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아비
김애란 지음 / 창비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뒤에 문학 평론가님의 해설이 없었더라면, 그냥 쉽고 공감이 잘되는 글이라고 넘겨버렸을 그런 글_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을 상상력을 가미하여 독특하게 풀어낸 점이 돋보인 작품들..

읽으면서 "어쩜~어쩜~"이란 긍정을 아주 많이 하였던 듯!!

나는 특히나 <나는 편의점에 간다>와 <노크하지 않는 집>,<그녀가 잠 못 드는 이유가 있다>가 가장 더 좋았다. 

<달려라, 아비> 

p9.
나는 내가 얼굴 주름을 구길수록 어머니가 자주 웃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나는, 사랑이란 어쩌면 함께 웃는 것이 아니라 한 쪽이 우스워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편의점에 간다.>
p40-p41.
모든 부드러움에는 자신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어떤 잔인함이 있다. 그게 사실이 아닐지라도 내가 그걸 사실로 만들어버리는 이유는 그러고나면 내 처지가 덜 속상해지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나도 모르게 그 순간 엘에이의 한인촌을 습격한 흑인과 닮아있다.
 

p47.
그는 나의 식생활에서 성생활에 이르기까지 모두 ‘보고’있다. 왜냐하면 편의점이란 모든 걸 파는 곳이기 때문이다.~그는 나도 모르는 나의 습관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스카이 콩콩>
p60.
형과 나의 정수리에는 언제나 가로등 불빛이 노랗게 고여 있었다.
p61.
나는 창가에 턱을 괴고 앉아, 지구보다 더 큰 둘레를 그리며 돌고 있는 가로등의 운동을 상상했다. 지구의 원주와 가로등이 손끝으로 그려내는 원의 너비, 그리고 그 두 원의 너비차가 만드는 사이 안에서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
p70.
나는 ‘내 맘은요! 내 가슴은요, 아버지!“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 투게더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었다. 나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 기분을 뭐라 표현해야 될지 몰라, 스카이 콩콩을 탔다.
p71.
갑자기 형을 그렇게 크게 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배신인 것 같았다.
p75.
나는 안테나가 가리키는 하늘을 보며, 반짝이는 별들이 쏟아내는 어마어마한 먼지 냄새를 맡으며, 내가 이곳에서 혼자 “나야…….”하고 말하면 저 별 어디에서 누군가 울어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p79.
그때 나는 가로등이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뭔가 눈감아주기 위해 저기 서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기적이란, 바로 그 눈감아주는 시간에 일어나는 일들일지 모른다고.
p83.
나는 정신없이 가슴이 콩닥거렸지만, 그것을 무어라 불러야 할지도, 어떻게 말해야 될지도 모르겠어서, 그날 밤 집으로 돌아온 뒤 홀로 스카이 콩콩을 탔다.

<그녀가 잠 못 드는 이유가 있다.>
p87.
그 중 그녀가 가장 많이 하는 것은 ‘더 이상 생각하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p90.
그녀는 변명만 하고 사는 인간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오해를 견디고 사는 일이란 얼마나 더 외로워야만 가능하나 것인지. 그녀는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처럼 느껴졌다.
p101.
그녀는 그녀를 잠 못 들게 하는 것이 아버지가 보는 텔레비전인지 텔레비전을 보는 아버지인지 알 수 없었다.
 

<영원한 화자>
p114.
나는 내가 어떤 인간인가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는 내가 어떤 인간인가를 알기 위해 내 이름을 부르면 대답하는 사람, 그러나 그것이 내 이름인 것이 이상하여 자꾸만 당신의 이름을 불러보는 사람이다.
p131-p132.
대수롭지 않은 일 같지만, 도시락을 혼자 먹어본 사람은 그것이 얼마나 곤혹스러운 일인지 알 것이다. 그것의 고통은 내가 혼자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혼자인 것을 모두가 ‘보고’ 있다는 데 있다. 

p133.
~ 당신이 조용히 뒤집어주더너 삼겹살 색깔 같은 것들만 떠오르는 것이었다. 마치 우리가 사람을 죽이는 이유가 아주 작은 것들 때문이듯.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이유도 비슷할 지 몰랐다.
 

<사랑의 인사>
p144.
사라지는 것들은 이유가 있다. 그리고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것들은 반드시 할말이 있는 것이다.  
p146.
“아버지가 사라졌습니다.”~“아버지가 길을 잃은 것 같습니다.”

<누가 해변에서 함부로 불꽃놀이를 하는가>
p180.
안녕하세요. 가늠할 수 없는 안부들을 여쭙니다. 잘 지내시는지요. 안녕하고 물으면 안녕하고 대답하는 인사 위의 소소한 걱정들과 다시 안녕하고 돌아선 뒤 묻지 못하는 안부 너머에 있는 안부들까지 모두, 안녕하시길 바랍니다.

