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경에 프로이트 선집이 이미 나와 있었다. 그것을 나는 당시에 다니던 대구 시립 두류 도서관 2층 인문학관에서 읽었었다. 그 책의 위치가 어디였었는지도 기억이 난다. 그것은 서가 복도에 연한 책꽂이 아래에서 세번째 열 맨 왼쪽부터 차례로 꽂혀 있었다. 파란색 하드커버에 많이 낡았었다. 기억이 아슴아슴하지만 그때의 충격은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다. 프로이트라 ... 그건 내게 빠져들면 들수록 더 매력적인 미궁과 같았다. 지금은 그 키클롭스로부터 좀 멀리 떨어져 있는 터이지만 그때는 그랬었다.
이 책은 프로이트에 대한 작은 요약이다. 뭘 크게 기대한다거나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프로이트를 정신분석한 책도 있고, 또 영어판으로는 이보다 더 좋은 책들이 꽤 나와 있으니 말이다. 다만 교육적 가치가 있고, 사진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으니 볼 만하다. 프로이트에 대한 비판적 평전을 기대한다면 읽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책의 저자는 어쨌든 프로이트를 한 '인간'이라는 관점에서보다 '위대한 과학자'라는 관점에서 보고 있으니 말이다. 그의 정신분석에 대한 설명도 짧은 임상 경험 서술 정도로 그치고 있다. 아마 출판사나 역자도 이것 이상을 바란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일독을 권할 수 있는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