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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무 - 자유를 향한 실존적 탐색 ㅣ e시대의 절대사상 8
변광배 지음 / 살림 / 2005년 6월
평점 :
옛날 드라마를 보면 할머니가 우렁차게 우는 남자아이를 보며 “장군감이네”라고 말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리고 어떤 아이가 아버지와 비슷한 행동을 하면 우리는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란 말을 한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떤 본질을 가지고 태어난 것일까?
사르트르는 이런 생각에 반대한다. 그는 ‘존재와 무’라는 책에서 인간은 본래 본질이 없는 존재라고 말한다. 돌이나 나무같이 본래 모든 사물(즉자존재)은 어떤 본질이 있다. 하지만 인간(대자존재)에게는 본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본질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자신의 본질을 창조하는 과정을 “실존”이라고 한다. 즉 인간은 실존으로 본질을 만들어내므로 ‘실존은 본질에 우선한다’.
그렇다면 자신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가? 바로 어떤 행동을 함으로써 자신을 만들 수 있다. 즉 자신이 살아가면서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며 행동하는가에 따라 자신의 본질은 결정된다.
즉 국가나, 성별이나, 종교나, 그밖에 다른 것이 자신을 결정짓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런 것으로 사람을 차별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물론 이런 것에 적응받아 본질이 결정되는 사람들도 많기는 하다.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함으로써 자신의 본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사르트르는 이런 생각 바탕으로 실존주의라는 철학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인간과 신 모두를 믿지 않는 1950년대에 전 세계 사람들은 실존주의에 열광했다고 한다. 비록 60년대에 구조주의라는 철학사조가 태어나서 실존주의는 수그러 들었고 지금은 맑시즘과 더불어 사람들의 관심이 떠난 사조이긴 하지만 인간 자체에 대해 깊이 생각한 그의 철학은 지금도 우리들에게 삶의 지침서가 된다.
이 책은 사르트르의 중요한 책인 ‘존재와 무’를 간결하게 설명한 개론서다. 원래 ‘e시대의 절대사상’이란 시리즈가 잘 모르는 사람에게 철학책의 중요 내용을 쉽게 알려주는 책인 만큼 이 책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렇다고 종이를 술술 넘길 만큼 쉬운 편도 아니라서 읽는데 조금은 집중해야 한다.
난 이 책을 읽고 인터넷 서점에서 존재와 무 번역서를 찾았는데 모두 절판이 되어 있었다. 중고서점 사이트에도 별로 없었다. 기껏해야 몇몇 큰 도서관에만 있을 뿐이다. 아무리 한물간 책이라 해도 20세기에서 가장 중요한 책중 하나인 ‘존재와 무’ 번역서가 이렇게 없다면 한국 서점가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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