<종이 물고기>
p202.
주정을 성의없게 듣던 그에게 아버지가 “너 아빠 직업이 창피하냐?”라고 물었다. 그는 그 전에 한 번도 창피하지 않던 아버지의 직업이 아버지가 그렇게 질문하는 순간 창피해져버렸다. ~ 그는 군복무중 누군가를 창피해한다는 것은 동시에 그를 이해한다는 것일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p211.
그는 물러서서 벽면을 바라봤다. 자신의 몸에 그토록 많은 이야기가 깃들여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p212.
당신과 당신 사이의 당신
p214.
그는 오랫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희망에선 입냄새가 났다.




<노크하지 않는 집>
p244.
다만 주의력이 좋은 여자였다면 누군가 한 명은 아침에 내가 화장실 앞에 처음으로 붙여놓은 ‘미안해요. 무서워서 그랬습니다.’라는 포스트 잇을 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그 순간 하고 있었다는 기억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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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은 영화관에서 시작되었다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1
시오노 나나미 지음, 양억관 옮김 / 한길사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시오노 나나미.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라는 부제(1권)로 더욱 유명한 열 다섯편의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인, 그녀. 

어려서부터 영화를 많이 접하게 해주신 부모님 밑에서 자란 그녀답게_ 여자작가이기에 가능한 섬세한 여러가지 대사나 설정 등을 잘 포착해서 그녀가 좋아하는 영화와 그 영화 내용이나 주제와 관련해서 쓴 글들을 모아놓은 글이다. 명대사로부터 감독에 대한 분석, 배우들과 관련된 일화까지도...물론 나와 살았던 세대가 달랐기에 내가 모르는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당장에라도 모든 영화를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너무 잘 썼다.

사실 그녀의 책은 처음 접하는 건데. 감탄의 연속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말고는 일본인 작가가 쓴 책을 한 두권 읽어본 게 전부인 나는 그들이 쓴 소설들 스타일이 너무 비슷하고, 어쩔 때는 내 세계관(?-이렇게 말하면 너무 거창하고 사.고.방.식)과 맞지 않은 너무도 독특한 것들이라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그녀의 글은 다르다.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군더더기 없이 이런 훌륭한 글을 써낼 수 있다니...다른 글들은 어떨까... 정말 궁금해진다. 2월 학년말 방학 때는 로마인 시리즈를 싸매고, 그녀처럼 지도와 미술관련 서적 등등을 모조리 쌓아두고 독파하기 위해 애쓰고 있을 내 모습이 그려진다. 꼭 그러고 싶다. 

그리고 올해 여름방학 때 프랑스만 찍고 동,북 유럽으로 넘어가고 싶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이탈리아도 또 가보고 싶어질 거 같다. 이번에는 제.대.로....::::: 

난 그녀가 추천한 여든 여덟 편의 작품 중 꼭 보고 싶은 서른 두 작품을 뽑았는데... 과연 다 구할 수 있을지가 가장 걱정이다. 그리고 그녀가 쓴 글이어서 멋졌지, 왠지 영화는 조금 더 실망스러우면 어쩔까도 좀 걱정이긴 하다. 난 그녀만큼 느낄 수 있는 촉수가 발달되지 않은 탓에::: 아무튼 책을 덮으면서 나도 그녀의 "비디오 도서관'같은 'DVD도서관'을 조금씩 마련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p33.
여자에 대해 늘 성공하는 남자의 무기는 외모도 아니고 풍부한 교양도 아니고 더욱이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도 아니며, 오로지 말 한 마디에 달려 있다는 것은 비단 나만의 독단적인 생각은 아닐 것이다.

p34.
남녀를 불문하고 약간의 불안을 내포한 대사는 아름답다. 그리고 상대에게 호소하는 힘도 강하다.

p35.
그러나 여자는 때로 무엇인가에 홀릴 필요가 있는 지도 모른다. 아주 가끔씩 찾아오는 달 밝은 밤만이라도.

p41.
실상이란 그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진 것이며, 허상이란 그 사람의 재능과 노력과 운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가 창작하는 사람이라면 작품이 허상에 해당할 것이다.

p74.
1961년, 쿠퍼의 죽음을 보도하는 신문을 보고 그녀는 생각한다. 나는 이상하게도 긴장이 풀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때 어떤 목소리가 나를 향해 이렇게 속삭였다.

