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독 - 유목적 사유의 탄생
이정우 지음 / 아고라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서강대에서 철학교수로 지내다가 철학계의 패거리주위에 환멸을 느껴서 교수자리를 내다던지고 철학아카데미 공동대표로 있는 이정우씨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읽은 책들을 정리한 책이다.

 

위 저 두 줄은 정말 만만하게 볼 게 아니다. 고작 학부생인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철학교수가 되는 것은 정말 힘들다. 일단 어떤 교수가 명예퇴직을 하지 않는 이상 자리는 생기지 않는다. 설사 자리가 생긴다 해도 같은 패거리들 끼리 자리를 나눠가진다고 한다. 하지만 이정우씨는 어떤 패에도 속하지 않았고 더군다나 그 흔한(?) 해외유학도 다녀오지 않았다. 그는 순순히 실력으로 서강대 철학교수가 되었다.

 

이정우 선생님은 서양철학을 전공했지만 동양철학, 그 중에서 특히 기(氣)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서강대학교 재직시절에 기를 연구하려고 했더니 같은 학교 동양철학 교수가 비열하게 시비를 걸었다고 한다. 왜 내 전공(밥그릇?)인 기를 연구하냐며 말이다. 게다가 이정우 선생님은 새로운 사유를 하려 했는데 이것 때문에 같은 학교 철학 교수들과 빈번히 부딪혔다. 여기에 절망을 느낀 선생님은 고민 끝에 그 따기 힘든 철학교수 자리를 벗어던지고 철학아카데미에 갔다. 이 사건은 철학계에서 정말 유명한 일이라고 한다. 

 

이정우 선생님은 철학을 정말 알기 쉽게 이야기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심지어 그 어렵다는 들뢰즈 철학도 이정우 선생님은 쉽게 이야기한다고 한다. 난 선생님이 철학을 어떻게 공부했는지, 그리고 선생님은 철학책을 어떻게 읽는지를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샀다.

 

이 책은 이정우 선생님이 자신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책을 소개하는 책이다. 선생님은 어렸을 때는 문학책을, 공과대학에 다닐 때에는 과학에 관한 책을, 철학대학원에 다닐 때에는 철학책을 주로 읽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사유에는 문학의 감수성과 과학의 정밀함과 철학의 깊이 있는 사유가 섞여 있다고 했다. 마지막에는 자신이 무슨 책을 읽고 있으며 무슨 책을 쓸 것인지가 나온다.

 

난 이 책을 읽고 적잖히 아쉬웠다. 난 철학을 공부하려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하고 철학책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알고 싶었는데 여기에는 그런 내용이 별로 없다. 또 과학에 관한 부분은 어려운 수식이 너무 많이 나와서 읽기가 정말 힘들었다. 

 

래도 내가 나름대로 관심 있는 철학자의 사유 흔적을 되짚어 볼 수 있고 또 괜찮은 책들을 더불어 알 수 있어서  그렇저렇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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