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펭귄 출판사라는 곳에서 창립 70주년을 기념하여 출간한 문인들 70명의 작품 선집들 가운데 한 권이라는 <동물원에 가기> 그의 면모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대목들을 추려내 완벽성을 가질 수 있도록 손을 보고 보완한 것들이라고 옮긴 이는 극찬하고 있었다. 책의 마지막 옮긴이의 말에서... 

이런 말은 차치하고서라도 그의 가려운 곳을 샥샥 긁어주는 작문 솜씨를 존경하고_사랑하고_에..또 그 어떤 수식어로 찬양해도 부족한 팬 1人으로서 이 책은 역시나 "아~~~~흐~~보오통!"이라고 신음하며 여러 번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심지어 도서관에서도 미친 듯이 웃어댄 그와 나의 이 공감대 형성으로 인한 만족감을 어찌 설명해야 좋을까... 이럴 때 이 책 속의 한 작품. "글쓰기(와 송어)"를 끌어오면 딱인데!! 

여튼,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보통이란 작가를 다시금 대단하게 바라보며, 갑자기 초등학교 때 이름이 '보.통.'이었던 친구를 떠올리며.. 혹시 그 부모님께서 알랭의 왕팬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다는? 그런데 혹시나 작가이름을 name after 한다해도...난 도저히 딱 한 작가를 고를 수 없을 거 같다. 내가 읽은 책의 (거의)모든 작가가 나에게는 넘흐 대단한 사람들이라!!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슬픔이 주는 기쁨> 中
P12.
위대한 화가와 만나서 얻을 수 있는 부수입은 그들의 그림 덕분에 이 세상에서 화가가 예민하게 반응을 보였을 만한 곳들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는 것이다.

P14.
유쾌한 외로움

P18-P19.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것과 우리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 사이에는 기묘하다고 말해도 좋을 것 같은 상관관계가 있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 음악이나 풍경은 이 정신의 검열관이 잠시 한눈을 팔게 하는 것 같다. 

P20-P21.
호텔 역시 정신의 습관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비슷한 기회를 제공한다. ~ 호텔 메모지는 늦은 밤 불현듯 떠오른 강렬하고 계시적인 생각들을 담는 그릇이 될 수도 있다.

P24-P25.
오스카 와일드는 휘슬러가 안개를 그리기 전에는 런던에 안개가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물론 안개야 많았겠지만, 우리의 시선을 인도해주는 휘슬러의 그림이 없었더라면 그 독특한 특질을 보는 것이 약간 더 어려웠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공항에 가기> 中
P38.
비행기에서 구름을 보면 고요가 찾아든다,. 저 밑에는 적과 동료가 있고, 우리의 공포나 비애가 얽힌 장소들이 있다. 그러나 그 모두가 지금은 아주 작다. 땅 위의 긁힌 자국들에 불과하다. 물론 이 유서 깊은 원근법의 교훈은 전부터 잘 알던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차가운 비행기 창에 얼굴을 갖다 대고 있을 때만큼 이것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경우는 드물기에 우리가 지금 타고 있는 것을 심오한 철학을 가르치는 스승이라 부를 만하다. 

<진정성> 中
P43.
가장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가장 자신 있게 유혹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랑의 아이러니 가운데 하나다. 상대를 향한 강렬한 욕망은 유혹에 필수적인 무관심에 방해가 된다. 또 상대에게 느끼는 매력은 나 자신에 대한 열등감을 동반하기 마련이니, 이는 사랑하는 사람의 완벽함에 자기 자신을 견주어 보기 때문이다. 
 

P44.
이런 식으로 열등감을 느끼게 되면, 바로 나 자신이라고 말하기 힘든 어떤 다른 인물로 위장할 필요가 생긴다. 나보다 우월한 존재의 요구를 탐색하여 거기에 부응하려고 노력하는 유혹자의 자아를 전면에 내세우게 되는 것이다. 

P48.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침묵하면 그것은 상대가 따분한 사람이라는 뜻이 되고, 매력적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침묵하면 구제불능일 정도로 따분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임이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 어쩌면 침묵과 어줍음은 욕망의 애처로운 증거로서 용서 받을 수 있을 지 모른다. 상대에게 무관심한 사람은 능란한 유혹 솜씨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어줍게 유혹하는 사람이야말로 상대를 향한 진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관대하게 봐줄 수도 있다. 정확한 말을 찾지 못한 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정확한 말을 의도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다.(말로 표현하지 못할 뿐)
: 그렇담 내 앞에서 말을 더듬거리는 사람이 나에게 진정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ㅋ, 이해는 가는데... 좀 그르타;;


P49.말의 변비(발몽 자작)

P51."당신은 누구입니까?" 그리고 그것과 연결되는 "나는 누구여야 합니까?"
:이 부분은 다시 읽어도 진짜,,,,,,캬- 

P57.나는 사랑 때문에 불구가 되었다.

P60.피하기 위한 거짓말과 사랑받기 위한 거짓말.

P62.우리는 계획보다는 우연에 의해 목표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 이 챕터(?)는 전체적으로 책 한 권을 예전에 다 읽었었는데 다시 읽으니, 놓쳤던 구절도 눈에 띄고,, 감회가 새롭다. 다시 읽어도 주옥같다. 아니,, "주옥"같은 글귀라는 상투적인 수식이 미안할 정도.

<일과 행복> 中
P77.
주어진 일의 성취에 자존심과 가치를 투자했을 때만 그 일을 하지 못했을 때 수치감을 느낀다. 우리가 무엇을 승리로 해석하고 무엇을 실패로 여기는 지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목표라는 이야기다. 