"훤칠하고 멋진 남자가 있어도 넌 이제 뒤돌아보지 않아도 돼. 얼굴을 보려고 가까이 다가설 필요도 없어. 그는 이제 거기에 없으니까. 자, 이제 너는 쉬어도 되는 거야."

p84.
그가 가르치고 싶었던 것은 하나의 현상을 이해하는 데에는 다양한 접근 방법이 있으므로, 한 가지 측면만을 알고 만족해 버린다면 태만이나 다름없다는 진실이었다.

p87.
구속이 인간의 성장에 필요한 것인지 모른다. 교과서 이외의 책이 존재하는 이유는 키팅 선색적인 것을 갈구하는 사람이 끊임없이 존재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p101.
정치란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이며, 전쟁이란 피를 흘리는 정치이다. 

p127.
사랑은 진정한 의미에서 사람을 성실하게 만든다. 입으로는 농담을 하면서도 눈은 그렇지 않다. 립스틱으로 거울에 쓴 이별의 말도 헤어지기 싫은 마음을 표현한 것일 뿐이다.

p133.
"나는 깜둥이, 당신은 누렁이."
 
p134.
차별을 없애는 유일한 길은 금기어나 차별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보다는 당당하게 정면에서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p138-p139.
그가 진정 화를 내는 것은 원자 폭탄을 정점으로 하는 제2차 세계대전이 일본의 현대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말할 수 없이 큼에도 불구하고, 반세기라는 오랜 세월 동안 정면으로 대결하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던 일본의 성인에 대해서이다.

p158.
보통 멋진 여자와 대단한 여자는 일치하지 않는 법인데, 그녀(마를렌 디트리히)에게서 우리는 완벽한 일치를 발견할 수 있다. 
 
p165.
절세의 미남 크리스티앙에게는 '언어'가 없었다. 언어가 없다는 것은 머리도 가슴도 빈약하다는 말과 같다.
(그래!!! 얼굴만 보고 넘어가지 말자! 라고 생각한 나.ㅋ)

p166.
타인의 이름을 빌리지 않고는 사랑하는 여자에게 말조차 걸 수 없는 애절한 처지가 시라노의 사랑의 언어에 애틋함을 더해준다.
 

p171.
때로는 모든 것을 잊고 꿈을 꾸는 시간이 필요하다.

p182.
개인주의자 에피큐리언은 공동체의 미래를 결정할 입장에 있지 않은 사람이 불확실한 시대를 보람있게 살아가기 위해 선택한 삶의 한 형태였을 것이다.

(꺅! 이런 대단한 사고력의 근원은 어디일까 정말 궁금해진다.)

p183.
"유효하게 쓴 하루의 마지막에 기분 좋은 잠이 찾아오듯이, 유효하게 쓴 일생의 끝에는 기분 좋은 죽음이 찾아온다."
- 레오나르도 다 빈치.

p185.
진정한 의미의 팬이라면 그가 쓴 글이라면 몽땅 읽고, 그 사람이 출연한 영화라면 모조리 볼 정도는 되야 한다.

p193.
"지금 경찰에 끌려가는 사람은 조이지, 결코 옛날의 피에르가 아니야."

p203.
인간은 두 종류가 있다. 바로 어떤 종류의 일을 태연하게 저지를 수 있는 인간과, 죽어도 할 수 없는 인간이다. 이 차이는 계급이나 교육정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연령의 차이도 아니고 남녀의 차이도 아니다. 그렇다면 스타일의 차이가 아닐까. 일본어로 말하자면 품격이 될 것이다. 

p204.
품격도 파워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는 순간 그 사회는 자칼이나 하이에나의 손아귀에 떨어지고 만다. 

p205.
육체적 쾌락을 느끼는 능력, 향기를 감지하는 능력, 옷자락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능력, 이 모든 것이 관능이다.

p206.
사랑하는 사람은 예민해진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부터, 그때까지 그냥 지나쳐 보았던 것들이 마치 오늘 처음 본 것처럼 신선하게 느껴진다. 그러므로 사랑은 맹목적이면서도 어떤 정교한 안경이나 보청기도 따를 수 없는 예민한 존재로 우리를 탈바꿈 시킨다.

p210.
모든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관능이란, 쇠퇴해가는 민족에게만 신이 내려주는 우아한 죽음의 한 형식이다.

p211.
"모든 것을 털어놓는 관계라니 얼마나 멋져."
"당신과는 뭐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신기해."
  

p219.
나의 임무는 피고인들을 변호하는 일이지만, 나는 그것을 감성이나 자비에 호소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그들을 최고의 인간적 존엄성에 근거하여 변호할 생각입니다.

p221.
법률이란 것은 재판을 거듭함으로써 법조문을 넘어서는 하나의 법이 되는 것이다.

