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고전강의 공산당 선언 - 젊은 세대를 위한 마르크스 입문서
강유원 지음, 정훈이 그림 / 뿌리와이파리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언뜻 보면 공산당선언은 지금 우리의 삶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것 같다. 1989년에 소련이 개방을 한 후 공산주의 국가들은 대부분 자본주의 국가로 바뀌었다. 아직도 공산주의를 고집하는 나라로 쿠바가 있지만 그 나라는 너무 작다. 북한은 예전부터 우리식 사회주의를 주장하면서 공산주의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프롤레타리아가 부르주아를 타도한다는 마르크스의 예언은 아주 틀린 것 같고 따라서 공산당 선언은 단지 옛날 고리짝 책에 불과한 것 같다.

 

하지만 공산주의국가가 없다는 까닭으로 선언의 가치가 내려간 것은 아니다. 선언은 크게 3가지를 이야기한다. 첫째는 부르주아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둘째는 부르주아가 우리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셋째는 이런 부르주아를 프롤레타리아가 어떻게 몰아내는지에 대해서다. 셋째는 몰라도 첫째와 둘째는 지금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준다. 특히 나는 둘째 부분을 읽을 때 적잖히 놀랐다. 왜냐하면 여기서 그리는 자본주의 모습이 바로 내 주위에 벌어지는 모습과 너무나 똑같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부르주아지는……모든 나라들의 생산과 소비가 범세계적인 꼴을 갖추게 하였다”라는 구절은 지금 세계화의 모습과 완전히 똑같다. “부르주아지는 (전 세계)모든 국민들에게 망하고 싶지 않으면 부르주아지의 생산 양식을 취하라고 강요한다" 는 구절은 무작정 열어붙이는 자유무역을 강요하는 미국의 폭력적인 외교와 매우 비슷하다. ”현대의 국가 권력은 부르주아 계급 전체의 공동 업무를 관장하는 위원회일 뿐이다“라는 말은 모든 것이 시장에 넘어갔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생각나게 한다.

 

특히 이 구절은 나를 소름끼치게 만들었다. "부르주아지는 타고난 상전들에 사람을 묶어 놓던 잡다한 색깔의 봉건적 끈들을 무자비하게 잡아 뜯어 버렸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노골적인 이해관계, 냉혹한 현금계산 말고는 아무런 끈도 남겨 놓지 않았다”

 

즉 공산당 선언은 단지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라는 주장만 들어 있지 않고 자본주의를 아주 정교하게 분석한 내용도 들어 있다. 이 책 “강유원의 고전강의-공산당선언”은 이런 공산당선언의 내용을 비추어 우리 사회를 객관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우리는 열심히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에 사로잡혀 있지만 사실 이것은 자신이 프롤레타리아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우리들의 착각일 뿐이다. 이 책은 우리 처지를 제대로 알게 해주고 공산당선언을 알기 쉽게 다가가게 해준다. 내용은 어렵지 않고 쪽수도 200여페이지 밖에 안되므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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