P79.
마르크스의 이론은 고용자와 피고용자 사이의 피할 수 없는 갈등을 포착하고 극화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가치가 있다. 

<동물원에 가기> 中
P90-P91.
동물원은 동물을 인간처럼 보이게 하는 동시에 인간을 동물처럼 보이게 하여 마음을 어지럽힌다.

P92.이러다 레전드 파크 동물원의 1년 자유 입장권을 끊을 지도 모르겠다. 

<독신남> 中
P96.
무엇을 먹고 마실 지를 생각하기 보다는 누구와 먹고 마실 것인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친구 없이 식사하는 것은 사자나 늑대의 삶이기 때문이다. -에피쿠로스-

P97.함께 로맨틱해질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더 로맨틱한 사람은 없다.

P98.
사람은 아주 하찮은 것으로도 사랑에 빠질 수 있다. ~ 뭐 사랑이라는 말이 좀 그렇다면, 기질에 따라서는 반한 상태, 병, 착각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다른 사람을 향하여 뜨겁게 고조된 그런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차가 뉴캐슬을 지날 무렵 나는 결혼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 부분에서 빵_터진 나. ㅋ 예전에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그런데 어느 책이었는지는 도무지 기억이;;;)

P99.
여자들은 홀로 있는 남자들의 절망에 감사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미래의 충성과 이타심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따분한 장소의 매력> 中
P104.
인간의 불행의 유일한 원인은 자신의 방에 고요히 머무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파스칼-

P107.
우리는 보통 "이국적"이라는 말을 낙타나 피라미드와 연결시킨다. 그러나 뭐든지 다르고 또 바람직한 것이라면 그 말을 들을 자격이 있을 것 같다. 

P109-P110.
따분해하는 사람들은 주로 따분한 사람들이다. 나는 자신의 내부가 흥미로워 굳이 도시까지 '흥미롭기를'바라지 않는 사람을 원했다. 정열의 샘에 늘 가까이 있어 도시가 '재미'없다고 해도 상관하지 않을 사람을 원했다. 인간 영혼의 어둡고 비극적인 면을 잘 알고 있어 취리히 주말의 고요를 고맙게 생각할 사람을 원했다. 

P111.
보통이라는 것이 존엄과 안락에 대한 중간적인 요구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삶을 영위한다는 의미일 때는 높은 지위를 향한 욕망이 강렬해질 수 밖에 없다. 
 

P116.
호흐의 세계에서 부르주아는 소박하지만 매력적인 옷을 입고 너무 천박하지도 않고 또 너무 허세를 부리지도 않고, 자식들과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고, 방탕한 상태로 빠지지 않으면서도 감각적 기쁨들을 인정한다.(중용의 화신)

P118.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건 그런 한적한 삶에서 이행해 나가는 의무들은 다른 화려한 삶의 의무들만큼이나 어렵고 또 긴박한 것들이다. 안타깝게도 이 점은 계속 잊혀져 간다. 

P119.
취리히가 이 세상에 주는 독특한 교훈은 어떤 도시가 그냥 따분하고 부르주아적이기만해도 진정으로 상상력을 자극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장소가 될 수 있음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는 것이다. 

<글쓰기(와 송어)> 中
P122.
모든 독자는 자기 자신의 독자다. 책이란, 그것이 없었다면 독자가 결코 자신에게서 경험하지 못했을 무언가를 분별해낼 수 있도록, 작가가 제공하는 일종의 광학 기구일 뿐이다. 따라서 책이 말하는 바를 자기 자신 속에서 깨달을 때, 그 책은 진실하다고 입증된다. -프루스트-

P124.
우리가 보는 것을 나열한 자료는 예술이 되지 못한다. 오직 선별을 할 때에만 선택과 생각이 적용될 때에만 사물들이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다. 


P125.버지니아 울프의 일기 中 "지금 그 속에 앉아있다."
:악_ 그녀의 책도 모조리 사들여서 읽어보고 싶은 이 충동심!!!!!!!!

P126.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보다 이들을 훨씬 잘 묘사하는 능력 또한 중요하다. 독자가 읽다가 이것이 바로 내가 느꼈지만 말로 표현을 못하던 것이라고 무릎을 쳐야 하는 것이다.
: 바로 보통! 당신의 책이라규~~!!

P128.
이런 희미한, 그럼에도 치명적인 떨림을 포착하는 데 모든 관심을 쏟는 책을 읽다 보면, 그 책을 내려놓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뒤에도 작가가 우리와 함께 있다면 반응을 보였을 만한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우리의 정신은 새로 조율된 레이더처럼 의식을 떠다니는 대상들을 포착한다.

<희극> 中
P135.
농담이 비판에 특별히 효과적인 것은 겉으로는 즐거움만 주는 것처럼 보이면서 은근히 교훈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P136.
우리는 지나치고 어울리지 않는 것을 비웃는다. 우리는 비웃고, 비웃음을 통하여 불의와 과잉을 비판한다.
 

P137.
새뮤얼 존슨 : 풍자는 악이나 어리석음을 비난하는 여러 방법 중의 하나일 뿐이지만,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존 드라이든 : 풍자의 진정한 목적은 악의 교정
 
P138.
걱정이 은밀하고 강렬할수록 웃음의 가능성도 커지며, 이 때 웃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은 꼬챙이에 꿰어내는 솜씨에 바치는 찬사가 된다. 
 

하악하악_
워낙 곱씹고 싶은 글귀가 많아서 죽는 줄 알았다.
리뷰 공책에 옮겨 적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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