p223.
'승자가 패자를 법의 이름으로 재판하는 것이 가능한가, 가능하지 않은가.' , '공익을 중시하는가, 인권을 존중하는가.' (와 관련하여 근본적 문제를 사색케 하는 영화로 그녀가 추천한 영화 "뉘른베르크 재판."

p249.
신데렐라 증후군은 전업주부가 걸리고 보디가드 증후군은 캐리어 우먼이 걸리는 병이다.

p262.
예술가만큼 시들어서는 안 되는 삶도 없다. 전하고 싶다, 보게 하고 싶다, 읽게 하고 싶다는 의욕만큼이나 상상력과 창조력을 지탱시켜주는 힘은 없다. 

p279.
자신있는 여자, 기가 센 여자, 자신의 실력을 믿는 여자에 대해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보다 더 훌륭한 무기가 어디 있을까. 이런 유의 여자들은 자신이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로도 가치가 있다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p288.
인생은 자신의 가능성과 한계를 "알'고 실현해 나가려는 것. 실현한 후에는 영화에서 '8월의 고래'를 기다리는 것처럼 하고 싶었지만 기분상으로도 시간상으로도 여유가 없어서 못한 일을 해보는 것.
(한 번쯤 자신만의 8월의 고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듯)

p295.
인간이 아무도 몰라준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 과격해진다. 첨예화는 고독감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고독감 때문에 과격해진 인간은 다른 사람의 동정을 살 수는 있지만 존경 받을 수는 없다. 또 고립감이 과격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자신의 껍질 속에 숨어들면 타인의 경멸을 살 따름이다.

p298.
기억력이란 회의하지 않는 경우에만 잘 발휘될 것이다.

p315.
독서도 익숙해질 때까지는 힘들지만, 그 고비만 넘기면 재미가 붙는다. 스티븐 킹의 작품을 읽고, 영화와 책의 차이점을 알 정도가 되면, 당신은 멋진 독서가이다.
(난 스티븐 킹꺼는 잘 모르겠고 '오만과 편견'이나 '위대한 개츠비'를 책과 영화로 비교해볼 수는 있겠는데 그럼 나도 멋진 독서가?ㅋㅋㅋㅋ)

p318.
사회자본의 정비란 가지고 있는 힘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선(先) 투자. 

p327.
천재 : 신이 사랑한 사람
수재 : 신이 사랑할 정도의 재능은 없지만, 천재의 재능을 알아채는 사람. 그래서 불행한 사람.
범재 : 수재의 재능은 이해하고 존중하지만, 천재의 재능까지는 모르는 사람. 그러므로 행복한 사람.
-'아마테우스'원작가 셰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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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피 민음 경장편 1
김이설 지음 / 민음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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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_ 작품 속 세계가 너무 어두워서 주인공이 내 친구였다면 '얼마나 힘들었니? 나에게 기대-'라고 말하며 손을 내밀어 주고 싶을 정도로 측은하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처음엔 들었다. 그러다가도 그걸 해소시키는 방안으로 선택한 가학적인 모습과 '강력한-하지만 더럽고 외면되어야 마땅한-힘'에 구속되는 모습을 보며 마냥 편을 들어줄 수가 없다. 

나쁜 피_ 이 책을 읽고 있는데 얼마 전 이루마의 라디오에서 들은 끌로드 제롬의 샹송 -고아-라는 곡이 떠올랐다. (L'orphelin고아) 자신의 자전적인 삶을 가사로 표현했다는 이 곡은 고아였던 그가 자신은 부모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기 전에 두분이 돌아가셨지만, 자신의 자식에게만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달라는 조름을 들어주고 싶다는... 뭐 대충 그런 소개였는데..

