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공 1970, 그녀들의 反역사 - 개정판 이매진 컨텍스트 8
김원 지음 / 이매진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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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공들의 미시사, 계보학과 담론 분석을 통한 징후적 독해. 주체성의 새로운 구성 혹은 주체성의 해체를 위한 기획? 기존 학제적 방법론에 상당한 반성을 강제하는 방식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운동사 정통 담론의 하부 지층을 탐사하는 것, 균열을 드러내는 것, 그리고 여공들의 존재를 '제도'가 아닌 '욕망'의 차원에서 정당화하는 것. 이 모든 시도들은 도발적이다. 그러나 한 가지 필연적인 위험이 잠재해 있다. 여공-주체의 '기능화' 말이다. 계보학에서 말하는 힘(puissance)의 차원은 각각의 힘들이 그 기능에서 정의된다. 이 컨텍스트 내에서라면 여공도 그러하다. 따라서 애초의 기획과는 달리 이 욕망들은 자본의 '포섭'이라는 타나토스의 작동에 너무 쉽게 노출된다. 이 지점에서 애초의 정당화는 매우 허약하다. 만약 여공들의 욕망이 집합적으로 '해방'되는 데 실패한다면 이 계보학은 제 임무를 다 완수하지 못한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자 남은 과제가 제출될 수 있다. 즉, 여공'들'은 누구인가? 다시 말해, 여공들 각각의 욕망이 해방 또는 전쟁기계가 되는 그 '효과'는 어디서 발생하고 어떻게 선을 그리는가? 이 힘들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이를 위해서는 '일상사'의 공간, 이를테면 공장과 기숙사, 수다, 소그룹 활동등이 운동사 담론의 균열일 뿐만 아니라 체제(-담론) 자체의 균열로 작동한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내야 한다. 이때 운동사 담론은 부차화(효과)되고 체제(-담론)은 결정적으로 붕괴할 것이다. 조소의 대상이 될 것이다.

하여간 대작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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