽다. 갈등의 발생과 해소, 그리고 그를 겪으며 다다르는 결말이 다소 느슨한 점도 그렇다.
요즘 청소년들의 SNS 몰두와 현생간의 괴리, 저 먼 곳에서 벌어지는 노동력 착취, 거기에 의류 쓰레기 문제까지 적당히 섞은 것도 주제를 좀 흐릿하게 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 한가지에만 집중하는 게 더 나았을 것 같달까.
다만, 그건 엄밀히 따지자면 그렇다는 것이고, 그냥 가볍게 본다고 하면 너무 심각하지 않게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그렇게까지 나쁘지만은 않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