주인공 화숙도, 너무도 심각하게 열악하고 힘든 삶,생활에서 벗어나기가 참 어려웠겠지만, 좀더 건설적으로 노력하였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화숙과 같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 모두가 참 불쌍하다_
여기서 내가 말하는 안쓰러움이란 그녀 집안의 '빈(貧)'함만이 아니다.라는 건 이 글을 읽게 되는 모든 독자가 알 것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p53.
때론 그것이 가장 큰 축복이라고 생각했다. 엄마를 닮지 않은 것, 적어도 내 밥벌이를 할 수 있는 몸뚱이를 가진 것만으로도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지도 모를 일이었다. 
p68.
나는 도착지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목적지로 향하는 시간이 더 좋았다. 내가 사는 곳이 지긋지긋해 도망치듯 버스에 올랐지만 어디든지 내가 사는 곳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쉽게 깨달았다. ~ 그건 어디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므로 종착지는 나에게 의미가 없었다. 그저 벗어난다는 의미,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시간이 필요했다. 
p108.
따지면 나쁜 사람은 없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도 없고, 상처 없는 사람도 없다. 다만 이기는 사람과 지는 사람이 있을 뿐이었다. 
p123-p124.
어쩌면 증오란 자기가 미워하고 싶은 상대를 정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일인지도 모른다. 상대에게 왜곡된 기억과 감정을 모조리 퍼붓는 소모전과 같은 것.
p130.
"안 취했다. 이 년아. 두고두고 보니까 죽어 자빠질 때까지 밥 차리라고 할 년이잖아, 네 년이."
<작품해설> 中
p185.
김이설이 관심을 갖는 '현실'이란, 생존의 절박함을 드러내는 어떤 경험이면서 동시에 그것을 사실적인 이야기로 되살리는 독특한 시선과 방법이다. 
p189.
화숙의 원망 : "나는 남들처럼 살기가 힘들다."
화숙의 체면 : "어떻게든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 이 원망과 체념은 주인공이 근본적으로 느끼는 어떤 '결핍'의 구체화된 감정이다. 
p192.
이 책의 독특한 심리학 - 고통에 장식된 "박해자의 심리학"
p194.
(공격적이고 위악적인 박해자의 자세, 일종의 '히스테리적' 증상)으로부터 그의 욕망은 '자기' 삶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의 삶을 토대로 만들어진다. "나"의 욕망은 결핍된 "내"가 구성하는 의미가 아니라 타자들이 이미 인정하는 것에 내가 얼마나 부합하는 가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p195.
(화숙의 체계는) 선악은 없고 승패만 있는 세계다.
p195-p196.
'외삼촌'이라는 강력한 힘의 자리만이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자리'에 놓인 '나'의 운명적 결핍을 보상하고 수정할 수 있다.
(엄청 어려운 부분 특히, 비현실을 상정하는 의식과 현실을 탐구하는 의식에 대한 고찰 부분은 숨이 턱 막힌다 -0-)
p198.
불행을 불행으로서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불행을 통해 자기의 존재 방식을 성찰하는 계기나 스스로 불행을 규율하는 방법을 발견하게 되기를. 그리하여 이 음울한 고통의 세계로부터 기운차게 창조되는 인간의 위대한 환함에 대해 언젠가 고개를 끄덕일 아름다운 긍정을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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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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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출판사라는 곳에서 창립 70주년을 기념하여 출간한 문인들 70명의 작품 선집들 가운데 한 권이라는 <동물원에 가기> 그의 면모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대목들을 추려내 완벽성을 가질 수 있도록 손을 보고 보완한 것들이라고 옮긴 이는 극찬하고 있었다. 책의 마지막 옮긴이의 말에서... 

이런 말은 차치하고서라도 그의 가려운 곳을 샥샥 긁어주는 작문 솜씨를 존경하고_사랑하고_에..또 그 어떤 수식어로 찬양해도 부족한 팬 1人으로서 이 책은 역시나 "아~~~~흐~~보오통!"이라고 신음하며 여러 번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심지어 도서관에서도 미친 듯이 웃어댄 그와 나의 이 공감대 형성으로 인한 만족감을 어찌 설명해야 좋을까... 이럴 때 이 책 속의 한 작품. "글쓰기(와 송어)"를 끌어오면 딱인데!! 

여튼,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보통이란 작가를 다시금 대단하게 바라보며, 갑자기 초등학교 때 이름이 '보.통.'이었던 친구를 떠올리며.. 혹시 그 부모님께서 알랭의 왕팬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다는? 그런데 혹시나 작가이름을 name after 한다해도...난 도저히 딱 한 작가를 고를 수 없을 거 같다. 내가 읽은 책의 (거의)모든 작가가 나에게는 넘흐 대단한 사람들이라!!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슬픔이 주는 기쁨> 中
P12.
위대한 화가와 만나서 얻을 수 있는 부수입은 그들의 그림 덕분에 이 세상에서 화가가 예민하게 반응을 보였을 만한 곳들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는 것이다.

P14.
유쾌한 외로움

P18-P19.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것과 우리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 사이에는 기묘하다고 말해도 좋을 것 같은 상관관계가 있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 음악이나 풍경은 이 정신의 검열관이 잠시 한눈을 팔게 하는 것 같다. 

P20-P21.
호텔 역시 정신의 습관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비슷한 기회를 제공한다. ~ 호텔 메모지는 늦은 밤 불현듯 떠오른 강렬하고 계시적인 생각들을 담는 그릇이 될 수도 있다.

P24-P25.
오스카 와일드는 휘슬러가 안개를 그리기 전에는 런던에 안개가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물론 안개야 많았겠지만, 우리의 시선을 인도해주는 휘슬러의 그림이 없었더라면 그 독특한 특질을 보는 것이 약간 더 어려웠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공항에 가기> 中
P38.
비행기에서 구름을 보면 고요가 찾아든다,. 저 밑에는 적과 동료가 있고, 우리의 공포나 비애가 얽힌 장소들이 있다. 그러나 그 모두가 지금은 아주 작다. 땅 위의 긁힌 자국들에 불과하다. 물론 이 유서 깊은 원근법의 교훈은 전부터 잘 알던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차가운 비행기 창에 얼굴을 갖다 대고 있을 때만큼 이것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경우는 드물기에 우리가 지금 타고 있는 것을 심오한 철학을 가르치는 스승이라 부를 만하다. 

<진정성> 中
P43.
가장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가장 자신 있게 유혹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랑의 아이러니 가운데 하나다. 상대를 향한 강렬한 욕망은 유혹에 필수적인 무관심에 방해가 된다. 또 상대에게 느끼는 매력은 나 자신에 대한 열등감을 동반하기 마련이니, 이는 사랑하는 사람의 완벽함에 자기 자신을 견주어 보기 때문이다. 
 

P44.
이런 식으로 열등감을 느끼게 되면, 바로 나 자신이라고 말하기 힘든 어떤 다른 인물로 위장할 필요가 생긴다. 나보다 우월한 존재의 요구를 탐색하여 거기에 부응하려고 노력하는 유혹자의 자아를 전면에 내세우게 되는 것이다. 

P48.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침묵하면 그것은 상대가 따분한 사람이라는 뜻이 되고, 매력적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침묵하면 구제불능일 정도로 따분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임이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 어쩌면 침묵과 어줍음은 욕망의 애처로운 증거로서 용서 받을 수 있을 지 모른다. 상대에게 무관심한 사람은 능란한 유혹 솜씨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어줍게 유혹하는 사람이야말로 상대를 향한 진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관대하게 봐줄 수도 있다. 정확한 말을 찾지 못한 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정확한 말을 의도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다.(말로 표현하지 못할 뿐)
: 그렇담 내 앞에서 말을 더듬거리는 사람이 나에게 진정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ㅋ, 이해는 가는데... 좀 그르타;;


P49.말의 변비(발몽 자작)

P51."당신은 누구입니까?" 그리고 그것과 연결되는 "나는 누구여야 합니까?"
:이 부분은 다시 읽어도 진짜,,,,,,캬- 

P57.나는 사랑 때문에 불구가 되었다.

P60.피하기 위한 거짓말과 사랑받기 위한 거짓말.

P62.우리는 계획보다는 우연에 의해 목표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 이 챕터(?)는 전체적으로 책 한 권을 예전에 다 읽었었는데 다시 읽으니, 놓쳤던 구절도 눈에 띄고,, 감회가 새롭다. 다시 읽어도 주옥같다. 아니,, "주옥"같은 글귀라는 상투적인 수식이 미안할 정도.

<일과 행복> 中
P77.
주어진 일의 성취에 자존심과 가치를 투자했을 때만 그 일을 하지 못했을 때 수치감을 느낀다. 우리가 무엇을 승리로 해석하고 무엇을 실패로 여기는 지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목표라는 이야기다. 

P79.
마르크스의 이론은 고용자와 피고용자 사이의 피할 수 없는 갈등을 포착하고 극화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가치가 있다. 

<동물원에 가기> 中
P90-P91.
동물원은 동물을 인간처럼 보이게 하는 동시에 인간을 동물처럼 보이게 하여 마음을 어지럽힌다.

P92.이러다 레전드 파크 동물원의 1년 자유 입장권을 끊을 지도 모르겠다. 

<독신남> 中
P96.
무엇을 먹고 마실 지를 생각하기 보다는 누구와 먹고 마실 것인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친구 없이 식사하는 것은 사자나 늑대의 삶이기 때문이다. -에피쿠로스-

P97.함께 로맨틱해질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더 로맨틱한 사람은 없다.

P98.
사람은 아주 하찮은 것으로도 사랑에 빠질 수 있다. ~ 뭐 사랑이라는 말이 좀 그렇다면, 기질에 따라서는 반한 상태, 병, 착각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다른 사람을 향하여 뜨겁게 고조된 그런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차가 뉴캐슬을 지날 무렵 나는 결혼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 부분에서 빵_터진 나. ㅋ 예전에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그런데 어느 책이었는지는 도무지 기억이;;;)

P99.
여자들은 홀로 있는 남자들의 절망에 감사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미래의 충성과 이타심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따분한 장소의 매력> 中
P104.
인간의 불행의 유일한 원인은 자신의 방에 고요히 머무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파스칼-

P107.
우리는 보통 "이국적"이라는 말을 낙타나 피라미드와 연결시킨다. 그러나 뭐든지 다르고 또 바람직한 것이라면 그 말을 들을 자격이 있을 것 같다. 

P109-P110.
따분해하는 사람들은 주로 따분한 사람들이다. 나는 자신의 내부가 흥미로워 굳이 도시까지 '흥미롭기를'바라지 않는 사람을 원했다. 정열의 샘에 늘 가까이 있어 도시가 '재미'없다고 해도 상관하지 않을 사람을 원했다. 인간 영혼의 어둡고 비극적인 면을 잘 알고 있어 취리히 주말의 고요를 고맙게 생각할 사람을 원했다. 

P111.
보통이라는 것이 존엄과 안락에 대한 중간적인 요구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삶을 영위한다는 의미일 때는 높은 지위를 향한 욕망이 강렬해질 수 밖에 없다. 
 

P116.
호흐의 세계에서 부르주아는 소박하지만 매력적인 옷을 입고 너무 천박하지도 않고 또 너무 허세를 부리지도 않고, 자식들과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고, 방탕한 상태로 빠지지 않으면서도 감각적 기쁨들을 인정한다.(중용의 화신)

P118.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건 그런 한적한 삶에서 이행해 나가는 의무들은 다른 화려한 삶의 의무들만큼이나 어렵고 또 긴박한 것들이다. 안타깝게도 이 점은 계속 잊혀져 간다. 

P119.
취리히가 이 세상에 주는 독특한 교훈은 어떤 도시가 그냥 따분하고 부르주아적이기만해도 진정으로 상상력을 자극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장소가 될 수 있음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는 것이다. 

<글쓰기(와 송어)> 中
P122.
모든 독자는 자기 자신의 독자다. 책이란, 그것이 없었다면 독자가 결코 자신에게서 경험하지 못했을 무언가를 분별해낼 수 있도록, 작가가 제공하는 일종의 광학 기구일 뿐이다. 따라서 책이 말하는 바를 자기 자신 속에서 깨달을 때, 그 책은 진실하다고 입증된다. -프루스트-

P124.
우리가 보는 것을 나열한 자료는 예술이 되지 못한다. 오직 선별을 할 때에만 선택과 생각이 적용될 때에만 사물들이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다. 


P125.버지니아 울프의 일기 中 "지금 그 속에 앉아있다."
:악_ 그녀의 책도 모조리 사들여서 읽어보고 싶은 이 충동심!!!!!!!!

P126.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보다 이들을 훨씬 잘 묘사하는 능력 또한 중요하다. 독자가 읽다가 이것이 바로 내가 느꼈지만 말로 표현을 못하던 것이라고 무릎을 쳐야 하는 것이다.
: 바로 보통! 당신의 책이라규~~!!

P128.
이런 희미한, 그럼에도 치명적인 떨림을 포착하는 데 모든 관심을 쏟는 책을 읽다 보면, 그 책을 내려놓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뒤에도 작가가 우리와 함께 있다면 반응을 보였을 만한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우리의 정신은 새로 조율된 레이더처럼 의식을 떠다니는 대상들을 포착한다.

<희극> 中
P135.
농담이 비판에 특별히 효과적인 것은 겉으로는 즐거움만 주는 것처럼 보이면서 은근히 교훈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P136.
우리는 지나치고 어울리지 않는 것을 비웃는다. 우리는 비웃고, 비웃음을 통하여 불의와 과잉을 비판한다.
 

P137.
새뮤얼 존슨 : 풍자는 악이나 어리석음을 비난하는 여러 방법 중의 하나일 뿐이지만,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존 드라이든 : 풍자의 진정한 목적은 악의 교정
 
P138.
걱정이 은밀하고 강렬할수록 웃음의 가능성도 커지며, 이 때 웃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은 꼬챙이에 꿰어내는 솜씨에 바치는 찬사가 된다. 
 

하악하악_
워낙 곱씹고 싶은 글귀가 많아서 죽는 줄 알았다.
리뷰 공책에 옮겨 적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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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 13세기에서 21세기까지 그림을 통해 읽는 독서의 역사
슈테판 볼만 지음, 조이한.김정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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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 속에 뭔가를 집어 넣기에도 바빴던 이 책.
그림에 대한 설명도 들으면서_ 여자들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변천사를 알게 되어 유익했던 책. 한 마디로 쉽지 않게 쟁취한 권리이니 만큼 더 많이 읽자//라고 생각했던?!

 

책을 덮으면서 나만의 리추얼(기념행사)로_
방에 걸어둘 독서하는 모습의 명화작품 짝퉁이라도 액자로 걸어두려고 서둘러 영풍문고 갔는데_ 된장할 브로마이드 밖에 없고,, 게다가 내가 원하는 작품도 없어서...할 수 없이 이노넷으로 주문하기로 했다. 

이제 또 다른 수집 취미가 생긴 건가?
편지지와 문구류 수집에 이어...짝.퉁.명.화.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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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의 책의 역사#
인물의 특성을 드러내는 부수적인 역할에서 나아가 인물과 내면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일종의 분신 역할을 하게 됨.(자아를 돌아보는 성찰의 도구) 이는 루이 14세 이후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중요시 하는 궁정 문화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또 다른 변화를 맞게 됨.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문학의 유용성과 해악에 대해 격렬한 토론을 벌이게 함.
(쟁점은 지나친 독서행위가 현실감을 잃어버리게 한다는 것)

#19세기 초 산업화에 따라 책의 소유가 곧 소유자의 지적 능력을 나타내지 않게 되고 19세기 중반 유럽을 시작으로 국가 주도의 공공 교육 강화, 공공 도서관 확충은 독서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를 낳았다.(책의 상품화&독서의 보편화) 이는 개인적 애착의 밀도를 낮추었고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가 문제가 되어 전문 비평가를 등장시켰다. 또한 여자 독자의 생성은 이어 버지니아 울프 같은 여류 소설가를 탄생시키게 되었다. 

p228.
독서는 피곤한 상태에서 다시 정신력과 강한 의지를 돌려주는 치료제처럼 작용한다. 독서의 보호를 받으면서 우리는 회복될 수 있는 것이다. 

p255.
우리 옆에는 지루해 하는 남자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을 밀치며 말을 해주어야만 한다. "이제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그것을 읽어봐요." 누군가가 우리에게 아름다운 연애편지를 써서 보내면 우리는 곧 사랑에 빠질 수도 있다. 바로 그 사랑은 언어에서 생명을 얻어 살아가고, 글 쓰는 행위를 통해 생겨나고, 중요한 것으로 간주된다. 사랑, 공포, 늙음, 죽음 - 언어의 그물에서 우리는 필요한 것을 발견하고 기꺼이 그 그물에 걸려든다. 

p260.
마리 폰 에브너 에셴바흐.

"여자가 읽는 것을 배웠을 때, 여자의 문제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책을 읽는 여자는 근거를 묻고, 그리고 근거를 묻는 것은 단단하게 맞물린 세상의 규칙을 파괴한다. 
 

p265-p266.
남자가 여자만큼 책을 많이 읽는다면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여자가 헤밍웨이, 포크너, 업다이크, 로트, 플로베르, 그리고 발자크를 읽는 것처럼 남자가 실비아 플래스, 버지니아 울프, 카슨 매컬러스, 제인 볼스, 아네마리 슈바르첸바흐 혹은 도로시 파커를 읽는다면, 그들이 우리의 삶, 생각, 감정을 더 많이 알게 될까?

아니, "여자는 다른 방식으로 읽는다."는 것이 이 주제와 관련해 루트 클뤼거가 내린 흥미로운 관찰결과다. 또한 여자는 남자보다 훨씬 많은 책을 읽는다. 그리고 그녀들은 책을 읽으면서 양성, 남자와 여자 혹은 성별을 잃게 된다. 즉 남자 주인공, 여자 주인공, 작가와 함께 고통을 겪는다. 성별은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다. 여자는 책에 매혹되어 있는 것이다. 먼 곳에서 온 것처럼 부드러운 시선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시선을 쳐드는 자신 뿐만 아니라 여자에 대한 지식을 담고 있는 책을 읽는 남자만을 나는 사랑할 수 있다. 여자는 책을 읽는 남자를 사랑한다. 

p269.
"남자는 여자를 통해서 두뇌가 아니라, 전혀 다른 곳이 자극 받기를 원한다." 우리 여자는 그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책을 읽는다. 나이가 들수록 여자에겐 때때로 책이 남자보다 더 중요하다. 우리는 심장이 감동 받기를 원한다. 시인은 우리를 감동시킨다.

p271.
"한 시간동안 책을 읽고 난 다음에도 사라지지 않을만큼 엄청난 슬픔을 나는 아직 겪어보지 못했다." ~ ~ 이렇듯 신앙처럼 희망을 품는다는 사실로 인해서 독서하는 사람은 위험한 존재가 되는 것일까? 그런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힘이 책 속에는 있기 때문이다. 

p272.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도시의 개들>,<세상 종말 전쟁>,<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읽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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